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열두 가지 얼굴 (당신의 행복을 위한 돈의 인문학)

돈의 열두 가지 얼굴 (당신의 행복을 위한 돈의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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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숫자 빼고 얘기하는 돈에 대한 ‘진짜’ 철학
매일 아침 스마트폰을 켜면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칠해진 숫자가 눈에 들어온다. 주식 앱, 코인 앱, 예금 잔액, 카드값 알림이 기분을 흔든다. 숫자가 오르면 잠깐 안도하고, 내려가면 이유를 찾느라 마음이 급하다.
거래의 수단이던 돈이 행복의 자리를 대신하려 든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돈을 알고 있는가? 숫자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돈의 주인인가, 아니면 숫자를 지키는 경호원인가. 『돈의 열두 가지 얼굴』은 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이 질문에 답한다.
저자

류상철

ARKEconomics공동대표이자트레바리클럽‘금융경제,explained’‘통화정책을알면채권투자가보인다’‘이코노미스트삐딱하게읽기’클럽장을맡고있다.
영국케임브리지대학에서경제학박사학위를받았으며,한국은행에서36년간외환관리,금융안정,국제협력등의분야에서일한뒤2023년3월정년퇴직했다.퇴직후카자흐스탄중앙은행에서자본이동관련자문,예금보험공사에서“기후리스크와금융안정”연구용역,한국금융연구원에서“우리나라이민정책”연구용역등을수행했다.

목차

프롤로그|그래서돈이란도대체무엇인가
Part1돈의정체성:내면의거울이자시간속에기록된기억
1돈과인격:선택과가치관을비추는거울
2돈과기억:사회적기억장치
3돈과시간:가격표가붙은오늘
Part2세상으로나온돈:교환으로드러난돈의가치
4돈과가치:명목과실질사이의거리
5돈과신뢰:종잇조각에불어넣은숨결
6돈과교환:이기심이만든공감의질서
Part3돈이여는기회:가능성의도약과그무게
7돈과레버리지:현재의한계를뛰어넘는지렛대
8돈과부채:가장무거운약속
9돈과유동성:흐르는강물이마를때
Part4돈과함께살기:차가운숫자에온기를
10돈과일:벌이인가놀이인가
11돈과행복:불행을막는방파제,행복을비추지못하는등대
12돈과가족:사랑과계산의공존
에필로그|당신의돈은하인인가주인인가
추천사|돈에대한정직한안내서윤면식
돈,삶,현명함윤수영
주석및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늦게시작된질문
이책의시작은한국은행에서36년간일한경제학자의뒤늦은질문이었다.정년퇴직하고한국은행을나선순간에야“돈이란도대체무엇인가”를묻기시작한것이다.이질문은독서모임에서만난세사람의뒤풀이자리에서싹을틔웠다.정통경제학자가질문을던졌고,현직부동산금융실무자가현실의사례를보태고,인문학적감수성을품은공학도가질문을넓혔다.세사람은토요일오전마다모여세시간씩토론했고,돈의속성을네가지주제와열두가지얼굴로정리했다.

■돈을소유하는가,돈에소유당하는가
그렇다면이들이정의한돈의본질은무엇일까?세저자는돈의첫번째얼굴을설명하면서「반지의제왕」을끌어온다.골룸은반지를손에쥐고‘나의보물’이라부르지만,실제로는반지에붙들린채살아간다.사람들은돈을가져야안심할수있다고생각한다.어느순간부터는돈을가지는것이아니라잃지않으려고스스로를묶어버린다.돈이수단에서목적으로바뀌는순간이다.

“돈을떠올리는것만으로도사람들은더독립적으로변하고,동시에더이기적으로변했다.마치스스로대단한옷을입었다고착각하는임금님처럼,돈이주는자기충족감에빠져타인과의유대를소홀히하게되는것이다.”_19쪽

이대목은돈이사람을강하게만드는동시에고립시킬수있다는점을짚는다.돈이주는자유는타인과단절될권리가되기도한다.저자들이골룸의비유를끌어온이유도여기에있다.돈을소유한다고믿는순간,돈이사고방식과관계맺는방식을바꿔버리기때문이다.

