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롭게펼쳐지는청춘의모습
부조리한세계를구원하는따뜻한사랑
『네가울어서꽃은진다』는과거에대한향수속에서연민과슬픔의언어로써내려간“뜨거운청춘의비망록”(박상수,해설)이다.읽는이로하여금어릴적자기가살던동네로성큼돌아간느낌을주며,과거의아픔을살며시돌이키며보듬는계기가되어준다.그것은이시집에시인의내밀한고백이깊숙하게담겨있기때문이다.“나를번역할수있다면뜨거운여름일것”(「네가울어서꽃은진다」)이라는말처럼시인은‘1992년여름’(출생)에서출발하여“너무아름다워서이대로죽어도좋겠다고믿었”(「너의18번째여름을축하해」)던‘18번째여름’과“길었던소년이끝”(「2014년여름」)난‘2014년여름’(등단)을거쳐지금‘2022년여름’(시인의말)에이르기까지자기삶의흔적을처연하게,하지만아름답게더듬어본다.“어려서우울한건지우울해서어린건지분간할수없었”(「천국흐리고곳곳에비」)던시절과이‘여름’안에서오로지현재만을뜨겁게살아야했던청춘의모습이다채롭게펼쳐진다.
불안한청춘의암담한현실과불투명한미래가잔광처럼스며든이시집은그럼에도서정적이다.최백규를“신대철,이성복,기형도,조연호,박준의계보”(해설)를잇는시인으로꼽을수있는것도그러한이유다.주변의수많은죽음을목도한시인은,시집곳곳에절망과비탄과죽음의향냄새를드리워놓았지만이고통스러운세상속에서도‘사랑’을말할때만큼은누구보다순수하다.죽음의흔적과생명의빛이만나는이자리에서사랑의영원을말할때최백규의시는가장아름답게순백으로빛난다.“사랑한다는중얼거림이나살려달라는혼잣말도엇비슷하게들린다”(「유사인간」)라는구절처럼,이시집에서사랑한다는속삭임과살고싶다는다짐은그목소리의파형이동일하다.그렇기때문에이여름에‘너’와나누는사랑속에서독자들은따뜻한구원을느낄수있다.
“살아서너의모든나날이좋았다”
방황하는마음을다독이는아름다움
시인은비극적현실앞에서도현재의이순간을잘살아남고자한다.“살아서너의모든나날이좋았다”(「백야」)나“사랑해,태어나줘서고마워”(「애프터글로우」)같은말역시세상에만연한절망과죽음에매몰되기보다는살아남아사랑하려는의지를충만하게해준다.시인은등단당시당선소감에서“당신이한없이외로울때항상곁에머무르는시인이되겠다.당신의모든순간을사랑하겠다”고약속한바있다.이약속이첫시집에“세계가망가지더라도시를쓰자아름답게살자”(「애프터글로우」)라는다짐으로이어졌음을확인하는순간오래도록가슴이울린다.“조금늦은사랑의기도문이고,아직뜨거운청춘의비망록이며,우리들의빛나는여름에바쳐진앨범”(해설)같은『네가울어서꽃은진다』는부조리한세상에서유일한아름다움으로빛나는사랑에관한노래임에틀림없다.그노래가여전히방황하는수많은마음들을가만히다독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