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인문화의 수수께끼

식인문화의 수수께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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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식인문화의 수수께끼』는 문화생태학자 마빈 해리스가 인류의 가장 비밀스러운 문화, 즉 식인풍습의 비밀을 밝힌다. 해리스는 식인풍습이 만연했던 지역의 지형, 기후, 동식물의 생태계, 농업활동 여부, 경제규모 등을 바탕으로 인간고기를 ‘먹을 수밖에 없었던’ 또는 ‘먹게 된’ 이유를 규명해낸다.

『식인문화의 수수께끼』는 문화생태학자 마빈 해리스가 인류의 가장 비밀스러운 문화, 즉 식인풍습의 비밀을 밝힌다. 해리스는 이 책에서 자신이 고안한 유물론적 접근법을 바탕으로 식인풍습이 생겨난 원인과 결과를 추적한다. 기존 학자들은 식인풍습을 프로이트학파의 정신분석학이나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종교적·영적 충동 등으로 설명하려 했다. 반면 해리스는 식인풍습이 만연했던 지역의 지형, 기후, 동식물의 생태계, 농업활동 여부, 경제규모 등을 바탕으로 인간고기를 ‘먹을 수밖에 없었던’ 또는 ‘먹게 된’ 이유를 규명해낸다. 이처럼 물질적·객관적 조건을 바탕으로 논의를 이끌어가기 때문에, 출간된 지 5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상당히 설득력 있다. 무엇보다 식인풍습의 기원을 쫓으면, 현대 자본주의의 한계를 파악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식인문화의 수수께끼』는 ‘마빈 해리스의 문화인류학 3부작’의 제2권으로 지난 1995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후 꾸준히 사랑받았다. 이 책은 번역을 다듬고 화보를 추가한 개정판이다.
저자

마빈해리스

MarvinHarris,1927-2001
미국의대표적인문화인류학자로문화유물론의발전에큰영향을미쳤다.그는지성사적관점에서마르크스와엥겔스의영향을받았지만문화에대한자신만의독특한유물론적접근법을구축했다.1953년부터1981년까지컬럼비아대학에서교수로지내다가플로리다대학으로옮겼다.미국인류학협회인류학분과회장을맡기도했다.주요저서로는『문화의수수께끼』(Cows,Pigs,WarsandWitches:TheRiddlesofCulture),『식인문화의수수께끼』(CannibalsandKings:TheOriginsofCultures),『음식문화의수수께끼』(TheSacredCowandTheAbominablePig:RiddlesofFoodandCulture)등이있다.

목차

식인문화의수수께끼

물질적과정과도덕적선택사이에서옮긴이의말
프롤로그

1문화와자연
생활양식의유형|생산강화의경향

2에덴동산에도살인은있었다
농경촌락생활의등장에관한오해|수렵·채집민의생활
인구억제|죽음의비자연적원인

3농업의기원
지구온난화와생활양식의변화|생산강화의영향
서로다른생산양식의발전

4전쟁의기원
전쟁의출현|전쟁의이점|전쟁과인구증가율

5동물단백질과사나운부족
야노마모족의높은살인율|급증하는야노마모족
단백질부족의영향

6남성우월주의와오이디푸스콤플렉스의기원
전쟁과남성우월주의|대내전쟁과대외전쟁
대외전쟁과모계제의상관관계|성역할에대한프로이트학파의오해

7원시국가의기원
국가의형성과자유의박탈|위대한시혜자무미
트로브리안드족의대인|체로키족의재분배시스템
위대한재분배자무카마|인구증가와국가의형성

8콜럼버스이전메소아메리카의시원적국가들
시원적국가의흔적,올메크족|마야족의사례
테오티우아칸의역사

9식인왕국
코르테스가목격한아스테카왕국의식인풍습|오래전부터존재한식인풍습
군사적계산에따르는식인풍습|식인풍습의다양한측면
인간을제물로바치는희생의식|인간고기를먹는이유

