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닫힌 문 - 창비시선 429

한 사람의 닫힌 문 - 창비시선 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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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당신은 무얼 먹고 지내는지 궁금합니다
나는 인사하고 싶습니다 내 이름은 소란입니다”

‘시요일’ 30만 독자가 사랑한 박소란의 신작시집
닫힌 문을 두드리며 건네는 다정한 인사
2009년 등단 이후 자기만의 시세계를 지키며 사회의 보편적인 아픔을 서정적 어조로 그려온 박소란 시인의 두번째 시집 『한 사람의 닫힌 문』이 출간되었다. 시인은 “사회적 약자와 시대의 아픔을 개성적인 어법으로 끌어안았다”는 호평을 받은 첫 시집 『심장에 가까운 말』(창비 2015)로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하며 시단의 주목을 받았다. 시집 독자들은 물론 시 전문 애플리케이션 ‘시요일’ 이용자들로부터도 특히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박소란 시인은 4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더욱 섬세해진 감수성으로 삶의 순간순간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체념의 힘을 빌려 생을 돌보는”(이영광, 추천사) 간절한 마음으로 닫힌 문을 두드리는 온기 있는 말들이 일상의 슬픔을 달래며 오래도록 가슴속에 여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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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소란

지은이:박소란
2009년『문학수첩』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심장에가까운말』이있고,신동엽문학상과내일의한국작가상을받았다.

목차


제1부
벽제화원

개를찾는사람
쓰러진의자
비닐봉지
심야식당
미역

물을마신다

손잡이
깡통
빛의주인

제2부
검정
계단
로드킬
자다일어나장롱을열었다
상추
양말
귀신의집
마음
아기
생동

외삼촌
원룸
감상
말해보세요
불이있었다
습관

전기장판
위령미사
가여운계절
맴맴
누가자꾸
모델하우스

병원
깊이좋아했던일
내일
모르는사이
나의거인
웅덩이
잃어버렸다
정다운사람처럼
엄마와용달과나는

제3부
천변풍경
고맙습니다

이단단한
가발
고장난저녁
한사람
메리크리스마스
독감

선물
뱀에대해
애완동물

울지않는입술
골목이애인이라면
불쑥
시계
소요

네가온다
오래된식탁

해설|장이지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시인은우리주변의슬픔을이야기한다.그것은곧시인자신의슬픔이기도하다.그러나시인은체념이더익숙해진삶의불행속에서도아름다움을찾는다.그렇다고섣불리희망을말하지는않는다.“무엇을좋아하고또그리워하는지”(「비닐봉지」)모르지만,하루하루살아가는것이소중하다고믿기에“죽은몸을일으켜세”(「쓰러진의자」)우고,“나는걷고있고그러므로살고있”(「천변풍경」)음을거듭확인한다.그리고“문저편의그럴듯한삶을시작해”(「손잡이」)보기로한다.빈약한삶속에서우리는“여전히아스팔트위를걷고여전히살아있다”(「이단단한」).

시인은‘한사람의닫힌문’이라는제목을통해닫힌문앞에서있는어떤사람을상상하게만든다.닫힌문으로인해문저편이당장은보이지않고들리지않지만,그렇기때문에문저편에있는무언가가온전한것일수있다.온전한무언가가문저편에있다고생각하면문이편의삶이조금은견딜만해진다고시인은말한다.해서시인은‘모르는사이’인누군가에게도다정한인사를건넨다.“요즘당신은무얼먹고지내는지”(「심야식당」)궁금해하고,“나는인사하고싶습니다”(「모르는사이」)라고말하는이평범한문장앞에서우리는울컥,멈춰서게된다.“사람을원치않아요진심입니다”(「깡통」)라고짐짓말하지만시인은“아름다운사랑을하고아름다운시를쓴다”(「이단단한」).

울음으로가득찼던첫시집에서‘노래는구원도영원도아무것도아니다’라고했듯이시가슬픔을노래한다고해서절망뿐인현실이바뀌지는않을것이다.그럼에도시인은슬픔으로가득차올라먹먹해진목청을가다듬고“침묵의안간힘으로”(「울지않는입술」)슬픔의노래를부른다.삶에지친등을가만가만쓸어주는손길과,비루한생의상처를어루만지는애틋한마음으로들려주는시인의아름다운목소리가있기에이제우리는어떤절망에도,“어떤슬픔에도끄떡하지않는다”(「전기장판」).이위로의시편들은닫힌문을쾅쾅두드릴때들리는묵직한울림과함께독자들곁에오래도록남을것이다.

책속에서

혼자밥먹는사람,그구부정한등을등지고
혼자밥먹는일

(…)

그래서
요즘당신은무얼먹고지내는지
―「심야식당」중에서

당신을좋아합니다당신의이름은무엇입니까

(…)

나는인사하고싶습니다
내이름은소란입니다

―「모르는사이」중에서

노래하지않는입술,나를위해
울지않는입술

(…)

내것이아닌입술

여느때와같이
침묵의안간힘으로,나는,견딜수있다
―「울지않는입술」중에서

불쑥,이라는말이좋아

불쑥오는버스에불쑥올라불쑥아는사람을만나는일
그런일이좋아

나는그에게사랑을고백할텐데불쑥우리는사랑할텐데
―「불쑥」중에서

걷다보니혼자다
아무도보이지않는다

(…)

여기는천국일까
지옥일까

전화를걸어묻고싶다
있나요?
살아있나요?
―「극」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