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정의에 대한 성찰 (검사의 검찰일기)

진실과 정의에 대한 성찰 (검사의 검찰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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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진실을 왜곡하지 않고 세상을 바라보는 법
「진실과 정의에 대한 성찰: 검사의 검찰일기」는 한국 사회의 여러 현안에 관해 날카로운 의견을 피력해온 부산지검 검사 진혜원의 에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조국 사태, 한국의 정당 정치, 정치인이 공약을 지키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성찰하고, 검찰과 미디어의 현 실태에 대해 낱낱이 고발한다. 정치적 사안뿐만 아니라 성범죄의 역사, 성범죄 재판의 불공정성, 저출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 한국형 보수주의와 일신교의 유사성 등 일상의 다양한 현안들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통찰력 있는 견해를 제시한다.
저자는 미디어의 보도를 의심 없이 믿는 수동적인 태도로는 진정한 상향식 민주주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남에게 판단과 운명을 의존하는 대신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책임 원칙’에 기반하여, 스스로 분석하고 판단하고 결정할 때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귀찮아야 민주주의다.’
이 책에서 저자 진혜원은 이러한 자신의 소신을 법, 정치, 종교, 문학, 생물학, 경제학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다양한 방향으로 개진한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저자의 탁월한 질문은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 여러 가지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 책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향한 대대적인 토론이 곳곳에서 벌어지길 기대해본다.
저자

진혜원

서울에서출생.연세대학교법학과에서학사과정을마치고사법시험합격후사법연수원을수료한뒤현재까지검사로재직중이다.미국버지니아대학로스쿨에서「연방법관이윤리규정에위반하여제3자명의로취득한재산의물권법적효과에관한연구」로석사학위를받았고,미국뉴욕주변호사시험에합격하였으며,현재전미변호사협회회원이다.논문으로는「미국연방법관이윤리규정에위반하여제3자명의로취득한재산의물권법적효과와민법상반사회질서의법률행위규정에의적용관련입법적제언」(「국외연수검사논문집」,2013.7),「재산형에대한가납판결제도의문제점과대안에관한연구」(「한국입법학회지」,2021.8)등이있고,기고문으로는「꽃으로라도때리지말라」(「제주지방변호사협회보」,2016.1),「헌법은아름다운꽃이다」(「제주지방변호사협회보」,2017.1)등이있다.

목차

민주주의와그적들을대하는자세|감사의글ㆍ5
서론ㆍ11
1.‘장검의밤’과표창장ㆍ17
2.O.J.심슨과표창장ㆍ35
3.성범죄주장과진실판단방법:마이클잭슨ㆍ53
4.2차가해프레임은왜문제일까ㆍ69
5.성적자기결정권ㆍ85
6.역사적으로성범죄는무엇이고왜처벌하게됐을까?ㆍ105
7.유혹의전략ㆍ115
8.몇살때부터사랑과관심을표현할수있을까?ㆍ125
9.성에대해알권리와미혼모보호ㆍ137
10.성범죄재판은왜불공정할까ㆍ147
11.국가와기업은서민들편일까ㆍ161
12.저출산은여성들탓일까ㆍ175
13.어떤정치인이나공직자는왜약속을안지킬까ㆍ185
14.어떤정당이약속을안지킬까ㆍ195
15.리얼돌,이브,성모마리아ㆍ211
16.음란할권리와즐거울권리,국회의종교분포ㆍ229
17.검찰은왜이럴까ㆍ243
18.미디어는왜왜곡되고,대책은있을까ㆍ265
19.검찰과미디어는왜이럴까ㆍ283
20.사법절차로역사적진실이왜곡될때어떻게대응할수있을까ㆍ299
21.사람들이배타적종교에빠질때어떤현상이벌어질까ㆍ315
22.왜이상해보이는예술품들이비쌀까ㆍ329