10고마운어린양
여러지역의희생의식|순장문화의등장|동물을희생제물로바치는풍습
상징화된희생제물|식인풍습의비용편익분석
11육식금기
살아있을때더가치있는가축|고기가금지되는원리
식용이금기시된동물들

12거룩한암소의기원
소고기금기|인도의인구증가율과소고기금기의관계
암소가존경받는이유

13물의올가미
인구밀도와생활수준의정체|고대제국의전제군주제
고대제국의수력사회

14자본주의는어떻게발생했는가
새로운봉건제의탄생|봉건제가붕괴한이유
새로운제도로대체된봉건제|자본주의가등장한이유

15산업의거품
기술혁신|가난과고통의발생|인구통계학상과도기진입
연료혁명|피임혁명과직업혁명|새로운생산양식의필요성

에필로그
문화결정론과자유의지개정판을내면서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영미인류학의거장
마빈해리스

마빈해리스.영미인류학의거장인그는유물론에바탕을둔문화인류학으로주목받았다.그의‘문화인류학3부작’은해리스식문화인류학의정수다.
해리스는미국의대표적인문화인류학자다.그는문화의발전과정을이해하는열쇠로‘생식압력→생산증강과정→생태환경의파괴·고갈→새로운생산양식의출현’이라는도식을제시한다.이러한생태학적적응양식을통해가족제도와재산관계,정치적·경제적제도,종교,음식문화등의진화와발전원리를이해할수있다고주장한다.
해리스는브라질,에콰도르등지에서현지조사를했고문화생태학적측면에서식민지주의의영향,저개발국가의문제,인종과민족적상호관계에대한비교문화를연구했다.1953년부터1981년까지컬럼비아대학에서교수로지내다가이후플로리다대학으로?겼다.미국인류학협회인류학분과회장도맡았다.그는2001년사망하기전까지문화인류학이라는넓은지평을문화유물론의관점으로횡단했다.해리스의문화유물론적관점은『식인문화의수수께끼』외에도그의저서『떠오르는인류학이론』(TheRiseofAnthropologicalTheory),『문화유물론:문화과학을위한투쟁』(CulturalMaterialism:TheStruggleforaScienceofCulture),『문화의수수께끼』(Cows,Pigs,WarsandWitches:TheRiddlesofCulture),『음식문화의수수께끼』(TheSacredCowandtheAbominablePig:RiddlesofFoodandCulture)등에서잘드러난다.
그중에서도『식인문화의수수께끼』는인류학전공자를위한전문서라기보다는일반대중을위한에세이형식의교양서로초심자들도부담없이읽을수있다.해리스의문화이론의정수이자핵심도잘담겨있다.

빙하시대의비극에서비롯된잔혹한식인풍습

식인풍습이라할때가장먼저떠오르는게바로‘아스테카왕국’이다.13세기경아즈텍족이멕시코고원에세운이왕국은16세기초에스파냐군에멸망하기전까지살아있는인간을신에게바치고,인간고기를먹어대는식인풍습을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등모든분야에서고도로발전시켰다.비슷한시기온갖끔찍한방법으로사람을고문하고,누군가를마녀로몰아산채로태워죽이며,끊임없이벌어지는전쟁에서무참하게적군을살육하던유럽인코르테스와그의부하들이1519년아스테카왕국에처음발을들였을때놀란것은,식인풍습의잔혹함자체라기보다는그처럼철두철미한‘국가종교’적성격때문이었다.

