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이상 이상이었다 : 이상 시 해설집

이상은 이상 이상이었다 : 이상 시 해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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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상李箱은 이상異常 이상以上이었다』는 예술인 조영남이 현대미술적 관점으로 이상의 독창적인 시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놓은 이상 시 해설서다. 이 책은 이상의 시를 읽어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이상의 시를 읽을 기회를 주고, 이상의 시가 난해해서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에게는 그 답답함을 풀어주는 사이다 같은 책이다. 자유주의자 조영남만이 쓸 수 있는 ‘조영남식’ 쉬운 해설이다.

1989년 조영남은 「이상을 위한 지상 최대의 장례식」을 치러주었다. 물론 회화 작업으로 말이다. 그만큼 이상에게 열광했던 조영남은 20대부터 ‘죽기 전에 이상에 관한 책은 꼭 한번 쓴다’고 마음먹어왔다. 그런 그가 쓴 『이상은 이상 이상이었다』는 이상의 천재성을 증명하기 위해 50년 동안 마음속에 품어온 꿈을 펼쳐놓은 책이다. 이 책을 쓰기 위해 원고지 1,500매에 달하는 글을 펜으로 쓰는 열정을 보여줬다. 이상에 대한 자신의 모든 열정과 지식을 책 속에 담기 위해 몇 번이나 원고를 고쳐 쓰기도 했다. 그러다 건강에 무리가 생겨 뇌경색 수술까지 받게 되는 어려움도 겪었다. 그만큼 이 책에 쏟는 애정이 깊다.
저자

조영남

1944년황해도남천에서태어남.1951년1·4후퇴때충남예산군,흔히‘삽다리’로알려진삽교면으로영구이주.어릴때부터노래를잘해한양대음대에진학했으나자퇴하고,다시서울대음대성악과에입학.1968년미8군부대주한미8군쇼단에서노래를부르다1969년「딜라일라」라는번안가요를불러대중음악계스타로등극.이와중에학교중퇴(훗날명예졸업장을받아가까스로졸업).1970년「와우아파트무너지는소리에」란풍자가요를부른다음날곧장국가의부름을받고군에입대.1973년군복무중서울여의도광장에서열린빌리그레이엄목사의부흥집회에서성가를부른것이인연이되어제대후미국유학길에오름.유학가기전서울안국동소재‘한국화랑’에서첫미술전시회를열기도함.
1979년미국플로리다트리니티신학교에서신학학사(B.A)학위취득.1982년한국으로돌아와가수로복귀.1990년카네기홀에서개인콘서트를열기도함.한편으로1992년「자니윤쇼」와「열린음악회」등을통해TV매체에등장.이후「조영남쇼」「투맨쇼」「체험삶의현장」「조영남이만난사람」「조영남최유라의지금은라디오시대」등을진행하는등20세기말부터21세기초까지방송활동을이어옴.
가수로서발표한주요앨범으로는『제비』『딜라일라』『보리밭』『지금』『화개장터』『모란동백』『불꺼진창』등이있음.
화가로서는1973년‘한국화랑’전시이후서울·부산·베이징·뉴욕·LA등세계각지에서약40회남짓전시회를열며스스로화수(畵手)라칭해옴.
그는펴낸책으로는한길사에서펴낸『현대인도못알아먹는현대미술』『어느날사랑이』를비롯해『보컬그룹시인이상과5명의아해들』『조영남양심학』『놀멘놀멘』『예수의샅바를잡다』『조영남길에서미술을만나다』『천하제일잡놈조영남의수다』『이망할놈의현대미술』등이있음.

출판사 서평

현대시의제왕

이상은1910년서울에서태어나28세의젊은나이에폐병으로숨을거둔다.결핵때문에짧은인생을살았고그래서인지시에는그만큼더절박함이담겨있다.조영남은이상이시시한기인나부랭이가아니라지난100년동안에존재했던최고의문학적천재라고경의를표한다.

