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의 8일 (생각할수록 애련한 | 조성기 장편소설)

사도의 8일 (생각할수록 애련한 | 조성기 장편소설)

$15.00
Description
문학을 통해 다시 한 번 새로운 시선으로 사도세자를 만나다!
오랫동안 아버지 영조에게 버림받은 광인으로 기억된 사도세자를 깊이 있는 통찰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더욱 입체적인 인물로 재탄생시킨 『사도의 8일』.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의 관점에서 돌아본 뒤주 8일간의 기록을 담은 책이다. 저자의 문학적 깊이가 드러나는 수작으로, 역사소설을 넘어서는 인간소설이며 실존소설이다.

이 작품은 젊은 성군 사도의 역사적 비극을 내면적으로 파고들어간다. 조선 왕실 최대의 비극이며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뒤주형을 당한 사도. 뒤주라는 절대적인 한계 상황에서 자신이 권력 투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아버지 영조와의 갈등 그리고 혜경궁 홍씨와의 사랑을 놀라운 상상력으로 생생하게 재현해낸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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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조성기

1951년경남고성에서태어나서울대법학과를졸업했다.1971년『동아일보』신춘문예로등단해1985년『라하트하헤렙』으로오늘의작가상을,1991년「우리시대의소설가」로이상문학상을수상했다.장편소설로는『야훼의밤』『슬픈듯이조금빠르게』『바바의나라』『우리시대의사랑』『욕망의오감도』『너에게닿고싶다』『굴원의노래』등이있다.소설집으로는『왕과개』『우리는완전히만나지않았다』『종희의아름다운시절』『잃어버린공간을찾아서』등을출간했다.

목차

제1일
제2일
제3일
제4일
제5일
제6일
제7일
제8일
작가의말│그애련한날들

출판사 서평

사도세자와혜경궁홍씨의관점에서돌아본뒤주8일간의기록!

『사도의8일:생각할수록애련한』은비운의왕세자사도와혜경궁홍씨의관점으로돌아본뒤주8일간의기록으로조성기의문학적깊이가드러나는수작이다.역사소설을넘어서는인간소설이며실존소설인이작품은젊은성군사도의역사적비극을내면적으로파고들어간다.조선왕실최대의비극이며인류역사상전무후무한뒤주형을당한사도.뒤주라는절대적인한계상황에서자신이권력투쟁에휘말릴수밖에없었던상황과아버지영조와의갈등그리고혜경궁홍씨와의사랑을이상문학상수상작가조성기의놀라운상상력으로생생하게재현해낸다.조성기만의날카롭고섬세한필체로그려낸역사속의장면들은슬프다못해애련하다.

사도는왜비운의왕세자가되었을까
아버지영조의명령으로8일간뒤주속에서목숨을부지하다끝내죽음을맞이한비극적인인물사도세자.조성기는사도세자의이야기를역사적·개인적관점에서다양하게분석하고그의인간적인내면을깊이들여다본다.
소설은어둡고숨막히는뒤주안에갇힌사도의목소리로시작한다.뒤주밖에서아들이산이울부짖는소리가들리지만그가비좁은공간에서할수있는일이라곤왜뒤주에갇혀야만했는지자신의삶을돌아보는일뿐이다.그는뒤주에서나가기만한다면아내와아버지가원하는건실한세자로서살아갈수있을거라생각한다.사도세자는뒤주에난작은틈으로신하들이주는물을받아마시고탈출을감행하기도하지만다시뒤주속에갇혀죽음을맞는다.

이틀이지났는지사흘이지났는지모르겠다.희미하게들리는새소리로아침이왔다는것을느끼지만그새소리조차정말새가우는소리인지가늠하기어렵다.다리가몹시저리고뒤틀리는듯하다.머리가쪼개질듯아프고어지럽다.소변을두어번부채에받아마셨다.이제오줌도거의나오지않는다.조금전에는옷을내리고소량의대변도보았다.미음외에먹은것이없는데도숙변이섞여나온모양이다.뒤주안은소변냄새,대변냄새로진동한다.냄새에질식해서라도숨을빨리거둘것같다.
차라리속히죽음이다가왔으면하지만뜻대로되는것도아니다.내가죽기까지며칠이걸릴지알수없다._47쪽

답답한뒤주속에있는사도세자의감정은그가아버지와의갈등을떠올릴때한층더증폭되어몰입감을더한다.사도세자는어린시절총명한기질로영조의총애를받았다.그러나그가자랄수록학문보다무예와예술에재능을보이자이를못마땅하게여긴영조는사도를혹독하게질책한다.
영조는사소한일은물론이고사도세자의행실과태도를지적하며늘그를엄하게대한다.영조는여러자식들가운데사도세자와화협옹주를가장못마땅하게여겼는데그는사도세자가무슨말을하면곧장귀를씻고귀씻은물을화협옹주가사는방향으로버리며그들에게좀처럼애정을주지않는다.아버지라는단단하고거대한산에가로막혀숨조차제대로쉴수없었던사도세자는자신이이미오래전부터뒤주안에갇혀있었다고말하며아버지에대한원망을드러낸다.