■거래를기억하는방법
한편「메멘토」는화폐가단순한종이나숫자가아닌이유를보여준다.단기기억상실증을앓는주인공은몸에문신을새겨어제의기억을남긴다.화폐도비슷하다.누가누구에게무엇을주었고,나중에무엇으로갚을지를사회가기록하는공동의문신이다.

“중앙은행은마치사회전체를위해가장중요한문신을새기고관리하는전문문신사와같다.”_55쪽
“블록체인은단한명의문신사에게의존하는대신,모든참여자가서로의몸에같은문신을새겨주는방식이다.”_56쪽

이비유는화폐질서의핵심이금속이나종이가아니라기록을믿게만드는방식에있음을드러낸다.중앙은행과블록체인이라는두시스템은방식은다르지만거래의기억을남기는장치라는점에서같다.메소포타미아의점토판장부와오늘날의모바일뱅킹도하는일은같다.『돈의열두가지얼굴』은돈을손에쥐는종잇조각이아니라,사회가거래의기억을보관하고신뢰를이어가는방식으로보여준다.

■돈이괴물이되는순간
『돈의열두가지얼굴』은돈의위험한얼굴도함께보여준다.『베니스의상인』에서안토니오는막대한재화가실린무역선이돌아오지않자자신의살을담보로내걸어야했다.과장된이야기같지만,빚과신용이인간의존엄을어디까지몰아붙일수있는지보여주는장면이다.빚은오래도록단순한금전거래가아닌,갚지못하면목숨까지내놓아야하는약속이었다.

“파산직전까지리먼의장부상자산규모는6,000억달러가넘었다.숫자만보면그들은여전히월스트리트의거인이었다.”_241쪽

2008년세계금융위기를확산시킨리먼브라더스의파산은숫자의함정을드러낸다.리먼은거대한자산을손에쥐고있었지만,당장갚아야할현금이없었다.자산을많이쌓아둔다고힘을발휘할수있는게아니다.언제든꺼내쓸수있다는믿음이깨지면돈은종잇조각으로전락한다.『돈의열두가지얼굴』은돈의위험성을어려운용어로설명하는대신,돈이커지는원리와무너지는원리가빚이라는도구의두얼굴임을사례로보여준다.

■돈이마음을대신할때
마지막파트에서『돈의열두가지얼굴』은다시일상으로돌아온다.첫월급을받던날,절친의결혼식에축의금을건네는순간,자녀에게용돈을쥐여주는장면에는숫자로바꿀수없는감정이담겨있다.돈은계산만하는도구가아니라축하와책임,체면과애정을함께실어나른다.
그런데돈이모든것을대신하게되면이야기가달라진다.어린이집에서지각벌금을도입했더니부모들이덜미안해하고더늦기시작했다는사례가대표적이다.사과해야할일이벌금만내면되는일로바뀌었기때문이다.저자들이말하는핵심도여기에있다.돈으로해결되는문제도있지만,돈이개입하는순간망가지는관계도있다.
돈은병원비를내고,생활비를내고,급한사고를수습하게해준다.하지만누구를챙길지,무엇을위해벌지,어디에서멈출지는대신정해주지못한다.『돈의열두가지얼굴』의세저자는그선을놓치지말라고말한다.

■돈의주인으로산다는것
당신의돈은당신의삶을지키고있는가,아니면삶의방향을정하고있는가.돈은선택의폭을넓혀주고불안을덜어준다.그러나돈이삶의기준이되면사람은무엇이충분한지,무엇을위해버는지,어디까지가자기몫인지도잊게된다.
『돈의열두가지얼굴』은투자요령이나재테크비법을알려주는책이아니다.그잔고에끌려가지않는법을생각하게하는책이다.돈이우리일상과관계,기억과욕망,위험과선택속에서어떻게작동하는지보여주면서,끝내돈의주인으로살라는가장중요한대답으로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