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 - 창비시선 500 특별시선집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 - 창비시선 500 특별시선집

$7.40
Description
세상의 목소리를 담아온 찬란한 50년
함께 희망을 꿈꿔온 아름다운 노래들
시인들이 추천한 ‘내가 사랑하는 시’
한권으로 만나는 우리 시의 빛나는 역사

지난 50년간 한국시의 중추를 이뤄온 창비시선이 500번을 맞아 기념시선집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과 함께 특별시선집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을 출간했다. 특별시선집은 창비시선이 500번이라는 놀라운 궤적을 그려냈다는 사실을 축하하는 동시에 이것이 창비시선을 꾸준히 사랑해준 독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되새기기 위한 기획의 일환으로 꾸려졌다. 이번 시선집은 시인들이 직접 즐겨 읽는 시편들을 모았다는 점에서 뜻깊은 동시에 흥미를 더한다. 추천인은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의 저자인 창비시선 400번대의 시인들이며, 창비시선 전체 작품을 추천대상작으로 했다. 그 결과 한국시의 빛나는 역사가 한권에 모인 것은 물론 형형색색 다채롭고도 읽는 재미가 가득한 시선집이 탄생할 수 있었다. 특별시선집이라는 기획 취지에 걸맞게 7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을 책정함으로써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은 시를 사랑하는 독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 시가 어렵기만 했던 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창비시선이 500번째 시집을 낸 것은 한국시의 저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 땅에서 당당하고 떳떳한 삶을 갈망해온 존재들의 힘을 증명한다.”(송종원, 「여는 글」)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에는 창비시선 50년의 역사가 녹아 있다. 창비시선의 시작을 알린 『농무』(신경림)의 수록작 「그 여름」에서 따온 제목부터 그러한데, 이는 유미주의에 매몰되거나 개인에 침잠하기보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꿈꿔온 창비시선의 정신을 표방했다. 창비시선은 현실과 맞닿은 주제와 생생한 시어로 한국시단과 독자들에게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고, ‘보통 사람’의 현실을 그려낸 시집들로 열렬한 인기를 이끌어냈다. 시대와 공명하며 함께 맞서 싸우는 동시에 나날이 미학적 갱신을 이루어냄으로써 ‘민중성’과 ‘문학성’을 동시에 추구해온 것이 창비시선의 역사라 할 수 있다. 특히 암담하고 비관이 가득한 시기마다 새로운 세계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독자와 함께 호흡해온 것은 창비시선의 자랑이자 긍지다.
이러한 독자들의 호응 덕분에 창비시선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1970년대 1년 다섯권 남짓 출간되던 창비시선은 2010년대 평균 열네권 출간을 넘어섰다. 시집의 시장 주목도가 떨어진 2010년대 이후에도 『울고 들어온 너에게』 『온』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사랑을 위한 되풀이』 『슬픔이 택배로 왔다』 『일하고 일하고 사랑을 하고』 등 독자의 호응을 얻는 시집을 꾸준히 펴냄으로써 창비시선의 사회적·문학적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물론 양적인 성장이 전부가 아니다. 창비시선이 지향하는 가치 또한 나날이 다채로워지며 그 몸피를 불려나가는 중이다. 노동·지역·통일 문제를 넘어 이제는 더욱 폭넓게 차별에 반대하고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넘어 연대하는 감각을 벼려내고 있다. 서정 또한 한층 웅숭깊어졌으며, 다양한 개성과 색다른 감동을 선보이고 있다.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은 이처럼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창비시선의 시를 한국시단을 대표하는 시인들이 가려 뽑은 시선집이다. ‘사람의 시’를 모은다면 이보다 뛰어난 시선집이 있을 수 있을까. 시가 소외되고, 아름다움이 소외되고, 가치가 소외되고, 사람이 소외되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단 한권은 바로 이 시집이라 하겠다.

