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제비츠 전쟁론 완성하기 : 계몽주의 이성이 아닌 모방적 이성으로 본 전쟁론 (양장)

클라우제비츠 전쟁론 완성하기 : 계몽주의 이성이 아닌 모방적 이성으로 본 전쟁론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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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클라우제비츠 전쟁론 완성하기』는 비평가이자 인류학자인 르네 지라르가 19세기의 고전 『전쟁론』에 담긴 ‘전쟁의 속성’을 오늘날의 맥락에서 재규명하기 위해 브누아 샹트르와 나눈 대담집이다. 전쟁에 대한 클라우제비츠의 개념은 오늘날의 폭력을 설명할 수 있는 열쇠이면서, 그 자체로 지라르 사상을 이해하는 지름길이다. 특히 폭력과 욕망의 관계에 대한 지라르의 사상과 자연스럽게 들어맞는다. 지라르는 전쟁을 ‘합리적인 인간의 정치적 행위’라기보다는 ‘모방적 인간의 경쟁 행위’라고 단정한다.

지라르의 대담은 나폴레옹 전쟁에서부터 오늘날의 핵전쟁까지 현대전을 아우른다. 『전쟁론』은 유럽의 전쟁이 모방적으로 번져나가던 시기에 출간되었다. 전쟁이 극단에 이르렀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지금 우리에게 제기된 문제다. 지금은 제도로서의 전쟁은 사라졌고 전 국민이 참여하는 총력전과 전선이 따로 없는 테러리즘의 시대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니아 침공은 9·11테러에서도 보았던 새로운 폭력의 시대를 예시한다. 이 책은 전 세계가 파멸을 향해 점점 더 빨리 나아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새 시대의 묵시록이다.

지라르가 주장하는 종말은 역설적으로 희망을 담고 있다. 『클라우제비츠 전쟁론 완성하기』는 지라르가 계몽주의적 이성이 아닌 모방적 이성을 도구로 폭력을 분석하고, 기독교 정신과 횔덜린 등의 선인을 통해 새로운 윤리를 규명하고자 하는 철학적 작업이라고 부를 수 있다.
저자

르네지라르,브누아샹트르

저자:르네지라르

문학평론가이자사회인류학자인르네지라르는1923년남프랑스아비뇽에서태어나1947년파리고문서학교를졸업하고,미국인디애나대학에서역사학을전공했다.인디애나대학프랑스어강사를시작으로듀크대학·존스홉킨스대학·뉴욕주립대학·스탠퍼드대학등에서정교수와석좌교수등을지내며프랑스의역사·문화·문학·사상에관한강의를했다.이런이유로그는프랑스보다미국에서더널리알려져있고,그의이론과사상은미국대학에서더많이논의되고있다.이밖에도그는1947년제르보·샤르피에등과함께아비뇽교황청에서‘현대회화전’을개최해브라크·샤갈·칸딘스키·클레·레제·마티스·몬드리안·피카소등의작품을전시하는등많은화가와작품에관심을가졌다.

1961년에는존스홉킨스대학에서‘비평언어와인문학’에관한국제심포지엄을개최했는데,여기에는바르트·데리다·골드만·이폴리트·라캉·풀레·토도로프·베르낭등많은학자가참가했다.

지라르의관심은소설속의인물들을통해인간욕망의구조를밝혀내는데서출발한다.그것이그의첫저서인『낭만적거짓과소설적진실』에서다루고있는내용이다.그작업의결실인『폭력과성스러움』은1973년프랑스아카데미상을받았다.그밖에도『지하실의비평』『세상이만들어질때부터숨겨져온것』『이중규제』『희생양』『나는사탄이번개처럼떨어지는것을본다』등많은작품을발표했는데,대부분문학작품분석이중심을이루고있으며특히폭력과구원에관한주제가많은비중을차지한다.



저자:브누아샹트르

브누아샹트르는프랑스의문학평론가이자극작가,수필가다.앙리베르그송,르네지라르,에마뉘엘레비나스,샤를페기등의작품을중점으로연구하고있다.르네지라르와함께2005년프랑스에서만든르네지라르연구학회ARM(AssociationRecherchesMimetiques)의회장을맡고있다.



