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그런데 (한인준 시집)

아름다운 그런데 (한인준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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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13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으로 등단하여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한 한인준 시인의 첫 시집 『아름다운 그런데?가 출간되었다. 등단 4년 만에 펴내는 이 시집에서 시인은 등단 당시 “언어운용과 발화가 자유롭고, 시를 포착하고 표현해내는 감각 또한 날카롭고 새로워 시적 완성도와 가능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가뿐히 잡아냈다”는 심사평에 걸맞게 독자적이면서 개성을 뛰어넘는 시 세계를 선보인다.
저자

한인준

저자한인준은1986년서울에서태어났다.2013년『현대문학』신인추천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

목차

제1부
끝날때까지기다려
종언:없
무게
압력
종언:하늘위에별이있는것이아니라
연출연습
말끝을흐리다
설명
게스트하우스
종언:있
바깥에서
종언:은행나무가로수길을지나병원으로
가는줄알았지만

제2부
그런날
타워
종언:할말잃어버리기
야호

채광
퍼포먼스
유적
종언:않
윤곽
이노래좋다
확신
데자뷔
스케치
적응
종언:것
빙설
위로
어떤귀가
묘사

제3부
기대
색채
종언:잊
단절
희망봉
마음생각
아무말도안했는데
이륙
우리가문을닫으러가는동안에
낙하
종언:아름다운그런데
왼손이오른손을

김나영해설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망가진언어에서의미를건져낼때까지
“보편과특수,추상과구체의경계를의심하는말들”

그것을생각하다가그것은//이것이되었습니다//나는이것을옷장속에구겨두고어항속에풀어두고꽃병속에꽂아두고//이것에는단어가필요하지않습니다//이것은어두운곳에서헤엄치다가가만히시들어버립니다.아득한나라알수없는숲속에서이름모르는새가울고//내곁에있어도그것인것들//그것은탁자위에가지런히놓인손목을닮았습니다//(…)//내곁에없어도이것인것들(?설명?부분)

2013년?현대문학?신인추천으로등단하여본격적인작품활동을시작한한인준시인의첫시집『아름다운그런데?가출간되었다.등단4년만에펴내는이시집에서시인은등단당시“언어운용과발화가자유롭고,시를포착하고표현해내는감각또한날카롭고새로워시적완성도와가능성이라는두마리토끼를가뿐히잡아냈다”는심사평에걸맞게독자적이면서개성을뛰어넘는시세계를선보인다.형용사나부사를명사처럼쓰고명사를동사의자리에버젓이끼워넣는등“우리말의관절들을마구찢어발”기며도무지“말이안되는국어농단을자행”하면서도“망가지고부서진언어들로말이되게끔하는고유의참담한미장센”(황지우,추천사)이시를읽는재미와색다른경험을맛보게한다.

나도모르게나는너에게‘어떤’말을하고만다/‘어떤’말을하고나면‘어떤’말만하다가집으로돌아간다.내가하고싶은말은이게아닌데/우리는입을벌린다/입을다문다/아무말도하지않는다/무엇이말하는걸까/내얼굴에는언제나‘어떤’입이놓여있다/입속에는‘어떤’집이놓여있다/현관문을돌린다/이곳으로아무도도착하지않는다/식탁에앉아조용히밥을먹는다.밥을먹다가또/무엇을말했던걸까/내곁에둘러앉은‘어떤’침묵들/‘어떤’말로하고싶은말을대신하는사람들이있다/‘어떤’말로도말하지않는우리가대화를한다(?어떤귀가?전문)

한인준의시는읽는내내신선한언어감각에놀라게된다.거의모든시에서행과행사이를성큼건너뛰고,문장과문장을어긋나게배치할뿐아니라,“아무도몰래는왜자꾸와함께”(?종언-없?)처럼부사나용언을체언처럼쓴다거나문장단위의표현을하나의단어처럼취급하는일도서슴지않는다.얼핏말장난처럼보이기도하지만,문법을해체하고그틈을들여다보려는시인의시도는전혀간단하지않다.“왜내가울지않는다.너는왜운다”(?종언-않?),“저기로가도저기를여기라고부르고말거야”(?위로?)라는시인의발화를단순히말을비트는부조리한말장난으로취급해서는곤란하다는말이다.

