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삼국유사 : 우리 민족의 신화적 원형을 찾아서

꿈꾸는 삼국유사 : 우리 민족의 신화적 원형을 찾아서

$27.00
Description
우리 겨레의 대표고전인 일연의 〈삼국유사〉. 유교적 합리주의 세계관이 반영된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달리 불교적 세계관이 반영된 민간전승의 기사·신화·전설·시가를 풍부히 담고 있다. 〈꿈꾸는 삼국유사〉는 〈삼국유사〉의 풍부한 ‘이야기성’에 주목하며 세계 신화의 맥락 위에서 우리 신화의 원형에 새롭게 접근해보고자 한 연구다. 『삼국유사』에 담긴 수많은 설화는 역사이자 상상 속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뼈대를 이루는 것은 신화다.
대학에서 오랫동안 서양 신화를 가르쳐온 저자는우리의 민족 신화로 눈을 돌려 〈삼국유사〉 연구에 천착했다. 신화학자답게 저자는 역사 이전에 신화 및 설화가 형성된 바탕을 탐색한다. 이야기들에 덧붙여져 있는 정치적, 철학적, 종교적, 역사적 외피를 최대한 벗겨내고 그 신화적 원형에 다가간다.

이 책에는 〈삼국유사〉의 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대표적인 설화들이 세 가지 주제 아래 엮이었다. 첫째 ‘위대한 어머니들’에서는 곰 설화, 유화부인 설화, 수로부인 설화, 알영 설화를, 둘째 ‘신성함의 현현’에서는 처용 설화, 서동 설화, 만파식적 설화, 도화녀와 비형랑 설화를, 셋째 ‘길 위의 성인’에서는 신라불교 십성(十聖) 가운데 두 인물인 사복과 원효 설화다.
저자는 이야기의 스토리나 구조를 따라가는 대신 신화의 최소단위에 주목하며 이른바 ‘반독서’(contre-lecture)를 지향한다. 모든 것을 의심하는 읽기, 이미 형성된 어떤 이데올로기에 저항하는 읽기, 그런 해체적 읽기를 저자는 ‘꿈’의 이름으로, 우리 민족의 무의식 깊이 가라앉아 있는 숨겨진 ‘열망’의 이름으로 수행한다. 책 제목이 ‘꿈꾸는 삼국유사’인 이유다.
저자

김정란

시인,번역가,문학평론가이자불문학자로상지대학교문화콘텐츠학과교수를지냈다.한국외국어대학교불어과를졸업하고프랑스그르노블3대학교대학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오랫동안‘현대의상징과신화’‘상상력과비평’‘한국신화콘텐츠실습’등을주제로강의하며,문학과함께인류의원형적이야기인신화연구에매진해왔다.

시집으로『다시시작하는나비』『매혹,혹은겹침』『꽃의신비』등이...

목차

책을내면서|‘반독서’로서의신화읽기

제1부『삼국유사』의정신
일연은왜신화를통해역사를기술했나
신발한짝의신화학

제2부위대한어머니들
사라진신성한곰어머니|곰설화
신성함의근원으로서의어머니|유화부인설화
존재의깊은내면으로가는길|수로부인설화
새,빛,여조의신비|알영설화

제3부신성함의현현
신들의상징으로‘처용’하다|처용설화
백제유민의상상적구원|서동설화
두겹의생명숨을내쉬다|만파식적설화
도깨비설화와연금술|도화녀와비형랑설화

제4부길위의성인
구원으로서의죽음|사복설화
중생의삶속으로들어가다|원효설화①
길에서태어나길에서죽다|원효설화②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유사(遺事),선조들의상상력가득한뒷이야기
일연의『삼국유사』는우리겨레의대표고전으로모르는사람은없을것이다.하지만주의하지않았다면책명의‘유사’가‘遺史’가아니라‘遺事’라는사실은잘모를수도있다.그렇다,일연은자신이저술한역사를그저‘남겨진일또는이야기’정도로겸손하게이름지었다.하지만그명칭은의미심장하다.이미왕명으로편찬되어정사(正史)의지위를갖는김부식의『삼국사기』와두드러진차이를보이기때문이다.『삼국사기』가유교적세계관에바탕을두어이른바‘괴력난신’(怪力亂神)에관한비합리적인이야기들을배제했다면,『삼국유사』는불교적관점에서오히려민간전승의기사,신화,전설,시가따위를풍부히담고있다.일연은평생발품을팔아전국을돌며선조들의상상력가득한이야기들을수집했고,그것을하나의역사로품어안았던것이다.

