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한다 (김사이 시집)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한다 (김사이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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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02년 계간 『시평』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뒤 노동 현장과 소외된 삶의 풍경을 그려온 김사이 시인의 두번째 시집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한다』. 《너의 오랜 습관인 나》, 《나는 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가끔은 기쁨》, 《너에게로 가다》, 《다시 반성을 하며》등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저자

김사이

1971년전남해남에서태어나구로노동자문학회에서시공부를했다.2002년『시평』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반성하다그만둔날』이있다.

목차

제1부지독하게살았으나
거리에서
고시원,아름다운날들
내죄는무엇일까
예감
너의오랜습관인나
성실한앨리스
보통날들
사랑하니까
보온도시락통
동시성에대하여
행렬
아무도없었다
균열
교양의나라
저항의방식

제2부나는밥에서벗어나지못했다
사랑
생각도습관이된다
세상밖으로우수수
나를사주실래요?

하루치끼니
신호
공포영화
탈탈
잠못드는밤
보고싶구나
나는밥에서벗어나지못했다
지금,여기
묻지마따지지마

제3부떨림도그리움도버린
병문안
새벽
가끔은기쁨
도둑년
꽃반지
단풍
오래전그날
틀니
이부자리
골목의노래
너에게로가다
바람
춤추는어머니

제4부다시반성을하며
편향
기억
솔직한위선
공범
그대에게
풍경
어떤인사
커피마시는개
어느늦은밤
연대
화끈한반항
아득한내일에게
빛의그늘속에서
다시반성을하며
다시,다시,또

해설|서영인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나는누구의무엇의부제가아니라나였어야했다”
아무것도아닌삶,존재없는존재들의낮은목소리
다채롭고찬란한색들로채워진세상을꿈꾼다

2002년계간『시평』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한뒤노동현장과소외된삶의풍경을그려온김사이시인의두번째시집『나는아무것도안하고있다고한다』가출간되었다.노동시의변화를상징적으로보여주었다는평가를받았던첫시집『반성하다그만둔날』(실천문학사2008)이후꼭10년만에펴내는이번시집에서시인은변화된노동환경의그늘진이면과차별받는여성들의고통스러운현실을정면으로응시한다.“반성과비판과연대의공통적행로를모색”하면서살아있는것자체가공포스러운현실을“더절실하게겪어낸날들의기록”(서영인,해설)이기도한진솔한발언들이공감을일으킨다.

시인은남성중심의기득권사회에서여성에게가해지는삶의고통을예리하게짚어낸다.여성에대한폭력과차별과혐오가일상적으로반복되는사회에서시인은“오늘은내여자씨가무사하기를”(「너의오랜습관인나」)바라며살아간다.의식적이고“본능적인남근의연대”속에서“여자씨에게노동의댓가는그저살아있는목숨”(「교양의나라」)일뿐이고,여성의노동은“아무것도안하고있”(「내죄는무엇일까」)는것으로폄하된다.이세계에저항하는방법은“글러먹은생에대한저항”으로“오롯하게내죽음을누리는것”뿐.그러나시인은“나는누구의무엇의부제가아니라나였어야했다”(「저항의방식」)는자각에이른다.그것이시인에게는“절망으로도살아야하는이유”(「사랑」)이다.
‘구로공단’이‘구로디지털단지’로바뀌듯노동이첨단의이미지로포장되는‘지금-여기’에서시인은자본주의사회의모순과부조리를비판하며‘노동의소외’라는또다른현실을직시한다.“다치거나죽어도산재보험은꿈도못꾸”는세상에서“내가살고있는지금,여기는어디쯤인지”(「세상밖으로우수수」)가늠할수조차없다.“비극으로끝날한편의삶”속에서시인은“위태로운내밥그릇슬그머니움켜”(「공포영화」)쥐는비애감에젖어들며,“생식기도심장도사라진자본형인간으로진화중”(「잠못드는밤」)인황폐한세상에“공포가터져불꽃같은반란이솟구치기를”(「묻지마따지지마」)꿈꾼다.
그런데가난에도계급이있고노동에도계급이있다.심지어“죽음도계급적이다”(「교양의나라」).내일의희망보다오늘의생존이더급해서,“네가죽어도일을해야해서/누가죽어도나는살아야해서”(「내죄는무엇일까」),부정한권력을끌어내리고정의와민주주의를실현한저위대한‘광장’에서도소외될수밖에없는존재들이있다.그리고“국경안에서국경을넘어서서부유하는영혼들”과“변방으로변방으로시대를건너가는/원주민도이주민도벗은제3의사람들”(「행렬」)이있다.시인은이들이주민노동자를자신과다를바없는동일한소수자로껴안으며연대의식을느낀다.
오로지생존을위해하루하루살아가는것이유일한희망인고달픈삶일진대“공생(共生)하자며공사(共死)로”가는“쓰레기같은정치”(「공범」)가판치는속에서시인은“색이다르고성이다른것을차이라말하고차별하지않는”(「사랑」)세상이오기를꿈꾼다.“다채롭고찬란한색들로채워진선물같은세상”(「아득한내일에게」),“자연의빛과인간의빛이한몸으로어우러”(「빛의그늘속에서」)진그곳을향하는그의시는이제“최후의저항”(백무산,추천사)으로서다시금노동하는삶의땀과눈물과사랑으로자아낸희망의노래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