역자:김진식

울산대학프랑스학과명예교수.서울대학불어불문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주요저서로는『르네지라르에의지한경제논리비판』(UUP,2005),『알베르카뮈와통일성의미학』(UUP,2005),『르네지라르』(커뮤니케이션북스,2018)『모방이론으로본시장경제』(살림,2020)이있다.역서로는르네지라르의『폭력과성스러움』(민음사1,993),『희생양』(민음사,1998),『나는사탄이번개처럼떨어지는것을본다』(문학과지성사,2004),『문화의기원』(기파랑,2006),『욕망의탄생』(문학과지성사,2018),『유럽을성찰하다』(글항아리,2020),『경제와미래』(북캠퍼스,2022)등이있다.

목차

모방적이성으로전쟁을보다|김진식

머리말:새로운폭력의시대│브누아샹트르
서론:클라우제비츠완성하기│르네지라르

1장극단으로치닫기
2장클라우제비츠와헤겔
3장결투와상호성
4장결투와성스러움
5장횔덜린의슬픔
6장클라우제비츠와나폴레옹
7장프랑스와독일
8장교황과황제

에필로그:위험시대
브누아샹트르에게보낸르네지라르의편지│그라세판증보

옮긴이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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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총력전과테러리즘의모습으로드러난새로운폭력,
세계의파멸을예고하는새시대의묵시록

클라우제비츠의『전쟁론』을완성한다는것
클라우제비츠는18~19세기에살았던프로이센의군인이자전략가,사상가다.프랑스가프랑스혁명을치른뒤나폴레옹전쟁이유럽전역을휩쓸던시대에프로이센은이에맞서서싸웠다.클라우제비츠는직접나폴레옹전쟁에참전하고나폴레옹군의포로가되기도했다.30대중반부터는프로이센육군사관학교의교장으로재직했다.그때부터전쟁에대한방대한연구를시작했지만콜레라에걸려책을완성하지못하고사망했다.그의유고를아내마리폰클라우제비츠가출판한것이『전쟁론』이다.전쟁철학,국제정치학,군사학을아우르며전법을학문적으로정리한이책은『손자병법』과함께시대를초월한군사전략서로높은평가를받고있다.

그러나르네지라르는클라우제비츠의『전쟁론』이미완이라고본다.전쟁의속성에대한중요한직감을클라우제비츠가끝까지관철하지않았기때문이다.클라우제비츠가전쟁은‘극단으로치닫기’라는주장에서돌아서면서‘다른수단에의한정치의연속’이라는주장으로물러선것을말한다.지라르는그이유를‘계몽주의이성’때문이라고본다.지라르는‘모방적욕망’에따라움직이는교전국들이점점더극단으로치닫는대규모결투를펼치는것이바로전쟁이라는사실을전하려고한다.이책은클라우제비츠가얼핏본것을르네지라르가집요하게파고들어오늘날세계의비극을제대로이해하기위한대담집이다.

극단으로치닫는전쟁,
쌍둥이들의인정사정없는결투
인류가화해하지못하고아직도전쟁에뛰어들고있는것을계몽주의이성으로는만족스럽게설명할수없다.지라르는‘모방적이성’으로전쟁에대해고찰한다.그에따르면인류의동일성이전쟁의원인이다.동일성때문에경쟁이발생하고,경쟁은쟁점을무화하면서상대방을이기는것만중시하게한다.전쟁은“쌍둥이들의인정사정없는결투”가되는것이다.

“교전국들은모두상대방을자신의법으로삼는다.여기서상호행위가나오는데,개념상으로이상호행위는극단에까지이르게된다.”(59쪽)

르네지라르의욕망이론에의하면,모방적경쟁은상대방의욕망을소유해자신의존재를상승시키도록한다.욕망은전염성을가지며경쟁자들은서로가서로에게모델이자장애물이된다.한쌍의짝패가된이들은스스로를파괴할때까지경쟁적으로결투한다.클라우제비츠가예상한극단으로치닫는‘절대전쟁’의전형적인모습이다.

“모방적욕망에사로잡힌사람들이그러하듯이,클라우제비츠는때로는나폴레옹이라는모델에사로잡히지만또때로는정반대로나폴레옹을증오하게됩니다.”(332쪽)

지라르가꼽은짝패갈등의좋은사례는클라우제비츠와나폴레옹이다.클라우제비츠의생각은언제나나폴레옹에대응하는것이었고,“클라우제비츠에게나폴레옹은모델-장애물”이다.이외에도이책에는시기,선망,질투를낳는모방적관계의예시가여럿등장한다.대표적으로프리드리히대왕과볼테르의관계가있다.제르멘드스탈부인을통해서는프랑스와독일의모방적관계에대해분석한다.19세기초프랑스고전주의와독일낭만주의문학에대한대담에서는모방에대한직관이솟아난다.

