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 - 상

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 - 상

$19.98
Description
《로마인 이야기》의 시오노 나나미의 또 하나의 걸작!
주인 없는 지중해 세계에 이슬람 해적이 등장하다!

《로마인 이야기》 이후, 중세와 르네상스의 약 1천년의 시기를 다룬 역사서 『로마멸망 이후의 지중해세계』. 이 책은 로마에 의한 평화를 뜻하는 ‘팍스 로마나’가 무너진 이후 주인이 없어진 지중해 세계에 새로운 문명인 이슬람 세력의 등장을 재조명하고 있다. 그동안 시오노 나나미가 펴낸 로마와 르네상스에 관련된 저작들을 한 권의 책으로 살펴볼 수 있다.

저자가 이번 책에서 다루는 큰 주제는 ‘해적’이다. 천년 전에 지중해를 충격에 빠뜨린 해적은 중세 라틴어에 어원을 두고 있는 ‘코로사로’라는 공인된 해적이었다는 점에서 국가적 규모의 대책이 필요했다. 해적의 등장은 로마라는 질서가 무너지고 로마인이 가장 높게 추구했던 법의 정신이 사라졌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상권에서는 8-10세기에 걸쳐 주인 없는 바다에 불어 닥친 시라센 해적의 무자비한 인권침해와 그에 대한 기독교 세계의 힘겨운 반격상을 그린다. 특히 이탈리아 4대 해양도시국가들의 활약과 십자군 원정에 대해 약술하고, 해적에 납치되어 북아프리카에서 노예 신세가 된 많은 기독교도의 구출을 목표로 결성된 ‘구출수도회’와 ‘구출기사단’의 순교적 활동도 다룬다.

저자

시오노나나미

지은이:시오노나나미(鹽野七生)
1937년도쿄에서태어났다.가쿠슈인대학문학부철학과를졸업한뒤,1963년이탈리아로건너가서1968년까지공식교육기관에적을두지않고혼자서르네상스와로마역사를공부했다.1968년『르네상스의여인들』을「추오코론(中央公論)」에연재하면서작가로데뷔했다.1970년부터이탈리아에정착하여40여년동안고대로마와르네상스에천착해왔으며,기존의관념을파괴하는도전적역사해석과뛰어난필력으로수많은독자를사로잡았다.

『그리스인이야기』(전3권)에서는로마보다더이전에서양문명의토대를일군위대했던그리스를본격탐구함으로써,역사서술의지평을한층심화.확장한다.그리스인은왜민주정치를만들었으며어떻게발전시켰는지,또국가위기시지도자는어떤리더십을발휘했고시민은어떻게민주주의를지켜냈는지에대해특유의흡인력있는문장과풍성한역사지식으로서술해나간다.

대표작으로『로마인이야기』『십자군이야기』『체사레보르자혹은우아한냉혹』『바다의도시이야기』『시오노나나미르네상스저작집』『로마멸망이후의지중해세계』등이있으며,그밖에많은작품을펴냈다.마이니치출판문화상,산토리학예상,기쿠치간상,신초학예상,시바료타로상등을수상했고,이탈리아정부로부터국가공로훈장을받았으며,일본에서문화공로자로선정되었다.  

옮긴이:김석희
서울대학교불문학과를졸업하고대학원국문학과를중퇴했으며,1988년한국일보신춘문예에소설이당선되어작가로데뷔했다.영어·프랑스어·일어를넘나들면서고대인도의서사시인『라마야나』와『마하바라타』(아시아출판사),‘수의사헤리엇의이야기’시리즈,허먼멜빌의『모비딕』,스콧피츠제럴드의『위대한개츠비』,헨리소로의『월든』,알렉상드르뒤마의『삼총사』,쥘베른걸작선집(20권),시오노나나미의『로마인이야기』,다니자키준이치로의『미친사랑』,무라타사야카의『편의점인간』등많은책을번역했다.역자후기모음집『번역가의서재』등을펴냈으며,제1회한국번역대상을수상했다.  

