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 (창비시선 500 특별시선집)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 (창비시선 500 특별시선집)

$8.28
Description
세상의 목소리를 담아온 찬란한 50년
함께 희망을 꿈꿔온 아름다운 노래들
시인들이 추천한 ‘내가 사랑하는 시’
한권으로 만나는 우리 시의 빛나는 역사

지난 50년간 한국시의 중추를 이뤄온 창비시선이 500번을 맞아 기념시선집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과 함께 특별시선집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을 출간했다. 특별시선집은 창비시선이 500번이라는 놀라운 궤적을 그려냈다는 사실을 축하하는 동시에 이것이 창비시선을 꾸준히 사랑해준 독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되새기기 위한 기획의 일환으로 꾸려졌다. 이번 시선집은 시인들이 직접 즐겨 읽는 시편들을 모았다는 점에서 뜻깊은 동시에 흥미를 더한다. 추천인은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의 저자인 창비시선 400번대의 시인들이며, 창비시선 전체 작품을 추천대상작으로 했다. 그 결과 한국시의 빛나는 역사가 한권에 모인 것은 물론 형형색색 다채롭고도 읽는 재미가 가득한 시선집이 탄생할 수 있었다. 특별시선집이라는 기획 취지에 걸맞게 7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을 책정함으로써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은 시를 사랑하는 독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 시가 어렵기만 했던 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창비시선이 500번째 시집을 낸 것은 한국시의 저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 땅에서 당당하고 떳떳한 삶을 갈망해온 존재들의 힘을 증명한다.”(송종원, 「여는 글」)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에는 창비시선 50년의 역사가 녹아 있다. 창비시선의 시작을 알린 『농무』(신경림)의 수록작 「그 여름」에서 따온 제목부터 그러한데, 이는 유미주의에 매몰되거나 개인에 침잠하기보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꿈꿔온 창비시선의 정신을 표방했다. 창비시선은 현실과 맞닿은 주제와 생생한 시어로 한국시단과 독자들에게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고, ‘보통 사람’의 현실을 그려낸 시집들로 열렬한 인기를 이끌어냈다. 시대와 공명하며 함께 맞서 싸우는 동시에 나날이 미학적 갱신을 이루어냄으로써 ‘민중성’과 ‘문학성’을 동시에 추구해온 것이 창비시선의 역사라 할 수 있다. 특히 암담하고 비관이 가득한 시기마다 새로운 세계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독자와 함께 호흡해온 것은 창비시선의 자랑이자 긍지다.
이러한 독자들의 호응 덕분에 창비시선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1970년대 1년 다섯권 남짓 출간되던 창비시선은 2010년대 평균 열네권 출간을 넘어섰다. 시집의 시장 주목도가 떨어진 2010년대 이후에도 『울고 들어온 너에게』 『온』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사랑을 위한 되풀이』 『슬픔이 택배로 왔다』 『일하고 일하고 사랑을 하고』 등 독자의 호응을 얻는 시집을 꾸준히 펴냄으로써 창비시선의 사회적·문학적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물론 양적인 성장이 전부가 아니다. 창비시선이 지향하는 가치 또한 나날이 다채로워지며 그 몸피를 불려나가는 중이다. 노동·지역·통일 문제를 넘어 이제는 더욱 폭넓게 차별에 반대하고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넘어 연대하는 감각을 벼려내고 있다. 서정 또한 한층 웅숭깊어졌으며, 다양한 개성과 색다른 감동을 선보이고 있다.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은 이처럼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창비시선의 시를 한국시단을 대표하는 시인들이 가려 뽑은 시선집이다. ‘사람의 시’를 모은다면 이보다 뛰어난 시선집이 있을 수 있을까. 시가 소외되고, 아름다움이 소외되고, 가치가 소외되고, 사람이 소외되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단 한권은 바로 이 시집이라 하겠다.

