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의 여정

현대미술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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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현대미술은 언제, 어떻게, 왜 생성되었을까?
리얼리티의 문제를 제기한 쿠르베의 사실주의부터 포스트모더니즘 미술까지 이르는 현대미술을 광범위하게 다룬 『현대미술의 여정』. 현대미술의 역사를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미술을 위한 미술을 존중하면서 미술이 인간과 사회를 어떻게 만나는지 분석한다. 미술 자체의 형식적 발전과 시대적 변화가 미술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사실주의부터 회화의 평면성과 물감의 물질성을 강조한 추상형식, 그동안 소외되었던 인종, 여성, 그리고 제3세계 주제를 적극적으로 다룬 포스트모더니즘까지 다루고 있다. 한 미술가마다 논문 수십 편을 검토하며 미술운동의 변화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고, 현대미술 작품 213점을 수록해 마치 미술관에서 작품을 관람하듯 책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미술 전공자들은 물론이고 현대미술의 흐름을 알고자 하는 비전공자들에게도 도움을 준다.
저자

김현화

김현화
프랑스파리제1대학에서미술사학박사학위를취득했다.2019년현재숙명여자대학교대학원미술사학과,미술대학회화과교수로미술대학학장,숙명박물관관장을역임했다.서양미술사학회회장,한국연구재단문화융복합단책임전문위원,국립현대미술관미술은행운영위원등으로활동했으며현재정부서울청사미술품전시,운영자문위원을맡고있다.주요저서로는『20세기미술사:추상미술의창조와발전』(한길아트)『성서미술을만나다』(한길사)등이있고,주요논문으로는『하이퍼리얼리즘,20세기의눈속임(Trompe-l’oeil):“나는너의거울이될거야”」「민중미술:「원시(原始)를꿈꾸다」,바타이유(G.Bataille)와루카치(G.Lukas)사상으로접목고찰」등이있다.

목차

현대미술의여정

제1부리얼리즘의태동과자포니즘

1.사실주의,‘전통에서의이탈’
1.쿠르베와사실주의
2.사실주의와시대적배경
3.사생교육과바르비종화파

2.인상주의와모더니티
1.마네와모더니티
2.인상주의화가들,모네와드가
3.인상주의와정치,경제,미술의만남

3.신인상주의와후기인상주의,‘본질을향하여’
1.제3공화국의출범과인상주의의극복
2.신인상주의,‘색채의광학적효과’
3.후기인상주의,세잔,반고흐,고갱

4.파리근대사회,근대미술,자포니즘
1.19세기파리화단과자포니즘
2.인상주의미학과우키요에

제2부표현주의에서초현실주의

1.20세기최초의미술운동,야수주의와다리파
1.야수주의와마티스
2.독일표현주의와다리파

2.큐비즘,‘공간과시간의동시성’
1.피카소,‘큐비즘의화신(化身)’
2.큐비즘의시작과전개
3.들로네와레제,‘큐비즘과현대성’
4.미래주의,‘큐비즘의확산’

3.추상미술의탄생과전개
1.청기사파(DerBlaueReiter)와칸딘스키
2.몬드리안과드스틸그룹
3.러시아아방가르드미술,절대주의와구축주의

4.다다이즘과초현실주의,‘반反미술과환상’
1.다다이즘의출현과전개
2.뒤샹의다다이즘
3.초현실주의,‘초현실의세계를향하여’

제3부추상표현주의에서포스트모더니즘

1.제2차세계대전이후,1950년대미국미술
1.추상표현주의와액션페인팅
2.색면주의,‘색채의숭고를향하여’

2.미술,산업사회,대중문화의결합
1.팝아트,‘순수미술과대중문화의결합’
2.미니멀리즘과포스트미니멀리즘
3.하이퍼리얼리즘,‘카메라의눈과구상회화’

3.포스트모더니즘미술의특징과전개
1.창조에서차용으로
2.신표현주의,‘구상과서술성의재등장’
3.낙서화,페미니즘,네오지오
‘중심에서주변부를향하여’