그렇게도철두철미하게폭력과타락,죽음과질병이예술과건축,종교의식을지배하는나라는세계어느곳에도없었다.또사람의턱뼈,이,손톱,발톱,두눈과입부분이비어있는해골등을그토록집중적으로전시하기위해큰신전과궁궐의벽과광장을사용한곳도없었다._199쪽

아스테카왕국의수도테오티우아칸.아스테카왕국의피라미드는꼭대기가모두평평한데그이유는이곳에서인신을공양했기때문이다.
그렇다면아스테카왕국은어째서이토록집요하게식인풍습을발전시켰을까?프로이트학파의정신분석학자들은아스테카왕국의식인풍습을인간무의식의극적발현으로보았다.그들은오이디푸스콤플렉스를근거로아버지를향했던공격성이사회화를거쳐다른곳을향하게된다면서그좋은예가바로아즈텍족이라고설명했다.해리스의설명에따르면유물론적접근에거부감을느끼는많은인류학자도이주장에동조했다.
하지만해리스는철저하게고고학이밝혀낸물질적조건으로식인풍습의기원을추적한다.이는놀랍게도1만3,000년전까지거슬러올라가는데,당시는마지막빙하시대의말기로지구온난화가막시작되고있었다.이때기후가좋아지며인간이사냥하는동물의양도급증한다.이두가지이유로지구의생태환경은급격히변하는데,우선구대륙은말과소를제외한대형동물이대부분멸종했다.이후발전한중석기시대에북유럽인들은말과소,사슴과양(염소)을수렵하거나키우며살아남았다.신대륙역시비슷한상황에놓인다.
문제는메소아메리카(중남미)였다.아스테카왕국이자리잡은멕시코고원에서는말과양이멸종했다.토끼도멸종했다.심지어거북이까지멸종했다.라마와알파카정도가남았으나이짐승들은훨씬남쪽에살았기때문에메소아메리카에서는찾아볼수없었다.그러다보니메소아메리카의인디언들에게고기는굉장한사치품이되어그들은식물을기르는일에더욱집중할수밖에없었다.그렇다고식용작물이풍부하지도않았다.밀,보리,호밀등은아예없었고옥수수정도를기를수있었다.그나마작은동물이라도잡아먹으려면끊임없이돌아다녀야했기때문에,어딘가에정착할생각은하지도못했다.메소아메리카에서촌락생활이늦게시작된이유다.한마디로메소아메리카의인디언들은먹을게부족했던것이다.

아즈텍족은왜적군을죽이지않았을까

이처럼열악한환경에서도인구는천천히,하지만꾸준하게증가했다.수렵,채집만으로는늘어난인구를부양하기어렵게되자드디어아즈텍족도정착하기시작한다.처음에는화전농법으로먹을것을얻었으나,휴경기간이길고삼림이급격히황폐해진다는단점때문에곧한계에부딪혔다.이를극복하고자관개시설을건설하기시작했다.다행히멕시코계곡은물이풍부했기때문에생산성이좋은이모작에성공했고더많은인구를부양할수있었다.

테오티우아칸의도시는기원후100년이후급속히성장해8세기에는한때인구가12만5,000명으로절정에달했다.로체스터대학의밀런이상세하게그린지도에따르면시가지는도시계획에따라구획되어특화된공장지구,특정인종집중거주구역,신전,시장그리고부자나권세가들이사는궁궐같은석조주택,일반주민이사는시커먼다가구아파트?아파트는통틀어2,200채나되었다?를갖추었다.……도시의중앙부에우뚝선건조물,이른바‘태양피라미드’?잡석을쌓아올리고그표면에돌을붙였다?는측면이213미터,높이는61미터로치솟아있었다._193~194쪽

하지만이마저도한계에다다랐다.계속해서인구는늘고도시는커졌다.지하수가마르고집을지을나무를베느라숲이사라졌다.농사지으려면어쩔수없이염분이많은호수의물까지길어와야했다.관개시설은점점커졌고촌락은곧왕국이되었다.아스테카왕국이탄생한것이다.13세기가되면아스테카왕국의인구는200만명까지치솟는다.
급격히발전하는가운데아주상식적인문제가아즈텍족을괴롭혔다.‘사람은옥수수만으로살수없다’는것이었다.동물단백질을섭취해야했다.하지만메소아메리카에는동물이,특히나이토록많은사람을먹일충분한동물이없었다.굳이찾자면‘인간고기’가있었다.