출판사 서평

1.대한민국검찰에돌을던지다
진혜원은현직검사로서대한민국검찰과검찰제도의문제점을통렬하게비판한다.대한민국은유일한폭력적분쟁해결기관으로국가의수사기관을두었다.검사는수사와종결,기소와공소유지및형집행을모두할수있고내국인을대상으로유일무이한폭력성을발휘하도록권한을부여받았다.저자는한국의검찰제도가과거시험과일본형사소송법의영향을받았다고주장한다.저자는마치아무에게나칼을휘두르는사무라이를연상시키는‘메이지형사소송법’이일제강점기이후현재까지도한국의검찰제도의골격을이룬다고말한다.그리고한국은고려시대부터과거시험으로관료를선발하고,선발된관료들이사법절차를동원해경쟁자를제거하는사법살인방식을통해권력투쟁을벌여왔다.그리하여오늘날까지검찰은입건·수사·불기소·구속·공소제기·공소취소등막강한권한을휘두르게되었다는게저자의설명이다.
저자진혜원에따르면,과거시험의연장선상에서행정고시보다2급가량높이설정된사법고시는꽤오랫동안대표적인지위상승방법이었고,사법고시합격자들은상대적으로자신들의지위에만족했다.그런데경제개발과세계화로빈부격차가급격해지면서불만이생겼다.현대자본주의사회에서는부의과시가주요지위재역할을하는데,직업공무원의급여는부를과시할수준에한참미치지못하기때문이다.저자는검사들이손상된자존감을보호하려고지위가높은선출직공직자를구속하는방법으로폭력을행사하고,그과정에서희열을느낀다고말한다.검찰이객관성을준수해야할본분을상실하고격앙된감정을보이는까닭은변화된지위경쟁의양상때문이라는게저자의설명이다.
영국의정치학자겸역사학자존달버그액턴경은“권력은절대로부패한다.절대권력은절대적으로부패한다”라는어록을남겼다.검사는공무원으로서낮은서열과지위를명심하고겸허하고성실하게객관적으로법률가로서업무를처리하는것이타당하며,수사와기소는분리되어야한다는게진혜원의주장이다.

2.검찰과미디어의합작품
1)무소불위의권력을휘두르는‘빅맨’검찰
미디어와특정정치인들은대한민국의검찰수사가인권침해적이고사익추구적인데도왜검찰주장을일방적으로대변하는가?진혜원은미디어에대해다루기전에‘언론의자유’가무엇인지를먼저짚고넘어간다.진혜원은‘언론의자유’가‘언론사의자유’가아니라고말한다.마셜맥루언에따르면,‘신문’이라는활자매체는“독자를끌어들이기를원하는광고주를위해운영되는무료오락서비스”다.저자는맥루언의정의가‘언론사’의본질을담고있다고말한다.언론사와언론사를구성하는기자들은자금주의이해관계를내면화하고,그들을대변하며,이를통해자본주의적이익을추종한다.언론사의본질이이렇다보니당연히진실이왜곡될수밖에없고,편향된시각을제공할수밖에없다.저자는미디어의편향도결국자금과선거의문제라고분석한다.자본과권력에좌우되지않는언론환경을조성하기위해서는저널리즘의본분에충실한기자들이운영하는독립미디어에정기적으로후원해야한다고저자는말한다.속칭‘레거시미디어’에의한미디어의편중을방지하고균형감을회복하기위해선공동체의가치관에부합하는다수의독립미디어에소액이라도꾸준히후원하는것이중요하다고강조하는것이다.
저자는검찰에의존하는태도를‘빅매니즘’혹은‘빅맨신드롬’이라고규정한다.이는시민들이나기자들이검찰이내세우는공정원칙이허울과거짓이라는사실을알면서도검찰에다른사람의수사를의뢰하고,검찰이사회에존재하는문제를해결해주기를기대하는현상을의미한다.영웅을기대하는심리,즉‘슈퍼히어로신드롬’과닮아있다.어떤강력하고막강한존재가힘을행사할것이고,그힘이결국그존재자체의지위를공고히하는방식으로사용될것이라는사실을알면서도당장나와내이웃의고통과문제를해결해주기를기대하는심리말이다.저자는‘빅맨’,즉검찰에의존하는심리가빅맨에대한의존도를높이고,이렇게‘빅맨’에대한의존도가높을수록검찰청을구성하는검사개개인이장차고액수임료를받으려고사건을벌이거나조작하며,자신들과친한사람이나자신들에게고액의후원을하는사람들의이권을보장해줄힘을더키우게된다고말한다.

