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신 사랑

성가신 사랑

$14.50
Description
여성에 대한 보편적인 진리를 파괴하고 새로운 정의를 내리는 잔혹하고 아름다운 페미니즘 소설!
나폴리를 배경으로 60여 년에 걸친 두 여인의 일생을 다룬 「나폴리 4부작」으로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엘레나 페란테가 아픈 사랑을 겪으며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수작 「나쁜 사랑 3부작」. 단 한 번도 대중 앞에 나타난 적이 없어 베일에 싸여 있는 작가 엘레나 페란테. 오직 작품으로만 자신을 말하는 저자가 원초적이고 자기 파괴적인 언어로 여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세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세 작품은 각각 독립적인 이야기지만 세 주인공 모두 나폴리 태생으로 거칠고 가부장적인 환경에서 자랐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여성의 생애를 중심으로 여성의 정체성을 찾는다는 점에서 연대기적 특성을 지닌다. 저자의 데뷔작인 『성가신 사랑』은 「나쁜 사랑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으로, 세 작품 가운데 유일하게 장르적 특성을 띤다.

어머니의 죽음을 추적하는 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 소설은 미스터리 서스펜스를 떠올릴 만큼 팽팽한 긴장감과 숨 막히는 반전이 돋보인다. 로마에서 활동하는 40대 초반의 만화작가 델리아는 어느 날 어머니 아말리아가 죽었다는 연락을 받고 시신을 확인한다. 델리아는 어머니가 죽었다는 사실보다 어머니 몸 곳곳에 난 멍 자국과 짙은 화장, 평소 어머니가 입고 다니던 누더기 같은 속옷과는 다른 세련된 디자인의 브래지어에 더 강한 인상을 받는다.

어머니의 죽음 뒤에 가려진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어머니와의 마지막 통화를 떠올리며 어머니의 행적을 찾아 나폴리로 떠난 델리아. 델리아의 아버지는 그녀의 어머니가 주변 사내들과 웃고 떠드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살인도 불사할 것 같은 기세로 아내에게 집착하던 아버지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아내의 누드를 화폭에 담아 사내들에게 판매했다. 그리고 아내가 자신의 말에 복종하지 않을 때마다 폭력을 휘두르고 그녀를 더욱더 옭아맸다.

그러던 중 어린 델리아는 어머니가 아버지와 함께 사업하던 동업자 카세르타와 만나 서로의 몸을 만지는 것을 보았다고 아버지에게 일러바친다. 결국 아버지는 칼을 들고 삼촌과 함께 카세르타를 찾아가 죽여버리겠다며 협박하고, 그는 겁에 질려 가족과 함께 동네를 떠난다. 델리아는 카세르타가 이 일을 보복하기 위해 어머니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생각하지만 사건을 파헤치던 중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저자

엘레나페란테

ElenaFerrante
이탈리아나폴리에서출생한작가로,나폴리를떠나고전문학을전공하고오랜세월을외국에서보냈다는사실외에알려진바가없다.‘엘레나페란테’라는이름조차도필명이다.작품만이작가를보여준다고주장하는페란테는어떤미디어에도모습을드러내지않고서면으로만인터뷰를허락한다.이탈리아에서는여전히작가의정체와관련된여러가지소문이떠돌지만아직도베일에싸여있다.
1999년첫작품『성가신사랑』을출간해이탈리아평단을놀라게한페란테는2002년『버려진사랑』을출간한다.에세이집『라프란투말리아』(2003)와소설『잃어버린사랑』(2006),『밤의바다』(2007)를출간한뒤2011년‘페란테열병’(#FerranteFever)을일으킨‘나폴리4부작’제1권『나의눈부신친구』를출간한다.이어서『새로운이름의이야기』『떠나간자와머무른자』『잃어버린아이이야기』까지총네권을출간해세계의베스트셀러작가가된다.
『타임』지는‘세계에서가장영향력있는100인’가운데한명으로엘레나페란테를선정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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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은밀하지만아름다운여성이야기

