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

배꼽

$14.00
Type: 현대시
SKU: 9788936422868
Description
사람이라는 풍경을 그린 문인수의 시집
문인수의 일곱번째 시집『배꼽』. 불혹을 넘긴 나이에 늦깎이로 데뷔한 이후 절제된 언어와 애잔한 감성으로 각종 문학상을 수상하며 시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시인 문인수가 2년 만에 펴낸 시집이다. 2007년 미당문학상을 수상한 〈식당의자〉를 비롯하여 총 59편의 시를 엄선하였다.

문인수의 시는 단아한 맛과 잔잔하고 깊은 여운을 지니고 있다. 또한 대상의 과거 시절을 그리워하기보다는, 현상 그대로의 모습에 집중해 비루한 현재의 삶에도 활력이 있음을 끄집어낸다. 표제작인 〈배꼽〉은 그러한 특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그 어떤 절망에게도 배꼽은 있다고 말한다. 그의 시는 과거를 돌아보면서도 미래의 풍경을 엿보고 제시한다.

이번 시집에서 문인수는 아름다운 풍경이 만들어내는 사람을 노래하는 것에서, 사람이 살아가는 풍경을 노래하는 것으로 관심을 돌렸다. 그는 사람이라는 풍경의 절반은 축축한 그늘로 채워져 있으며, 시를 쓰는 일은 그런 그늘을 햇볕에 내어 말리는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사람만이 절경이고, 절경만이 시가 된다고 말하는 그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배꼽>

외곽지 야산 버려진 집에
한 사내가 들어와 매일 출퇴근한다.
전에 없던 길 한가닥이 무슨 탯줄처럼
꿈틀꿈틀 길게 뽑혀나온다.

그 어떤 절망에게도 배꼽이 있구나.
그 어떤 희망에도 말 걸지 않은 세월이 부지기수다.
마당에 나뒹구는 소주병, 그 위를 뒤덮으며 폭우 지나갔다.
풀의 화염이 더 오래 지나간다.
우거진 풀을 베자 뱀허물이 여럿 나왔으나
사내는 아직 웅크린 한 채의 폐가다.

폐가는 이제 낡은 외투처럼 사내를 품는지.
밤새도록 쌈 싸먹은 뒤꼍 토란잎의 빗소리, 삽짝 정낭 지붕 위 조롱박이 시퍼렇게 시퍼런 똥자루처럼
힘껏 빠져나오는 아침, 젖은 길이 비리다.
저자

문인수

1945년경북성주출생,1985년'심상'으로등단했다.시집으로'뿔','홰치는산','동강의높은새','쉬!','배꼽'등8권이있다.수상으로대구문학상,김달진문학상,노작문학상,금복문화예술상,편운문학상,시와시학작품상,한국가톨릭문학상,미당문학상등을받았으며,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2008,올해의시'에시집'배꼽'이선정되기도했다.제8대대구시인협회회장역임.

목차

제1부
꼭지/만금이절창이다/중화리/서정춘/지네-서정춘전/벽화/경운기소리/1주기,경운기소리/주산지/얼룩말가죽/파냄새/비닐봉지/대숲

제2부
흉가/줄서기-인도소풍/도다리/뻐꾸기소리/식당의자/굿모닝/책임을다하다/광장한쪽이환한무덤이다/뫼얼산우회의하루/바다이홉/비둘기/배꼽/아마존/저수지풍경/아프리카/도망자

제3부
수치포구/엉덩이자국/녹음/골목안풍경/매미소리/봄/쇠똥구리청년/다시정선선/오백나한중애락존자의저녁/헛간서있다/유원지의밤/방,방/없다

제4부
향나무옹달샘/막춤/미역섬/방주/이것이날개다/동백씹는남자/눈보라는흰털이다/저녁이면가끔/오후다섯시-고박찬시인영전에/흰머플러!-시인박찬,여기마음을놓다/기린/조묵단전-탑/조묵단전-비녀뼈/낡은피아노의봄밤/흔들리는무덤/송산서원에서묻다/고모역의낮달

-해설:김양헌
-시인의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