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11.00
Description
치열했던 열두시에서 한시 사이를 지나 오후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에서 인생을 이야기하다!
도종환 시인의 열 번째 시집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이 시대의 대표적인 서정시인 중 한 사람인 저자는 5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을 통해 저자가 지난 시간 걸어온 삶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 가야 할 길에 대해 명상하고 정리한다. 더불어 산속 생활이 세계의 미래에 대한 저자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켰음을 여실히 보여주며, 저자가 생각하는 진보적 미래상의 단면을 그려내고 있다. 더욱 치열해진 사람과 사물을 향한 저자의 사랑과 함께 아름다움에 대한 폭과 깊이가 더해진 ‘지진’, ‘꽃밭’, ‘스물몇살의 겨울’,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신’ 등의 시편이 수록되어 있다.
☞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막차

오늘도 막차처럼 돌아온다
희미한 불빛으로 발등을 밝히며 돌아온다
내 안에도 기울어진 등받이에 몸 기댄 채
지친 속도에 몸 맡긴 이와
달아올랐던 얼굴 차창에 식히며
가만히 호흡을 가다듬는 이 하나
내 안에도 눈꺼풀은 한없이 허물어지는데
가끔씩 눈 들어 어두운 창밖을 응시하는
승객 몇이 함께 실려 돌아온다
오늘도 많이 덜컹거렸다
급제동을 걸어 충돌을 피한 골목도 있었고
아슬아슬하게 넘어온 시간도 있었다
그 하루치의 아슬아슬함 위로
초가을바람이 분다
저자

도종환

서정적인시어속에진솔한삶을녹여내아름다움과절실한감동을더해주고있는도종환시인은1989년전교조활동으로해직,투옥된이후교육운동에도헌신해왔다.1998년10년만에복직하여덕산중학교에서아이들을가르치다가,지금은잠시속리산부근에서몸과마음을다스리고있다.제8회신동엽창작기금과제7회민족예술상을받았으며,그동안펴낸시집으로'고두미마을에서','접시꽃당신','지금비록너희곁을떠나지만','당신은누구십니까','사람의마을에꽃이진다','부드러운직선','슬픔의뿌리'등이있고,산문집으로'지금은묻어둔그리움','그대가슴에뜨는나뭇잎배','그때그도마뱀은무슨표정을지었을까','마지막한번을더용서하는마음','모과'등과어른을위한동화'바다유리'등이있다.

목차

목차
제1부
세시에서다섯시사이
지진
인포리
황홀한결별
맨발
가을오후
막차
발치
풍경
나무에기대어
별하나
나무들
못난꽃
첫매화
구인산
하현
제2부
꽃밭
스물몇살의겨울
빙하기
복도
악령
귀뚜라미
발자국
히브리노예들의합창을들으며
악기
돌고래열병식
통영
맹수
라일락꽃
늦은꽃
제3부
소녀
새벽초당
일몰

그해여름
금빛하늘
환절기
쏭바
몸에대한블라지미르쏘로킨의발제
미하일고르바초프의신

겨울비
사막
카이스트
천변지이
노모어후꾸시마
제4부
바이올린켜는여자
악보
처처불상

비둘기
은은함에대하여
연두
한송이의꽃
노루잠
채송화
와온에서
굿모닝마트

도금
사려니숲길
제일
발문l배창환
시인의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