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좋아하는 - 창비시선 262

가만히 좋아하는 - 창비시선 262

$11.00
저자

김사인

1956년충북보은에서태어나서울대국문과에서공부했다.1981년『시와경제』동인결성에참여하면서시를발표하기시작했으며,1982년무크『한국문학의현단계』를통해평론도쓰기시작했다.시집으로『밤에쓰는편지』『가만히좋아하는』『어린당나귀곁에서』,편저서로『박상륭깊이읽기』『시를어루만지다』등이있으며,팟캐스트‘김사인의시시(詩詩)한다방’을진행했다.현대문학상,대산문학상,임화문학예술상,지훈상등을수상했다.동덕여대문예창작과에서학생들을오래가르쳤다.

목차

제1부
풍경의깊이/노숙/코스모스/봄밤/다리를외롭게하는사람/새끼발가락과마주치다/귀가/전주/비/예래바다에묻다/늦가을/사격훈련장부근/유필/겨울군하리/탈상/아무도모른다/영월에?서/친구들/치욕의기억/조용한일/풍경의깊이2/노숙2/경주이씨효열비/장마/부시,바쁜/화진/부뚜막에쪼그려수제비뜨는나어린처녀의외간남자가되어/사랑이왔나?/윤중호죽다/때늦은사랑/해동무렵/봄바다/덕평장/늦가을/나비/30년,하고중얼거리다

제2부
필사적으로/맨드라미/밥/소리장도/빈장/길이다하다/아카시아/마른쑥대에부쳐/여름날/뉴욕행/맑은소리/깊이묻다/섣달그믐/꽃/YOU/옛일/인절미/새/네거리에서/거울/노년/서귀/그를버리다/공휴일/춘곤/사랑가/60년대/다시금강공원에서/오누이/여수/강으로가서꽃이여

해설/임우기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김사인시집『가만히좋아하는』이첫시집『밤에쓰는편지』(1987)이후19년의공백을깨고출간되었다.2005현대문학상수상작인「노숙」「코스모스」「풍경의깊이」등을포함한67편의시는세상살이의어려움을곡진하게보듬는마음이섬세한시선과정갈한시어로무르익어편편이웅숭깊은울림을낳는다.신경림시인은추천사에서“너무슬프고너무아름답다”고말했다.시인의시선이머무는곳은빛나고특별한자리,잘난모습들에가아니며,시작에서기발한상상력과화려한문법을구사하는것도아니다.시인의시선은‘누구도핍박해본적없는가녀린것들’에머물고시인의마음은속절없이아득한아름다움을향한다.사는일의쓰라림에한없이공명하면서한편‘불덩이처럼달아오르는’(화진)유정함에취한다.두가지가시안에서하나다.이번시집에서두드러져보이는것은선명한이미지나감각적인수사가아니라내밀한마음의풍경들이다.수줍고서운하고비겁하고순하고외롭고눈물겹고부질없는마음들,회한에가득하다가때로생에감사하는마음,세상과불화하고부정한것에분노하는마음들이시집도처에서출렁인다.그러나시집전체의어조는고즈넉하고시어는결이곱다.분노조차깊이무르익어한마디과장이없다.이는시인이자신이마주한대상을바라보는데그치지않고거기에“고요히무릎꿇”어대상과한몸이되어버림으로써가능했다.헐벗은노숙자앞에서는그자신노숙자의영혼이되고(“차라리이대로너를재워둔채/가만히떠날까도싶어묻는다/어떤가몸이여”「노숙」)봄밤시장통의흥취를즐길때는스스로그술판의술꾼이된다.(「봄밤」)장터에서는손가락세개로도루코쎄트를파는장돌뱅이가되고(「덕평장」)속절없는사랑을말할때는나어린처녀의외간남자가된다.(「부뚜막에쪼그려수제비뜨는…?)이러한오체투지한켠에는‘캄캄한어둠의기억들’이있다.아무리애써도남의것만같은납빛하늘아래서길이다했음을깨닫고(「길이다하다」)감옥과무덤과증오의길에서절망으로칠갑을했던(「YOL」)시간들이내비치는비통과상처는깊고아프다.그러나여기실린시들은그런기억을회피하지도아련하게미화하지도않는다.아픔을거느림으로써한편에서는사랑가의구성진가락이나오고“나는얼씨구/비로소개잡놈이된것이냐”(「맑은소리」)의능청과청승이자유자재로드나들게되는것이다.평론가임우기는공들인해설에서김사인의시를시원(始原)의기억을간직하고모어(母語)를찾는샤먼의정신세계에비유하면서백석의시세계를성공적으로이어받은것으로평가한다.고대북방의전통문화까지소급하여김사인시의연원을밝히고있다.전생처럼그려지는어린시절시골외가의봄날에서시작해허랑한떠돎과지사적결기가공존하는장년을지나온시인의한생애가고스란히담겨오롯이빛을발하는시집이다.이시들을두고정현종?신경림등선배시인들은심사평과추천사에서‘오늘우리에게시란무엇인가’를매섭게돌아보게된다고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