자멸할위험에처한
‘희생양없는문명’
르네지라르는사회구성원들끼리의갈등을해소하거나질서를회복하기위해인류가취해온방식이‘희생양’을만드는것이라고말해왔다.희생제도는폭력의방향을하나의대상으로돌려공동체전체를보호하려는문화적장치다.이때사람들은희생을정당화하면서도희생물에게사회통합의임무를부여하며성화한다.

“교전국들은모두‘스스로가희생양이라는명분으로’숱한희생양을만들어내고있다.”(52쪽)

그러나오늘날은희생양과희생제도를없앤사회다.지라르에의하면예수가희생제도에의해무고한죽음을당하면서희생제도자체를폭로하고파괴했다.그렇게종교의신비를벗겨낸것이기독교다.이탈신비화는절대적으로좋은것이지만상대적으론나쁜결과를낳았다고지라르는말한다.이제는더이상제3자를통해화해할수없게된적대자들은서로를더욱강력하게비난한다.언제나그들보다우리가더희생자라고말함으로써적을섬멸할권리를정당화하는것이다.지라르는희생제도가없어진오늘날문명은폭력의물결을막는둑을허문것처럼가장취약하고자멸할위험에처해있음을지적한다.

“희생양을갖는다는것은희생양을가졌다는것을알지못하는것이다.희생양을가졌다는것을안다는것은영원히희생양을갖지못하고서해결책도없이모방적갈등에노출되는것이다.”(77쪽)

총력전과테러리즘,
현대전의두가지모습
희생양이없어진시대의전쟁은온국민을동원하는‘총력전’이거나전선이따로없는‘테러리즘’이다.자신의의지를실현하기위해서로에게점점더잔인하게폭력을가하다가폭력자체에몰두하게된다.지라르는이런성격을띤현대전이프랑스혁명에서부터시작됐다고본다.귀족정에서민주정이되면서전쟁은대중의문제가되었다.또한이념적으로변한전쟁은다른쪽이파국에이르러완전히패배했을때만끝날수있다.이데올로기전쟁은고전적인국가사이의전쟁을오늘날우리가경험하고있는절대예측할수없는‘무차별적’폭력으로바꾸어놓은것이다.

클라우제비츠가『전쟁론』에서예감한테러의징후를바탕으로지라르는오늘날자주발발하는테러의의미가무엇인지파고든다.테러리즘의기원은혁명전쟁에서찾을수있다.테러는상대방공격에대한방어라는명분에서힘을얻는다.언제나자신이벌이는일은공격에대한대응이라고정당화하는것이다.지라르는현재의테러가과거서구제국들이행했던정복의재연인데,중간에미국을만나면서더위험해졌다고본다.극단으로치닫기가과거에는나폴레옹주의나범게르만주의를사용했던것처럼오늘날에는이슬람주의를사용하고있다고분석한다.

과도한폭력을어떻게피할수있을까?
거리두기와물러섬
지라르가보기에종교는평화의엔진역할을한다.하지만계몽주의적편견은인간의종교성을배제한다.계몽주의가아닌새로운이성을강조하는지라르는오히려공관복음과서간문에많이들어있는묵시록에집중한다.폭력은오늘날모든지역에서분출되며묵시록이예고하는재앙을유발하고있다고말한다.전쟁을완전히불법으로낙인찍으면역설적으로전쟁이도처로번져나간다.갈등을지연하는것은갈등을더결정적으로만드는결과를낳는다.“호전주의와평화주의가모방적짝패”인것이다.

종말을주장하는지라르는“위험이커가는곳에우리를구원하는힘도커가고있다”며역설적인희망을이야기한다.전쟁과결투의또다른논리를깊이생각하게되고,우리시대가요구하는저항의윤리를규명할수있기때문이다.특히그리스도를비롯한기독교정신과횔덜린을비롯한선인들을통해그길을제시한다.지라르는대상과일정한‘거리두기’를권한다.그리스도는사람들이신과합당한거리를두게했던존재이며,횔덜린은그리스도에게서물러섬을모방해야한다고이야기했다.지라르에의하면우리는거리를둘때상호성과동질성을보게된다.이것이상대와나의차이를믿고상대에게더강하게대응하는것,즉극단으로치닫기를멈추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