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카잘스, 나의 기쁨과 슬픔 (양장본 Hardcover)

첼리스트 카잘스, 나의 기쁨과 슬픔 (양장본 Hardcover)

$23.48
Description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모욕은 곧 나에 대한 모욕입니다. 예술가라고 해서 인권이라는 것의 의미가 일반 사람들보다 덜 중요할까요?” - 파블로 카잘스

파블로 카잘스(Pablo Casals, 1876-1973)가 구술하고 앨버트 칸(Albert E. Kahn)이 엮은『첼리스트 카잘스, 나의 기쁨과 슬픔』은 제1·2차 세계대전과 에스파냐 내전을 온몸으로 겪어낸 카탈루냐 출신 예술가의 생애를 담은 책이다. 약 한 세기라는 긴 시간을 살다간 카잘스는 근현대사에 충격을 안겨준 세 차례의 전쟁 속에서 인간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예술가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행했다.

“한 예술가의 생애는 자기 이념과 떨어질 수 없는 것”이라던 카잘스는 정치적으로 비춰지는 행보에도 망설임이 없었다. 그가 추구하는 가치는 사사로운 욕심 없는, 인류와 생명에 대한 사랑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사랑을 기반으로 한 카잘스의 치열한 생애는 독자에게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준다.

‘첼로 연주의 구약성서’로 불리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재발견하고 혁신적인 첼로 운지법을 개발한 첼리스트계의 거장. 노동의 가치를 바로 보고 개개인의 인격을 존중할 줄 알았던 공화주의자.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담긴 수많은 맥락과 깊이는 몇 페이지, 몇 글자의 내용 그 이상의 무게와 울림으로 다가온다.
저자

파블로카잘스

PabloCasals,1876-1973
바흐무반주첼로모음곡의아름다움을새롭게발견해낸것으로유명한첼리스트다.에스파냐카탈루냐마을의가난한오르간연주자의장남으로태어나20세기최고의첼리스트가되기까지그의삶을관통하는하나의주제는음악을통한봉사였다.약소민족인카탈루냐인으로에스파냐내전과제1·2차세계대전,그리고종전후의혼란기를겪어야했던그에게첼로는악기이기보다는무기였으며,그가감내해야했던고통의시간은그의사랑을인류애로확대시켰다.바르셀로나에서파우카잘스오케스트라를창단해지휘자로도활발히활동했으며,평화를위한오라토리오「엘페세브레」를비롯,70여편의창작곡을남겼다.

목차

내가그의음악에감동하는이유│첼리스트양성원
카잘스의초상앞에서│엮은이앨버트칸

은퇴없는삶
음악의세상이열리고
바흐,내영혼의샘이여
젊음과가난의순례
땅을딛고일어서라
첼로와함께백악관입성
인간군상
인터뷰당시카잘스의모습들
카잘스가오늘연주를거부합니다
누구를위한음악인가
조국에스파냐에지는태양
파시즘의그림자
나의무기첼로
침묵!나는원칙을말하자는겁니다
말구유에담은평화

카잘스연보1876-1973
카잘스불후의명반들
당신은왜음악을합니까?│옮긴이김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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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파블로카잘스(PabloCasals,1876-1973)가구술하고앨버트칸(AlbertE.Kahn)이엮은『첼리스트카잘스,나의기쁨과슬픔』은제1·2차세계대전과에스파냐내전을온몸으로겪어낸카탈루냐출신예술가의생애를담은책이다.약한세기라는긴시간을살다간카잘스는근현대사에충격을안겨준세차례의전쟁속에서인간의가치를지키기위해예술가로서할수있는모든일을행했다.

〈삶을사랑하던예술가,파블로카잘스〉

“만약여러분이계속일을하면서주변세계의아름다움을지속적으로느낄수있다면나이를먹는다는게반드시늙는다는뜻만은아니라는걸잘알게될겁니다.…나는여러가지일들에대해그어느때보다더강렬하게감동하고,삶은갈수록더근사해지니까요.”_29쪽

책을여는장「은퇴없는삶」은제목에서부터카잘스의인생에대한환희를나타낸다.죽음으로종결되기전까지매순간우리는삶에내던져져있다.잠깐의휴식과숨돌릴틈조차삶의일부를구성하기에삶에‘은퇴’란있을수없다.우리에게주어진궁극적인과제인셈이다.
전세계를뒤흔든격동의시대속에서카잘스가자신과주변을포기하지않을수있었던까닭도삶그자체에대한존중과그것의아름다움을알았기때문일것이다.늙음에부정적인가치를부여하고,생산성이존재의이유가되는이시대에카잘스의목소리는더욱절실하게들린다.

