로마인 이야기 14 : 그리스도의 승리

로마인 이야기 14 : 그리스도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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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공을 관통한 고대 1천년의 흥망성쇠를 통해 20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근원적 좌표를 낱낱이 주시하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제14권. 이 책에서는 황제조차 넘볼 수 없을 정도로 비대해진 기독교 세력과의 힘 겨루기 끝에 마침내 국교로 자리 잡는 양상을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정ㆍ교가 분리되지 않고 서로 간여하는 모양이 된 국가체제가 자초하게 되는 위험성을 친기독교적, 반기독교적 대표 인물들의 행동을 통해 객관적으로 바라본다. 기독교 대세라는 흐름을 탈 것인지, 흐름을 거스를 것인지, 흐름에서 발을 뺄 것인지, 여기에 속한 다양한 인간들의 명암을 다채롭게 그려내고 있다.

제1부에는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죽은 뒤, 피비린내나는 친족 숙청의 바람으로 대권을 잡은 둘째 아들 콘스탄티우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제2부에서는 반기독교 정책으로 배교자라는 낙인이 찍힌 율리아누스 황제의 매력적인 행보를 따라간다. 제3부에서는 기독교 쪽에서 보면 군계일학과도 같은 주교 암브로시우스의 활동을 그린다.
저자

시오노나나미

저자:시오노나나미
1937년7월7일도쿄에서태어나학습원대학철학과를졸업한뒤이듬해인1964년이탈리아로건너가어떤공식교육기관에도적을두지않고혼자서공부했다.서양문명의모태인고대로마와르네상스의역사현장을발로취재하며30년이넘는세월동안로마사에천착하고있는그는기존의관념을파괴하는도전적역사해석과소설적상상력을뛰어넘는놀라운필력으로수많은독자들을사로잡고있다.

역자:김석희
서울대학교불문학과를졸업하고대학원국문학과를중퇴했으며,1988년《한국일보》신춘문예에소설이당선되어작가로데뷔했다.영어?프랑스어?일어를넘나들면서허먼멜빌의『모비딕』,헨리소로의『월든』,알렉상드르뒤마의『삼총사』,쥘베른걸작선집(20권),시오노나나미의『로마인이야기』등많은책을번역했다.제1회한국번역대상을받았다.

목차

독자들에게

제1부콘스탄티우스황제시대(서기337~361년)
방해가되는자는죽여라
제국삼분
한사람의퇴장
부제갈루스
적장마그넨티우스
형과아우
부제의처형
율리아누스,부제가되다
콘스탄티우스와기독교
갈리아의율리아누스
적극전법
게르만족
스트라스부르의승리
로마에서거행된마지막개선식
갈리아의부흥

제2부율리아누스황제시대(서기361~363년)
고대의오리엔트
사산조페르시아
율리아누스,일어나다
내전을무릎쓰고
구조조정대작전
'배교자'율리아누스
기독교에대한선전포고
안티오키아
페르시아전쟁
수도크테시폰
티그리스북상
요절
율리아누스이후
강화체결
율리아누스황제의삶과죽음

제3부암브로시우스주교(서기374~397년)
야만족출신황제
훈족등장
아드리아노폴리스에서당한참패
테오도시우스황제
야만족의이주를공인하다
친기독교노선의부활
'이교'와'이단'
'이단'배척
'이교'배척
논전
그리스도의승리(이교에대하여)
기독교,로마제국의국교가되다
그리스도의승리(황제에대하여)
동서분할

연표
참고문헌
그림출전일람

출판사 서평

황제라해도이제한마리양일뿐이다
시오노나나미는로마역사라는시료용액이담긴비커에몰락의원인을알수있는뷰렛속의용액을지금까지한방울씩떨어뜨리는실험을해왔다.물론뷰렛속의용액은매번여러가지로달리하며실험의정확성과객관성을확보했다.그런데지금막가장중요한'몰락반응'의종말점이찾아온듯하다.눈으로도분명히변색된것을확인하는적정포인트다.바람앞에휘청이는나무처럼위기와극복을거듭하던로마가마침내태풍의직격탄을맞았다.'로마인이야기'제14권'그리스도의승리'가주는강한인상이다.종교가몰락의큰원인이라도되듯제목에서그런분위기를물씬풍긴다.'승리'라고명명했으니반대쪽은패배일수밖에없다.제목이작가의생각과판단을분명히말해주고있는듯히다.그러나시오노는"로마인이기독교도에게패배한것이아니라,로마인이기독교도가되어버렸기때문"(326쪽)이라고말한다.4세기로마인들이스스로좋아서선택한일이니,적어도종교면에서'용해'라는표현을쓰는것이타당하다고지적한다.그시대기독교화는분명시대의대세였다.