옮긴이주
참고문헌
도판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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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사실주의와모더니즘]

쿠르베와마네의모더니즘

서양미술사에서순수미술은상류층의전유물이었다.민중을위한회화전시는금지되었고,미술의주제도지배층이선호하는위대한장군의전투,종교,신화등이었다.하지만쿠르베는상류층의취향이아니라민중의일상에초점을맞췄다.쿠르베는“평범한민중의일상이회화의진실이되어야한다”라고주장했다.그의자유로운붓질과순수한색채는프랑스혁명의자유사상을반영했다.
쿠르베가주제의변화를주도했다면에두아르마네(EdouardManet,1832-83)는미술양식과회화에대한인식의변화를주도했다.마네는「올랭피아」를발표하면서젊은모더니즘미술가들의리더로떠올랐다.
비슷한시기‘살롱’에출품되었던「비너스의탄생」은‘요정같은누드’‘우윳빛피부가반짝이는누드’등서양미술사의오랜전통을충실히따랐다.하지만「올랭피아」에서마네는디테일을생략하고음영을흐리게처리하면서캔버스표면의평면성을강조했다.꽃다발도정교하게그리지않고가벼운붓질로노랑,파랑,빨강등여러색의물감을써물질성을강조했다.이로써마네는누드의신화성을제거하고옷을벗고침대에누워관람객을빤히쳐다보는현실의여인을보여주었다.또한마네는아프리카식민지에서건너온흑인하녀를등장시켜근대사회의단면을드러낸다.침대위의검은고양이는성적문란함의상징으로근대사회들어문란해진성적가치관을표현한것이다.

다리파의등장
20세기들어유럽사회는급변했다.자본가와노동자의대립이심해지고,사회구조의불합리성에폭발한청년들의저항으로사회는들끓고있었다.미술에서도이러한저항을표출하는운동이전개되었고,1905년독일드레스덴(Dresden)에서청년들의이런욕구가반영된다리파(DieBrucke)가조직되었다.
제1차세계대전이발발하자다리파의대표주자에른스트키르히너(ErnstKirchner,1880-1938)는주저없이참전했다.그는제1차세계대전이부르주아의부도덕과부패로가득찬세상을무너뜨리고새로운세계를건설하는계기가될것이라고생각했다.하지만그가목격한것은전쟁의참혹함이었다.
키르히너는1913년신경쇠약으로조기제대했다.스위스에서지내면서점차건강을회복했으나1933년아돌프히틀러(AdolfHitler,1889-1945)가개최한‘퇴폐미술전’에서퇴폐미술가로낙인찍혔다.절망한키르히너는결국자살함으로써현실의고통에서벗어났다.

[추상표현주의와포스트모더니즘]

드리핑기법의탄생

미국의젊은미술가들은유럽에서건너온초현실주의와그리스·로마신화그리고정신분석학에관심을보였고,미국미술의고유성과정체성을확립하기위해아메리카원주민의문화예술을탐색했다.
잭슨폴록(JacksonPollock,1912-56)은피카소의후기작업과초현실주의의형식및기법을아메리카원주민의토템양식과연결해본능적이고격렬한고유의양식을완성했다.대표적인작품이「남과여」다.폴록은이런토템적미술이대상의외적형태에구속되지않기때문에주제와관련된이미지를독특한기호로서자유롭게창조할수있다고생각했다.
「암늑대」는로마를건국한로물루스(Romulus)와레무스(Remus)가암늑대의젖을먹고자랐다는건국신화를떠올리게한다.이처럼폴록의초기작품에는문학적스토리와상징적은유가들어있다.
이후작업에서문학적요소를제거하고물질성과평면성을극대화하는데몰두하던폴록은붓에서뚝뚝떨어지는물방울이캔버스에서스스로형태를만들어나간다는것을발견한다.폴록의드리핑(Dripping)회화가탄생하는순간이었다.
폴록은붓,이젤,팔레트같은전통적인화구를버리고삽,막대기등여러도구를활용해드리핑을시도했다.그는이젤위에캔버스를올린채붓으로그림을그리는관습을거부하고못,집게등으로화폭을바닥에고정한후그주변을뛰거나천천히걸으면서물감을뿌렸다.이렇게우연히발생한형상자체가작품이되었다.폴록은제스처의즉흥성을예술의정체성으로삼은것이다.그는우연성,객관성,중립성을강조하기위해작품제목「No.1」(1948),「No.5」(1948)처럼번호로지었다.

