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땅에서 예술하기 (임옥상 보는 법)

한국 땅에서 예술하기 (임옥상 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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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 땅에서 예술하기: 임옥상 보는 법』은 한국의 예술 작품에 대한 평가가 정치적인 이유로 고착화되는 메커니즘을 분석ㆍ비판하며 우리에게 새로운 ‘보기 방법’(Ways of Seeing)을 제안한다.
1세대 민중미술가 임옥상의 그림에는 ‘땅’이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그에게 땅은 물리적인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넘어 두 발을 딛고 살아내는 삶의 터전이자 상호 관계성의 근간이다. 인류 문명의 발전과 함께 땅과 인간의 관계는 어느덧 일방적인 착취에 가까워졌다.
임옥상은 착취의 기제인 ‘성장’이라는 면죄부 아래 사회가 외면하고 소외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땅의 원소적 모티브인 ‘흙’으로 말하고자 했다. 2022년 현재 대한민국은 여전히 자본의 논리, 능력주의라는 전가의 보도 아래 이름만 달리한 ‘성장’의 변주를 화려하게 연주하는 중이다.
그동안 임옥상이라는 작가를 설명해온 정치적 자유와 혁명이라는 방식은 시대가 취사선택한 키워드에 불과했다. 주어진 틀 바깥에서 사유할 때, 즉 우리가 ‘보는 법’을 달리할 때 세상의 장막은 걷힌다.
저자

박소양

SoyangPark,1972~)
홍익대학교에서예술학학사학위를받은후1997년영국런던으로건너가1999년런던대학골드스미스칼리지에서20세기미술문화사석사를마쳤다.2004년동대학에서한국의아방가르드예술과문화운동(80년대와90년대의민중예술과문화)에관한연구로20세기역사문화학박사학위를받았다.
이후2개의포닥펠로십(postdoctoralfellowship)을수상하는데,2005년1월부터2006년8월까지영국옥스퍼드대학교에서한국인으로서는최초로주니어연구펠로우(juniorresearchfellow)로선출되어집필과강의연구를진행했다.2006년부터2007년까지미국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사회를위한예술’(Centerfortheartsinsociety)과인문학연구소(HumanitiesCenter)에서포닥펠로우로활동했다.
현재캐나다토론토온타리오예술디자인대학(OntarioCollegeofArtandDesignUniversity)의인문과학대및대학원부교수다.미술기자·큐레이터·사회활동가·번역가로도활동하고있다.20세기미술사와이론,시각문화,문화사,비판이론,현대동아시아사회와문화를연구한다.

목차

다성성과다시점보기를위한미술비평|프롤로그
낯선긴장이느껴지는상징성가득한이미지

1보는방법의탈식민지화
2
3자연으로돌아갈수있는소재를추구하다
4
5의미있는형식에대하여|임옥상작가와의인터뷰
6
7임옥상예술하기|작가의말
8
내평생의화두는‘다른보기방법’|에필로그

도판목록

출판사 서평

고착화된시선을벗어던지고다시보는한국의미술

“민중미술가는명예인가,족쇄인가”

『한국땅에서예술하기:임옥상보는법』은한국의예술작품에대한평가가정치적인이유로고착화되는메커니즘을분석ㆍ비판하며우리에게새로운‘보기방법’(WaysofSeeing)을제안한다.저자박소양은그방법론으로서한국의1970~80년대민중미술가로활동해온‘시대를정의한’작가임옥상을조명한다.
‘자유’‘혁명’‘해방’등의정치적키워드로만해석되어온한국고유의미술학파인‘민중미술’은정치적프레임에의해규정되었을뿐만아니라프레임이상의언어로기술되지조차못했다.사실1세대민중미술가인임옥상이평생에걸쳐말해온바는바로모든것의근간으로서의‘땅’이었다.그안에담긴메시지는인위적인국경을넘어대토지를공유하는지구의모든생명체까지닿는다.
그러나대한민국최초의환경시민단체가1993년에이르러서야발족되었을만큼민중미술가임옥상의작품속에담긴생태적세계관은‘미래적’이었다.2022년에이른지금,저자박소양은그에대한제대로된시선을재고한다.

코즈모폴리터니즘민중미술

1세대민중미술가임옥상의그림에는‘땅’이지속적으로등장한다.그에게땅은물리적인공간으로서의의미를넘어두발을딛고살아내는삶의터전이자상호관계성의근간이다.최근살갗으로느껴지는기후변화에대한논의는인간과땅의관계에서부터시작한다.인류문명의발전과함께인간이자연에의존하고자연을변형시키는관계성이심화되면서땅과인간의관계는어느덧일방적인착취에가까워졌다.임옥상이그린상처난땅,파헤쳐진땅,빨간웅덩이가고인땅등의이미지는이러한암시를불러일으킨다.

