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 (전면개정판 | 양장본 Hardcover)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 (전면개정판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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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아돌프 아이히만은 나치 친위대에서 유대인 강제이송과 학살의 핵심 실무를 담당했다. 세상은 아이히만이 증오에 빠지고 피에 굶주린 악마일 것이라고 상상했다. 그러나 한나 아렌트가 법정에서 마주한 아이히만은 나치 광신자도, 유대인 혐오자도 아니었다.
아렌트가 이 대목에서 주목한 것은, 학살을 떠받치는 동력이 개인의 증오나 잔혹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렌트는 생각하기를 멈추고 규칙에만 따르는 아이히만의 모습에서 ‘악의 평범성’을 발견했다. 아렌트는 이것이야말로 현대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악의 형태라고 경고한다.
저자

한나아렌트

HannahArendt,1906~75
독일하노버에서태어났다.철학과신학에관심이많았던아렌트는마르부르크대학으로가불트만과하이데거에게배운다.거기서하이데거와사랑에빠졌던아렌트는곧그를떠나하이델베르크의야스퍼스를찾아그의지도로「아우구스티누스의사랑개념」이란주제로철학박사학위를받는다.
이후아렌트는정치적억압과유대인박해가점차심해지던독일에서시온주의자들을위해활동하다체포되어심문을받은뒤,1933년에프랑스로망명하고또거기서수용소에갇혔다가결국탈출하여1941년에미국으로망명한다.
첫번째주저인『전체주의의기원』(1951)의발간과더불어아렌트는본격적인정치사상가의길을걷는다.이후『라헬파른하겐』(1957),『인간의조건』(1958),『과거와미래사이』(1961),『예루살렘의아이히만』(1963),『혁명론』(1963),『공화국의위기』(1972)등중요저작들을연이어출간했다.
특히유대인학살의핵심책임자아이히만이아르헨티나에서체포되고예루살렘으로압송되어재판을받자아렌트는예루살렘에머물면서그재판에대한보고서『예루살렘의아이히만』을쓰게된다.이책을통해설명한악의평범성개념은수많은논쟁을낳았다.
이경험을바탕으로아렌트는정치적악을유발하는정신의문제에집중하여『정신의삶』(1978)을남긴다.아렌트의판단이론의강의내용을담은『칸트의정치철학』(1982)이아렌트사후에출간되었고,또유고를정리해『이해에대한에세이』1(994),『정치의약속』(2005),『판단과책임』(2005),『난간없이사유하기』(2023)등이출간되었다.

목차

생각은늘살아있어야한다|개정번역판을내면서
아렌트가분석한아이히만|김선욱
악의평범성과타자중심적윤리|정화열
독자들께드리는말씀|한나아렌트

제1장정의의집
제2장피고인
제3장유대인문제전문가
제4장첫번째해결책추방
제5장두번째해결책수용
제6장최종해결책학살
제7장반제회의혹은본디오빌라도
제8장법을준수하는시민의의무
제9장제국에서의추방독일,오스트리아및보호령
제10장서유럽에서의추방프랑스,벨기에,네덜란드,덴마크,이탈리아
제11장발칸지역에서의추방유고슬라비아,불가리아,그리스,루마니아
제12장중부유럽에서의추방헝가리,슬로바키아
제13장동부의학살센터들
제14장증거와증인들
제15장판결,항소,처형

에필로그
후기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출세를위해비범한근면함을보인것을제외하고,
아이히만에게는어떠한동기도없었다.

아이히만이이해하는한,그가행한모든일은
법을준수하는시민으로서행한것이었다.
그는의무를,명령과법을준수했다.”