아버지는정말틈하나없는사람이다.아버지앞에만서면숨이막힌다.나는사실오래전부터뒤주안에갇혀살았다해도과언이아니다.스스로완벽하다고여기는아버지는나에게도완벽을요구해왔고,그러면그럴수록나는움츠러들고흐트러지고어긋나기만했다._28쪽

50년간재위를지킨영조는사도가어릴때부터수렴청정을하겠다고고집을피운다.이를결사적으로막기위해대신들과사도는땅바닥에이마를짓찧어영조의마음을바꿔놓는다.이런일이반복되자사도는공부를점점게을리하고『금병매』『성경직해』『칠극』같은책을읽는다.또한귀신을부릴수있다는『옥추경』의주문을외우기도했는데그때부터그의정신이이상해지기시작한다.
사도세자는미행을핑계삼아바깥으로나가서기생이나비구니들과어울린다.궁에서내관과내인들을만나면자신의아비를욕해보라고한다.아마도자신이직접영조를욕할수없는충동을신하들이발산해주기를바랐던것같다.이를조금이라도꺼리는기색이있으면살이터지도록때리고피투성이가된몸을범하는등잔인한일을일삼는다.아내혜경궁홍씨는그의난폭한행동을이렇게증언한다.

남편은양제임씨,수칙박씨말고도여러내인을가까이했는데내인이조금이라도꺼리는기색이보이면살이터지도록때리고나서피투성이된몸을범했다.
당번내관김한채의목을베어그머리를손에들고다니며내인들에게보여주었을때는정말까무러칠뻔했다.나는그때생전처음목이잘린머리를보았다.얼마나섬뜩하고흉측하던지.
한번사람을죽이고나자예삿일처럼연이어내인여럿을죽였다.귀신이시키지않고서야어찌그런끔찍한일을저지른단말인가._25~26쪽

이러한행동으로사도세자와영조의감정의골은더욱더깊어진다.영조는천재지변도사도의탓으로돌릴정도로극도의미움을드러내고사도는어떠한노력으로도아버지의마음을돌릴수없다는것을깨닫는다.

“흔들지마라!어지럽다.”_279쪽

사도가남긴마지막말이다.혜경궁홍씨는남편의인생도누가자꾸만흔드는바람에정신이망가지고삶도망가졌다고회상한다.“흔들지마라”라는사도의마지막말은자신이외부상황에흔들리지않겠다는사도의굳은자존심을표현한말이아니었을까.정파와당쟁이라는권력투쟁속에서자신의자리를지키려는영조와자신의설곳을찾지못하고움츠러든사도세자의삶을생생하게들여다보면서외롭게희생당하는한인간의비극적인내면을들여다볼수있을것이다.

입체적인인물로재탄생한사도세자
당쟁싸움의중심에서사도세자가느낀세자로서의중압감과아버지에게인정받지못하고한평생질책에시달리면서받아온상처는그를점점더거세게옥죈다.영조는자신이평생안고살아가야하는비밀세가지때문인지성격이특이했다.거기에더해영조의삐뚤어진부정으로자신감을상실한사도세자는정신병을얻고날마다괴팍한행동을일삼는다.그는영조가옷차림을자주지적하는바람에의대증(衣?症)에걸렸는데한번옷을입으면때에절어누추해질때까지벗지않았고옷을갈아입을때마다정신을놓고신하들의목을베어모두를공포에떨게했다.
사도세자는숙종대왕의계비인원황후의침방나인빙애에게마음을빼앗겨그녀를얻기위해연못에몸을던지기까지했지만옷을갈아입다가이성을잃고자신이그토록사랑한빙애를마구때려죽인다.
하지만그런사도세자의정신이정상으로돌아올때도있었다.사도세자는병을핑계로궁을떠나온양온천으로거둥했던일을떠올리며그때가살아있음을가장확연하게느낀시기라고생각한다.아버지에게서벗어난사도는온양으로가는길에만난백성들을친히돌보고죄인들에게적절한판결을내리는성군의모습을보여준다.그는온천에몸을담그며아버지를떠나면자신도정상이될수있다는사실을깨닫는다.단한순간아버지에게서벗어나는것만으로도정상이될수있었던사도세자의삶이었기에28세의젊은나이로죽음을맞이한사도가더욱안타깝다.작가조성기는사도를정신병자가아닌성군의자질을가진인물로묘사한것이다.
영조가사도세자에게아량을베푼적이딱한번있었다.정성왕후와인원왕후가한달여간격으로승하했고화순옹주가남편을따라세상을떠난시점이었다.모친상을당하고아끼는딸을잃은영조는이전과같지않게유순해졌다.영조의달라진태도에사도세자와혜경궁홍씨는감동하지만시시각각변하는아버지의마음을알기에안심하지못한다.영조에게감동을받은그날사도세자는자신도모르게자신의죽음을예고하며아버지의사랑과죽음이동전의양면처럼서로붙어있음을예감한다.