목차

상권

해적

머리말



제1장내해에서경계의바다로

이슬람의대두
사라센인
해적
납치
새로운진출
신성로마제국
표적이된수도원
‘성전’(지하드)
스키피오를꿈꾸며
로마로
팔레르모함락
북아프리카의이슬람사회
가에타·나폴리·아말피
다시로마로
‘성전’(구에라산타)
‘바다의공화국’
‘사라센의탑’
시라쿠사함락
‘십자군시대’이전의십자군

간주곡―일종의공생

‘이슬람의관용’
이슬람_시칠리아
지중해의기적

제2장‘성전’(지하드)과‘성전’(구에라산타)의시대

계속되는해적질
이탈리아,일어나다
노르만인이왔다!
이탈리아의해양도시국가
아말피·피사·제노바
베네치아의해적대책
‘십자군’시대
‘맞기전에때린다’
마지막십자군
이탈리아의경제인들
교역상품
사하라의황금


제3장두개의국경없는단체

‘구출수도회’
‘구출기사단’


연표
그림출전일람

권말부록―이탈리아전역에분포하는‘사라센의탑’
리구리아지방
토스카나지방
라치오지방
아브루초몰리세지방
풀리아·바실리카타지방
캄파니아지방
칼라브리아지방
시칠리아지방
사르데냐지방
몰타


하권

제4장대국병립의시대

콘스탄티노플함락
독자들에대한부탁
술탄메메드2세
에게해로
해적·새로운시대
교황청해군
이오니아해로
서지중해로
해적쿠르토골리
메디치교황
‘신성동맹’
파올로베토리
제노바의바다사나이들


제5장파워게임의세기

젊은권력자들
교황클레멘스7세
‘유대인시남’
해적‘붉은수염’
안드레아도리아
바르바로사,투르크해군총사령관이되다
튀니스공략
프랑수아와카를로스
프랑스·투르크동맹
투르크와맞설연합함대
프레베자해전
해적투르구트
알제원정
베네치아의‘인텔리전스’
‘국빈’이된바르바로사
해적의아들
투르구트,복귀하다
몰타기사단
‘제르바의학살’
해적산업
해적울루치알리
성스테파노기사단


제6장반격의시대

몰타섬공방전
‘몰타의매’
공방이시작되다
투르구트가도착하다
눈에는눈
방위성공
투르크와베네치아
키프로스의포도주
레판토로가는길
키프로스공방전
연합함대결성
레판토해전
‘레판토’이후


제7장지중해에서대서양으로

하렘의베네치아여자
기사와해적
지중해세계의황혼


부록1:민족에따라다른해적대책
부록2:이미간행된관련서적

연표
그림출전일람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로마인이야기’완간후에도시오노는결코쉬지않았다
시오노나나미의집필여정은과연어디가끝일까.냉철하고통쾌하게역사를추적해가는그놀라운필력의원천은어디서비롯될까.2006년말,일흔의나이에이르러15년에걸친<로마인이야기>(전15권)의집필대장정을마침내끝냈을때,시오노에게더이상본격적인주제의후속작품은생각할수없었다.있어도가벼운역사에세이나작가로서의자신을삶을돌아보는글정도였다.그스스로완간의소회를밝힌바,한해한권을반드시내야한다는강박관념에서벗어나한번도갖지못했던긴‘여름방학’을가지고싶다고했다.그러나그말과는반대로그는지난2년간조금도쉬지않았다.짧은휴식뒤에,쓰지않으면안되는무언가에사로잡혀다시글감옥에자신을가두었다.예상도못했던두툼한두권의책,<로마멸망이후의지중해세계>(상.하)를들고다시독자들을찾아왔기때문이다.로마제국의멸망이안타까웠을까?아니,열여섯살학창시절부터자신을매료시켰던<일리아스>의무대,문명의바다지중해가아니었던가.탁월한역사저술가로서지중해의푸른물결위에아로새겨진찬란한문명의무늬,인간의드라마를그려보고싶은유혹은뿌리치기어려웠을것이다.