〈첼로연주의새로운패러다임을열다〉

파블로카잘스의이름옆에늘따라붙는수식어가있다.바로‘바흐의무반주첼로모음곡’이다.1890년열세살의카잘스는아버지와함께방문한바르셀로나의고악보서점에서바흐의무반주첼로모음곡악보를운명적으로만난다.총6곡36악장으로이루어진이모음곡은카잘스이전까지각각동떨어진첼로연습곡정도로만취급받아왔다.하지만카잘스는여섯곡을전체로서연주했을때에야느낄수있는모음곡의유기적인아름다움을발견했고,10년이넘는기간을연습한후스물다섯살이되어서야공식적인연주를선보인다.
어떤반주도없이오로지첼로현의선율만으로채워지는이곡은연주자에게마치‘발가벗겨진’듯한부담감까지줄정도로연주자의탄탄한역량을요구한다.카잘스에의해재발견된바흐의무반주첼로모음곡은이후‘첼로연주의구약성서’로불리며첼리스트들에게하나의지침이되었다.
나아가12세라는나이에바르셀로나음악학교에서첼로운지법을혁신적으로바꾸는당돌한시도를하는등,논란의여지없는성장가도를달리며카잘스의예술적인재능은현대첼로연주에결정적인영향을미쳤다.

〈비장하게직시하고,낙관하며행동하던예술가〉

“그들의말에의하면외교의복잡미묘함을내가이해해야한다는것이지요.일이순서대로이루어지도록기다려야한다는겁니다.”_342쪽

거대한사회적흐름앞에한명의개인은무력감을느끼기쉽다.특히그것이정치와직접적으로결부될때는더더욱큰벽에부딪히고만다.양차세계대전과전간기의에스파냐내전한복판에있던카잘스는이한계를정확히인지하면서도자신이해야할일을찾아나선인물이다.
1936년바르셀로나몬주익궁전,스페인제2공화국선포를기념했던그곳에서베토벤교향곡제9번리허설이진행되던중이었다.마지막악장을시작하기직전한남성이무대로뛰어들었다.그는카잘스에게봉투를건넸다.그안에는파시스트군대가바르셀로나로진격해오고있으니당장연주를중단하고대피하라는전보가들어있었다.연주자들은그처참한통보앞에서서로에대한작별의의미로연주를끝까지마치고스산한기운이어린거리로뿔뿔이흩어졌다.

“내가가진유일한무기는언제나그렇듯이첼로와지휘봉뿐입니다.내전기간에나는내가믿는목적,자유와민주주의를지지하기위해그무기를최대한으로사용했습니다.…나는식량과의류와의료지원을위한기금마련자선음악회를여느라여러곳을여행했습니다.”_298-299쪽

참혹한내전속에서카잘스는에스파냐민주주의를돕는음악가위원회명예회장으로활동하며자선연주회를통해기금을모금했으며,어린이구조재단특별음악회에서연주하며내전에대한세계의관심을촉구하는등의행보를보였다.연이어발생한제2차세계대전종전이후,파시스트프랑코정권에온존적인태도를보이는세계각국의태도에깊이실망하고더이상공개적인연주를하지않겠다고선언한후프라드에은둔한다.자신의자리에서가능한실천을찾아나가는그의모습은가장개인적인것이정치적인것임을깨달은지금의우리에게행동할용기를준다.

“이중대한시기에내가해야할일은오직한가지라고판단했어요.…전심전력으로항의하며…전적으로동조한다는것을분명히밝히는행동방식말입니다.”_342쪽

“국가의정책방향에거의아무런영향도미치지못하리라는것도알고있었지요.결국은한개인의행동일뿐이에요.그렇지만달리행동할방법이없었어요.누구나자기식으로살아야하는거지요.”_345쪽

〈노동의가치를알았던예술가〉

1920년카잘스는‘파우카잘스오케스트라’를창립했다.그시작은카탈루냐민족을위한음악을하겠다는민족적소망에서였으나,그는오케스트라의성공을또다른신념의실현으로삼았다.

“내가예술가라는것은사실이지만예술을실현하는과정을보면나도역시하나의육체노동자입니다.나는일생내내그래왔어요.”_98쪽

카잘스의유년기는노동자들의삶과밀접하게맞닿아있었다.그가어릴적첼로연주를통해수입을얻었던카페토스트엔인근의노동자들이자주방문했으며,카잘스는그들이클래식을즐기는모습에서누구나기회만주어진다면문화를향유할안목이있음을자연스럽게체득했을것이다.개인적인교류속에서노동자개개인이지닌인격적존엄을함께느꼈을카잘스가그들을위한음악을생각해낸건우연이아니었다.