‘나쁜사랑3부작’은엘레나페란테가아픈사랑을겪으며자아를찾아가는과정을그린수작이다.원초적이고자기파괴적인언어로여성에대해이야기하는이세작품은각각독립적인이야기다.하지만세주인공모두나폴리태생으로거칠고가부장적인환경에서자랐다는공통점이있다.또한여성의생애를중심으로여성의정체성을찾는다는점에서‘연대기’적특성을지닌다.『성가신사랑』은딸의입장에서잔혹하면서도유일한어머니와딸의사랑을,『버려진사랑』은아내의입장에서남편에게버림받은여인에게찾아온한여름밤의악몽을,『잃어버린사랑』은어머니의입장에서아름다운모성애의어두운이면을은밀하고강렬하게그려낸다.
페란테의추상적인감정을묘사하는문장이우리에게와닿을때그의미는더욱분명해진다.생생하고감각적인그녀만의언어는우리의삶을깊게통찰한다.페란테는지금까지의여성서사를완전히무너뜨렸을뿐만아니라자신스스로를무참히침몰시키는작가다.
페란테는이소설을통해여성독자들에게끊임없이질문한다.“어머니의모습은내가닮고싶은이상적인모습인가.여성에게아이는정말신의축복인가.여성은아이를돌보고남편을잘보필할때아내로서행복을느끼는가.”
이책을읽는동안우리는여성에대해그어떤것도정확하게규정할수없다.우리가아름답고숭고하다고정의하는여성의역할이면에는생살을찢는고통과타자에의해무기력하게무너져내리는여성의자아가있기때문이다.여성과자아탐구라는주제를파헤친‘나쁜사랑3부작’은우리가생각하는여성에대한보편적인진리를파괴하고새로운정의를내리는잔혹하고아름다운페미니즘소설이다.

세계의중심에서페미니즘을외치는엘레나페란테
엘레나페란테는현재세계문단이주목하는소설가이지만그녀의정체에대해서는알려진바가거의없다.1992년데뷔이후,단한번도대중앞에나타난적이없어‘얼굴없는작가’로불리는페란테는모든것은소설안에있다고말하며작가의명성이나지위가아닌오직작품으로독자들에게다가가고싶다고말한다.2016년맨부커인터내셔널상최종후보에오르고2015년에는이탈리아최고문학상인스트레가상후보에거론된그녀는공식석상에나타나지않고오직서면인터뷰로만자신의이야기를전한다.페란테의정체를밝히려는여러시도가있었지만독자들은이제더이상그녀의정체가궁금하지않다며작품으로만그녀를만나고싶다고의견을모았다.작가가없는텅빈공간은작품그자체와독자들의다양한해석으로풍성하게채워지고있다.
페란테의작품들은그녀만의솔직한문체와특유의진솔함이묻어난다.그녀는겉으로드러나지않는이면의진실을격정적이고폭발적인문체로그려내는데이는서로공존할수없는대립된감정을지닌인물을만났을때더욱적나라하게드러난다.그녀의작품에는인간을진정으로이해하고더나은세상을위해서로연대하는인물들이자주등장한다.그녀의작품은이러한선의를품은인물들이이야기의중심에있기에더욱아름답고매혹적이다.
그녀는작품과칼럼,인터뷰를통해페미니즘에대한자신의생각을과감하게드러낸다.그녀의모든작품에는여성을바라보는그녀의관점이잘묻어난다.

내게는‘어떠한경우에도다른여성에대해나쁘게말하지않는다’는원칙이있다.어떤여성이참을수없을만큼불쾌한행동을한다해도말이다.나는여성의삶에대해잘알고있기때문에그렇게해야한다는의무감을느낀다.…페미니즘역사가시작된지100년이지난오늘날에도우리는여전히완전한우리가될수없고,우리스스로에게속하지않는다.우리의결점,잔인함,죄,미덕,기쁨,언어,이모든것은남성의위계속에순종적으로새겨져있으며,실제로우리에게속하지않는규범에따라처벌되거나칭찬받으면서우리는지쳐간다.다른사람에게그리고우리스스로에게쉽게혐오감을느낄수있는상황인것이다.자주성을지니고우리가누구인지입증하기위해서는우리스스로끊임없이주의를기울여야한다.
-『가디언』지엘레나페란테칼럼중

여성으로서주체성을지니고우리가누구인지입증하기위해끊임없이목소리를내야한다고이야기하는페란테의손끝에서탄생한‘나쁜사랑3부작’은한없이치명적이고파격적이다.

