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지

아무도 모르지

$12.00
Description
수수한 사랑으로 일군 언어의 숲
자연과 나란히 걷는 명랑한 발걸음
소박하고 정직한 언어로 자연과 동심을 노래하는 박철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이 출간되었다. 첫 번째 동시집 『설라므네 할아버지의 그래설라므네』(2018)에 이어 이번 동시집 역시 자연과 어린이가 도탑게 어울리는 모습을 섬세하게 포착해 내면서도, 어린이의 내밀한 마음까지 투명하게 들여다본다. 널따란 그늘을 드리우는 나무처럼 다정하고 곧은 시심이 어린이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총 57편 수록.
저자

박철

저자:박철
서울에서태어났습니다.1987년『창비1987』에「김포1」외14편의시를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습니다.동시집『설라므네할아버지의그래설라므네』,시집『김포행막차』『밤거리의갑과을』『새의전부』『너무멀리걸어왔다』『영진설비돈갖다주기』『험준한사랑』『불을지펴야겠다』『작은산』『없는영원에도끝은있으니』『새를따라서』,소설집『평행선은록스에서만난다』등을썼습니다.

그림:이명환
어린시절,포천시골숲에서살았습니다.산길을걷던아이눈동자에는꿩,토끼,소나무가살았습니다.지금은그림책작가로살고있습니다.『할아버지와소나무』『미장이』『가족』『잉어맨』『경옥』등을쓰고그렸으며,『사랑하는당신』『수탉그녀석』『우리가족말사전』『암호명,래빗』등에그림을그렸습니다.

목차

제1부봄비가사부작사부작
비와나|뜸부기|장마|여름이왔다|소풍|밤하늘|아침|꿈|친구가많다|서로서로|나팔꽃|간지럼|춤|칭찬|솔개

제2부정말봄이다
봄|빈배|내맘대로|비행장마을|나무한그루|수림이네비밀|아무도모르지|신호등|소나기|방울의힘|제부도|혹시그런건아닐까|협상|씨

제3부큰배
큰배|내가채송화를내려다보듯|똑같아|이사|우리처럼|안경을닦으면|공부|김미희선생님은하루가동화랍니다|친구|너무해|강가에서|참새가있어요|길|밤톨

제4부맨발로가보자
맨발|인도펀자브사막에서는|어른들의반성을촉구하는동시|어버이날|파김치와장아찌|가을|내가보면|가족여행|동생보기|우리집골목안|손|겁없는아이들|함박눈|엄마가태어나던날

해설|마르지않는곳간에서길어올린동심의풍경_이충일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자연,동심을비추는거울이되다

투명하고맑은서정으로자연과교감해온박철시인의동시집『아무도모르지』가출간되었다.크고작은존재들의역사를애정어린시선으로살핀첫동시집『설라므네할아버지의그래설라므네』(문학동네2018)이후6년만이다.달뜬마음으로어린이에게첫인사를건넸던시인은,더욱깊어진사랑과함께어린이독자에게돌아왔다.
자연은언제나어린이에게친구와같은존재였다.자연과어린이는서로의품안에서참된의미를찾아,비로소“정말봄”을맞을수있다.시인은어린이가자연과한몸,한마음으로어우러지는순간에주목한다.

봄이오면/개울물이녹는다//개울물녹아야/봄이오는데//봄이오면/진달래핀다//진달래피어야/봄이오는데//서아야오늘도/같이놀자//그러면/정말봄이다―「봄」전문

앞산은앞에있고/뒷산은뒤에있네/그걸누가모르나//아침엔해가뜨고/저녁엔달이뜨네/그걸누가모르나//나는너를좋아하고/너는나를좋아하네/그건아무도모르지―「아무도모르지」전문

시인은“내가자는동안/꽃은나팔을준비”한것을보고“꽃이자는동안/나는무얼해줄까”애틋한고민을내보이는어린이(「나팔꽃」),자신의마음을따라생동하는자연에“내맘대로/나는내가좋다”하는긍정을얻는아이를발견한다(「내맘대로」).자연은동심으로향하는시적통로이자,어린이의내밀한마음을비추는거울이된다.소박한애정에서머금은시인의시선은읽는이에게큰울림을준다.

함께손잡을때성장하는어린이

『아무도모르지』의전반에는손을꼭붙잡고길을나서는아이들의이미지가선명하다.그것은어린이독자에게“풍성한미래가펼쳐지면좋겠다”(「시인의말」)는시인의바람이녹아있기때문일것이다.

꼬불꼬불사잇길을/맨발로걸어보자/맨발로가보자/올망졸망언덕길을/손잡고넘어보자/손잡고가보자//(…)//맨발로가보자/맨질맨질시냇물을/맨발로뛰어보자/하늘더욱맑은날은/들판끝까지가보자/맨발로가보자―「맨발」부분

“꼬불꼬불사잇길”도,“올망졸망언덕길”도함께“손잡고넘”는다면그일은어렵지않다.또집으로홀로돌아가는길이면“바람”이,“노란민들레”가,“삽사리”와“산새”가함께하기에외롭지않다(「길」).설사뜨거운사막을건너는길일지라도서로를살피는마음과함께라면걱정할필요도없을것이다(「인도펀자브사막에서는」).아동문학평론가이충일은해설「마르지않는곳간에서길어올린동심의풍경」에서이렇듯누군가와함께손을잡고있기에어린이가흥겹게,저먼곳까지갈수있음을짚는다.험하고낯선그길,즉성장이라는여정한가운데서어린이가그길을잃지않기를바라는시인의마음이내내뭉클하게다가온다.

세대를뛰어넘어공명하는감각

박철시인은「시인의말」을통해이동시집에“내어린날의기억을우리어린이의마음에보태”고자했음을밝힌다.그다정한마음때문인지,『아무도모르지』에는여러세대를아우르는가족의이야기가다양하게등장한다.특히「엄마가태어나던날」은섬세하고푸근한시심(詩心)이돋보이는작품이다.

옛날옛날에/엄마가오던동지섣달/마당건너외양간에서/쇠방울소리울렸단다/사랑방엔여물끓는냄새/은은하게울려퍼지고/문밖에선함박눈이종일/나풀나풀울렸단다/할머니명탯국타령에/장에갔던할아버지/명태들고돌아오는오릿길/쇠걸음에비행장불빛도/한참은울렸단다/할아버지잠시숨고르는동안/엄마태어나세상향해/함박울음도피웠단다―「엄마가태어나던날」전문

시인은“엄마가오던동지섣달”의풍경을옛이야기들려주듯어린이독자에게전한다.이시를읽는동안독자는“쇠방울소리”와“여물끓는냄새”,반짝이는“비행장불빛”까지다채로운감각속에서그“옛날옛날”의시절에따뜻하게가닿게된다.오래되고정겨운그시간이어린이의감각과공명하는순간을포착한것이다.시인이넉넉한품으로써내려간이동시집이언제까지고어린이곁에서든든한나무처럼함께하길바란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