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국경제 침략사 : 쌀·금·돈의 붕괴

일본의 한국경제 침략사 : 쌀·금·돈의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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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근현대 일본과 한국의 관계를 미시적인 경제 분야에 집중해 파고드는 역사서
한반도 최초의 인플레이션, 그 이면에는 일본의 화폐 침략이 있었다. 『일본의 한국경제 침략사: 쌀·금·돈의 붕괴』는 위조, 환투기, 엔화 도입으로 이어지는 일본의 전략적인 화폐침략이 불러온 한반도 최초의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조선을 무너뜨리게 되었는지를 알아보는 조선의 화폐경제 미시사다.
저자

김석원

저자:김석원
서울대학교경제학과를졸업했다.이책의바탕이된논문들의저자,고(故)김준보(金俊輔,1915~2007)교수의손자로텍사스대학오스틴캠퍼스(UniversityofTexasatAustin)에서경영학석사(MBA)를,밴더빌트대학(VanderbiltUniversity)에서경영학박사(PhD)학위를받았다.캘리포니아대학리버사이드캠퍼스(UniversityofCalifornia,Riverside)에서경영학과조교수를지냈고,현재털사대학(UniversityofTulsa)경영학과부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한국과일본의경제관계를돌아보다|프롤로그

제1부개항기
1조선의개항과일본의생존
2과연당백전이원흉이었을까
3돈으로무너지는조선
4쌀을내놓아라
5대응을안한것일까못한것일까
6황금의땅조선과‘지팡구’

제2부침략기
7탐관오리들의역할
8세금을모두돈으로내면개혁인가
9조선과일본의이상한합작품‘백동화’
10조선의중앙은행이된다이이치은행
11조선의땅과일본의돈놀이
12화폐정리사업과민족자본

제3부강점기
13일본인들의근대적인조선농장
143·1운동과엉터리자유시장경제
15식민지조선이일본에게가르쳐준것
16세계대전쟁에동원된조선,그리고남은것

지천명을생각하다|에필로그
김준보교수저서목록
참고문헌
도표및도판일람표

출판사 서평

쌀의수출,붕괴의시작

[쌀에관한한,조선은일본의창고다(71쪽).

국내총생산가운데화폐의양은고작3%에불과했던조선에서화폐의역할을했던것은쌀과면포였다.하지만전세계적인무역이활성화되면서조선도그영향에서벗어날수는없었고,마땅한수출품이없었던조선에서이화폐대체품들이수출되기시작했다.밀무역과강제개항으로이루어진이과정에서오히려조선경제에서화폐의역할은커지기에이른다.이후침략기와강점기를거치며조선에서의쌀생산은일본의배만불리는역할을하게된다.

풍년이들어도일본상인들이쌀을가을에모조리사들이는바람에,
조선에서는겨울이끝나갈즈음에는쌀이모자라서일본에서쌀을수입할수밖에없다(70쪽).

만약조선인이쌀팔기를거부하거나난동을부리거든직접대응하지말고,
조용히상대방을붙잡아서순찰경관에게인도하라(60쪽).

유출된금,무너진안정성

일본을위시한열강의압박속에수탈당하고있던조선이반격을꾀할기회가있었으니,바로금광이었다.평안북도운산에위치한금광지대는동양최대의수익성으로정평이나있었다.앞에서본쌀은자국민이먹고살기위해전국적으로유통된다는특징이있어통제하기쉽지않은데비해,금은수요의목적이아닐뿐더러금광지대가고정되어있기에개항초기조선조정이적극적이었다면주요금광에대한소유권을지킬수있었다.
그러나역량도의지도없었던조선정부는금광개발을개인에게떠넘겨버렸고,일본인들은소유권이명문화되는것을피해지방관리나유력자등을내세워본격적으로금을거래하게된다.

최소26톤의금을조선에서더들여왔으니,일본은신용높은금화를더많이만들어서세계시장에서무기든기계든원료든얼마든지사올수있었고,이는일본경제가기존금보유량대비최소69%이상조선의금을바탕으로추가성장했음을의미했다(98쪽).

21세기지금도여전히한국가의금보유량은경제안정성을의미하고,경제가불안할땐금값이오른다.만일조선이모든행정력을동원해금을사수했더라면,세계시장에서안정적인화폐를만들기반을마련할수있었을것이다.그러나재정위기를모면하기위한조선조정의선택은주조차익을얻기위한액면가만높은화폐의발행이었고이선택은조선경제붕괴에박차를가하게된다.

위조,투기,그리고일본화폐도입

그간조선이금속화폐를사용하지않은이유는조선땅에화폐로쓸만한금속이마땅치않았기때문이다.대표적인화폐용금속인은과구리를수입해야만겨우쓸수있는실정에새로운화폐를만든다는것은사리에맞지않은일이었다.조선에상당량매장되어있던금은위에서살펴본대로주도권을잃어확보할수없었고,만만한금속은구리였다.그러나주요구리수입원이일본이었으며,주조기술이나기술자또한일본에서들여올수밖에없었다.

요즘오사카지방의금속회사들가운데백동화를만들어완제품으로서1개에1전5리내지2전의가격으로대거밀수입을시도하는자가있으며,이제인천과그밖에각지일본상인은거의이일에관여치않는자가없는형편이다(51쪽).

일본인상인과국가가나선조직적인위조와투기로화폐가치는나날이하락했다.갖고있는돈이금속조각에불과하다는데어느누가불안해하지않을수있을까.조선사람들의이심리를이용해일본인들은또한번이득을취하려고했다.백동화를가져오는이에게자신들이발행한은행권을교환해준다는것이었다.그러나양심을바라서는안될일,“같은동전이라도조선인이바꾸려하면1전인데,나중에일본인이가져가면‘고객우대’한다며2전5리로쳐주는일”(200쪽)도서슴없이이루어졌다.

나가며

이런식으로개항전후의위조-환투기-일본화폐도입이라는화폐침략의충격이계속된결과,조선에는급격한인플레이션이일어났고조선경제는그야말로박살이나버렸다.일제강점기를거치는동안조선은경제뿐만아니라정치·사회·문화모든면에서의침략을받게된다.이후일본이항복하며종결된양차세계대전속에서패전국의식민지였던조선에무언가남아있을리는만무했다.
일제강점기와해방,한국전쟁과민주화운동을거쳐다다른2022년의대한민국근현대사의시작엔개항이있었다.민족의역사가개인의삶에미치는영향은결코작지않다.물리적지반을공유했던150년전이땅의사람들이살아남으려애썼던방식을살펴보는일이지금같은땅을밟고있는사람들에게유의미함은당연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