『성가신사랑』:어머니를향한위험하고치명적인사랑
엘레나페란테의데뷔작인『성가신사랑』은세작품가운데유일하게장르적특성을띤다.어머니의죽음을추적하는딸의이야기를중심으로진행되는이작품은미스터리서스펜스를떠올릴만큼팽팽한긴장감과숨막히는반전속으로독자들을몰아넣는다.『성가신사랑』은이탈리아에서영화로제작되어구조적인면에서뛰어나다는평을받고있으며페란테만의정제되지않은감각적인언어가돋보이는작품으로인정받는다.
주인공델리아는어머니를너무나사랑한나머지자신과어머니를동일시여기고완벽하게어머니와닮고자한다.그러나그녀의욕구는충족되지못하고결국비극적인결말로이어진다.페란테가그린이독특한사랑이야기는사랑을받는대상에게는매우위험하고치명적이어서오히려성가신사랑취급을받는다.
로마에서활동하는40대초반의만화작가델리아는어느날어머니아말리아가죽었다는연락을받고시신을확인한다.델리아는어머니가죽었다는사실보다어머니몸곳곳에난멍자국과짙은화장,평소어머니가입고다니던누더기같은속옷과는다른세련된디자인의브래지어에더강한인상을받는다.델리아는어머니의죽음뒤에가려진진실을파헤치기위해어머니와의마지막통화를떠올리며어머니의행적을찾아나폴리로떠난다.
델리아의아버지는그녀의어머니가주변사내들과웃고떠드는것을받아들이지못했다.그는늘아내가한눈팔까봐불안해했는데그의불안감은아내에게버림받을지도모른다는두려움때문이었다.아버지와함께사업하던동업자카세르타는지속적으로어머니에게호감을표한다.어머니앞으로배달되던카세르타의선물을발견한아버지는피투성이가될때까지어머니에게주먹질을하고머리채를잡으며어머니를철저히통제하기에이른다.
살인도불사할것같은기세로아내에게집착하던아버지이지만역설적이게도아내의누드를화폭에담아사내들에게판매한다.그는아내가자신의말에복종하지않을때마다폭력을휘두르고그녀를더욱더옭아맸다.그러던중어린델리아는어머니가카세르타와만나서로의몸을만지는것을보았다고아버지에게일러바친다.결국아버지는칼을들고삼촌과함께카세르타를찾아가죽여버리겠다며협박하고그는겁에질려가족과함께동네를떠난다.
델리아는카세르타가이일을보복하기위해어머니를죽음에이르게했다고생각하지만소설의결말부에서충격적인진실을마주한다.델리아는매력적인어머니에게버림받을지도모른다는두려움과결코자신은어머니처럼될수없다는열등감에사로잡혀혼란스러워한다.
진실을파헤치는과정은그녀의가족과델리아자신그리고그들을한데묶어온거짓말의매듭을푸는과정이기도하다.델리아는현재와과거를되짚어보고어머니의마지막날들을재구성하면서자신이잊으려애썼던과거의기억을마주하게된다.어머니에게생일선물로받은붉은원피스와어머니의푸른색낡은정장이기폭제가되어델리아의삶을뒤흔들때그녀의무의식속에가라앉은기억의조각들은불온전하고흐릿한영상으로남아그녀를괴롭힌다.우리는불완전한과거의기억과현재의불안감이중첩되어나타날때찢어진조각들을하나하나맞춰보며무엇이진실인지생각하게된다.
페란테가바라보는여성의현실은쓸쓸하고냉혹하다.그녀가그리는여성들은하나같이불안하고어딘가에단단히얽매어있는모습으로나타난다.『성가신사랑』의주인공델리아는이성과깊은관계를맺지못하는미혼녀다.또한가족누구와도유대감이나친밀감을느끼지못한다.그녀의이런모습은어린시절겪은끔찍한경험과맞닿아있다.

카세르타는작은문너머세계단아래에서허리를굽힌채나를흘낏바라보더니말했다.
“이리와.”
이리오라는말을내뱉는카세르타의목소리를상상하는동안나를‘아말리아’라고부르는소리가들렸다.그는크림이묻어서끈적거리는울퉁불퉁한손가락으로내다리를부드럽게쓰다듬으면서어머니가만들어준원피스아래로손가락을집어넣었다.
…나는숨을쉴수없었다.나는쾌락과공포를동시에느꼈다.상반된두감정을모두감내해보려했지만안타깝게도그럴수없었다.쾌락은오롯이아말리아의몫이었다.내몫으로남은것은공포뿐이었다.행위가계속될수록짜증이났다.아말리아의쾌락속에서완전한내가되고싶은데그럴수없기때문이었다.그저두려움에몸이떨릴뿐이었다.-『성가신사랑』,269~271쪽

델리아는어린시절아버지가어머니에게폭력을가하거나카세르타의아버지에게성폭행당한기억때문에성인이되어서도이성과깊은관계를맺지못한다.페란테는우리사회에만연하게녹아있는남성들의폭력과그런폭력적인환경에노출되어트라우마를앓는여성의모습을적나라하게드러낸다.
엘레나페란테가자신의어머니에게바친『성가신사랑』은과거와현재,상상과현실,거짓과진실,의도된망각과기억이뒤섞여여성과어머니에대해집요하게사색한다.뒤틀린오이디푸스콤플렉스를연상시키는이작품은심리학적분석의대상으로삼을수있을만큼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