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세계 (김유림 시집)

별세계 (김유림 시집)

$11.00
Description
“그건 내 꿈이었고 나는 나의 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정교한 언어로 그려낸 시의 건축 도면
첨단의 감각, 김유림이 쌓아올리는 우리의 또 다른 세계
동시대 단연 돋보이는 세련된 어법으로 시를 능숙하게 구성한다는 평을 받으며 주목받아온 김유림의 세번째 시집 『별세계』가 창비시선으로 출간됐다. 시인은 2016년 현대시학 신인상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후 두권의 시집과 소시집, 단편소설 등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성실하고 활발히 넓혀왔다. 김유림은 이번 시집에서 그만의 능청스럽고 사랑스러운 어법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전혀 다른 세상인 것처럼, 마치 ‘별세계’인 것처럼 흥미롭게 그려낸다. 독자는 시인이 ‘다시’ 써내는 세계의 모습을 좇으며 그 생경함에 놀라고, 순수함에 웃음 짓게 된다. 또한 일반적인 해설이나 발문 대신 소설가 박솔뫼가 시와 이어지는 짧은 소설 「문 열기」를 실어 시집을 읽는 재미를 더해주는 것은 물론 ‘별세계’의 건축물들을 보다 또렷하게, 동시에 더욱 신비롭게 보여준다.
저자

김유림

2016년『현대시학』에시를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와소설등을쓴다.시집『양방향』『세개이상의모형』,공저『셋이상이모여』등이있다.

목차

靑?建物
친구그리기
경로그리기
콜라보는어려워
골목들
가구점
우리가굴뚝새를
우리가장미주택을2
김유림의?機2
자기만의방
실업수당못받았어요
그리펜호수에두고온것
평어모임
말배우기
낯설게하기
그카페로다시
그카페로다시
목소리를내고싶은사람
목소리를내고싶은사람
느끼고힘을준다는것
느끼고힘을준다는것
실업수당못받았어요
그사람을만난곳
족제비보았지
환유가뭐라고
찌르레기찌르레기
강원도의힘
엽서연구
미묘한균형미묘한불균형
미묘한균형미묘한불균형
그리고커다란오후의장난감거미
우리가장미주택을
귀여운것들
세기
나들이
복수는나의것
복수는나의것
문열기
이상한기구
비밀의문
인터뷰의길
인터뷰의길
김유림의?機
도서관
도서관
우리가장미나무를
긴언덕을오르기
인터뷰의길
비밀의문
비밀의문
윤곽이생겨난이야기
윤곽이생겨난이야기
아주화가났지만괜찮았다
아주화가났지만괜찮았다
우리가지나온길
완이생각에는주술이이렇다
그새가중요한게아니야
영향과영향과의관계
사람들은혼돈에빠져있었다
사람들은대체로혼돈에빠져있었다
갑작스러운산책
미술관의기억
미술관의기억
자기만의방
파리와도미
묘지는묘지라는것
집으로나가는길
얼기설기는가지않은꿈
존나큰고양이
그영화에서보고만것
로터리에서보고만것
갑작스러운산책
갑작스러운산책
존나큰고양이
복수는나의것

발문|박솔뫼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그건내꿈이었고나는나의꿈으로손을집어넣었다”
정교한언어로그려낸시의건축도면
첨단의감각,김유림이쌓아올리는우리의또다른세계

동시대단연돋보이는세련된어법으로시를능숙하게구성한다는평을받으며주목받아온김유림의세번째시집『별세계』가창비시선으로출간됐다.시인은2016년현대시학신인상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한이후두권의시집과소시집,단편소설등을발표하며자신만의작품세계를성실하고활발히넓혀왔다.김유림은이번시집에서그만의능청스럽고사랑스러운어법으로우리가사는세상을전혀다른세상인것처럼,마치‘별세계’인것처럼흥미롭게그려낸다.독자는시인이‘다시’써내는세계의모습을좇으며그생경함에놀라고,순수함에웃음짓게된다.또한일반적인해설이나발문대신소설가박솔뫼가시와이어지는짧은소설「문열기」를실어시집을읽는재미를더해주는것은물론‘별세계’의건축물들을보다또렷하게,동시에더욱신비롭게보여준다.

하나의부로구성된일흔네편의시는‘별세계’의설계도면인동시에건축물그자체이다.김유림은글자를사물로인지하고마치벽돌처럼쌓아올림으로써독자가‘별세계’를직접보고느끼도록한다.의도적으로정확한어법과지칭을피하거나그중간을택한다.다단으로시의공간을자르고글자와글자사이를더멀리혹은가까이띄어놓는다.독자는이글자들을,정밀한설계아래배치된시들을피해갈수없다.시를추상적인것이아니라현실의사물로인지하게된다.
우리는시로지어진이건축물들을오가며독특한반복과변주를경험한다.동일한제목을하고두편씩나란히배치된시들을읽으며서로다른현재가제각기미래나과거와관계없이반복되는듯한인상을받는다.어떤시에서는다른시혹은전작과연결된통로를발견하기도한다.와본적이있는것같은오후의풍경에들어서거나,방금지나쳤던그나무를다시지나쳐걸어가고있는기시감을느낀다.
그러나이러한반복에도불구하고이시집에서는어떠한문장도,시간도동일하지않다.내가알고있는“그카페가그카페가아닐지도모른다.그사람이그사람이아닐지도”(「그카페로다시」)모른다.이‘별세계’의서로닮은듯다른이쪽과저쪽은모두제각기분명한“사실”이며,김유림의시공간은“과거현재미래가아니고현재,현재,현재”(황인숙추천사)다.독자는김유림이설계한이시의도면속에서이리저리오가다가자신에게“사실”이란무엇일지떠올리며각자가알고있던세계에서잠깐빠져나오는경험을하게된다.

우리가아는우리를정확하게피해가는경로

『별세계』의도면을구성하는또하나의중심은‘나’,‘우리’,그리고‘김유림’이다.전작에서부터‘나’와는구별되는등장인물로서의‘김유림’을시에등장시켜주체와화자에대해새롭게탐구해왔던시인은이번시집에서더욱세밀하게이들의관계를그려낸다.시인은‘김유림’을통해‘나’를다시쓰고새롭게바라보고자한다.시에서‘나’를화자로삼는일은흔한일이지만,그는‘나’에게만기대지않는다.“나는우리가우리라는걸알았다.건널목은좁고그대로.변한게없다.”(「복수는나의것」)라고적는‘나’를그대로설계도면에넣는다.여기에는‘나’혹은‘우리’의한계에대한연민도현실에대한익숙한비관도없다.
김유림의시에서‘나’는복수의가능성이면서,그가능성들이귀결되는하나의사실이다.그럴때시속의‘김유림’은시인자신보다많은현실을지니고있고,시또한시인보다많은사실을알고있다.김유림은어설픈들뜸이나현실과유리된달관없이아주평범한사실을쌓아올림으로써시를통해서만가능한자유를건축한다.김유림이그려놓은도면속에서우리는우리를자연스럽게지나친다.우리가“가고싶어하는곳으로갈수도있고,가지않을수도있”(「도서관」)는또다른세상을바라본다.김유림의시는“아름다움을넘어”(시인의말)시작되는자유를우리에게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