“그간너에대해이상한소문들이돌던데무슨일을했는지바로아뢰라.”
나는둘러댈수도있었으나아버지앞에만서면벌거벗겨지는느낌이었다.
“심화(心火)가나면견디지못하여사람을죽이거나닭과짐승들을죽여야마음이풀립니다.”
“어찌하여그리하느냐”
“마음이상하여그리했습니다.”
“어찌하여마음이상했느냐?”
“사랑하지아니하시므로섧고,꾸중하시기에무서워심화가되어그렇습니다.”
“내가이제는그리하지않겠다.”
아버지에게서이런대답을들어본적이없어처음에는잘못들었나싶었다.아버지때문에내가망가지고있다는것을아버지도인정한다는말인가.내가놀라며아버지얼굴을다시금올려보았다.두눈이촉촉이젖어있고연민의기색이어려있었다.나도가슴이사뭇저려왔다._183~184쪽
이작품은독자가사도에게감정이입되어사도의상황에서생각하게한다.“사도세자는왜광인이될수밖에없었는가”라는질문에답하며그가죽기며칠전부터어린시절로점점거슬러올라가그에대한답을추적하는과정에서우리는분노와안타까움을느낀다.독자들은사도세자의목소리로실감나는뒤주이야기를경험하면서역사속에미치광이로기록된사도가아닌영특하고사려깊은사도의모습을보게될것이다.
조성기는사도세자의내면뿐만아니라그를둘러싸고조정에서일어났던역사적사실들을재구성해생생하게구현해낸다.영조가여러신하들에게‘가탕평’이라비난받았던탕평책을시행하는과정과사도세자가대리청정을하면서사소한일하나까지청나라의허락을구해야했던것,영조가군역을균등하게하는균역법을과감히시행한일등은당대의시대적흐름을잘드러내는대목이다.
오랫동안아버지영조에게버림받은광인으로기억된사도세자가깊이있는통찰과역사적사실을바탕으로더욱입체적인인물로재탄생했다.독자들은문학을통해다시한번사도세자를만나며새로운시선으로역사를경험할것이다.

죽음의목격자혜경궁홍씨의목소리를담다
작품의또다른백미는혜경궁홍씨의관점에서바라본사도세자와영조의관계다.조성기는「작가의말」에서30대초반에『한중록』을읽고큰충격을받아『사도의8일』을쓰게되었다고이야기한다.『한중록』은사도세자가뒤주에갇혀죽게된것이혜경궁홍씨의아버지홍봉한과관련이깊다는소문이돌자홍씨가자신의아버지를신원하고몰락한친정집안을일으키기위해펴낸책으로역사적사료로서중요한가치를지닌다.
『사도의8일』은쉽게풀어쓴『한중록』이라고해도될정도로풍부하고구체적인내용을다룬다.작품을통해독자들은아버지영조로인해상처받은사도세자의모습과그런남편을먼저떠나보내고아들이산을지켜야했던어지러운시대에혜경궁홍씨는어떻게자기자신을지켰는지들여다보게된다.
세자의생모인선희궁은사백년종사를지키기위해애간장이녹는심정으로영조에게사도의행실을고하고자신의아들을처분해달라는상소를올린다.사도세자는후원땅을깊이파구덩이를만들어집을짓고그속에서기거할수있게해놓는다.그모습을본홍씨는그가마치관에들어가서자는연습을하는것같아서섬뜩한느낌을받는다.

구덩이집을짓기전에도침소를빈소처럼꾸미고다홍색비단으로명정비슷한것을만들어세워놓곤했다.염을한시체를안치하는영침같은것을짜와서그속에들어가잠을자기일쑤였다.관속에들어가자는연습을함으로써자신의죽음을예비했는지도모른다.나는섬뜩하고소름이끼쳐남편의침소가까이가기조차꺼려졌다._87쪽

사도세자가뒤주형을받자혜경궁홍씨는자결하려했지만내관들이칼을빼앗는바람에실패하고만다.홍씨는영조에게본집으로돌아가겠다고했으나“보전하여세손을구호하라”는명령에따라궁에남아아들이산을돌보게된다.혜경궁홍씨는전부터영조가세손을아끼는것을알고있었다.사도가온천으로떠난사이영조가세손에게“나라의흥망이오로지너에게달려있다”고써준글을보고남편의죽음이머지않았음을예감한다.

남편도대조가자기대신세손을세우려고한다는것을여러방면에서감지하고있었을것이었다.세손을세운다는것은남편에게는죽음을의미한다는사실도예감하고있었을터였다.
나도마음을독하게먹지않으면안되었다.어찌해서든지세손을보존하는쪽으로마음을굳혔다._171쪽

혜경궁홍씨는어지러운시대에수많은죽음을목격하며상처로얼룩진인생을80년간끈질기게버텨낸다.사도세자를감싸안은혜경궁홍씨에게서여성성의위대함을느낄수있는이유다.사도세자는죽음을앞둔그녀의내면한가운데응어리져있는상처다.혜경궁홍씨는끊임없이흔들리던남편의인생을안타깝게생각하며자신도사도세자처럼뒤주안에들어가생을마감한다.
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