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연습 (박성우 시집)

웃는 연습 (박성우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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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박성우의 시집 『웃는 연습』. 이 시집은 박성우의 시 작품을 엮은 책이다. 크게 4부로 나뉘어 있으며 책에 담긴 주옥같은 시편들을 통해 독자들을 시인의 시 세계로 안내한다.
저자

박성우

저자박성우(朴城佑)는1971년전북정읍에서태어났다.2000년중앙일보신춘문예에「거미」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거미』『가뜬한잠』『자두나무정류장』,동시집『불량꽃게』『우리집한바퀴』『동물학교한바퀴』,청소년시집『난빨강』『사과가필요해』가있다.어린이책『아홉살마음사전』,산문집『박성우시인의창문엽서』등도펴냈다.신동엽문학상,윤동주젊은작가상등을받았다.

목차

제1부
개구리
칫솔과숟가락

회사원
카드키드
쇼핑백출근
마흔
짜장면과케이크
넥타이
겨울안부
엄마아

제2부
중요한일
행복한옥신각신
옥수수비

꾀꼬리
일반슈퍼일반여름
금수양반
돌을헐어돌을
지네
다정다한다정다감
꽃무늬남방
소년에게
보리

두뼘가까이
오디
우리마을일소

고추,우선도로
어떤방문
고마운무단침입
염소
논거울

제3부
오래된습관
겨울목련
조팝꽃무늬천
찔레꽃가뭄
팽나무청과상회
풀이풀을끌고
어떤대접
푸른구멍
나이
소한(小寒)밤
누가더깝깝허까이
갈미할매와내신수(身數)
도라지
비닐하우스
토란
왕언니

제4부
눈물
솔잎이우리에게
백일홍
배추꽃
짠물주름
수첩에는수첩
석구상(石狗像)
스무날두어시간
이웃
또하루

해설|문신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쓸쓸한밤에닿아도우리는웃을수있다

도처에서반짝거리는일상을한편의시로만드는시인박성우
메마른세상에생명을불어넣는찰진언어와정겨운목소리

나이들어간다는것은/중심에서점점멀어진다는것//먼기억을중심에두고/둥글둥글살아간다는것//무심히젖는일에익숙해진다는것(?나이?전문)

한국서정시단을대표하는박성우시인의신작시집?웃는연습?이출간되었다.생동감넘치는곰삭은시어로공동체적삶의풍경을그리며‘새로운언어의발견’을보여준?자두나무정류장?(창비2011)이후6년만에펴내는네번째시집이다.이번시집에서시인은“도처에서반짝거리는일상의아름다움을포착”하여“어떤삶과어떤사연과어떤침묵”들이고요속으로스며드는“역사적이고아름다운삶의순간들”(문신,해설)이고스란히한편의시가되는진경을펼쳐보인다.생활의실감이오롯이배어든찰진언어들과삶속에서우러나는질박한입말들이정겨움을더하는여리고부드러운시편들이따듯한위안과잔잔한감동을선사한다.특히시집앞에놓인한행짜리잠언류의시들은서늘한공감을자아내며성찰의시간을갖게한다.

고향마을에들어내가뛰어다니던논두렁을바라보니논두렁물도나를물끄러미바라보았다//사내의몸에서나온소년이논두렁을따라달려나갔다뛰어가던소년이잠깐멈춰서서뒤를돌아봤다//논두렁멀리멀어져간소년은돌아오지않았고사내는그만돌아가야겠다고생각했다(?논거울?전문)

시인의이름만으로도가슴이푸근해지는시가있다.박성우의시가그렇다.누가읽어도쉽고편안하게다가갈수있는친숙함이배어있고어떤생명력이몸안에서꿈틀거리는그의시는굳이해명하거나분석할필요가없다.그저흐르는대로읽고공감하면그뿐이다.시인은“박새가이팝나무아래우체통에둥지를틀”(?백일홍?)고“조팝꽃무늬가새겨진강물두어필”(?조팝꽃무늬천?)이흐르는한폭의수묵화같은농촌의순박한정경속으로우리를안내하여“하냥웃고만살다가기에도아쉬운게삶”(?석구상(石拘像)?)이라며위로를건넨다.

