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김규동의 문학과 삶 | 양장본 Hardcover)

귀향 (김규동의 문학과 삶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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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모더니스트이자 민족문학가 김규동
김규동(1925~2011)은 함경북도 출신 시인으로 1948년 스승 김기림을 찾아 단신 월남하여 교사, 언론인, 출판인으로 활동하며 1950년대에 모더니즘 경향의 시를 썼다. 박인환, 조향, 이봉래 등과 함께 ‘후반기’(後半期) 동인으로 활동하며 서정 기조의 기존 문단에 커다란 충격을 던졌다. 1970년대부터는 군사독재에 저항하는 민주화운동에 가세하며 모더니스트로서 리얼리즘과 민족통일 지향의 시세계로 접근했다. 2000년대에는 실향 시인으로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노년의 깨달음과 융합하여 잔잔히 기록했다.

김규동은 해방과 전쟁과 분단을 모두 겪은 세대로서 자신의 시에 선 굵은 증언과 깨끗한 슬픔을 담아낸 시인이다. 그는 역사의식을 심화시키기 위해 현실 세계를 견고하게 인식하고 그려낼 수 있는 시 형식을 찾고 시를 썼다. 그런 김규동의 작품과 삶을 조명하는 「귀향」은 지금의 독자에게 전쟁과 분단의 현실을 새롭게 체감하고 기억할 수 있게 한다. 바로 그곳에서부터 김규동의 ‘귀향’은 시작될 것이다.

『귀향』은 「나비와 광장」의 시인 김규동의 문학과 삶을 돌아보고 기념한다. 총 3부 구성으로, 1부 ‘김규동의 대표 시 25편’에서는 김규동의 시적 정수를 담은 시를 선정해서 소개한다. 2부는 ‘평론가들의 김규동 새롭게 읽기’로 8명의 평론가 오형엽, 나민애, 임동확, 김종훈, 유성호, 김응교, 김유중, 맹문재가 김규동의 시세계를 분석하고 해설한다. 3부는 김규동 시인의 5주기인 2016년에 창비에서 비매품으로 발간되었던 추모문집 『죽여주옵소서』의 일부를 ‘책 속의 책’ 개념으로 수록했다. 여기엔 문인 28인의 추모 산문과 임철규 교수의 평론, 김규동 시인의 모습과 시화·조소·서각 작품의 사진이 실려 있다. 김규동을 추억하는 글로 「귀향」을 여는 시인 이동순의 말대로, 이 책은 김규동의 생애와 업적을 되새기고 그의 시 작품 세계에 깃들어 있는 오묘함과 비의를 경험하는 모꼬지의 장이 될 것이다.
저자

김규동기념사업회

■김규동
함경북도출신시인으로1948년에스승김기림시인을찾아단신월남하여교사,언론인,출판인으로활동하고모더니즘경향의시를썼다.1950년대에는박인환,김차영,조향,이봉래,김경린과함께‘후반기’(後半期)동인을결성하고활동해서정기조의기존문단에커다란충격을던졌고이후전후문학의흐름을이끌었다.쉬르레알리슴에경도하여시론을저술하고영화평론에도적극참여했다.1970~80년대에는군사독재에저항하는민주화운동에가세하여,민중의식에근거한리얼리즘과민족통일지향의시를통한시적변모의모습을보였다.80세에마지막시집『느릅나무에게』를내고,통일의날을기다리던시인은북에홀로남기고온어머니를그리며2011년9월타계했다.

■김규동기념사업회
김규동기념사업회wpcenter@hanmail.net

■이동순
1950년경북김천에서출생했다.경북대국문과및동대학원을졸업했고,1973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시가,1989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문학평론이당선되어등단었다.시집으로『개밥풀』,『물의노래』,『지금그리운사람은』,『철조망조국』,『그바보들은더욱바보가되어간다』,『꿈에오신그대』,『봄의설법』,『가시연꽃』,『기차는달린다』,『아름다운순간』,『마음의사막』,『미스사이공』,『발견의기쁨』,『묵호』,『멍게먹는법』,『마을올레』,『좀비에관한연구』,『강제이주열차』,평론집으로『민족시의정신사』,『시정신을찾아서』,『한국인의세대별문학의식』,『잃어버린문학사의복원과현장』,『우리시의얼굴찾기』,『달고맛있는비평』,한국가요사를다룬『번지없는주막』등각종저서56권발간했다.분단이후최초로백석시인의작품을수집정리하여『백석시전집』(1987)을발간하고민족문학사에복원시켰다.신동엽창작기금,김삿갓문학상,시와시학상,정지용문학상등을수상했다.

