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와 결별하기

상처와 결별하기

$17.00
Description
「접시꽃 당신」 「담쟁이」 「흔들리며 피는 꽃」 등으로 수백만 독자들의 상처 입은 마음을 어루만져온 시인 도종환이 산문집 『상처와 결별하기』를 펴냈다. “자연을 인간처럼 이해하고 인간을 자연처럼 이해하는 시인”으로 알려진 그가 오랜 시간 써온 산문들을 한 권에 모았다.

도종환에게 초록은 회복력의 상징이다. “초록은 회복력이 뛰어납니다. 초록을 만나면 이제 완연하게 제 모습으로 돌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산불로 전부 타버린 숲이 이듬해 곳곳에서 새싹을 틔우듯, 상처받은 자리에도 초록은 반드시 돌아온다. 상처를 외면하거나 억누르지 않는 그의 태도는 자연의 초록을 닮았다. 그는 다산 정약용의 말을 빌려, 회복이란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상처와 확실하게 결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불에 탔다 다시 지은 절 앞에서 마음의 법당을 한 칸씩 다시 짓자고 다짐하는 첫 글에서부터, 상실과 슬픔, 나이듦의 이야기를 거쳐, 우리가 삶에 남기는 흔적의 의미까지. 그의 산문은 작고 구체적인 일상의 장면에서 출발해 삶 전체를 조용히 되돌아보게 만든다.

시와 문학에 대한 성찰도 이 책의 큰 줄기가 된다. “사람이 수없이 죽어 나가는 병원에서도, 아차 하는 순간에 손이 잘려 나가는 공장에서 일하면서”도 시를 쓰는 시인이 있다는 그의 말처럼, 도종환은 자신에게 창작이란 어떤 조건과 상황에서도 절박하게 이어지는 것임을 고백한다. 지난 사십 년 동안 도종환에게 시는 별 같은 것이었다. 이 세상 어디에 있든 머리 위에 떠 있는 별처럼 시인으로서, 교사로서, 정치인으로서 그 어느 자리에 있든 그는 시의 곁에 있었다.

아름다움이란 무늬와 바탕이 잘 어우러진 것이어야 한다는 ‘문질빈빈’(文質彬彬)의 정신은 그가 추구하는 시의 미학이자 정수다. 『상처와 결별하기』에 담긴 글들은 바로 그 정신을 담고 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상처 입은 마음을 위로할 줄 아는 그의 글은 편을 가르고 혐오를 부추기는 소음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게 위로가 된다. 다만 이 책은 단순히 상처를 위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고요와 내면의 목소리로 돌아가자는 그의 권유는 개인의 회복을 넘어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시인 나태주는 “좋은 문장은 그 문장 스스로가 자신의 상처를 견디고 치유함을 보여”준다면서 “상처받아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이웃이기를 자청하는 도종환”이기에 “그의 뒷모습이 아름답다”고 말한다. 시인이자 여행작가인 이병률은 “촉촉해지는 글이 고마운 글”이라며 “이 책은 진정으로 사람을 위하는 애틋한 시선을 통과한 그 뒤에 마주친, ‘사람다움’에 대한 고뇌를 저며 넣은 책”이라며 추천했다.

글 한 편을 쓸 때마다 한 번씩 회복되었다고 도종환은 말한다. 아직 다 회복되지는 않았어도, 이 책 안에는 회복되는 시간에 만난 언어가 가득하다고 말이다. 담쟁이가 막막한 상황에서도 말없이 벽을 기어오르듯, 그는 오늘도 상처를 딛고 아픈 자리에 초록을 틔우는 사람으로서 독자 앞에 선다. 상처받은 적 있는 모든 이에게 그는 이렇게 말을 건넨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다시 시작되듯, 상처와 결별한 자리에서 우리는 새로운 몸과 마음을 만날 수 있다고. 그것이 회복이라고.
저자

도종환

청주에서태어났다.부드러우면서도곧은시인,한국을대표하는서정시인,자연을인간처럼이해하고인간을자연처럼이해하는시인으로알려져있다.그의산문에는자연과인간에대한깊고맑은통찰이가득하다.신동엽문학상,정지용문학상,윤동주상문학부문대상,백석문학상,공초문학상,박용철문학상,신석정문학상,가톨릭문학상,편운문학상등을수상했다.
시집으로『접시꽃당신』『흔들리며피는꽃』『해인으로가는길』『세시에서다섯시사이』『정오에서가장먼시간』『고요로가야겠다』등이있으며,산문집으로『사람은누구나꽃이다』『그대언제이숲에오시렵니까』『너없이어찌내게향기있으랴』등이있다.