포스트모더니즘의등장
포스트모더니즘은모더니즘을계승한다는의미보다는‘탈’(脫),‘극복’이라는대립의의미가더강하다.포스트모더니즘은해체(Deconstruction)이론을바탕으로한후기구조주의에서촉발되었으며,주류에서소외되었던학생,여성,흑인그리고제3세계가주체적인목소리를내는계기가되었다.포스트모더니즘시대에미술가들은대중매체를적극적으로활용해미술의장르를해체하고융합하려했다.그들에게회화의제1원칙은‘복제와차용’이었다.모더니스트들이하나의양식을창조하기위해규범,질서,법칙등을만들고자했다면포스트모더니스트들은전통과과거의역사속에서인류의위대함을찾았으며차용과개작을당연한것으로받아들였다.

팝아트와페미니즘미술
미술사에서페미니즘논의의시발점은미술사학자린다노클린(LindaNochlin,1913-2017)이1971년에발표한「왜위대한여성예술가는없었는가」라는글이다.페미니즘미술가들은미술이여성을남성보다사악하게묘사하거나성적대상으로만묘사하면서여성을열등한존재로표현했다는사실에주목했다.「올랭피아」도여성을성적대상으로바라보는남성의시각이개입되어있고풍속화도여성은순종적이고현명한아내이거나남성을치명적인파탄으로몰고가는팜므파탈로표현하고있다.
주디시카고(JudyChicago,1939-)가「디너파티」에초대한여성들이활동한시기는고대부터현대까지다양하다.각자리에는여성의얼굴대신음부모양의도자기가놓여있다.이는여성의몸에관한편견에정면으로대항하는것이었다.삼각형식탁은여성의음부를떠올리게하는동시에삼위일체를상기시키는데이는자연스럽게「최후의만찬」과연결된다.전통적으로여성은식탁에앉아중요한얘기를나누기보다는음식을준비하는역할을맡아왔고,만찬의주빈은남성이었다.시카고는이런여성의역할에대한관습을전복하고자했다.
주디시카고(JudyChicago,1939-)가「디너파티」에초대한여성들이활동한시기는고대부터현대까지다양하다.각자리에는여성의얼굴대신음부모양의도자기가놓여있다.이는여성의몸에관한편견에정면으로대항하는것이었다.삼각형식탁은여성의음부를떠올리게하는동시에삼위일체를상기시키는데이는자연스럽게「최후의만찬」과연결된다.전통적으로여성은식탁에앉아중요한얘기를나누기보다는음식을준비하는역할을맡아왔고,만찬의주빈은남성이었다.시카고는이런여성의역할에대한관습을전복하고자했다.
지금까지살펴본것처럼저자가『현대미술의여정』에서강조하는것은‘상호작용’이다.현대미술은세상과동떨어진채독자적으로발전하지않았고,시대를표현하는것에매몰되지도않았다.마네는자유로운붓질로캔버스표면의평면성을강조하면서도부르주아의부도덕한성생활을꼬집었으며,폴록은아메리카원주민의토템양식으로‘미국적’정체성을표현하면서도드리핑기법을개발해제스처의즉흥성을예술의경지로끌어올렸다.
현대미술의이런맥락을이해하면소변기에서명한후전시한마르셀뒤샹(MarcelDuchamp,1887-1968)의행위나추상표현주의가더이상기괴하게,또난해하게느껴지지않을것이다.『현대미술의여정』이현대미술을공부하는전공자뿐아니라일반대중에게도도움을주기바라는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