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호 중국인 이야기 8

김명호 중국인 이야기 8

$23.35
Description
중국의 시선으로 본 한국전쟁!
중국인 이야기는 바로 우리의 이야기다.
『중국인 이야기 8』은 ‘중국과 이웃나라들’이라는 키워드로 읽을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중국이 남북한 ㆍ 소련 ㆍ 대만 ㆍ 홍콩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중심 이야기는 누가 뭐래도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한 ‘한국전쟁’이다.
복잡한 한국전쟁의 과정을 중국의 시각에서 담아낸 최초의 이야기식 서술이다. 이제 막 항일전쟁을 끝내고 국민당과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해야 할 시기, 공산당을 중심으로 국내 질서를 다시 세워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중국은 한국전쟁에 왜 그렇게도 많은 지원군을 보냈을까. 또 자신들과 함께 일본에 대항한 북한의 연안파 독립운동가들의 몰락을 중국은 왜 지켜보기만 했을까.
저자 김명호는 간결하면서도 위트 있는 문체로 어려운 이야기의 흐름을 리듬감 있게 이끌어 나간다. 여기에 국제 정세를 바라보는 통찰력을 더해 냉철하고 현실적인 시선으로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게 한다. 거대 서사에 가려진 인물들의 이야기와 생생한 사진 자료로 가장 역동적이면서도 기상천외한 중국의 역사를 말한다.

저자

김명호

저자:김명호
경상대·건국대교수를거쳐현재성공회대교수로있다.10년동안중국의대표적언론출판기구인‘생활(生活)?독서(讀書)?신지(新知)싼롄(三聯)’의서울측대표를지냈다.20여년간중국을오가며‘문화노인’이라불리는사람들에게직접들은이야기와본인이수집한사진들을바탕으로『중국인이야기』를써내고있다.

목차

1냉전이낳은괴물
두곳의전쟁터
한반도에뜬전쟁귀신들

2지루한후반전
피와땀,광기
포로수용소의풍경
끝나지않은회담

3전쟁이남긴것
귀래자의노래
무너진도시와냉혹한현실

4중국의날개
파란하늘,빨간마후라
중국민항기납치사건

5복잡한나라,복잡한시대
대만과미국의동상이몽
통일전선의중심신화통신
홍콩,일국양제의시험구

6품위있는사람들
마지막사대부
지혜의여신우이팡

출판사 서평

앞에서는평화,뒤에서는전쟁
외교와육탄전의콜라보!

1950년6월25일새벽4시,북한군의남침으로한반도는냉전의화약고가되었다.9월15일유엔군이인천상륙성공후북쪽으로진군하자10월19일,펑더화이는지원군총사령관자격으로중국인민지원군을이끌고압록강을넘었다.“술마신다음날은전쟁에서꼭이겼다”는쑹스룬은대만공격을눈앞에두고방향을틀어한반도로향했다.이로써대만총통장제스는안도의한숨을쉴수있었다.
그밖에도이책에는미군의인천상륙을예견한덩화,결혼한지나흘된새신랑이자마오쩌둥의장남으로전쟁터에왔다가목숨을잃은마오안잉등장정시절부터화려한이력을쌓고한국전쟁에참전한중국의전쟁귀신들이등장한다.무기와첨단기술은부족했지만풍부한경험과신묘한전술로한반도를인간지옥으로만들어버렸다.

“혈전이벌어졌다.지원군은무기가빈약했다.낡은박격포와수류탄에의존했다.수류탄투척거리는30미터를넘지못했다.미군코앞까지다가가수류탄을던지고쓰러졌다.밤새도록줄을잇는지원군의수류탄투척에미군은경악했다.”_34쪽.

중국인민지원군이목숨걸고전쟁터에서싸우는그순간,중국공산당은국제사회에서평화를외치며선전능력을뽐냈다.11월14일,전쟁의부당성을알리고각국의호의를이끌어내기위해유엔특파대사우슈촨을파견했다.언론플레이로미국정부를혼란에빠뜨리면서도미국인의마음을움직였다.