2)진실을왜곡하는미디어
이러한‘빅맨’에대해공중파등주요미디어들이대대적으로보도하는현상은‘빅매니즘’을더욱강화하는데,이렇게가치있는보도를감추고광고주의이해관계에부합하는미디어에더의존할수록광고의노예가될수밖에없게된다.저자는검찰과미디어에의존하는현상이개인과사회의자율적판단영역을축소해결국시민들이주체가되는민주주의의성장을저해하는요소가될수밖에없다고말한다.
그렇다면이러한현상에대처하려면어떻게해야할까?저자는‘예방법학’이라고불리는분야를교육차원에서적극도입하거나,개개인이재산상이익또는손해를초래하는거래를하기전에미리관련제도를꼼꼼히검토함으로써거래상대방에게배반당해서수사기관을통해해결해야하는상황을최대한방지할필요가있다고말한다.그리고거대자본이투입된미디어에대한의존도를줄이고,시민의후원만으로운영되는매체를후원또는구독하거나,비영리방식으로운영되는블로그나영리목적없이독립적으로판단하는전문가들의페이스북페이지를주된정보분석통로로활용하는것이필요하다고말한다.귀찮아야민주주의이고,독립적으로사고하고생활해야이기적목적으로존재하는기관들에이용당하지않는다.
수사기관에서‘무혐의’로밝혀지더라도,실제로그러한역사적사실이없다는증명이되는것은아니다.수사절차자체가정치행위로악용될가능성이항상열려있고,수사의결론을결정하는사람이나,그사람과친분관계가있는변호사의유무등사건의결론을진실과다르게바꿀수있는가능성이무수히존재하기때문이다.저자는‘수사’나‘재판’에의존하는습관이수사기관이라는‘빅맨’을‘빅브라더’로바꿔주는역할을하게된다고말한다.사법절차라는‘이기적빅브라더’에의존하지않고국가와사회의각영역이자율적으로해결할수있는다양한방법을모색하는것이중요하다는게저자의생각이다.저자는시민모두가각자자신이가지고있는자율영역을최대한확보하고자율권을최대한행사하며서로연대할때진정한민주주의사회가실현될수있다고주장한다.

