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 토지를 읽다

꽃으로 토지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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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박경리의 『토지』는 한국문학사를 대표하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1973년 문학사상에서 초판 출간 후 마로니에북스 등 6곳의 출판사를 거쳐 2023년 7번째 재출간을 앞두고 있다.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2019)의 저자 김민철은 박경리 작가의 15주기를 기리기 위해 『꽃으로 토지를 읽다』를 출간했다.

『토지』는 총 20권 분량에 600여 명의 등장인물이 나오는 대하소설이다. 『꽃으로 토지를 읽다』의 저자 김민철은 서희와 최참판댁 사람들을 비롯한 주요 인물의 성격을 꽃의 특성과 연결지어 인물들의 서사를 돋보이게 했다. 작품 속에서 인물들을 묘사하거나 그들이 등장할 때 함께 나오는 꽃을 찾아 25편의 글을 썼다. 꽃을 설명하면서는 저자가 직접 찍은 135장의 꽃 사진도 담았다. 이 책을 통해 꽃과 함께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외모, 스토리를 풍부하게 익히다 보면 방대한 『토지』의 윤곽을 그리는 것을 넘어 작품의 주제와 핵심을 알 수 있다. 또한 작품 외적으로 박경리 작가의 가족사나, 꽃과 관련된 에피소드 등도 폭넓게 다루어 박경리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저자 김민철은 아파트 공터에 핀 꽃의 이름을 묻는 딸에게 대답해주기 위해 야생화 공부를 시작했다. 그것을 계기로 20여 년간 야생화에 빠져 전국을 누비며 꽃 사진을 찍고 관련 이야기를 칼럼을 통해 소개하는 ‘꽃 기자’가 됐다. 또 다른 관심사인 문학과 꽃을 연결시켜 소설 속에 등장하는 꽃에 대한 책 네 권을 냈다. 저자는 『토지』를 읽기 시작하며 처음엔 작품 속에 꽃이 있을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꽃이 많이 나와 놀랐다고 한다. “등장인물과 꽃ㆍ나무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장면이 많아”서 빙그레 웃으며 작품을 읽었다고 한다.
저자

김민철

야생화와문학을사랑하는기자다.학창시절부터수많은소설을읽었고,기자생활을하면서도문학에대한관심을놓지않았다.20여년전부터야생화에빠져전국을누비며예쁜꽃을만나고이에관한이야기를칼럼등을통해소개하고있다.특히꽃으로한국소설에접근하는데관심이많다.그결과물로『꽃으로박완서를읽다』『문학속에핀꽃들』『문학이사랑한꽃들』『서울화양연화』를펴냈다.

목차

『토지』주인공에얽힌꽃이야기|프롤로그

서희의꽃
서희와길상이의개나리연정|개나리
서희,가시가득한탱자나무같은여인|탱자나무
서희,해당화가지휘어잡고주저앉다|해당화

최참판댁사람들의꽃
최참판댁을상징하는꽃|능소화
길상이,파초같이품이넓은남자|파초
석류빛깔다홍치마입고싶다는봉순네|석류꽃
엄마봉순을그리며섬진강에과꽃던지다|과꽃

평사리사람들의꽃
‘강짜’대명사강청댁의할미꽃순정|할미꽃
임이네,물가의잡초같은탐욕의여인|고마리
함안댁의한을안고기둥만남은살구나무|살구꽃
뚝새풀같은김평산?김두수부자|뚝새풀
머루덩굴같은귀녀의집념|머루

사랑의꽃
별당아씨“진달래꽃화전드리고싶어요”|진달래꽃
용이와월선이의사랑의상징버드나무|버드나무
양현과영광의안타까운쑥부쟁이사랑|쑥부쟁이
수국같은여인유인실|수국
“임명희가저옥잠화같았지”|옥잠화

개성만점인물꽃
이부사댁쇠락지켜본감나무|감나무
『토지』의기화요초,주갑이|기화요초
상의의민족의식이최고조일때핀꽃|무궁화
홍이처럼깔끔한자작나무|자작나무
참나무같이단단한집사,장연학|참나무

지리산,평사리,통영의꽃
지리산꽃과나무들
하동평사리에핀꽃들
통영에핀꽃들

꽃이름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박경리의『토지』는한국문학사를대표하는기념비적인작품이다.『꽃으로박완서를읽다』의저자김민철은박경리작가의15주기를기리기위해『꽃으로토지를읽다』를출간했다.

■꽃이만발해있는소설『토지』
『토지』의줄거리는1897년한가위에서부터시작한다.동학농민혁명과3·1운동을거쳐광복까지근현대사를관통하는격동의이야기가전개된다.하동평사리최참판댁을중심으로주변사람들의누대에걸친이야기가지리산,통영,진주,서울,간도,일본등에서펼쳐진다.우리이야기를담고있는소설인만큼우리가평소에주변에서볼수있는많은꽃이등장한다.

『꽃으로토지를읽다』는총6장으로,첫장은「서희의꽃」을다룬다.소설은1897년서희가다섯살일때서희의집에서시작되고1945년쉰세살의서희가해방소식을듣고감격에겨워해당화가지를잡고주저앉는장면으로마무리된다.그러니600여명의인물중핵심주인공하나를꼽으라면서희일것이다.저자김민철은주인공서희에게예외적으로3개의꽃을선사한다.개나리,탱자나무그리고해당화다.