나는을어쩔수없이그러면과청바지를동시마다입는다고아예를이해할수없는것은아닌데두눈과함께를오늘도만큼출근시키며바다와두개사이에서나는과더이상을하지않고이런건누가고민같다고말할때까지강물에서서발목과넘쳐흐르기만하는그러니까로나는의절반만축축한일이니까그렇다고아예를이해할수없는것은아닌데세상에는아주만한조금이있어당신은혼자많은생각으로얼마나를하고(?종언-있?부분)

한인준의시에서말은종종보편과특수,추상과구체의경계를의심하는일로쓰인다.어떤말이든본래의의미가있지만시인은그것을자기만의방식으로의미화한다.그런데그의미화과정에는심지어“끝없이가전혀의모습으로놓여없었다.//눈이부신멈춘다.”라는?시인의말?에서처럼다른누군가가쉽사리해독할수없는지점에이른다.시인은이지점에주목하고거기닿아있는자발성을의미화하는데,이자발성에는‘나’는‘너’의말을다알지못한다는존중과인정이있고,그렇지만‘너’의말을‘나’의것으로나눠갖고싶다는연대와화해에대한희구가있다.시인은이렇듯나와너의관계에서발생하는감정의조성을먼저생각하고,그생각을통해평범한단어들이비범한의미를얻게되는지점을보여준다.

없을것을위하여찾아볼수는없었습니다//있을것을위하여//한밤중에깨어난당신이당신옆에놓인물컵쪽으로손을내저었을때//목이마르기위하여를/문득나는먼저생각했던것입니다//비를피하기위하여우산을잃어버리는사람과/배고프기위하여밥을먹는사람을/뒤바뀌는것을/생각했던것입니다//(…)//없을것을위하여찾아볼수가있었습니다(?종언-아름다운그런데?부분)

시자체로세계를구성하는말들의매개가되기를바라는시인은‘있는’단어를그대로가져다쓰기보다는말이놓이는자세와위치를고민하고단어를‘상상’하며시를쓰는듯하다.미로속을걷는듯한그의첫시집을읽고나면우리는‘정말’은투명한말일까하고묻고생각하게된다.그생각은“정말이보일때까지”(?종언-것?)계속될것이고,시인은“완성이라고하는것을흘려보”내지만“물속에서젖은//물을움켜”(?색채?)쥐는시도를결코멈추지않을것이다.기존의익숙한시문법을거침없이뒤흔드는자유로운발상과새로운화법으로독자적인시의음역을개척한이시인의다음행보가어디로향할지자못기대된다.

시냇물과발목을한다.자연스러운것은//빼놓은채로//물방울은돌멩이로저지르는것이다.정말이보일때까지//넌지시와그윽과/바라보지않는다를바라보지않는다는//정말이보일때까지만/투명한물을자꾸하얗다고느끼기/대신에투명하게느끼기//틀림과다름은아직도우윳빛으로흐르나//엄지와검지로쥐고있는이불겉을/들릴만큼의소리라는것으로문지른다면//내가있는장면이들린다/보이는것이아니라(?종언-것?부분)

[추천사]
한인준은‘시창작워크숍’이라는수업에서만난학생이었다.첫인상부터가험한세상을제대로살아갈수있을까걱정될만큼타고난마음바탕이착하고여리고물러터진…선종(善種)이었다.질문을던지면어쩔줄몰라하고당황하는그학생이내시야에서사라진뒤어느날시인이되어한묶음의시집원고를들고다시나타났다.나는그의대처불능의겸손이이세계에대한근원적인‘부끄러움’이었음을알게되었다.
한인준의이번시집에서내눈길을사로잡은것은「종언」「기대」와같은시에서보이는,우리언어사용의화용론적해체작업이다.그는우리말의관절들을마구찢어발겨놓았다.한국어의구문구조를뒤죽박죽으로헝클어형용사를명사의위치에놓고명사를동사의자리에버젓이끼워넣는다.거의모든문장이‘말이안되는’국어농단을자행하고있는데,품사의의도적오용이불러일으키는난센스와부조리,씁쓸한웃음앞에나는이젊은시인이세상을꽤나부끄러워하고있구나,느꼈다.해체하기는쉽다.더중요한것은이처럼망가지고부서진언어들로‘말이되게끔하는’한인준고유의참담한미장센이라할것이다.폐품들로설치작업을하는작가들처럼띄엄띄엄말들을널브려놓은그의화법에서독자들은아마도세상과도통소통이안되는,다친사랑의간절함같은것을느낄지모른다.황지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