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호 중국인 이야기 9

김명호 중국인 이야기 9

$19.49
Description
중국의 역사와 문화와 인물을 50년 넘게 놀이터 삼아온 김명호 교수의 『중국인 이야기』 제9권. 제9권은 이 한 권만으로도 20세기 중국을 큰 시각에서 이해하는 데 안성맞춤인 구성이다. 청나라 멸망 이후 위안스카이의 북양정부 출범부터 군벌전쟁, 국공합작, 항일전쟁, 국공내전에 이르는 20세기 중국의 복잡하고 굵직한 사건들의 맥을 짚어준다. 책의 전반부를 장식하는 실제 역사 인물들은 누가 주인공이어도 문제가 없을 만큼 개성이 강한 지도자의 면면을 드러낸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중·미 관계의 약 200년의 역사를 대하처럼 스케치한다. 탁월한 능력과 수완으로 역사를 만들어갔던 외교의 주역들, 그들의 선택과 행보를 숨 가쁘게 따라가다 보면 중국과 미국의 오랜 관계의 연원을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 근현대사의 복잡한 흐름도 손에 조금씩 잡힌다. 오늘날 무역전쟁과 패권 경쟁으로 대립하고 있는 중·미 관계의 겉과 속, 현상과 본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파노라마 같은 책이다.

저자

김명호

저자:김명호
경상대·건국대교수를거쳐현재성공회대교수로있다.10년동안중국의대표적언론출판기구인‘생활(生活)?독서(讀書)?신지(新知)싼롄(三聯)’의서울측대표를지냈다.20여년간중국을오가며‘문화노인’이라불리는사람들에게직접들은이야기와본인이수집한사진들을바탕으로『중국인이야기』를써내고있다.

목차

1동북의건설자들
만주의조용한개혁자
북양정부의마지막집권자

2연합과분열의시대
북양정부몰락가져온군벌전쟁
진보의상징펑위샹
한간이된청제국의왕녀

3룽윈의천하
윈난의패자
룽윈의권력빼앗은장제스
룽윈비난은금물

4중·미외교의첫장
무력대신외교
의화단사건의배상금처리
중국에자선을펼친록펠러재단
중국이열광한철학자존듀이

5국·공분쟁사이의미국
국민당정부에등돌린미국
중·미관계의산증인스튜어트
신중국과새로운관계맺기

6냉전시대의외교삼국지
중국외교의주역들
닉슨의의중

출판사 서평

18세기말광저우에성조기가나부끼고
제9권은이한권만으로도20세기중국을큰시각에서이해하는데안성맞춤인구성이다.전체6부로구성된글은,전반부(1~3부)에서는청나라멸망과위안스카이(袁世凱)의북양정부출범,군벌전쟁과북벌,국공합작,항일전쟁,국공내전에이르는20세기중국의복잡하고굵직한사건들의맥을짚어준다.후반부(4~6부)에서는이책만의장점으로가장부각되는중?미관계약200년의역사를대하(大河)처럼스케치해준다.즉,1784년2월뉴욕항을떠나광저우항에도착한‘중국황후호’(中國皇后號)의첫출항에서부터1970년대냉전시기에이르기까지중국과미국의오랜관계의연원을살펴볼수있는흥미로운이야기들로가득하다.책표지그림은한때광저우항의번영을말해주는듯하다.즉18세기말중국개항장광저우스싼항(十三行)의미국인상단이들어서있고,한가운데‘화치’(花旗,성조기)가드높이나부낀다.중?미관계는그만큼깊었다.

오직국익만이있을뿐…“미국과의협상도마다하지않겠다”
오늘날무역전쟁과패권경쟁으로대립하고있는미국과중국을볼때,후반부는중?미관계의겉과속,현상과본질을제대로이해할수있게한다.결론적으로말하면,“미?중관계는나빴던기간보다좋았던시절이더많았다”(287쪽)고저자는역설한다.표면적으로는서로적대국처럼보였지만언제든손을내밀고있었다는뜻이다.이는영원한적도우방도없으며오직국익만있을뿐이라는외교의흔한금언을확인하는것이지만,국제관계에서여전히작동하는냉혹한현실원리라는점을각인시킨다.그래서중국외교의주역저우언라이는,냉전초기미국간첩사건으로관계가경색되었을때도기꺼이이렇게말했다.“구동존이(求同存異),다른점은인정하고,같은것을찾기위해노력하자.미국과의협상도마다하지않겠다”(366쪽).최근으로눈을돌려보자.바이든정부는전세계공급망차질과인플레이션을우려하며2018년트럼프정부때촉발한대중국무역전쟁을완화하려는움직임을보인다.여기에는우크라이나전쟁을일으킨러시아를제재하기위해중국의공조를이끌어내려는의도도깔려있을것이다.이는냉전시대서로의모순을이용하려했던‘미?중?소외교삼국지’를떠올리게도한다.