한편 창비는 창비시선 500 발간을 기념해 두종의 시선집 출간(『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 외에도 다양한 행사를 기획 중이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 ‘디콜라보’에서는 4월 19일(금)부터 28일(일)까지 10일간 팝업스토어가 열린다. 여기에는 강우근, 유수연, 유현아, 이종민, 정다연, 조온윤, 최백규, 최지은, 최지인, 한재범 등 젊은 시단을 대표하는 열명의 시인이 일일 점원으로 참여해 일하며 독자들과 소통한다. 아울러 4월 27일(토) 오후 2시에는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의 편자 안희연·황인찬의 북토크가 개최되어 시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봄 선물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팝업스토어는 창비시선을 활용한 다양한 굿즈 판매 및 전시와 더불어 올해로 출시 7년을 맞은 시 전문 애플리케이션 ‘시요일’ 체험 부스가 열리는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가득할 전망이다. 아울러 창비는 전국의 도서관 및 ‘창비부산’과 연계해 시를 사랑하는 지역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출간 기념 전국 순회 북토크를 기획 중이다. 김해자 시인과 함께하는 충남 서천도서관 만남(4월 15일)을 시작으로 15곳가량의 도서관과 일정을 조율 중에 있으며, 행사는 창비의 SNS를 통해 공지된다.
저자

신경림

1936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영문과를 다녔으며, 대학 재학 중 문예지 《문학예술》에 〈갈대〉, 〈낮달〉 등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왔습니다. 시집에 《농무(農舞)》, 《새재》, 《가난한 사랑노래》,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 《낙타》 등이 있으며, 산문집에 《시인을 찾아서》, 《민요기행》 등이 있고, 어린이책 《겨레의 큰사람 김구》,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한국 전래 동요집 1, 2》, 시 그림책 《아기 다람쥐의 모험》 등이 있습니다. 만해문학상, 단재문학상, 대산문학상, 호암상(예술부문), 4·19문화상 등을 수상했고,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민족예술인총연합 의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현재 동국대학교 국문과 석좌교수와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있습니다.

목차

여는 글

제1부 우리는 이토록 생생한 봄을 상상했다
김수영 책
허수경 아픔은 아픔을 몰아내고 기쁨은 기쁨을 몰아내지만
문태준 꽃 진 자리에
이제니 옥수수 수프를 먹는 아침
최영숙 울음이 있는 방
정호승 어머니를 위한 자장가
황유원 별들의 속삭임
강성은 검은 호주머니 속의 산책
신용목 새들의 페루
신동엽 산문시 1
송경동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조온윤 묵시
조말선 당신의 창문
황인찬 이것이 나의 최선, 그것이 나의 최악
이정록 나뭇가지를 얻어 쓰려거든
김언희 4월의 키리에
김정환 취발이
이영광 직선 위에서 떨다

제2부 사랑이 힘이 되지 않던 시절
장석남 오막살이 집 한채
전욱진 미아리
안희연 탁묘
김태정 눈물의 배후
이병률 당신이라는 제국
유병록 염소 계단
박소란 벽제화원
김기택 껌
안현미 아버지는 이발사였고, 어머니는 재봉사이자 미용사였다
이장욱 돌이킬 수 없는
주하림 작별
조연호 저녁 수집벽
김경후 입술
전동균 단 한번, 영원히
천양희 터미널 간다
백무산 소를 끌고
최정례 코를 골다
심재휘 신발 모양 어둠
양애경 이모에게 가는 길

제3부 발바닥이 다 닳아 새살이 돋도록
신경림 목계장터
조태일 국토서시(國土序詩)
민 영 수유리에서
나희덕 귀뚜라미
이근화 산갈치
김명수 안동포
곽재구 사평역에서
고형렬 사북(舍北)에 나갔다 오다
김사인 코스모스
김중일 매일 무너지려는 세상
엄원태 말이 필요한 게 아니다
이정훈 오버런
이성부 전태일군(君)
도종환 화인(火印)
최지인 마카벨리전(傳)
김남주 노래
이시영 어느 날 죽음이……
이상국 어느 날 스타벅스에서
김경미 불참

제4부 더 낮고 험한 곳으로
김승희 꿈틀거리다
박성우 거미
정희성 저문 강에 삽을 씻고
박흥식 시골길 가겟집에
박 철 빛에 대하여
이동순 잔설 1
김해자 광덕 부르스
김용택 사랑
박형준 백열등이 켜진 빈집
신미나 이마
김 현 형들의 사랑
유이우 풍선들
손택수 있는 그대로,라는 말
안미옥 밤과 낮
안도현 그리운 여우
김선우 어라연
진은영 아름답게 시작되는 시

작품출전

출판사 서평

“창비시선이500번째시집을낸것은한국시의저력을보여주는동시에이땅에서당당하고떳떳한삶을갈망해온존재들의힘을증명한다.”(송종원,「여는글」)

『한사람의노래가온거리에노래를』에는창비시선50년의역사가녹아있다.창비시선의시작을알린『농무』(신경림)의수록작「그여름」에서따온제목부터그러한데,이는유미주의에매몰되거나개인에침잠하기보다더나은세상을함께꿈꿔온창비시선의정신을표방했다.창비시선은현실과맞닿은주제와생생한시어로한국시단과독자들에게신선한바람을불러일으켰고,‘보통사람’의현실을그려낸시집들로열렬한인기를이끌어냈다.시대와공명하며함께맞서싸우는동시에나날이미학적갱신을이루어냄으로써‘민중성’과‘문학성’을동시에추구해온것이창비시선의역사라할수있다.특히암담하고비관이가득한시기마다새로운세계의가능성을제시하며독자와함께호흡해온것은창비시선의자랑이자긍지다.