로마는지중해가‘내해’가아니게되었을때소멸했다
시오노나나미는‘로마인이야기’제15권<로마세계의종언>에서‘포스트임페리움’(postimperium)라는마지막장을할애하여로마제국의종언을,흔히말하는476년서로마제국의멸망에서더나아가설명하고있다.즉‘제국이후’의7세기까지를다루고있는데,이는시오노가궁극적으로문명의종말이라는관점에서로마제국의종말을보려했기때문이다.또그런관점의중요한잣대가되는것이지중해세계의변화였다.시오노는지중해가로마제국의‘내해’(mareinterunm)가아니게되었을때소멸했다고보았다.
유럽과중.근동과북아프리카를망라하는대제국을창설하고계속기능을발휘하게한시대의로마인에게,‘우리바다’라고불린지중해를둘러싼모든지역에서일어나는문제는자기네힘으로해결해야하는문제,자기들밖에해결할수없는‘우리문제’였다.즉지중해북쪽과남쪽이같은로마문명권이었다.그러나7세이후지중해는양쪽을서로연결하는길이아니라양쪽을갈라놓는경계선으로변했고,그때로마세계는사라졌다.그렇다면그지중해세계에도대체어떤일이일어났던것일까.

지중해의운명을건기독교문명과이슬람문명의대격돌
<로마멸망이후의지중해세계>는‘로마인이야기’의연장선상에서중세와르네상스시기를거치는약1천년의역사시기를다루며,‘팍스로마나’(로마에의한평화)가무너진이후무주공산이되어버린지중해세계에새로운문명인이슬람세력(사라센해적/오스만투르크제국)의거대한그림자를조명하고있다.상권에서는8~10세기에걸쳐주인없는바다에쉴새없이불어닥치는사라센해적의유례없는유린상과기독교세계의힘겨운반격상을그린다.특히이탈리아4대해양도시국가들의활약과십자군원정에대해약술하고,해적에납치되어북아프리카에서노예신세가된수많은기독교도의구출을목표로결성된‘구출수도회’와‘구출기사단’의순교적활동도다룬다.하권에서는1453년콘스탄티노플을함락시킨뒤해적들을앞세워서구에대한대대적인공세를시도하는오스만투르크제국과이에맞서는기독교연합세력간의치열한공방전을그린다.술레이만1세,메메드2세,프랑수아1세,카를로스1세(카를5세),교황레오10세,해적바르바로사,안드레아도리아등영명한역사적군주들과걸출한지도자들의힘겨루기와두뇌전략이흥미롭게펼쳐지며,프레베자해전,제르바해전,키프로스공방전,레판토해전등지중해의운명을건문명간의전쟁을그린다.
<로마멸망이후의지중해세계>는시오노가그동안펴낸로마와르네상스관련저작들을하나로꿰어서살펴볼수있는책이다.<바다의도시이야기><콘스탄티노플함락><로도스섬공방전><레판토해전><나의친구마키아벨리><르네상스의여인들><신의대리인>등의저서가‘나무’에해당한다면,이번책은‘숲’에해당한다.역사라는인간세계의갖가지양상을제대로재현하려면‘나무’도보고‘숲’도보는시각이필요한데,시오노는지중해한복판에서서전후좌우를넓게살핀다.

이슬람해적,‘성전’의이름으로지중해전역을유린하다
시오노가이번책에서다루는큰주제는단연‘해적’이다.21세기오늘날에도소말리아바다나말라카해협에나타난해적에대한외신을가끔접할때가있지만,천년전에지중해를충격에빠뜨린해적은중세라틴어에어원을두고있는‘코르사로’(이탈리아어corsaro)라는이른바‘공인된해적’이었다는점에서국가적규모의대책이필요했다.단순히개인의이익을얻으려는목적의비공인해적‘피라타’(이탈리아어pirata)와달리그배후에공인이든묵인이든국가나종교가버티고있었던자들을가리킨다.
570년아라비아반도의메카에서무함마드가태어나고,613년포교를시작한이래마치커다란백지위에잉크병을쏟은것처럼이슬람화의물결은서쪽으로거세게전개된다.서기642년에는알렉산드리아를함락하여이집트를이슬람화했고,카르타고가함락된698년무렵에는이미북아프리카전역이이슬람의지배를받는다.이슬람교도가북아프리카를제압하자지중해를사이에두고그들과마주보게된기독교세계의주민들은이슬람교를믿는그아랍인들을‘사라센인’이라고불렀다.로마제국이멸망한뒤평화와안전은사라져버렸고,파도가잔잔하고햇빛이아낌없이쏟아지는지중해남쪽의주인이된이슬람교도들은손쉽게이익을취할수있는해적질에몰입했다.더구나‘성전’이라는이름으로그들의종교(이슬람)는이교도들을해치는행위를정당화했다.‘오른손에는칼,왼손에는코란’을외치며납치와약탈을일삼는사라센해적들은그야말로기독교세계를전율케했다.지중해의파도가밀려오는거의모든지방이피해를보면서도로마교황은속수무책이었고,안전보장의의무가있는비잔티움제국도고작입막음하듯명색뿐인선단을보낼뿐이었다.오로지바닷가높은지형에수없이망루(‘사라센의탑’)를설치하여침입하는해적을조금이라도빨리발견하고도망가는방법밖에는다른대비책이없었다.한마디로중세지중해의서민들은참으로살기어려운시대였다.