■오형엽
1965년부산에서태어나고려대학교영문학과와같은학교대학원국문학과를졸업했다.1994년현대시신인추천작품상을수상하고1996년『서울신문』신춘문예평론부문에당선되어비평활동을시작했다.저서로『신체와문체』『주름과기억』『환상과실재』등의비평집과,『한국근대시와시론의구조적연구』『현대시의지형과맥락』『현대문학의구조와계보』『문학과수사학』『한국모더니즘시의반복과변주』등의문학연구서를펴냈다.역서로『이성의수사학』이있다.젊은평론가상,애지문학상,편운문학상,김달진문학상을수상했다.현재고려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

■나민애
현재서울대학교글쓰기담당교수로지내고있다.학생들을가르치는선생이지만,그들의친구가되고위로가되어주기위해노력중이다.2015년부터동아일보주간시평코너〈나민애의시가깃든삶〉을연재하고있으며,때때로강연을나가많은사람을만나고있다.저서로는《‘제망아가’의사도들》,《내게로온시너에게보낸다》,《책읽고글쓰기》등이있다.

■임동확
시인.한신대학교문예창작학과교수.시집『매장시편』『누군가간절히나를부를때』,시해설집『우린모두시인으로태어났다』등이있다.

■김종훈
고려대국어국문학과교수,문학평론가이자시인.고려대국어국문과와동대학원을졸업했다.저서로『한국근대서정시의기원과형성』『미래의서정에게』『정밀한시읽기』등이있다.

■유성호
1964년경기여주에서태어나연세대학교국문과및동대학원을졸업했다.『서울신문』신춘문예에문학평론으로당선후한국문단의주요한평론가로활동하고있으며,현재한양대국문과교수이자인문대학장이다.주요저서로『문학으로읽는조용필』『서정의건축술』『단정한기억』등이있으며,김달진문학상,대산문학상등을수상했다.

■김응교
수락산시냇물가에가만앉아있기를좋아하는저자는시집『부러진나무에귀를대면』,『씨앗/통조림』과세권의윤동주이야기『처럼-시로만나는윤동주』,『나무가있다-윤동주산문의숲에서』,『서른세번의만남-백석과동주』를냈다.
평론집『좋은언어로-신동엽평전』,『그늘-문학과숨은신』,『곁으로-문학의공간』,『시네마에피파니』,『일본적마음』,『韓國現代詩の魅惑』(東京:新幹社,2007)등을냈다.
번역서는다니카와슌타로『이십억광년의고독』,양석일장편소설『어둠의아이들』,『다시오는봄』,오스기사카에『오스기사카에자서전』,일본어로번역한고은시선집『いま、君に詩が來たのか:高銀詩選集』(사가와아키공역,東京:藤原書店,2007)등이있다.
2017년《동아일보》에〈동주의길〉,2018년《서울신문》에〈작가의탄생〉을연재했다.CBSTV〈크리스천NOW〉MC,국민TV〈김응교의일시적순간〉진행을맡았고,MBCTV〈무한도전〉등에서강연했으며,KBS자문위원으로있었다.유튜브〈김응교TV〉에영상을가끔올린다.현재숙명여대교수,신동엽학회학회장으로있다.

■김유중
1965년서울에서태어났다.서울대학교사범대학국어교육과에서학부를마치고,이후동대학국어국문학과대학원에진학하여현대문학석사·박사학위를받았다.1991년,≪현대문학≫지의신인평론추천으로등단했다.2015년현재서울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저서로는≪한국모더니즘문학의세계관과역사의식≫(1996),≪김기림≫(1996),≪김광균≫(2000),≪한국모더니즘문학과그주변≫(2006),≪김수영과하이데거≫(2007)등이있으며,편저서로≪그리운그이름,이상≫(공편,2004),≪이범선작품집≫(2010),≪김기림시선≫(2012),≪김광균시선≫(2012)등이있다.현재한국현대시의존재론적탐구에대한관심과더불어,컴퓨터게임이지닌구조와특성을인문학적인시각에서분석하고이해해보려는융합학문적인노력을지속하고있다.

■맹문재
시인.안양대학교국문어국문학과교수.시집『사북골목에서』『기룬어린양들』,시론및평론집『한국민중시문학사』『지식인시의대상애』『시학의변주』『만인보의시학』『여성성의시론』『시와정치』등이있다.