한편 창비는 창비시선 500 발간을 기념해 두종의 시선집 출간(『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 외에도 다양한 행사를 기획 중이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 ‘디콜라보’에서는 4월 19일(금)부터 28일(일)까지 10일간 팝업스토어가 열린다. 여기에는 강우근, 유수연, 유현아, 이종민, 정다연, 조온윤, 최백규, 최지은, 최지인, 한재범 등 젊은 시단을 대표하는 열명의 시인이 일일 점원으로 참여해 일하며 독자들과 소통한다. 아울러 4월 27일(토) 오후 2시에는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의 편자 안희연·황인찬의 북토크가 개최되어 시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봄 선물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팝업스토어는 창비시선을 활용한 다양한 굿즈 판매 및 전시와 더불어 올해로 출시 7년을 맞은 시 전문 애플리케이션 ‘시요일’ 체험 부스가 열리는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가득할 전망이다. 아울러 창비는 전국의 도서관 및 ‘창비부산’과 연계해 시를 사랑하는 지역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출간 기념 전국 순회 북토크를 기획 중이다. 김해자 시인과 함께하는 충남 서천도서관 만남(4월 15일)을 시작으로 15곳가량의 도서관과 일정을 조율 중에 있으며, 행사는 창비의 SNS를 통해 공지된다.

저자

신경림

저자:신경림

1936년충북충주에서태어났습니다.동국대학교영문과를다니던중《문학예술》에시‘갈대’,‘낮달’을발표했습니다.시집으로《농무農舞》,《새재》,《가난한사랑노래》,《어머니와할머니의실루엣》,《낙타》등이있으며,산문집으로《신경림의시인을찾아서1,2》,《민요기행》등이있습니다.어린이를위해《겨레의큰사람김구》,《엄마는아무것도모르면서》,《한국전래동요집1,2》등을썼으며,시그림책《달려라꼬마》,《아기다람쥐의모험》등을펴냈습니다.만해문학상,단재문학상,대산문학상,호암상(예술부문),4·19문화상등을수상했고,한국작가회의이사장,민족예술인총연합의장등을역임했습니다.

목차

여는글

제1부우리는이토록생생한봄을상상했다
김수영책
허수경아픔은아픔을몰아내고기쁨은기쁨을몰아내지만
문태준꽃진자리에
이제니옥수수수프를먹는아침
최영숙울음이있는방
정호승어머니를위한자장가
황유원별들의속삭임
강성은검은호주머니속의산책
신용목새들의페루
신동엽산문시1
송경동사소한물음들에답함
조온윤묵시
조말선당신의창문
황인찬이것이나의최선,그것이나의최악
이정록나뭇가지를얻어쓰려거든
김언희4월의키리에
김정환취발이
이영광직선위에서떨다

제2부사랑이힘이되지않던시절
장석남오막살이집한채
전욱진미아리
안희연탁묘
김태정눈물의배후
이병률당신이라는제국
유병록염소계단
박소란벽제화원
김기택껌
안현미아버지는이발사였고,어머니는재봉사이자미용사였다
이장욱돌이킬수없는
주하림작별
조연호저녁수집벽
김경후입술
전동균단한번,영원히
천양희터미널간다
백무산소를끌고
최정례코를골다
심재휘신발모양어둠
양애경이모에게가는길

제3부발바닥이다닳아새살이돋도록
신경림목계장터
조태일국토서시(國土序詩)
민영수유리에서
나희덕귀뚜라미
이근화산갈치
김명수안동포
곽재구사평역에서
고형렬사북(舍北)에나갔다오다
김사인코스모스
김중일매일무너지려는세상
엄원태말이필요한게아니다
이정훈오버런
이성부전태일군(君)
도종환화인(火印)
최지인마카벨리전(傳)
김남주노래
이시영어느날죽음이……
이상국어느날스타벅스에서
김경미불참

제4부더낮고험한곳으로
김승희꿈틀거리다
박성우거미
정희성저문강에삽을씻고
박흥식시골길가겟집에
박철빛에대하여
이동순잔설1
김해자광덕부르스
김용택사랑
박형준백열등이켜진빈집
신미나이마
김현형들의사랑
유이우풍선들
손택수있는그대로,라는말
안미옥밤과낮
안도현그리운여우
김선우어라연
진은영아름답게시작되는시

작품출전

출판사 서평

“창비시선이500번째시집을낸것은한국시의저력을보여주는동시에이땅에서당당하고떳떳한삶을갈망해온존재들의힘을증명한다.”(송종원,「여는글」)

『한사람의노래가온거리에노래를』에는창비시선50년의역사가녹아있다.창비시선의시작을알린『농무』(신경림)의수록작「그여름」에서따온제목부터그러한데,이는유미주의에매몰되거나개인에침잠하기보다더나은세상을함께꿈꿔온창비시선의정신을표방했다.창비시선은현실과맞닿은주제와생생한시어로한국시단과독자들에게신선한바람을불러일으켰고,‘보통사람’의현실을그려낸시집들로열렬한인기를이끌어냈다.시대와공명하며함께맞서싸우는동시에나날이미학적갱신을이루어냄으로써‘민중성’과‘문학성’을동시에추구해온것이창비시선의역사라할수있다.특히암담하고비관이가득한시기마다새로운세계의가능성을제시하며독자와함께호흡해온것은창비시선의자랑이자긍지다.

