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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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현재 '시힘' 동인으로 활동중이며 <창작과비평> 겨울호에 '대관령 옛길'을 발표 시단에 등단한 저자의 시집. 폭설주의보 내린 정초에/대관령 옛길을 오른다/기억의 단층들이 피워올리는/각양각색의 얼음꽃... '대관령 옛길' 외 60편의 시는 젖은 꽃잎을 연상시킨다.
저자

김선우

1970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강원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6년 「창작과비평」 겨울호에 '대관령 옛길' 등 10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004년 제49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2007년 현재 '시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도화 아래 잠들다>,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가 있다. 이밖의 작품으로 산문집 <물 밑에 달이 열릴 때>, <김선우의 사물들>, <내 입에 들어온 설탕 같은 키스들>, 동화 <바리공주> 등이 있다.

목차

제1부

대관령 옛길 | 어라연 | 양변기 위에서 | 꿀벌의 열반 | 엄마의 뼈와 찹쌀 석 되 | 목포항 | 그녀의 염전 | 우리말고 또 누가 이 밥그릇에 누웠을까 | 벌집 속의 달마 | 어미木의 자살 1 | 무꽃 | 어울목 | 간이역 | 선운사, 그 똥낭구 | 가을 구름 물속을 간다

제2부

얼레지 | 무덤이 아기들을 기른다 | 입춘 | 내력 | 둥근 기억들의 저녁 | 술잔, 바람의 말 | 산청여인숙 | 포구의 방 | 물 속의 여자들 | 봄날 오후 | 해질녘 | 내 뒤에서 우는 뻐꾹새 | 헤모글로빈, 알코올, 머리칼 | 점

제3부

연밥 속의 불꽃 | 관계 | 그 마을의 연못 | 만약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 맑은 날 | 쥐덫 | 숭고한 밥상 | 만국의 바퀴벌레여 | 무정자 시대 | 할머니의 뜰 | 빈집 | 어미木의 자살 2 | 애무의 저편 | 할미꽃

제4부

떳다, 비행기 | 사랑의 거처 | 雲柱에 눕다 | 집이 서늘하다 | 왕모래 | 북엇국 | 고바우집 소금구이 | 아나고의 하품 | 분꽃 | 도솔암 가는 길 | 좁은 문 | 나팔꽃 | 꽃밭에 길을 묻다 | 고드름 | 백목련 진다 |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


해설 - 김춘식
시인의 말

출판사 서평

도시적 감수성에 익숙한 90년대 젊은 시인의 대다수가 기호나 관념으로 언어를 받아들이는 데 반해 김선우 시인은 이미지의 구체성이 살아 있는 언어, 정서적인 언어를 사용한다. 어머니의 몸을 통하여 자신의 몸을 인식하고 늙어 병든 육신에 대한 슬픔을 녹여내는 시인은 여성의 육체적인 운명을 유희나 관념이 아닌 절실함으로 수용한다.
'내력'같은 시가 그 대표적인 시이지만 '어라연'같은 시는 그와 상반되는 듯하면서도 육체의 운명을 동일시하는 시각을 보여준다.

'어라연 계곡 깊은 곳에/ 어머니 몸 씻는 소리 들리네// 자꾸 몸에 물이 들어야/ 숭스럽게스리 스무살모냥……/ 젖무덤에서 단풍잎을 훑어내시네// 어라연 푸른 물에 점점홍점점홍/ ―그냥 두세요 어머니, 아름다워요'

어라연 강물이 두 모녀의 육체적인 운명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특히 어머니가 자신의 슬픔을 고백하고 딸이 그 슬픔에 대해 오히려 아름답다고 말해주는 대목에서 몸을 씻는 두 모녀의 어라연이 운명을 넘는 강물로 바라보인다. 이 시는 남성이나 가부장적 세계관에 상반되는 의식이 아니라 스스로의 여성성의 자연스러운 대화라는 점에서 흥미를 주고 있다. 어라연에서 오직 두 사람이 몸을 씻는 정경을 은밀하게 엿볼 수 있게 하는 것도 김선우 시의 매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