■임철규
연세대학교영문학과를졸업하고미국인디애나대학에서고전(그리스.로마)문학으로석사학위를,비교문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연세대학교영문학과와동대학대학원의비교문학과교수를역임하고지금은연세대학교명예교수로있다.대표적인저서로『임철규저작집』(전7권)으로묶어펴낸『눈의역사눈의미학』,『그리스비극:인간과역사에바치는애도의노래』,『우리시대의리얼리즘』,『왜유토피아인가』,『귀환』,『죽음』,『고전:인간의계보학』이있고노스럽프라이의『비평의해부』,제베데이바르부의『역사심리학』,마리오프라츠의『문학과미술의대화』,비탈린루빈의『중국에서의개인과국가』등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모더니스트,시인김규동|김규동기념사업회
문곡(文谷)김규동선생에대한추억과회포|이동순

1.김규동의대표시25편
나비와광장
고향
보일러사건의진상
전쟁은출렁이는해협처럼
기적소리는추억을그리는화가
텔리타이프의가을
남한(南韓)과의대화
죽음속의영웅
의식의나무
내면의기하학
이카로스비가(悲歌)
두만강
가족
두보(杜甫)로부터온편지
기다림
걸어다니는이순신
아침의시
전설
빛살속에서
바다
느릅나무에게
육체로들어간진달래
밤의불덩어리
해는기울고
오장환이네집
2.평론가들의김규동새롭게읽기
시선과응시의충돌:김규동초기시의구조화원리|오형엽
공동체회복과시적방법론:‘전쟁은유’와‘기억의시학’을중심으로|나민애
영웅의모험,그리고탈향과귀향:김규동과하이데거|임동확
현대성의흔적과현실성의징후:김규동시집『죽음속의영웅』을중심으로
|김종훈
김규동후기시의문학사적의미|유성호
김규동이본김수영|김응교
전후시에나타난‘나비’이미지연구|김유중
김규동의『새로운시론』에나타난주제고찰|맹문재

3.5주기추모문집『죽여주옵소서』
추모문집엮은이의말|김정환ㆍ김사인
1부시와시인의기억|문인28인
2부평론:1950년대‘모던보이’김규동,그리고그의‘귀환’|임철규
3부시인의모습

김규동시인연보
선친회상|김현ㆍ김준

출판사 서평

모더니스트이자민족문학가김규동

김규동(1925~2011)은함경북도출신시인으로1948년스승김기림을찾아단신월남하여교사,언론인,출판인으로활동하며1950년대에모더니즘경향의시를썼다.박인환,조향,이봉래등과함께‘후반기’(後半期)동인으로활동하며서정기조의기존문단에커다란충격을던졌다.1970년대부터는군사독재에저항하는민주화운동에가세하며모더니스트로서리얼리즘과민족통일지향의시세계로접근했다.2000년대에는실향시인으로서고향에대한그리움을노년의깨달음과융합하여잔잔히기록했다.
김규동은해방과전쟁과분단을모두겪은세대로서자신의시에선굵은증언과깨끗한슬픔을담아낸시인이다.그는역사의식을심화시키기위해현실세계를견고하게인식하고그려낼수있는시형식을찾고시를썼다.그런김규동의작품과삶을조명하는「귀향」은지금의독자에게전쟁과분단의현실을새롭게체감하고기억할수있게한다.바로그곳에서부터김규동의‘귀향’은시작될것이다.