표지사진의인물도지금까지와는사뭇다르다.지금까지시오노는권마다그시대로마인들의모습을상징적으로대변하는인물사진을실었는데,모두민중들의소망이반영된지도자상이었다.이를테면제1권브루투스,제2권스키피오,제4~5권율리우스카이사르하는식이다.그러나14권에서선택된인물은율리아누스황제도테오도시우스대제도아닌,바로밀라노주교성암브로시우스이다.로마의최고책임자라는권위가황제에서주교로옮겨간느낌이다.시오노는이책전제를지배하는말로이둘의특별한관계를참으로절묘하게표현했다.
"일단기독교도가되면,황제라해도한마리양일뿐이다."'양'과'양치기'의승부는뻔하다.밀라노주교암브로시우스는기독교와세속권력의관계를참으로정확하게팡가하고있었다.황제가그지위에앉는것도,권력을행사할수있는것도신이인정했기때문이고,신의뜻을인간에게전하는것이주교로되어있는이상,아무리황제라해도주교의뜻을거역할수는없다.이것이양자관계의진실이라는것을"(380쪽)

기독교가대세!흐름을탈것이냐,거스를것이냐,발을뺄것이냐
'3세기로마의위기'를단적으로보여주는것이페르시아왕샤푸르에게무릎을꿇는로마황제의모습이었다면'4세기로마의위기'를극명하게보여주는것은주교의'어린양'(세례를받는행위)이된황제의모습이다.기독교를공인해주었으면서도죽을때까지세례받기를미룸으로써민중의지지를얻으면서도주교(기독교)보다우위에섰떤콘스탄티누스대제의위태로운줄타기가13권의이야기였다.그러나무게중심은확실히이동했다.제14권'그리스도의승리'는황제조차넘볼수없을정도로비대해진기독교세력과의한판힘겨루기끝에마침내국교로자리잡는얏아을그리고있다.서기388년41세의테오도시우스황제가원로원을방문해의원들에게그리스도를강요한것은1천년이넘도록로마인들이최고신으로경배해온유피테르에대한유죄선고요사망선고였다.
작가시오노는제14권에서정.교가분리되지않고서로관여하는꼴이된국가체제가자초하게되는위험성을친기독교적,반기독교적대표인물들의행동원리를통해냉정하게바라보고있다.그야말로기독교대세라는흐름을탈것이냐,흐름을거스를것이냐,흐름에서발을뺄것이냐,그어딘가에속한다양한인간군상들의명암이다채롭게교차한다.

배교자율리아누스vs성암브로시우스
제1부의이야기는콘스탄티누스대제가죽은뒤,피비린내나는친족숙청의회오리바람으로대권을잡은둘째아들콘스탄티우스다.타고난성정이폐쇄적이고내성적인그는늘마음속에불안을품고살았으며,그런이유로로마역사상찾아볼수없었던동방의전제군주같은참으로기이한'환관정리'를만개시켰다.이른바'에우노코스'라불리는환관들이정치에관여했고,그들은황제의최측근에서자신을지키기위해남을염탐하는등항상음습한일을진행했다.이제황제가귀에대고소근거리는환관들의말만믿으면,제국에유익한존재도어느새처형장으로갈수밖에없었다.
제2부에서는반기독교정책으로'배교자'라는낙인이찍힌율라아누스황제의참으로매력적인행보가펼쳐진다.사촌형콘스탄티우스의눈총과경계로20여년동안유폐되어야했던그가스물네살에군대를이끌고라인방어선을회복하며병사와민중들의지지를얻었을때느꼈던그정신적고양감과성취감은4세기로마위기에잠깐동안비쳤던무지갯빛이었다.그래서인지그는자기가하지않으면안된다는어떤사명감에쫓겨마음이급했다.짧은기간에옛로마의영광을부르짖으며많은반기독교적개혁을단행한만큼기득권층의강경한반대에부닥쳤다.시오노는31세에요절한율리아누스의치세가19개월이아니라19년이었다면시대의흐름이바뀔수있었다고전망한다.그는31세에요절했다.시오노는그에게찬사를보낸다."종교가현세까지지배하는데반대한율리아누스는고대에는유일하게일신교의폐해를깨달은사람이아니었을까"(286쪽).그래서'배교자'라는경멸섞인별칭은어쩌면그에게가장빛나는시호일지도모른다고아쉬워한다.그러면서도냉정함을유지하던속내를슬쩍드러내며기독교를비난한다."고대에다른생각을가진사람들에게포교하는것을중요하게생각한종교는오직기독교뿐이다."(287쪽)
제3부에서는명석한두뇌,세련된말의구사능력등기독교쪽에서보면어느모로보나군계일학과도같은주교암브로시우스의활동상을그린다.로마황제들을좌지우지하며기독교의반석을다져나가는그의용의주도함의전모가드러난다.그는양치기가되어자신에게세례를받고기독교도가된테오도시우스황제라는순한양을부리며로마제국을기독교국가로바꾸어나갔던것이다.이제"주교는마음만먹으면신의뜻이라는이유로황제를갈아치울수있었다"(335쪽).한편기독교회가기독교를공인한'밀라노칙령'의창안자인콘스탄티누스에게준'대제'라는존칭을테오도시우스에게도준것은테오도시우스황제에의해기독교이외의모든종교를의미한'이교'가'사교'로바뀌었기때문이다.
4세기로마가유일신을믿는기독교의세상이되면서다신교를인정했던관용정신의미덕은사라졌고멸망의길을재촉했다.초고속통신망과인터넷혁명의21세기에도종교적반목으로자살폭탄테러가난무하는등종교문제는여전히현재형이다.로마와기독교문제를집중해부하고있는제14권'그리스도의승리'는그런점에서더욱읽어볼만하다.
전15권으로완간될'로마인이야기'는이제마지막한권을남겨두었다.이제로마제국은마지막세기인서기5세기로접어들것이며,제국의분할이결정될것이다.지금까지는황제들이통치를분담해도분할은아니었지만,서기395년이후에는동로마제국과서로마제국은아무관계가없는두나라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