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가 있다 (이정록 시집)

그럴 때가 있다 (이정록 시집)

$12.00
Description
“소중한 건 뒤편에 있다”
웃음도 슬픔도 모두 인생의 맛
사람살이의 위대함을 노래하는 이정록의 절창
선한 눈길과 맑고 밝은 언어로 많은 독자들과 호흡해온 이정록 시인의 신작 시집 『그럴 때가 있다』가 출간되었다. 사전 형식을 빌린 독특한 형태의 시집으로 주목받았던 『동심언어사전』 이후 4년 만에 펴내는 열한번째 시집이다. 오래전부터 정평이 난 독보적인 해학과 세상을 바라보는 너른 시선이 탁월하게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인생을 관조하는 눈길은 더한층 깊어졌다. 가족과 이웃, 자연과 사물, 삶과 죽음, 신명과 아픔이 한데 모여 그윽한 아름다움과 중후한 활력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수작들로 가득한 시집이다.
저자

이정록

李楨錄
시인은충남홍성에서태어났다.1989년대전일보신춘문예와1993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의자』『정말』『어머니학교』『아버지학교』『눈에넣어도아프지않은것들의목록』『동심언어사전』등과동시집『콧구멍만바쁘다』『저많이컸죠』『지구의맛』,청소년시집『까짓것』『아직오지않은나에게』,산문집『시인의서랍』『시가안써지면나는시내버스를탄다』등이있다.김수영문학상,김달진문학상,윤동주문학대상,박재삼문학상,한성기문학상등을받았다.

목차

제1부
눈물의힘


그럴때가있다
눈사람

진달래꽃
배웅의양식
뒤편의힘

늘내몫인어둠에게
감정의평균
꽃길만걸어요
첫날
산벚꽃

제2부
구명조끼
과음
딱풀
꼬마선생님
뱁새시인
마른김
맹물
메밀국죽
빌뱅이언덕
너무고마워요
손톱뿌리까지
게걸음
장어
고욤
무지개

제3부
봄비
황발이

젖의쓸모
팔순
달밤
첨작
일곱마디
숯불갈비
몽돌해수욕장에서
그렇고그려
작별
사랑합니다
선물


제4부
성악설
실치회
북채
시소
어른의꿈
나는별이다
늙은교사의노래
구멍

종달새
우금티의노래
제주도
수선화
따뜻해질때까지
괭이갈매기

해설|고명철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소중한건뒤편에있다”
웃음도슬픔도모두인생의맛
사람살이의위대함을노래하는이정록의절창

선한눈길과맑고밝은언어로많은독자들과호흡해온이정록시인의신작시집『그럴때가있다』가출간되었다.사전형식을빌린독특한형태의시집으로주목받았던『동심언어사전』이후4년만에펴내는열한번째시집이다.오래전부터정평이난독보적인해학과세상을바라보는너른시선이탁월하게조화를이루는가운데인생을관조하는눈길은더한층깊어졌다.가족과이웃,자연과사물,삶과죽음,신명과아픔이한데모여그윽한아름다움과중후한활력을동시에느끼게하는수작들로가득한시집이다.

이정록의시에는고독과슬픔을달래는울음이있다.시인은“세상의슬픔과고통의풍경자리에푹무질러앉아곡비를자청하며운다”(안상학,추천사).이윽고“함께울어줄곳을숨겨두지않고/어찌글쟁이를할수있으리오”(「빌뱅이언덕」)라는진중한자각에이르러“평화를깨는모든소리”에“뒤꿈치처럼해진장단”으로“짧고굵게고함치는게시(詩)”(「북채」)라는깨달음에닿는다.“드높은깃발”로세상의주목을받는것이아니라“목이쉰북”(「늙은교사의노래」)처럼세상의관심밖에서가뭇없이사라져가기쉬운존재들에게애틋한마음으로연민과공감의손길을건네는것이다.
시인의그런눈길은이내주변의동식물,사물에게로이어진다.자연의미세한변화를감지할줄아는늙은개를보며세계와교감하는자세를가다듬으려하거나(「봄비」),천덕꾸러기처럼바다를떠도는신세가된빨대의의인화를통해뭇존재의가치를되새기는(「작별」)시들을만나다보면한편의시를길어올리는시인의예민한기척에감탄하게된다.
그런가하면시인의해학성은이번시집에서도빛을발한다.무릎수술을받은사이에“버스가많이컸네”라고농을건네는팔순의노인과그런노인에게“성장판수술했다맨서유”라고너스레를떠는버스기사의대화(「팔순」),소화가안된다는아우에게외려실치회를권하며“배속에서고등어만하게클거아닌감.”이라눙치는장면(「실치회」)에서볼수있듯주로충청방언과함께그려지는이웃들의이야기는시집을읽는즐거움을더욱크게하는동시에끈기와저력으로삶을꾸려가는평범한이들의모습을통해따스한기운을전해준다.그리고시인이마주한저다양한이들의낙천적인에너지는시인의어머니혹은어머니를떠올리게하는어떤이의모습속에서또다른빛을발한다.가령“눈곱만큼이라도맘에들면/장허다!참장허다!머릴쓰다듬었다./나는정말한마리/힘센장어가된듯했다.”라는장면에이르면뭉클한감동과함께각자삶의든든한버팀목이어디에서마련되었는가떠올릴법하다.
한편4·3항쟁에서무고하게스러져간제주민중의역사적상처와슬픔에다가서는시편들도눈길을끈다.시인은항쟁당시무참하게희생된민중의넋을불러왜곡된진실을바로세우고,가슴밑바닥에“피멍과녹물”의상처만남긴잔혹한폭력의역사를“검은돌숨비소리”(「따뜻해질때까지」)의애끊는울음으로증언한다.

“감정의평균에중심추를매달것”
슬픔을털어내고삶을곧추세우는모두를위해

이렇듯이정록의시는사물의본질과이면을두루꿰뚫는세밀한묘사와명징한비유가돋보일뿐만아니라충청도방언의구성진가락과질박한언어를날것그대로능숙하게구사하는솜씨또한탁월하다.특히삶의감각이배어든구술적표현은“민중의삶의내공”이얼마나튼실한지를일깨운다.(고명철,해설)시인은“작물이든작문이든손톱뿌리까지/다닳아빠지는일”(「손톱뿌리까지」)이라는‘엄니’의말씀을성실히받아적으면서“슬픔도괴로움도다무더기로피는꽃”으로“어우렁더우렁꼴값하며”(「그렇고그려」)살아가는삶의이치와지혜를깨쳐나간다.이정록의시는낙천성과긍정의심성으로삶의고통과슬픔을툭털어내면서고달픈존재들의상처를쓰다듬는다.“지켜준다는건조용하게/뒤편에있어준다는것”(「뒤편의힘」)이라며.불안과고독의시대를살아가는오늘,이시집은우리에게단연코따듯한위로가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