‘반독서’로서의『삼국유사』읽기!그신화적원형에다가가다
『꿈꾸는삼국유사』는『삼국유사』의이런풍부한‘이야기성’에주목하며세계신화의맥락위에서우리신화의원형에새롭게접근해보고자한연구다.『삼국유사』에담긴수많은설화는역사이자상상속의이야기다.그리고그이야기의뼈대를이루는것은신화다.시인,번역가,불문학자로잘알려진저자김정란교수는사실탁월한신화연구가다.그는대학의문화콘텐츠학과에서오랫동안서양신화를가르쳐오면서,우리의민족신화에무심했음을자각하고『삼국유사』로눈을돌려연구에천착했다.물론『삼국유사』에서읽어내려한것은‘역사’보다는‘신화’다.
따라서저자는역사이전에신화및설화가형성된바탕을탐색한다.이야기들에덧붙여져있는정치적,철학적,종교적,역사적외피를최대한벗겨내고그신화적원형에다가간다.이야기의전체스토리나구조를따라가는대신의미있어보이는신화의최소단위에주목한다.이런저술태도로서저자는이른바‘반독서’(contre-lecture)를지향한다.모든것을의심하는읽기,이미형성된어떤이데올로기에저항하는읽기,그런해체적읽기를저자는‘꿈’의이름으로,우리민족의무의식깊이가라앉아있는숨겨진‘열망’의이름으로수행한다.책제목이‘꿈꾸는삼국유사’인이유다.

절망의시대,이야기는민중을꿈꾸게하고
이책은『삼국유사』의많은이야기들가운데대표적인설화들을세가지주제아래묶었다.첫째‘위대한어머니들’에서는곰설화,유화부인설화,수로부인설화,알영설화를,둘째‘신성함의현현’에서는처용설화,서동설화,만파식적설화,도화녀와비형랑설화를,셋째‘길위의성인’에서는신라불교십성(十聖)가운데두인물인사복과원효설화다.『삼국유사』에서절반가까운비중(138조목가운데59조목)을차지하는기이(紀異)편에수록된설화들이대부분이다.기이는‘기이’(奇異)한일들을기록해놓은편목이아니라사서(史書)의본기(本紀)로서신비한사건들을채택하고있는편목이다.
일연이살았던때는수십차례몽골의침략으로백성들이고통받았던시대다.그런절망의시대에일연은이야기로나마사람들에게꿈을고취하려고했다.선조들의신이한사적들을전함으로써바닥에떨어진민족의자긍심을드높이려했다.현실적인역사가아니라이상화된역사,선조들의성스러움을확인시켜주는신화로서의역사,그리고종국에는구원의방편으로서불교를제시한다.

모든신화는인간운명과의싸움의형식
신화학자로서저자는잘알고있다.어떠한독법으로도신화는완전히읽히지않는다는사실을.신화는모든방식의읽기에버텨내는매우특이한담론이다.다시말해어떤방식으로읽어도신화에는해석에저항하는,읽히지않는빈틈이남는다.신화해석의이런한계에도불구하고저자는모든신화가똑같이가지는분명한한가지사실이있다고말한다.“신화가인간운명과의싸움의형식”이라는것.유일하게인간만이존재와죽음의의미를묻기에그렇다.옛사람들도마찬가지였을것이다.우리는왜존재하는지,누구로서존재하는지,죽은뒤에는어떻게되는지그때나지금이나알지못한다.이지독히본질적인,답을얻을수없는질문[어둠]앞에인간은어떤상징[신화]을만들어냈다는것이다.“인간은상징이라는엑스칼리버를거대한우주의어둠을향해휘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