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장소 (레이첼 커스크장편소설)

두 번째 장소 (레이첼 커스크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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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영국 페미니즘 문학의 대표 작가 레이첼 커스크가 새로운 방식으로 쓴 예술, 가족 그리고 여성의 운명에 관한 장편소설 『두 번째 장소』.
‘윤곽 3부작’에서 타협을 거부하는 여성의 자화상을 보여줬던 영국 페미니즘 문학의 대표 작가 레이첼 커스크가 장편소설 『두 번째 장소』로 돌아왔다. 외딴 습지에 사는 중년 여성 작가가 자신의 별채로 남성 화가를 초대해, 그가 한동안 머물다 떠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인간의 영혼을 긍정하면서도 악마를 떠오르게 하는 서사가 담겨 있다. 레이첼 커스크가 줄곧 집중했던 자유와 의무 사이에 선 여성의 욕망과 선택, ‘모녀’라는 운명, 예술과 진실의 관계 등을 새로운 방식으로 선보인 『두 번째 장소』는 2021년 부커상과 총독상 후보에 올랐다.
여성 작가 M이 화가 L을 별채에 초대했던 그 여름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은 ‘파괴’다. M은 L이 별채로 와서 자신에게 자유를 찾아주며 갈증을 해소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L은 등장부터 M에게 충격을 주고, 그녀의 삶의 조건들을 보잘것없는 것으로 느끼게 만든다. 또한 그의 독단적인 성격과 사회적 관습에 대한 무시로 습지의 삶은 파괴된다. 예술 그 자체를 상징하는 듯한 L이 별채에 온 후로 M은 실존적 혼란 속으로 빠져버린다.
『두 번째 장소』는 편지 형식으로 된 소설이다. M이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사람의 청자에게 사건을 회고하며 들려주는 모양이다. 덕분에 독자는 실제로 일어난 사실로서의 사건만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당시 M의 내밀한 마음까지 듣는다. 이러한 새로운 형식적 시도를 통해 여성적 생의 조건과 예술에 대한 “진실에” 닿을 때까지 “그것을 파헤치고 또 파헤치”며 “고통스러울 정도로 까발”리는 대담한 소설이 탄생했다.
저자

레이철커스크

1967년캐나다에서태어난레이첼커스크는어린시절을로스앤젤레스에서보낸후1974년영국으로이주해옥스퍼드대학에서영문학을전공했다.2018년에구겐하임펠로십을수상했으며현재파리에살고있다.첫소설『아그네스구하기』(SavingAgnes,휘트브레드신인소설가상)를1993년에출간한이후,『어느도시아가씨의아주우아한시골생활』(TheCountryLife,서머싯몸상수상),『알링턴파크여자들의어느완벽한하루』(ArlingtonPark,오렌지상최종후보),『운좋은사람들』(TheLuckyOnes,휘트브레드소설상최종후보),『우리에갇혀』(IntheFold,부커상후보),『두번째장소』(SecondPlace,부커상후보)등그녀의소설은주로사회가만들어놓은여성상과이에대한풍자를주제로했다.
지금까지모두열한편의장편소설을발표했고,2003년에는『그란타매거진』이선정하는‘영국최고의젊은소설가’로뽑혔다.루퍼트굴드가연출하고,레이첼커스크가각본을쓴에우리피데스의『메데이아』(Medea,2015)는수잔스미스블랙번상의최종후보로선정되기도했다.특히10년간의결혼생활과이혼의아픈경험을대담하고솔직하게담은그녀의회고록『일생의일:엄마가되는것』(ALifeWork:OnBecomingaMother,2001)과『후유증:결혼과이혼』(Aftermath:OnMarriageandSeparation,2012)은영국문단에큰파장과논쟁을낳았다.
긴공백후,커스크는새로운형식의소설적글쓰기를시도한다.주관적이고직관적인견해는피하면서서사적관습에서벗어나개인적경험을표현하는것이다.이새로운프로젝트는‘윤곽3부작’인『윤곽』(Outline,2014),『환승』(Transit,2016),『영광』(Kudos,2018)으로발전했고,해외문단에서높은평가를받고있다.

목차

두번째장소
자유와의무,갈림길앞에선여성의선택과욕망|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2021부커상후보작
★2021총독상영어소설부문후보작

“예술이우리를구해줄수도,파괴할수도있을까?
레이첼커스크는인간의영혼이가진힘을깊이긍정하는동시에
인간의가장어둡고사악한면을탐구한다.”
-2021부커상롱리스트소개글중에서

예술,가족그리고여성의운명을마주하다

‘윤곽3부작’에서타협을거부하는여성의자화상을보여줬던영국페미니즘문학의대표작가레이첼커스크가장편소설『두번째장소』로돌아왔다.외딴습지에사는중년여성작가가자신의별채로남성화가를초대해,그가한동안머물다떠나는이야기를그렸다.인간의영혼을긍정하면서도악마를떠오르게하는서사가담겨있다.레이첼커스크가줄곧집중했던자유와의무사이에선여성의욕망과선택,‘모녀’라는운명,예술과진실의관계등을새로운방식으로선보인『두번째장소』는2021년부커상과총독상후보에올랐다.
여성작가M이화가L을별채에초대했던그여름에벌어진일련의사건은‘파괴’다.M은L이별채로와서자신에게자유를찾아주며갈증을해소해주기를바란다.하지만L은등장부터M에게충격을주고,그녀의삶의조건들을보잘것없는것으로느끼게만든다.또한그의독단적인성격과사회적관습에대한무시로습지의삶은파괴된다.예술그자체를상징하는듯한L이별채에온후로M은실존적혼란속으로빠져버린다.
『두번째장소』는편지형식으로된소설이다.M이처음부터끝까지단한사람의청자에게사건을회고하며들려주는모양이다.덕분에독자는실제로일어난사실로서의사건만알게되는것이아니라당시M의내밀한마음까지듣는다.이러한새로운형식적시도를통해여성적생의조건과예술에대한“진실에”닿을때까지“그것을파헤치고또파헤치”며“고통스러울정도로까발”리는대담한소설이탄생했다.