말에올라창을휘두르며아즈텍족을죽이는코르테스.적군을죽이지않으려는아즈텍족을상대로코르테스의군대는쉽게승리를거두었다.
거대한관개시설을건설,관리하느라매우중앙집권적인체계를갖추게된아스테카왕국이인간고기를얻기위해거대한규모의군대를동원하는건큰일이아니었다.그들은마치전쟁광처럼주변부족에싸움을걸고포로를잡아오기시작했다.적수가없을만큼막강한군대를보유했는데도,적군이너무많이죽을까봐먼저휴전을제안하기도할만큼살아있는인간,즉신선한인간을확보하는일은아즈텍족에게너무나도중요했다.
코르테스의군대는아즈텍족과전투를벌일때,그들이적군을죽이지않고계속산채로잡아묶으려고하는모습에의아해했다.이는상대를아무망설임없이죽여버리는코르테스의군대가아스테카왕국의대군을꺾을수있었던이유이기도하다.

식인왕국과현대자본주의의
평행우주

해리스가아스테카왕국의예에서말하고자한것은명백하다.인구가늘수록소비하는자원도많아진다.당연히자원은고갈되는데,지금까지인류는기술의힘으로이를극복하거나고도의문화적장치(가령식인풍습)를개발해대체재를마련해왔다.아즈텍족이산사람의가슴을갈라펄떡이는심장을쥐어뜯을때,처음부터그들의신이이처럼잔인하고섬세한의식을원했다고생각하지는않았을것이다.단지늘어난인구를먹일동물단백질을얻기위해다른부족의사람을죽여야했으며,이를유지·강화하기위해그에걸맞은종교와문화가생긴것이다.
아즈텍족이특별히야만적이어서가아니다.서구는식인대신유아살해(특히여아)를자행함으로써인구증가의부작용을억제했다.그들은교회에앉아포도주와떡을나눠먹으며한껏위엄을세웠지만,물질적조건앞에서는‘어린양’을거리낌없이희생시켰다.

1756년과1760년사이에어린아이1만5,000명이런던최고의고아원에들어갔다.이가운데4,400명만이청년기까지살아남았다.……유럽에서는19세기초까지고아원으로들어가는아이들이꾸준히증가했다.……고아원에있는아이의80퍼센트에서90퍼센트가출생한해를넘기지못하고죽었다._348쪽

아마아스테카왕국이일찍멸망하지않았더라면,언젠가그들도신전에둘러앉아과거의희생제를기리는의식을치른후집으로돌아와여아를죽였을것이다.

바다를가득메운플라스틱.북태평양에만한반도7배크기의플라스틱섬이떠있다.
이처럼현대자본주의는아스테카왕국과대동소이하다는게해리스의진단이다.석유가고갈되고,빙하가녹고,오존층에구멍이나고,원자력발전소가터지고,미세먼지가사람을죽여도우리는소비를줄이지못한다.얼마전세계자연기금(WWF)은현대인은일주일에신용카드한장만큼의미세플라스틱을삼키고있다고발표했다.그래도우리는소비를줄이지못한다.19세기와20세기의놀라운산업혁명과과학혁명을추억하며우리의물질적조건이부딪힌한계를이번에도다시한번기술의발전이극복할것이라고낙관하기때문이다.

얼마나빨리그리고어느정도의규모로산업국가들의생활수준이떨어질것인지는얼마나늦게화석연료에서대체연료로전환하느냐에달려있다.심각한가난에빠질가능성을무시해서는안된다.화석연료가고갈된다는피할수없고절박한상황을마주하면서도우리는자원을낭비하는속도를아직도줄이지못하고있다._357쪽

1977년에처음출간된『식인문화의수수께끼』가2019년에도읽을만한가치가있다면,바로이점,즉“피할수없고절박한상황을마주하면서도우리는자원을낭비하는속도를아직도줄이지못하고있”기때문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