“팍스(평화)를확립하는것은군사가아니라정치적의지다”
해적의등장은로마라는질서가무너지고로마인이가장높게추구했던법의정신이사라졌다는것을상징적으로보여주는사건이었다.로마제국이건재했던시대에제위에오른황제들이하나같이명심했던것은자국민의안전을보장하지못하면통치자로서실격이라는생각이었다.그리스처럼높은예술문화나심원한사상을꽃피우지는못했지만로마는적어도안전을책임지는제도를구현했다.그것이고상한가치는아닐지몰라도로마인들은인간사회의더중요한실질적기반을만들어냈다.해적에초점을맞춰역사를읽어내는시오노의현실주의적이고냉철한관점은‘팍스’(평화)에대한다음설명에서도충분히짐작할수있다.
“평화는간절히바라는것만으로는실현되지않는다.인간에게는참으로유감스러운일이지만,누군가가평화를어지럽히면가만두지않겠다고분명히언명하고실행해야만비로소평화가현실화되는법이다.따라서평화를확립하는것은군사가아니라정치의지였다.”

“현실에절망한인간들은신神에게쉽게의지하는법이다”
문화와문명이라는면에서어느쪽이우월하다고논하기는어렵다.하지만자기가가진힘을최대한활용하여더욱높이향상하겠다는의욕은‘중세전기’에는적어도이슬람쪽이우월했다.그의욕을해적질에쏟아부은것이기독교세계의주민에게는불행이었지만.어쨌든기독교가로마제국의공인종교가되는데300년이걸린반면,지중해전역에이슬람의그림자가짙게물든데걸린시간은100년에불과했다.그이유는무엇일까?신흥종교가항상갖는돌파력과아랍민족의정복욕이합해진결과라흔히말할수있겠다.
하지만동로마제국이라고도불리는비잔티움제국은기독교교리논쟁으로다시분열하고,관리들은부정부패를일삼고,서민들에겐무거운세금이부과되었다.이렇게악정이겹치면민중은괴로운법이다.현실에절망한인간은쉽게의지할수있는상대를찾는법이다.중세사람들은신앙심이깊었다.비참하고미래에대한희망도가질수없는이암흑시대에믿고의지할것은신밖에없었던것이다.노예로붙잡힌무고한기독교시민들은살기위해개종을선택할수밖에없다.시오노는종교에대해서도현실주의적인관점을제시한다.
“심원한가르침은마음속을깨끗하게해주고죽은뒤의평온을베풀어줄지모르지만,지금살고있는이세상에서행동으로몰고가는힘은주지않는다.구체적이고현세적인이점이인간에게결정적인일보를내딛게하는계기가된다.”

오늘날지중해연안지방들은모두매력적인관광지다.그런곳들이과거에는해적에게분탕질을당하고사람도살지않는땅이었다고상상할수없을것이다.어쨌든7세기부터18세기까지1천년넘는세월동안,북아프리카에서습격해오는이슬람해적을빼고는지중해세계의역사를이야기할수없다.책을마치며시오노는‘평화’에대한인상을다음과같이적고있다.
“해상에서이들관광지를바라볼때마다,그리고지금은레스토랑이나나이트클럽으로쓰이고있는‘사라센의탑’을만날때마다‘팍스’(평화)란결국일반서민의안전을보장하는것이라고생각지않을수없다.그리고치밀어오르는쓴웃음을지으며생각한다.인간이란안전만보장되면자기들끼리그런대로잘해나갈수있는존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