■재판을보러간철학자
한나아렌트는독일에서출생한유대인철학자다.나치의억압이심해지자미국으로망명한아렌트는자신이직접경험한폭력정치를분석했고,『전체주의의기원』『예루살렘의아이히만』『공화국의위기』등20세기를대표하는정치사상서를펴냈다.
유대인학살의실무책임자아돌프아이히만이예루살렘에서재판받는다는소식이전해지자,아렌트는직접법정으로향했다.『뉴요커』지의특파원자격으로쓴재판참관기가바로『예루살렘의아이히만』이다.

■평범한인간인가,극악무도한악마인가
아이히만은나치친위대에서유대인강제이송과학살의핵심실무를담당했다.1942년‘최종해결책’(대량학살)계획에서병참과행정절차를책임지며,전유럽에서유대인을집결시켜죽음의수용소로이송했다.세상은아이히만이증오에빠지고피에굶주린악마일것이라고상상했다.
그러나아렌트가법정에서마주한아이히만은나치광신자도,유대인혐오자도아니었다.아이히만은유대인친척덕분에일자리를얻은적이있었고,유대인지도자인테오도어헤르츨을존경해추모행사에참석하기도했다.그는시온주의(유대인국가건설운동)지지자를자칭했으며한때“유대인의발밑에단단한지반을”놓아주기위해애썼다.
아렌트가이대목에서주목한것은,학살을떠받치는동력이개인의증오나잔혹함만으로설명되지않는다는점이다.자기손으로사람한명죽여본적없는아이히만은유대인학살을책임지는유능한행정가역할을해냈다.체제와명령에무비판적으로순응한결과였다.

■살인기계의톱니바퀴가된아이히만
아이히만의증언은상투적단어로가득했다.아이히만은타인의고통에놀랍도록무감각했으며,“필요하다면아버지마저도죽음으로”보낼수있다고장담했다.아렌트는이런판단능력의결핍이아이히만을살인기계의톱니바퀴로만들었다고본다.
전쟁이끝난후아이히만은자신이의무라고여겼던행위가범죄로규정되는상황을목격했다.그렇다고반성한것은아니었다.자신의판단기준을새로운규칙으로갈아끼웠을뿐이다.아렌트는생각하기를멈추고규칙에만따르는아이히만의모습에서‘악의평범성’을발견했다.아렌트는이것이야말로현대사회에서가장위험한악의형태라고경고한다.

■평범한당신도악이될수있다
스스로를책임없는행정가로여긴아이히만의모습은2024년12월3일밤비상계엄상황에서재현되었다.위헌적인지시를생각없이따른관료와군관계자들의모습이아이히만과겹쳐진다.사회구성원들이도덕적판단을포기하고조직의톱니바퀴로전락할때민주주의와법치주의의근간은흔들린다.

“이도구들이히틀러의가스실을사악한아이의어설픈장난감처럼보이게한다는점은우리를전율케한다.”(에필로그)

아렌트가『예루살렘의아이히만』을통해남긴경고는이연재가『뉴요커』지에처음실렸을때보다지금더유효하다.더연결되고더발전한인간은이제더적은노력으로더거대한파괴를저지를수있다.그럴수록절대악에복종하는대가는더커진다.아렌트는‘의무’와‘법’뒤에숨은복종이결코책임을면제하지못한다고경고한다.

■2026전면개정판의변화
이번전면개정판은초판출간으로부터20년만에번역과편집을전면적으로손질해읽기의장벽을낮추는데초점을맞췄다.원문의긴문장과문단구성,반어와풍자를통해전개되는문체는한국어독자에게특히낯선면이있었다.개정판에서는문맥에맞춰문장과문단을과감하게나눴고,반어법임을분명하게알수있게번역을다듬었다.직접인용문은가능한한대화처럼읽히게정리해재판증언의생동감을살렸다.
또한이번개정판은고유명사표기와개념어번역을재검토하고인명,지명,기관명표기기준을통일했다.재판과전후유럽정치의맥락을이해하는데필요한각주를보강했고,화보자료를추가해사건을더분명하게제시했다.그결과개정판의본문분량은기존424쪽에서512쪽으로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