날이맑고하늘이높아빨래를해널었다/바쁠일이없어찔레꽃냄새를맡으며걸었다/텃밭상추를뜯어노모가싸준된장에싸먹었다/구절초밭풀을매다가오동나무아래들어쉬었다/종연이양반이염소에게먹일풀을베어가고있었다/사람은뒷모습이아름다워야한다고생각했다(?또하루?전문)

시인은“안쳐도되는우리집마당앞풀을”“참깨끗하게도싹싹,쳐”(?풀?)주고가는살갑고정겨운이웃들과더불어살아간다.이들을일러문신은해설에서시인이생활속에서찾아낸‘시적인간’곧‘호모포에티쿠스’,‘시민(詩民)’이라고명명한다.“화장실바깥벽과가죽나무둥치타고오르던환삼덩굴까지말끔하게걷어내”(?금수양반?)주고,“텃밭옆비닐하우스에대강넣어둔/육쪽마늘과벌마늘을엮어두고”(?고마운무단침입?)가고,“날도찬디/글쓰느라얼매나욕보냠서”“뭐라도자셔감서일허라고/과일보자기두고가”(?어떤방문?)는이웃들의“참,귀하고고마운일”(?어떤방문?)들을두고두고가슴깊이새긴다.그리고무엇보다도“짜내지못한짠물이너무많은”(?짠물주름?)어머니에대한시인의사랑은더욱애틋하고각별하다.

그녀는원래천구백삼십칠년소띠인데천구백사십이년말띠로호적이올려졌다때문에그녀는정년을넘기고도일터에서오년이나더소처럼일하고말처럼뛸수있었다그녀는그걸늘고마워했다호적이오년이나늦게올려진것을두고두고감사해했다(…)//내가대학원까지마치고나온대학의청소노동자였던왕언니는울어매의또다른이름이다일흔한살까지청소노동자로일한왕언니,이이름은여전히나를가장무기력하고아프게만드는이름이지만오늘은나도그렇게불러본다왕언니,왕언니는왕언니니까아프지도말고늙지도말고쭈욱왕언니로살아응?왕언니!(?왕언니?부분)

그렇다고해서시인이“싱건지나꺼내심심하니밥”(?어떤대접?)이나먹듯한가롭게유유자적하는것은아니다.“언제끈떨어질지모”(?쇼핑백출근?)르는채“수백번도넘게죽었으나죽은줄도모르고”“죽을똥살똥”(?마흔?)살아갈수밖에없는메마른세태를향해날카로운눈매를던지기도한다.죽은듯이“그냥말없이살아”(?넥타이?)가야하는세상에서“어떻게사는게‘나답게’사는건가?”자문하며시인은“하고픈말이너무많은입은차라리마스크로가”렸으나도저히이대로“가만히있을수없는사람들”(?백일홍?)과어깨를겯고거리로나서“바늘같은것들이모여결국엔거대한눈발도받아내는”(?솔잎이우리에게?)연대의운명을나눈다.

제1차촛불,10월29일청계광장/304낭독회에목소리보태러갔다가/몇발짝걸음을보태,촛불로향했다//제2차촛불,11월5일전주오거리/익산‘까페키노’에서행사가있었다/외면할수없어,가까운전주로갔다//제9차촛불,12월24일광화문광장/딸애는아침부터즐거운걱정을했다/가족과함께광장에서성탄전야를보냈다//제10차촛불,12월31일전주풍남문광장/길위의문학콘서트,사람들이몰려왔다/전주는전주답게판소리촛불을이어갔다//헌재탄핵가결,나쁜대통령즉각구속……/딸애에게줄새해선물목록을써보았다(?수첩에는수첩?부분)

한때대학교수이기도했던시인은삼년만에홀연사직서를내고지금은‘자두나무정류장’과‘이팝나무우체국’이있는외딴강마을에서‘그냥저냥’‘심심하게’살아간다.삶의기척에귀기울이며“먼기억을중심에두고/둥글둥글살아”(?나이?)가는그의시를읽다보면“요즘같은세상에이렇게착해빠진시인이있다는게그저고마울따름”(?박성우시인의창문엽서?뒤표지글)이라는안도현시인의말이꼭들어맞는다.천생시인일수밖에없는사람.세상을바라보는따스한시선과더없이순정한마음으로“여전히새로운시의길을만들어내고있”는그를“시인이아니라면또무엇이라부를것인가.”(박준,추천사)

내눈물이아닌다른눈물이내게와서머물다갈때가있어내가아닌다른사람이내안에들어울다갈때가있어(?눈물?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