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는 달이 살고 있다

내 몸에는 달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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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은봉의 시집. 4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72여 편의 시로 구성되어 있다. <무엇이 날 부르나 무엇이 날 불러 네 품에 들게 하나 내포평야 오지랖 넓은 치마폭에 싸여 정 많은 제 아내 볼록한 젖가슴에 싸여 미륵불처럼 조용히 웃고 있는 산아 가야산아 무엇이 날 부르나 무엇이 날 불러 네 품에 쉬게 하나 포듯한 네 허벅지를 베고 숲 그늘을 베고, 오래도록 마음 눕게 하나 손가락 비틀며 멋쩍게 웃고 있는 산아 가야산아> - <가야산> 중에서.
저자

이은봉

1953년 공주 출생으로 숭실대 국문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문학박사이며 1984년 '창작과 비평' 신작시집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주요 시집으로「내 몸에는 달이 살고 있다」, 평론집으로「시와 생태적 상상력」등이 있다. 현재 광주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출판사 서평

이은봉(李股鳳)시인은 1953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숭실대 대학원에서 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l984년 창작과비평사의 17인 신작시집『마침내 시인이여』에 『좋은 세상』등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현재 광주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동안 시집『좋은 세상』(1986)『봄 여름 가을 겨울』(1989)『절망은 어깨동무를 하고』(1994)『무엇이 너를 키우니』(1996)등을 펴냈다.

이은봉 시인이 6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은 지난 시절 자신을 묶어둔 가치들로부터 한결 자유로워지려는 의지를 담고 있으며, 40대 후반 중년의 삶에 대한 사려깊은 성찰과 생태적 사유의 심화된 세계를 보여준다. 이전 시집과 몇가지 달라진 면모를 보이는 점에서 이번 시집은 이채로운 특색을 지닌다. 우선, 충청도 특유의 여유와 그만의 어법, 인간과 자연에 대한 지극한 연민과 애정을 변함없이 보여주면서도 사물들을 대하는 감각과 태도가 새롭게 변모되어 시편들마다 생명 현상 특유의 활력과 윤기를 역동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청매화, 봄빛」「사이, 소리」「패랭이꽃」「초록잎새들」등에서 보듯이 자연이나 사물들은 시인 자신의 관념으로 채색되지 않아 '저혼자 팔랑거리는 소리를 내며'자신의 고유한 호흡과 율격을 가지고 환하게 움직인다. 그의 입김을 쐰 자연 사물들은 하나같이 예쁘고 눈부시고 활력있다. 생명을 지닌 존재들의 형식과 원리를 새롭게 발견하여 나직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둘째, 산, 돌, 바위 같은 무생물에서 근원적인 생명의 가치를 발견하고 거기에 숨결을 불어넣는다. 「어이, 바윗덩어리들!」「침팬지의 집」등에서 시인은 가치를 훼손당하지 않은 '바위'나 '돌'로 상징되는 어떤 견고한 물질에서 새로운 생명의 근원을 탐색한다. 오랜 세월 풍화에 자신의 몸을 마모시키면서도 '견고함'을 묵언으로 지켜온 '돌'이 시인의 새로운 사유와 상상력 속에 잉태되어 '차마 깨뜨릴 수 없는 우주'로, '생령(生靈)'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그러나 시인에 따르면 이제 그것은 더이상 생명을 잉태하지 못한다. 우주적 질서에 순응하며 저마다 있어야 할 자리에서 '눈빛과 웃음을 쏘아대던 돌'들은 현대에 들어와 세상의 속악한 원리에 휘둘려 자신의 원시성과 생명성을 박탈당한 채 '관상용 돌'로 변모되어 '정원 연못가' 로 옮겨지거나 '좌대 위'에 놓이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돌의 나라」「돌의 꿈」)

셋째,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한 반추와 성찰을 보여준다. 등 굽은 중년의 모습이 담긴 시편들(「가족 사진」「외식」「버려진 냉장고」「낡은 집」등)은 50년 가까이 삐걱삐걱 힘겹게 꾸려온 화자의 안쓰럽고 짠한 일상을 실감있게 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