목차

봄날초록의그늘에서ㆍ독자에게드리는글4

1연둣빛바람
내불행한운명을사랑한시15
넌이제끝났어19
아름다움을보는능력23
라일락꽃이보고있습니다27
천천히가세요31
피는꽃지는꽃35
마지막연주39
사랑의기원43
생의여름49
따뜻한시간53
일상으로돌아오는날57
자화상61
마음의별장65

2아름다운흔적
안식의축복71
우리를모순되게하는늦가을75
벚나무와굴참나무79
당당한꼬마거지83
알렉산드로스대왕의빈손87
우리는흔적을남길까요91
마음의어른95
일상의찬미99
달맞이꽃103
구멍가게107
암자까지다녀오기113
낯선곳을찾아가는여행117
두명의아담121

3시가찾아오는시간
이팝나무꽃아래서127
애틋함이아니면사랑이아니지요131
삶은어느날갑자기끝날겁니다137
꽃과나의빈빈한거리143
요즘도시를쓰세요?149
산벚나무와나155
흔들린다는건살아있다는것167
마음의회복171
마르타와마리아175
시인은꿈꾸는사람183
시는질문입니다187
텅빈자리195
근본에머물다197

4평범하지만온전한하루
저를위해기도해주십시오205
우리손에든돌하나211
슬픔의심리학217
행복의역설231
익명의힘237
바람의노래나무의노래241
영혼이있는식당247
영혼이있는공무원251
영혼이있는정치259
메덴아간263
퍼펙트데이즈271
매화나무를만져보아라279
고요로가야겠다285

추천하는말씀
나태주|뒷모습이아름다운까닭297
이병률|다정하게물한잔301

출판사 서평

■상처를회복시켜주는문학의힘

『상처와결별하기』는총4부로구성되어있다.개인의상처와회복에서출발해관계와삶의의미를거쳐,문학의본질을성찰하고,마침내그는우리가함께살아가는세상에대해질문을건넨다.

제1부‘연둣빛바람’에는삶의상처와회복에관한글들이담겼다.“넌이제끝났다”는소리를들으면서도포기하지않았던그의삶이글에녹아있다.도종환은아픔을서둘러봉합하거나외면하지않는다.마른가지에연둣빛이돋아나듯천천히,그러나반드시회복이온다고말한다.

제2부‘아름다운흔적’에서는사람과관계에대한성찰이이어진다.알렉산드로스대왕은죽으면서두손을관밖으로내놓으라고했다.천하를쥐었던손도떠날때는빈손이라는것을보여주기위해서였다.도종환은이처럼우리가이세상에어떤흔적을남겨야하는지묻는다.저마다의자리에서아름다운흔적을남기고살아가는것이도종환이꿈꾸는아름다운세상이다.

제3부‘시가찾아오는시간’은‘시인도종환’의이야기다.도종환은“시는마음이회복되는과정에서만난언어”라고고백하며,흔들린다는것은살아있다는것이고,시는언제나질문의형태로온다고말한다.문학에대한성찰이곧회복에대한성찰로이어지는시인의글이다.

제4부‘평범하지만온전한하루’는우리사회에전하고싶은이야기들을모아엮었다.지혜없는용기,절제없는언어,영혼없는정치가난무하는시대를진단하고,그럼에도불구하고소방서앞에요소수를몰래두고홀연히사라진이름없는사람들이있다는것에주목한다.그런이들이있기에우리사회에아직희망이있다고말한다.

도종환은책을마치며자신의시를인용한다.“다시아침해가뜨고/어떤절망의순간에도/생은계속된다고조그맣게속삭인다”(도종환,「고요로가야겠다」中).어떤절망의순간에도삶은계속된다는것,그리고그절망의순간,마음의상처를회복시켜주는것은‘문학’이라는것.이는그가책전반에걸쳐말하고싶은정수이기도하다.“문학은마음의상처를회복시켜줍니다.상처와결별하고새롭게일어설힘을줍니다.그것이문학이해야할중요한일입니다.”『상처와결별하기』는바로그믿음아래쓰였다.

■상처받은적있는모든이에게

도종환의많은시는교과서에실려있고,그의문장은수많은이들의일상에스며들어있다.그러나우리는‘사람도종환’에대해얼마나알고있을까.감옥에서,해직의시간속에서,개인적인아픔을지나정치라는격랑속에서,그는어떻게시를썼고무엇을생각하며삶을건너왔을까.『상처와결별하기』는그물음에대한자기고백이다.

도종환의시구를좋아한다고말하는사람들도그시들이어떤삶에서나왔는지는잘알지못한다.『상처와결별하기』는그빈자리를채워주는산문집이다.그는고백하듯시인의언어뒤에있던사람도종환을,자신이살아온시간을나지막이들려준다.

도종환이이책을펴낸건지금이시대와무관하지않다.편을가르고혐오를부추기는소음이가득한시대,사람들은점점더깊은저마다의상처를안고살아간다.그럴수록상처를직면하고결별하는용기,그리고다시시작하는힘이필요하다.도종환은믿는다.문학이그힘을줄수있다고말이다.상처받은적있는모든이에게이책이필요한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