이러한독자들의호응덕분에창비시선은비약적인성장을거듭해왔다.1970년대1년다섯권남짓출간되던창비시선은2010년대평균열네권출간을넘어섰다.시집의시장주목도가떨어진2010년대이후에도『울고들어온너에게』『온』『여름언덕에서배운것』『사랑을위한되풀이』『슬픔이택배로왔다』『일하고일하고사랑을하고』등독자의호응을얻는시집을꾸준히펴냄으로써창비시선의사회적·문학적가치를증명하고있다.물론양적인성장이전부가아니다.창비시선이지향하는가치또한나날이다채로워지며그몸피를불려나가는중이다.노동·지역·통일문제를넘어이제는더욱폭넓게차별에반대하고인간과비인간의경계를넘어연대하는감각을벼려내고있다.서정또한한층웅숭깊어졌으며,다양한개성과색다른감동을선보이고있다.

『한사람의노래가온거리에노래를』은이처럼권위와전통을자랑하는창비시선의시를한국시단을대표하는시인들이가려뽑은시선집이다.‘사람의시’를모은다면이보다뛰어난시선집이있을수있을까.시가소외되고,아름다움이소외되고,가치가소외되고,사람이소외되는지금,우리에게필요한단한권은바로이시집이라하겠다.

여는글에서

창비시선이출간된지49년이지났고,그사이500권에이르는시집이세상에나왔다.숫자의규모가어떤인상을줄수는있지만그것만으로이오랜시간의의미가온전히파악되기를기대하기란당연히어렵다.한권의시집이담아낸고유의시간은시인한사람의시간을초과한다.시의언어에는시인육체의생물학적시간을넘어선무언가가들어있는데,창비에서발간된시집이라면그것을이땅의역사라고말해도무리는아니라고생각한다.이때역사는연대기적시간과는거리가있다.우리가살고있는현실의아래에서꿈틀거리며,현실의깊이를이루는것은물론이고어떤변화의동력또한만들어내는저류의흐름이실은저역사라는말에가까울것이다.창비시선이500권에이르렀다는사실은살아있는역사를접한생생한기록이500권의시언어를통해우리앞에차곡차곡쌓여있다는말과다르지않다.

읽는이의입장에서는아주풍부한기억의공유지를만나게된것이다.이풍부한공유지를바탕으로이땅에서삶을가꾼다양한존재들과새롭게관계를맺으며우리의삶을다시돌아볼가능성이지금우리앞에놓였다.저기쁨을나눌방법을고민하다창비시선500기념시선집『이건다만사랑의습관』의저자,즉창비시선401부터499까지를펴낸시인들의힘을빌렸다.이들은창비의시를가장가까이에서지켜봐왔으며,또이들각각의안목을빌려빛나는보물하나씩을발견할가능성이크다고여겼기때문이다.창비시선전시집에수록된시가운데가장좋아하거나즐겨읽는시편들을추천해달라는요청에총77명의시인이애송시를보내주셨고이가운데중복되는작품과시인을추려내는등최소한의선별과정만을거쳐한권의시선집을묶었다.73편의시를4부로구성하고순서를배치하는데는박준시인의도움이있었으며,시선집의제목‘한사람의노래가온거리에노래를’은신경림시인의『농무』(창비시선1)의수록작「그여름」의시구에서따왔다.
(…)
창비시선이500번째시집을낸것은한국시의저력을보여주는동시에이땅에서당당하고떳떳한삶을갈망해온존재들의힘을증명한다.그리고아름다움이삶과삶을잇는튼튼한다리가될수있다는사실을오래전부터믿어온시인과독자들이그여정에큰버팀목이되었을것이다.이힘들이있기에앞으로창비시선과한국시가걸어갈발걸음도거뜬하리라믿는다.
-송종원『창작과비평』편집위원·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