만주의조용한개혁자자오얼쉰
‘중국인이야기’의장점은개성강한실제역사인물들의이야기가소설처럼재미있게읽힌다는것이다.역사와시대와인물을꿰뚫는저자의탁월한시각과촌평은역사읽기의격을높인다.제9권을장식하는인물들역시누가주인공이어도문제가없을만큼지도자의면면을드러낸다.
먼저,청말정치인으로마지막만주(당시는동3성)총독을지낸자오얼쉰(趙爾巽)이다.마적장쭤린(張作霖)의귀순을이끌어내‘이마제마’(以馬制馬,마적을이용해마적을제압하다)통치로동북을안정화시켰다.중화민국이수립되어위안스카이가총통으로취임해요직을제안했을때사양하며남긴말에서그의됨됨을알수있다.“나는청조의관리였다.청나라를위해일하고,밥을먹었다.청조의역사를내손으로편찬하게해주기바란다.”물러날때와할일을아는지도자는결코누추하지않다.

북양정부의마지막집권자장쭤린
장쭤린은또어떤가.배운것도없는마적(馬賊)출신이지만북양정부의마지막을집권한군벌은다름아닌그였다.그는동북의군비를확장하고교육과경제를성장시키기위해물불가리지않았다.무엇보다돋보이는지도자로서의자질은사람보는눈이었다.그는원수진일이있어도인재라면과감히기용했다.경찰청장과재정청장직을맡긴왕융장(王永江)을천거할때다.“내가작은관직에만족해우쭐댈때시한편으로나를질책한사람이다.”도박꾼이지만빼어난무기전문가인한린춘(韓麟春)을동북병공창장에임명할때다.“도박은흠이아니다.인생은어차피도박이다.전쟁은특히그렇다.”그의유연하고실리주의적인태도가돋보인다.“사생결단은미련한것들이하는짓이다.정전을논의할때가되었다”(50쪽).“일본을적당히이용하고,이용당할생각이다”(41쪽).

역사공부를좋아했던대군벌펑위샹
독실한기독교신자였던대군벌펑위샹(馮玉祥).1924년베이징정변을계기로몸담았던즈파(直派)군벌과결별,국민당에들어가장제스(蔣介石)의북벌에참여했다.국공합작과항일과정에서장제스와연합과갈등을반복했다.일기쓰기를거르는법이없었고독서를좋아했으며가정교사를두어따로역사공부를할정도로역사의식이강했다.그의아내리더촨(李德全)은“펑위샹은반대만하다세상을떠났다”고기억했는데,대역사가젠보짠(?伯贊)의평가와통했다.“장군은한마디로진보의상징이었다.반청,반군벌에서시작해반장제스,반미를거쳐중국의해방전쟁을옹호하기까지진보를거듭한,역사인격의완성체였다.”

복잡한시대복잡한삶을살았던‘윈난왕’룽윈
무엇보다장제스국민정부에편입된여타의군벌과달랐던것은윈난성주석룽윈(龍雲)이다.그는자체의재정과군사력을완비한‘윈난의왕’이었다.윈난의군정대권을18년간장악한그를장제스는견제하고급기야권력을빼앗은후3년2개월동안연금시켰다.항일전쟁이승리로끝났을때,장제스는국공내전의출발을룽윈제거로삼았을정도다.하지만장제스의이런패착과룽윈의위상을저자는한마디로평한다.“한성(省)을얻고전중국을공산당에게내주는결과를초래했다.”훗날신중국에서도룽윈은실권이없었고,우파로몰려모든직책을박탈당하기까지했다.그야말로룽윈은복잡한시대가장복잡한삶을살았던인물이다.

200년중?미관계의풍경,그역사를만든외교의주역들
책후반부는중국과미국의200년교류및외교의풍경,탁월한능력과수완으로그역사를만들어갔던외교의주역들을조망한다.19세기서구열강들이중국을이리차고저리찰때도미국은무력대신정식외교를택했다.조지워싱턴보다더유명했던광저우주재영사새뮤얼쇼,왕샤조약을이끌어낸담판의고수케일럽쿠싱,중국근대사상최초로평등하게맺은푸안천조약을이끈앤슨벌링게임,그리고20세기에와서의료와교육에서막대한자선을펼친록펠러2세,50년간중?미외교의산증인으로옌칭(燕京)대학을설립한존레이턴스튜어트를빼놓을수없다.중국은의화단사건의과도한배상금을받아낸주미공사량청(梁誠),유학생파견규정을관철시킨주미공사우팅팡(伍廷芳),20세기냉전시대의노련한외교가들예궁차오(葉公超),저우언라이(周恩來),왕빙난(王炳南)등이있다.마오쩌둥은외교의중요성과외교가의자질을다음말로표현했다.“그간우리는전쟁만했다.외교가뭔지모른다.앞으로외교관이필요할날이온다.외교관은낙천가라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