“땅은만물의뿌리·근본이지만,무분별한도시화가이것에대한우리의인식을약화시켰고,
성장중독에빠진우리사회는땅의내재성·생명력·반작용을망각하고있다.
유사한방식으로,이러한성장중독의사회는노동자ㆍ농민같이
사회기층에서일하는사람들을객체화시켰고,그들의가치를망각하고,
그들의목소리를상실시킨다”_85쪽.

일방적착취의기제는‘성장’이었다.임옥상은성장이라는면죄부아래사회가외면하고소외했던이들의이야기를땅의원소적모티브인‘흙’으로말하고자했다.이는비단산업사회로의전환이이루어지던옛날옛적이야기가아니다.2022년현재대한민국은자본의논리,능력주의라는전가의보도아래이름만달리한‘성장’의변주를화려하게연주하는중이다.임옥상의생태적세계관은민중운동시대를넘어지금도여전히유효하다.임옥상의작품안에는이시대의우리에게주어진소명이자도리로서토지를바라보는코즈모폴리터니즘적사상이담겨있다.

“우리[세계인모두]는‘지구’라는땅덩어리[즉거대한흙덩어리]에같이살고있다는말입니다.
그게우리의연결성이고동등성인데우리는주로다른관점으로세계[인들의]관계를바라보잖아요.
민족·국가·권력의역학관계,권력의지형지도등과같은관점이우리의관계성을
분절해서바라보게하고요.다내려놓고보면‘교감’할수있는부분은
우리모두가‘대지’위에살고있다는점이에요”(임옥상)_205쪽


민중미술에대한오해:
인본주의에대한억압과오리엔탈리즘

한국땅에서예술을한다는것은어디도아닌다름아닌‘이땅’이어야만가능한가치를발견하고발명해내는것이다.1970~80년대고속성장시기의대한민국은국가경제성장이라는미명아래억압적이고비인간적인과정을수반했다.이러한시기에이를비판한민중미술은‘반개발주의’‘반산업주의’,실효성없는‘향토주의’‘낭만주의’로치부되어왔다.그러나민중미술이말하고자하는바는멈춰서서현상을직시하고대안을내놓는‘반성’(criticalreflection)이었다.

“인간의고통,인간적필요,자연의고통,생태적파괴”(150쪽)를우려하는민중미술가들의목소리는한시라도빨리성장을이룩해야만하는당국의검열대상이되었고,현대에도여전히근대화의주역인서구를중심으로돌아가는세계정세와맞물리면서하나의지론이되어가는불상사가일어나고있다.


임옥상:여기,일어서는땅

이모든메시지를위한“조용한목격자”로서의땅,즉‘흙’은임옥상작업의궁극적재료가되기에이른다.1970~80년이라는한국근현대사의역동적인시기를살아낸민중미술가임옥상의예술세계는그동안정치적자유와혁명이라는틀거지안에서규정되어왔다.그러나그것은시대가임옥상이라는작가에게서취사선택한키워드에불과했다.주어진틀바깥에서사유할때,즉우리가‘보는법’을달리할때세상의장막은걷힌다.비트겐슈타인이“언어의한계는세계의한계”라고했듯언어에앞선관찰,즉보기방식에대한질문은곧세계에대한질문이자새로운세계를여는포문이될것이다.

“임옥상은발언의미술가이지형식의미술가가아니다.
직업병처럼독립적인시각적체계(visualsystem),시각공식(visualformula),
혹은의미있는형태(significantform)를찾는미술평론가들에게
임옥상은영원한난제(conundrum)다”_157쪽

임옥상(OksangLim,1950~)
충남부여에서태어나서울대학교회화과와동대학원및프랑스알굴렘미술학교를졸업했다.
1981년미술회관에서의첫개인전을시작으로최근갤러리나우‘나는나무다’전(2021)까지24회의개인전을포함해수백회의그룹전을열었다.그밖에청계천‘전태일거리’,난지하늘공원「하늘을담는그릇」등다양한공공미술활동을하고있다.
임옥상은작업을통해스스로혁명가가되었으며그표현중심에는‘흙’이있다.흙을통해땅의실체와인간의실존을나타내고자하는것은세상을캔버스삼아대지에붓으로자유를혁명하는것이다.
가나미술상(1992),토탈미술상(1993),국토대전대통령상(2019)등을수상했고국립현대미술관·서울시립미술관·광주비엔날레등에작품이소장되어있다.저서로는『벽없는미술관』『누가아름다운세상을꿈꾸지않으랴』등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