이러한독자들의호응덕분에창비시선은비약적인성장을거듭해왔다.1970년대1년다섯권남짓출간되던창비시선은2010년대평균열네권출간을넘어섰다.시집의시장주목도가떨어진2010년대이후에도『울고들어온너에게』『온』『여름언덕에서배운것』『사랑을위한되풀이』『슬픔이택배로왔다』『일하고일하고사랑을하고』등독자의호응을얻는시집을꾸준히펴냄으로써창비시선의사회적·문학적가치를증명하고있다.물론양적인성장이전부가아니다.창비시선이지향하는가치또한나날이다채로워지며그몸피를불려나가는중이다.노동·지역·통일문제를넘어이제는더욱폭넓게차별에반대하고인간과비인간의경계를넘어연대하는감각을벼려내고있다.서정또한한층웅숭깊어졌으며,다양한개성과색다른감동을선보이고있다.

『한사람의노래가온거리에노래를』은이처럼권위와전통을자랑하는창비시선의시를한국시단을대표하는시인들이가려뽑은시선집이다.‘사람의시’를모은다면이보다뛰어난시선집이있을수있을까.시가소외되고,아름다움이소외되고,가치가소외되고,사람이소외되는지금,우리에게필요한단한권은바로이시집이라하겠다.

여는글에서

창비시선이출간된지49년이지났고,그사이500권에이르는시집이세상에나왔다.숫자의규모가어떤인상을줄수는있지만그것만으로이오랜시간의의미가온전히파악되기를기대하기란당연히어렵다.한권의시집이담아낸고유의시간은시인한사람의시간을초과한다.시의언어에는시인육체의생물학적시간을넘어선무언가가들어있는데,창비에서발간된시집이라면그것을이땅의역사라고말해도무리는아니라고생각한다.이때역사는연대기적시간과는거리가있다.우리가살고있는현실의아래에서꿈틀거리며,현실의깊이를이루는것은물론이고어떤변화의동력또한만들어내는저류의흐름이실은저역사라는말에가까울것이다.창비시선이500권에이르렀다는사실은살아있는역사를접한생생한기록이500권의시언어를통해우리앞에차곡차곡쌓여있다는말과다르지않다.

읽는이의입장에서는아주풍부한기억의공유지를만나게된것이다.이풍부한공유지를바탕으로이땅에서삶을가꾼다양한존재들과새롭게관계를맺으며우리의삶을다시돌아볼가능성이지금우리앞에놓였다.저기쁨을나눌방법을고민하다창비시선500기념시선집『이건다만사랑의습관』의저자,즉창비시선401부터499까지를펴낸시인들의힘을빌렸다.이들은창비의시를가장가까이에서지켜봐왔으며,또이들각각의안목을빌려빛나는보물하나씩을발견할가능성이크다고여겼기때문이다.창비시선전시집에수록된시가운데가장좋아하거나즐겨읽는시편들을추천해달라는요청에총77명의시인이애송시를보내주셨고이가운데중복되는작품과시인을추려내는등최소한의선별과정만을거쳐한권의시선집을묶었다.73편의시를4부로구성하고순서를배치하는데는박준시인의도움이있었으며,시선집의제목‘한사람의노래가온거리에노래를’은신경림시인의『농무』(창비시선1)의수록작「그여름」의시구에서따왔다.
(…)
창비시선이500번째시집을낸것은한국시의저력을보여주는동시에이땅에서당당하고떳떳한삶을갈망해온존재들의힘을증명한다.그리고아름다움이삶과삶을잇는튼튼한다리가될수있다는사실을오래전부터믿어온시인과독자들이그여정에큰버팀목이되었을것이다.이힘들이있기에앞으로창비시선과한국시가걸어갈발걸음도거뜬하리라믿는다.
-송종원『창작과비평』편집위원·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