2장「최참판댁사람들의꽃」은줄거리의중심이되는최참판댁,길상이,봉순네,봉순이를소개한다.최참판댁은양반댁에많이피었던능소화,길상이는품이넓어사람들이햇빛이나비를피할수있는파초,봉순네는석류꽃,서희의소꿉친구이자나중엔기생기화가된봉순이는과꽃과연결된다.3장「평사리사람들의꽃」에선할미꽃을통해강청댁을,고마리와임이네를,살구꽃과함안댁,뚝새풀과김평산·김두수부자를,머루를통해귀녀를소개한다.

4장「사랑의꽃」에서는다양한관계를보여준다.자세한사연은알수없지만사랑을쟁취해낸주체적여성별당아씨를진달래꽃과함께다룬다.용이와월선이의사랑의상징은버드나무다.양현과영광의사랑은안타까운쑥부쟁이사랑이라고이름붙인다.또조국과연인사이에서갈등하는유인실은수국에,조선의신여성임명희는옥잠화에비유한다.

5장은작품에서독특하게살아있고중요한역할을하는「개성만점인물꽃」을다룬다.곧은선비이동진과방황하는지식인이상현의쇠락은감나무와함께한다.작가가가장좋아하는무욕의자유인주갑이는『토지』의‘기화요초’다.옥같이고운풀에핀구술같이아름다운꽃이라는뜻이다.상의의민족의식과함께무궁화가등장하고,홍이는깔끔한자작나무와닮았다.서희와세상을잇는단단한집사는참나무에비유된다.

마지막장에서는인물과연결하기어려운꽃·나무를작품의주요공간인지리산,평사리,통영으로나누어소개한다.소설속지리산에는산목련이라고표현된함박꽃나무,철쭉,청미래덩굴,도라지꽃등이나온다.토지1부의주무대하동평사리에는치자꽃,박꽃,달맞이꽃등이등장한다.작가의고향이자소설속에도비중있게등장하는통영에는동백꽃,고들빼기,아왜나무등이피어있다.

■박경리문학세계깊이읽기
『꽃으로토지를읽다』는박경리의대표작『토지』와그의생애를조명해박경리문학세계를깊이읽게해주는훌륭한개론서다.작가의생애나소설분석등에서그동안진행되어온박경리연구를소화해체계적이고분명한길잡이가되어준다.

저자김민철은등장인물이나꽃과관련된박경리작가의에피소드를적극소개한다.홍이는박경리의아버지이야기를상당부분가져온인물이다.홍이의딸상의는작가의여고시절모습을많이투영하고있다.작가박경리는1994년『동아일보』와의인터뷰에서자신과가장닮은인물은최치수라고이야기했다.“자기존엄성에상처를받으면광적으로못견디며결코잊지않는점”이같다는것이다.『토지』에서가장좋아하는인물은주갑이라며“그사람인생이시작도끝도없잖아요.떠도는하나의,그야말로나비같은사람이죠”라고밝히기도했다.

또한소설에나오는꽃들을박경리작가가언제접했고어떤인연이있었는지를추적해보기도한다.길상이의상징인파초는작가가어릴적6촌친척인‘간창골아저씨’댁에드나들면서자주접한식물이었다.또한이책을읽으면『토지』집필과정과작가의어려움등도알수있다.4부줄거리에선일본이기둥이기때문에작가는“철저한일본분석”을하고“민족주의의한측면인에고이즘에서빠져나가”려고노력했다.또한유인실과조찬하의만남장면에서의실수를뼈아프게생각하고3년8개월이나『토지』연재를중단했던일화도소개한다.

■우리주변에서볼수있는꽃이야기
전국을돌아다니며꽃과관련된이야기를취재하는기자인저자김민철은『토지』의현장들을직접방문했다.특히소설속공간을재현해놓은하동최참판댁은계절별로가서분위기를보고어떤꽃과나무들이있는지살폈다.박경리작가의고향이자『토지』4~5부의주무대인통영또한여러번방문해미륵산과박경리기념관등을취재했다.원주의박경리문학공원은작가가1980년에이사해텃밭을가꾸며『토지』4~5부를집필한옛집을중심으로조성한소공원이다.

『꽃으로토지를읽다』를읽는것만으로상당수야생화와나무를익힐수있다.135장의꽃사진과설명을통해꽃의생김새나특징,개화시기,비슷한꽃들과의구별법등을자세히소개한다.살구꽃이만개하는3월말은매화가아직남아있는시기라헷갈릴수있다.살구나무와매실나무는같은벚나무속이라구분하기더욱어려운데저자는꽃받침을살피라고팁을전한다.“매화는꽃이피어도꽃받침이야무지게꽃을감싸고있지만살구꽃은꽃이피면서대개꽃받침이뒤로젖혀지는경우가많다”는것이다.

나아가꽃이름의유래나관련된전설까지다양한꽃이야기를전한다.『토지』에서봉순의딸양현이가봉순이를기리면서과꽃을섬진강에던진다.과꽃의이름이‘과부꽃’에서왔다는견해가있다.옛날백두산근처에추금이라는과부가사는집에남편이생전에가꾼과꽃이가득했다.추금에게중매쟁이가끊임없이재혼을설득해마음이흔들렸는데그즈음남편이꿈속에나타나,흔들리는마음을다잡고과꽃을소중히가꾸며살았다는이야기에서그이름이유래된것이다.

소설『토지』를처음접하든,읽었던기억을다시떠올리든서희,길상이등등장인물에얽힌꽃이야기『꽃으로토지를읽다』를읽는것은작가박경리에게바치는또하나의헌화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