“실패를성공으로,패배를승리로,욕심을덕행으로포장할줄알아야선전가자격이있다.억지와이간질,모든책임을상대방에게뒤집어씌우는것은기본이다.국제무대에서평화를외치며뒤로는전쟁에골몰했다.”_59쪽.

미국도가만히있지는않았다.미국정부는은행에예치된중국인의예금을동결시키려했다.이를막은사람은유엔대표단고문차오관화의경호원이었다.국제사회는그야말로‘총성없는전쟁터’였다.

화약냄새진동하는전쟁터
차마웃지못할뒷이야기

<중국인이야기>시리즈의진정한묘미는인물과상황에얽힌뒷이야기다.정통역사책에서는접할수없는재미있는야사가독자를사로잡는다.심각하고긴박한상황에서도예상치못한이야기로웃음짓게만드는매력이유감없이발휘됐다.야사라고하지만모두기록을근거로한팩션이며,사건과사건사이에는저자의상상력으로만들어진대화체가더해져몰입을유도한다.어디에서도보지못했던중국인의민낯을만난다.
격전지가북쪽으로이동할수록“전쟁의진정한승자는동장군(冬將軍)”이었다.엄동설한에“싸우다죽는사람보다얼어죽는사람이더많았다”고한다.수류탄보다‘얼어붙은배변’으로위급한상황이벌어지기도했다.

“한사병이배를움켜쥐고간이화장실로달려갔다.몇분후화장실에서비명이요란했다.달려가보니어처구니가없었다.배출중이던변이변기통에얼어있던변과언채로연결돼엉덩이사이에붙어있었다.군의관이톱으로겨우빙분(氷糞)을떼냈다.”_30-31쪽.

중국공산당은선전과선동의귀재들이었다.미국의성능좋은신무기를인해전술로맞서기위해서는수많은지원군이필요했다.미국의전쟁참여로7함대가대만해협을봉쇄하자중국공산당은미국을침략자로규정했다.“조선을도와미국에대항하고가정과나라를지키자”는구호를내걸고‘항미원조총회’를신설했다.형식은민간단체였지만실권은공산당지하당원들이쥐고있었다.위문품과무기구입에쓸헌금을독려하자노동자들은봉급을자진헌납하고,농민들은쌈짓돈을풀었다.결혼을늦추고참전하겠다는예비신랑들이줄을섰다.온중국이광기에휩싸였다.땅넓고사람많은나라이기에가능한풍경이다.
포로수용소의모습도엿볼수있다.마오쩌둥의관대한포로정책으로포로들은죄인취급받지않고수용생활을끝낼수있었다.고국으로돌아간포로들은오히려포로생활을그리워할만큼참혹한대우를받았다.

이렇게다양한인물들의이야기를통해우리는기존의무미건조한역사서에서는알수없었던역사의이면을접할수있다.

장제스에게닥친위기
대만과미국의동상이몽

저자는“장제스나장징궈는대륙에밀사를보낸적이없다”며부정하는사람이많지만그것은“사실을모르기”때문이라고말한다.공산당이나국민당이나할것없이그들은서로밀사를파견해상대방의동태를파악했다.1957년,마오쩌둥이제3차국공합작을제안하자장제스는밀사를보내진심을떠보기도했다.대만의대표월간지<자유중국>의장제스퇴진요구와토종대만인랴오원이의‘대만공화국임시정부’수립,반미풍조등으로불안정한시국이었기때문이다.

“미국의횡포가도를넘어섰다.불한당이따로없다.길가에서여인을희롱하고,툭하면술주정에주먹질이다.정부는치외법권인지뭔지때문에손도못댄다.차라리일본통치시절이좋았다.”_292쪽.

때마침터진미군레이놀드의‘류쯔란살해사건’으로폭발한반미감정이5?24사건으로확대되자장제스는자리를보전하기도어려울만큼안팎으로위기에처했다.‘반공’을내세워미국을등에업고대륙수복을꿈꾼장제스와대만을자본주의안전기지정도로만생각한미국의박진감넘치는줄다리기는오늘날우리에게도시사하는바가크다.중국을알면한국의미래가보이는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