전쟁의아픔에함몰되지않는역사의식,김규동의모더니즘

함경북도종성출신김규동은경성고보에서스승김기림을만난다.의대에진학했던김규동은22세에평양종합대학조선어문학과로편입했고,1948년1월스승김기림을만나러월남한다.김기림의소개로노량진에있는중학교에서교사로2년동안일하던그는6월25일한국전쟁이발발하고서울로진군해오는인민군을목도한다.그렇게김규동은한국에남아전후모더니스트로서‘후반기’동인을거쳐문명비판의시를주로쓰기시작했다.
「귀향」에서는이시기김규동의작품과삶에대해오형엽,김응교,김유중,맹문재교수가이야기한다.오형엽은도시의우울과방황,전쟁의상처,종교에대한회의등에대해노래하던초기김규동의시세계를집중적으로분석한다.오형엽의글을통해김규동초기시의미학적특이성과방법론을알수있다.
김응교는김규동이영향을주고받은동시대시인중김수영에주목한다.김규동과김수영,두시인은어떻게만났고,어떤문우였으며서로를어떻게평가했을까?두시인이함께공유한지평을살펴보는김응교의글을통해한국문학사의중요한단면을포착할수있을것이다.
김유중은다른시인들과김규동의유사성을발견한다.박봉우,전영경과김규동이공통적으로분단현실을아쉬워하고그것을극복하는데‘나비’소재를자주동원하고있다는것에주목한것이다.전후한국이라는특수한시대상황에서‘나비’라는소재와이미지가어떤형태로한국문학에등장했고어떻게퍼져나갔는지김규동,박봉우,전영경의시를중심으로살펴본다.
김규동은시인이면서비평가였다.맹문재는1950년대김규동이모더니즘시운동뿐만아니라비평활동을적극적으로수행했다는것에집중한다.‘후반기’동인이해체되고모더니즘시운동이약화되는상황에서김규동은비평활동을통해모더니즘시가나아가야할방향을제시했던것이다.맹문재는김규동의비평집「새로운시론」을중심으로,서구의모더니즘과는달랐던김규동의모더니즘이란무엇인지밝혀낸다.


문학사조보다는공동체회복을지향한시인

김규동시인에대한논의는그의시세계를전기와후기로나누어살피는방식으로많이진행됐다.전기는모더니즘문학,후기는민족주의·리얼리즘문학으로나눈것이다.하지만김규동은모더니즘도사회현실에대한관심에서출발하는것이고,분단을극복하려는것도모더니스트의일이라고생각했다.리얼리즘이냐모더니즘이냐의구분보다김규동에게선행되었던것은더구체적인사회,공동체,민족애등이었다.이것을김규동의시적개성이라고할수있다.
김규동의작품을분석한평론가들은그의전시기를아우르는공통분모를발견해낸다.나민애는김규동의작품에는처음부터끝까지사조와이념을넘어‘공동체회복지향’이계속됐다고이야기한다.김규동이공동체회복을지향했다는평면적인사실진술을넘어그것의양상과특이성에주목한다.작품을분석하며전기에는‘전쟁은유’,후기에는‘기억의시학’이라는방법을통해공동체회복을이야기해왔다는것이다.
김규동의시적개성이전시기에이어져왔다는것을증명하기위해모더니즘시에서리얼리즘시로전환되었던시기를살펴보는것도좋을것이다.김종훈은이러한전환기에있는김규동의시집『죽음속의영웅』을대상으로‘현대성의흔적’과‘현실성의징후’를살펴본다.특히고유명사의성격변화,가족과주변인역사와기억의도입등김규동시의상반된특성이상호침투적으로융합하는모습을구체적으로보여준다.


내면에서이루어낸김규동의귀향

김규동은1962년부터침묵을지키며생활전선에뛰어들었다.군사정권이라는억압체제가등장한직후부터시작된침묵은1970년대후반에이르러종언을고하고새로운시세계를열어갔다.이러한변화는장기화되는분단현실의영향이있었을것이다.실향민이기도한김규동은시대상황에대한지성적통찰과서정적개입을적극적으로수행하게된것이다.
임동확은그의자발적남행과귀향을영웅의모험으로해석한다.김규동의자발적남하는스스로를실향민·난민으로격하시키는사건이기에,스스로의운명을바꾸는영웅적결단이라는것이다.그의일생이고독과소외감속에서미래적삶에대한성찰과성장으로나아갔다는점에서더욱영웅적행적과닮아있다.임동확은이지점에서김규동을하이데거가말한‘궁색한시대의시인’에서‘민족적차원의시인’으로변화한다고설명한다.
유성호는김규동의시가분단극복을위한연대를실천해나가는것에주목한다.반공이념에갇히거나보수화되지않고끝끝내분단을넘어서고자하는열망과의지를마지막까지보여준점에서김규동시의문학사적의미를찾는다.유성호는김규동의시가소리높여외치는절규가아니라내면으로가라앉은침잠의목소리라고말한다.비유와상징의언어보다는해방과전쟁,분단을모두겪은세대로서의증언적속성이강한김규동의시는문학사적사건으로기록될만하다.
김규동의시세계는거대한‘향수’그자체이고,후기시는귀향의지로충만해있다.하지만그는끝내어머니와고향품에안기지못했다.하지만고향이단순히지리적인것이아니라면그의귀향은실패한것이아니다.김규동의일생과작품세계는미래로나아가는동시에근원으로돌아오는귀향의시간이었다.그는타향살이중에도가장깊은내면에서숭고한지혜와정신을나타내는어머니와만나고있었던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