■습지에는존재하지않았던것들을위한집
M은습지에서남편토니와함께살고있다.현실에발붙이고사는토니와는다르게M은예술적이며삶의근본적인진실을찾기위해몸부림친다.M은자유를위해서싫어하는일과사람을멀리해남은것이별로없는여성이다.그나마습지에서예술이라는관념에맞추어사는사람들과아주작은교류라도이어나가야한다고느낀M은별채에예술가들을초대한다.
습지의풍광은처음에는재미있지만결국에는해답을찾을수없어헤매게되는난해한질문같다.그래서습지를그리려던사람들은결국자기마음속을그리고마는그런곳으로예술가들이오는것이다.
어느날M은자신의별채에화가L을초대한다.L은15년전M을충격에빠뜨린예술가다.그날우연히L의그림을본M은절대적자유의분위기와동정심을동시에느낀다.특히L의풍경화를바라볼때‘내가여기있다’라는문구가마음속에서타올랐는데,현재살고있는습지가L의풍경화를떠올리게해서그를초대하기로결심한것이다.

■평생바라던‘자유’를얻기위한초대
레이첼커스크는『두번째장소』의두축이되는인물M과L을통해자유란무엇인지질문한다.15년전부터L의그림은절대적인자유의분위기와당당한남성성을풍겼고,그것을보는M은젊은엄마가품곤하는이뤄지지못한갈망을느낀다.
M에게자유란만들어진규칙에복종하면서얻을수있는배당금같은것이다.그래서현실적인남편토니와의습지생활을결심한다.M은혹독하게단련된피아니스트의손가락처럼‘묶여있는자유’속에있다.반면L의자유는모든것을버리고홀가분해지는것이다.그에겐“시간의메커니즘밖에서사는삶”이자유다.L은어린시절죽음에지속적으로노출된후자신의생존을자유로받아들이고,그자유를갖고도망다녔다.L은일반적으로말하는‘자유’를상징하기때문에M은그가별채로와준다면자신의고독한자유가완전히종결되고평생바라던‘자유’를얻을수있을거라고믿은것이다.


■현대여성의삶의조건을직시하는통찰
『두번째장소』는자유에대한M과L의차이가성별차이에서발생한다는것을짚는다.매일더홀가분해지고있다는L에게M은그것이“오직부양가족이없는남자만즐길수있는감각”이라고말한다.L은자유를누리면서도자신이“거지에지나지않”는다고말하는데,이를두고M은자유가뿌리부터부정당하는삶을상상조차할수없기때문에자유를인식하지못하고있다고생각한다.

“파리를떠나는열차안에서악마를만났다고언젠가내가말했지요,제퍼스.”
『두번째장소』의첫문장이다.M이L의작품을보았던15년전그날,M은열차안에서악마를본다.악마는화장을한여자아이를더듬거리며M을자극하는듯따라다녔다.사람들은악마를못보는것인지못본체하는것인지몰랐다.그리고그녀도악마를무시해버렸다.환상인지실제인지모를일화로이소설은시작한다.
L이별채에왔던여름,또다른손님이있었다.M의딸저스틴과그의애인커트다.M은저스틴이태어났을때자신의자유가박탈당했다고느꼈다.또한진정한사랑은자유를기반으로하기때문에부모와아이는그런사랑을할수없다고생각한다.그래서어머니가되기로했을때“자유로워질기회를잃어버렸을지도”모른다고말한다.악마가여자아이를농락하는세상에서어머니는어떻게자유를얻을수있을까.
하지만L이가져온파괴적인소동이후모녀관계에서“기적적인통합”의가능성을발견하기도한다.M과저스틴모녀는달빛이밝은밤에습지의만에서수영을한다.수영복을깜빡한그들은맨몸으로물속에뛰어든다.오팔빛가득한물위에인광이흐르는것을지켜보는두사람의장면은형체간의경계가흐려지고긴장이녹아내리는듯신비롭고아름답다.이소설의결말을새로운세대의여성인저스틴이자유를얻어가는것으로읽을수도있을것이다.

■삶에는플롯이있을까?
레이첼커스크의전작인‘윤곽3부작’에서주인공은자신의삶으로이야기짓기를멈춘채타인의이야기를거울처럼비추는인물이었다.하지만『두번째장소』의M은삶에는플롯이있다고믿는다.정확한기승전결이있는플롯처럼우리의행동에는전부이런저런뜻이있으며,결국모든것이잘되리라고믿는것이었다.M은이런믿음덕분에어려움을겪으면서도삶을포기하지않을수있었다.
하지만M은L을별채로부르면서습지의삶을스스로파괴해버린셈이됐다.M이자신의정체성을고집스럽게지켜온사람이라면,L은인생에서사같은것은없으며어떤순간이든개인적의미는없다고주장하는사람으로대비된다.그러면서새로운생각이기존의신념과대립하기시작했다.바로정체성이무너지거나해체되면서삶의플롯과불가해한의미가전부사라져버릴가능성이등장한것이다.
하지만『두번째장소』는정체성과플롯이파괴될수있는것인지아니면그저새로운플롯이나타나는것인지묻는듯하다.그래서M은“재난이우리를해방해줄수있을”지,“정체성이산산이부서진후에도살아갈수있는”지질문한다.따라서이소설을,뜻하지않는사건으로성별및삶의플롯이파괴되는과정과그이후에무엇이올수있는지를질문하는이야기로도볼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