3.성범죄를보는새로운프레임
진혜원은성범죄에대해다양한문학작품과영화,역사적사례를들어다각도로검토한다.오늘날의성범죄는과거에그러했던것처럼여성의순결을형사법으로보호하기위함이아니다.여성은순결해야한다는강박은여권해방전가부장적시각이반영된것이다.이제여성은더이상순결할필요가없을뿐만아니라스스로알아서성관계할상대방을선택하는당당한성욕의주체다.오늘날성범죄를처벌하는이유는여성의정조보호를위함이아니라개인의성적자기결정권을침해했기때문이다.
성적자기결정권은역사적으로오랜투쟁을거쳐쟁취하게된이념이다.인류의성범죄처벌은당하는여성의의사와무관하게장래장인어른과사위될남성사이의거래를보장하려는목적으로시작되었다.그러다가아시리아제국3기인기원전950년무렵여성이자신의의사에반해강간당했는데도여성까지죽이는것은가혹하다는공감대가형성되어여성의의사를성범죄처벌의요건으로고려하기시작했다.1960년대에는페미니즘운동이시작되면서성별,결혼여부와무관하게성범죄를처벌하는이유가피해자의자율권을침해했기때문이라는사유로변경되어현재까지거대한공감대를얻고있다.
저자는유명정치인의성범죄사안을바라볼때,여성을스스로생각하고판단하고결정할수있는능력이결여된존재로바라보는태도는문제가있다고지적한다.저자는여성이스스로독립성을포기하거나성적욕구,성공욕구의존재를부인하게되면기원전950년경아시리아지역에서형성되고,1960년대서구여권신장운동으로굳건해졌으며,우리나라에서는2009년헌법재판소판례가인정한성적·자율적결정권자체를뒤로되돌리는일임을명심해야한다고분석한다.
저자는성범죄문제에대해서도마찬가지로,국가의형사처벌에의존할것이아니라개별사안을면밀하게검토하여자연스럽게존재하는성적욕구를고려해야한다고말한다.일괄적인형사처벌규정만으로성범죄사안을다루는것은자유를억압하고,자칫전체주의적인방향으로흐르기쉽다.그래서어린시절부터자기의사를당당하게결정하도록교육및훈련을해주는것이아동의건강한성문화형성에도도움이된다고주장한다.그렇게지적역량을길러줄때자유를확보할수있고형사처벌만능주의에서해방될수있으며스스로피해를예방하는능력이커진다.
우리가형사처벌만능주의에서해방되어야하는이유는형사처벌이전제로하는수사와재판과정이제도적·심리적으로불완전하기때문이다.우리나라의형법은임신·출산·양육과관련해서여성에게일방적으로불리한법률이다.남성과달리여성은출산과정에서생물학적·신체적위험을수반하고,심하면사망에이르기까지할수있다.만일혼인하지않은상태에서아이를출산했다면그법적책임을모두혼자서부담해야한다.저자는출산이여성혼자서가능하지않은만큼법률적책임역시친부가함께부담해야한다고주장한다.현재와같이형사처벌일변도로일단임신만하면거의무조건출산해서여성이키워야하는부담을안겨주는제도로는여성들이점차비출산이라는선택을하는방향을되돌리기쉽지않기때문이다.
여성은출산기계가아니다.따라서,임신ㆍ출산ㆍ양육과그결과에대해다양한방법으로냉혹한심리학적ㆍ법률적현실을모두그대로알려주고,스스로선택할수있도록해주되,임신ㆍ출산ㆍ양육을진정으로원하고,훌륭히직업생활까지해내는여성들을위해경력과소득을희생하지않고도해낼수있도록‘지원’해주는것이국가의역할이어야한다고저자는주장한다.

4.진실과정의에대한진정성있는성찰
진실과정의에대해부단히성찰하는진정성있는시민들이모일때진정한민주주의사회라고할수있다.저자가이책을통해시종일관주장하는바는‘귀찮아야’한다는점이다.검찰의입장,미디어에의한일방적인보도를곧이곧대로믿을게아니라매순간의심하고면밀히들여다보려는노력이필요하다.우리사회의모든사안에관해성찰한다는건쉬운일이아니다.말그대로‘귀찮은’일이다.그럼에도‘귀찮아야’한다.꼼꼼해야속지않는다.정치철학자레셰크콜라코스키는“정치에서는속았다는변명이통하지않는다”고말했다.저자는이말을항상명심해야한다고강조한다.
저자는누군가가하나의의견만을강요할때늘판단의자율권을주장하고,스스로자료를찾아판단하는것이중요하다고말한다.민주주의도‘귀찮아야’지켜지는것이다.시민들이거래조건,건강,삶의질모든측면에서불이익한포지션이되도록국가와기업이담합할때,광고나미디어가선동하는이미지가의심스러울때조금더생각하고상대방의의도를의심하고스스로판단하는주체적인자세가중요하다.귀찮아야민주주의고,까칠하게잘따져야법치주의라고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