“생각해보면우리나라부(富)의대부분을만들어낸사람들이그들아닙니까?그런데도왜그들이우리나라의문화적재산을향유하지못하고지내야합니까?”_253쪽

“무료연주회를연다는생각은별로내키지않았습니다.나는노동자들에게도자존심이있다는것을알고있었고,적선처럼보인다면그들이결코받아들이지않으리라는사실을알고있었기때문이지요.”_253쪽

카잘스는오로지노동자들로만구성된노동자연주회협회를창설하고그들만을위한음악회를개최했다.회비는약1달러에해당하는금액으로,부담스럽지않은비용에노동자들이자신들의권리를정당하게행사한다는느낌을갖게하기에충분했다.카잘스는협회의음악정기간행물『프루시온』(Fru?cions)을발간하도록제안했고이는노동자들이단순히소비자에그치지않고그들만의음악적기반을닦을수있는기회가되었다.이후협회는자체적인음악도서관과음악학교를조직할만큼탄탄하게성장한다.

〈꾸밈없는솔직한목소리에담긴인간카잘스〉

세차례의전쟁과파리유학시절의생활고가있었음에도카잘스의예술가적생애는비교적때를잘만났다고할수있다.예술가였던아버지와아들의가능성을알아보고예술가의길을틔워준어머니,거리연주에서운명처럼만난첼로,훌륭한첫스승이었던호세프가르시아,어린카잘스에게연주프로그램기획권한과함께음악적향유의경험도제공해준카페토스트의사장,정신적·물적으로아낌없이지원해준데모르피백작과의만남등언뜻보면범접할수없는한천재의탄탄대로인생사로보일수도있겠다.그러나카잘스의솔직한목소리는음악적성취와는별개로범인(凡人)도그의삶에공감하게하는매력이있다.특히연주회전의불안을고백하는장면에서는카잘스의‘인간적인’면모와함께한분야의거장이짊어져야할무게감을어렴풋이짐작할수있다.

“그것이벌써80년전의일인데지금도연주회전의불안감은도저히극복할수없는문제예요.그건언제나고문이에요.무대에나가기전에는가슴이뭔가에찔리는것처럼아파옵니다.정말고통스러워요.남들앞에서연주한다는생각은여전히악몽이에요.”_67쪽

“엉망으로피투성이가된손가락을보며이상하게도처음떠오른생각은‘아이고다행이다,이제다시는첼로를켜지않아도되겠구나’하는것이었습니다.…사실예술에인생을바친다는것은일종의노예상태가되어야하는겁니다.그리고,말할필요도없는일이지만,공연전에는항상지독한불안감에사로잡힙니다.”_146-147쪽

〈카잘스의기쁨과슬픔이남기는여운〉

“한예술가의생애는자기이념과떨어질수없는것”이라던카잘스는정치적으로비춰지는행보에도망설임이없었다.그가추구하는가치는사사로운욕심없는인류에대한사랑으로부터비롯된것이었다.
세계공통의경험으로서의‘코로나19’와함께그어느때보다다양하고도국지적인정치담론이곳곳에서쏟아져나오고있다.이사이에서개인은무력감에더해피로감까지느끼고있다.이념과떼려야뗄수없는인간의생애에충실하려는노력은자주좌절되지만,사랑을기반으로한카잘스의치열한생애를읽으며독자는다시용기를낼수있게될것이다.
‘파블로카잘스’의삶을한편의교향곡으로본다면예술가로서의가능성을발견해내는1악장(유년기)과그기반을닦는2악장(유학시절),그리고예술가로서의명성을착실히쌓아나간3악장(연주여행),마지막으로그것을십분활용해더나은세상을만들어내려는한인간의노력이스민4악장(말년)으로구성된다고말할수있겠다.
카잘스의약100년에달하는인생이책한권으로단숨에요약된다면어불성설이다.하지만“음악은수도꼭지처럼켰다가금방잠가버릴수있는어떤것이아니라,온전한자신의전체로다가가야하는어떤것”이라는자신의말처럼,카잘스는이책『첼리스트카잘스,나의기쁨과슬픔』에서조차전체로서의자신을드러내는데훌륭히성공한듯하다.그의말한마디한마디에담긴수많은맥락과깊이는몇페이지,몇글자의내용그이상의무게와울림으로다가온다.

“우리가주장할수있는유일한업적은우리가가지고태어난재능을무엇에다사용하는가하는용도에관한것입니다.”_5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