“도처에천재가있다.모차르트·베토벤도천재다.내가열번죽었다깨어나도잡아낼수없는정교한선율들을오선지위에잡아냈기때문이다.피카소와달리도천재다.어느누구도흉내낼수없는형상을캔버스위에잡아냈기때문이다.칸트와아인슈타인역시천재다.내가도저히알아먹을수없는철학·과학이론을노트위에적어놓았기때문이다.그러나미안하지만나는보들레르·랭보·포·엘리엇을천재로여기지않는다.왜냐하면그들이써놓은시들을웬만큼은알아먹을수있기때문이다.모차르트·피카소·아인슈타인은영락없는천재라서상관없지만저쪽의보들레르·랭보·엘리엇은내가보기에우러러볼만한천재가아님에도불구하고‘날개’를달고우주를펄펄날며이름을날리고있다.아직도‘날개’를달지도못하고날지도못하는우리의천재이상만분하고억울하고원통할뿐이다.”_155쪽

『이상은이상이상이었다』에서조영남은100여편의이상시를해석해낸다.창작연도에따라아홉개의묶음으로나누고시에해설을달았다.잘알려진이상의시「오감도」「건축무한육면각체」부터‘이상전집’에조차잘포함되지않은시「1931년」「습작쇼오윈도우수점」「회환의장」「무제3」까지다룬다.
조영남은이상시의형식을따지는건부질없는짓이고,이상의시는현대미술이론으로풀어야한다는것이이상시를해석해내는핵심이라고말한다.이상은띄어쓰기나맺음말을생략하는방식,도표·숫자·건축학적요소를시에적용하는방식,문학적해석의다양성을열어주는중의적표현방식등을시에다양하게도입했다.이런방식은이상이건축가이면서동시에미술가이기때문에나타난현상이다.건축과미술을함께공부하고,삽화와설계도를동시에그렸으니미술같은글,건축같은시가나올수밖에없었다.조영남은이런그의독특한문학적시도를현대미술의이론으로해석한다.

“뒤샹은소변기통에「분수」라는반어적제목을달았다.남성의성기에서아래쪽으로쏟아져내리는오줌줄기의방향은솟아올라야하는분수의방향과정반대다.아이러니와모순.뒤샹은그것을분수로규정했고,이상은「LEURINE」이라는생뚱맞은프랑스어제목을달아일본어로휘갈긴장시한편을세상에제출해놓았다.세계문학사에선마땅히이상이「LEURINE」이란시를써낸때가진정한현대시의출발점이었다고새롭게기록해야한다.”_74쪽

이상이최초로발표한시「이상한가역반응」을조영남은“결핵을앓고있는이상의5초짜리남녀관계에대한시”라고해석한다.‘13인의아해’로유명한「오감도Ⅱ」‘시제1호’에나오는13명의아이는우리모두를의미한다며우리들모두는몸과마음으로우리에게주어진실존을쓸어담고맥없이살아갈뿐이라며실존주의철학을끌어들인다.

조영남의해설은어려운말로읽는사람을현혹시키는기존의시해석과는다르다.한마디로권위적이지않다.이런그의글쓰기방식은일반독자들에게이상의시가얼마나쉽고재미있게읽힐수있는지보여준다.이해하기쉬운문장,친근하고독특한그의글은난해한이상의시를읽는사람에게‘시읽기의즐거움’을줄것이다.

“이상은다른시인들처럼자연이나풍경이나사소한감정,혹은삶따위에경탄하거나호들갑떨지도않았고,물밀듯이밀어닥치는삶의역경에징징대지도않았고,보들레르처럼악에받쳐분노를터뜨리지도않았다.랭보처럼일찌감치한발물러서지도않았다.오히려세상을있는그대로받아들였고정면대결을했다.한편엘리엇처럼타인과다름없는극히보편적인품성으로살아가려했다.하기야시인이화려하면그건가짜다.”_262쪽

조영남은현재자신의직업은한물간화수(그림을그리는가수)이지만자신이최초로이상이남겨놓은시들을몽땅해설해놨다는알량한자부심도있다고했다.그는이상을미술에서의파블로피카소,음악에서의구스타프말러,철학에서의프리드리히니체,심지어는과학에서의알베르트아인슈타인과맞먹는다고했다.해설을잘했는지못했는지는이책을읽는사람의몫으로남겨놓았다.

‘이상李箱은이상理想이상以上이었다’일수도있고
그냥‘이상李箱은이상異想이상以上이었다’일수도있다.
-조영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