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온 더 락

러브 온 더 락

$13.00
Description
“우리는 이 케이크를 먹고 헤어지고요
남은 마음은 포장하고요”

10만 독자가 열광한 고선경의 달콤짜릿한 세계
얼음 위에 쏟아진 독한 술처럼 숨막히게 아찔한 사랑
톡톡 튀는 발랄함과 감각적인 시어로 수많은 젊은 독자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받아온 고선경 시인의 세번째 시집 『러브 온 더 락』이 출간되었다. 이전 시집들을 통해 반짝이는 일상의 감각과 사랑스러운 위트로 한국 시단에 대체 불가한 고유의 영역을 구축한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한층 더 짙어지고 서늘해진 시선으로 경이로운 문학적 확장을 선보인다. 시인이 새롭게 주목한 것은 낭만조차 사치가 되어버린 ‘자본주의 시대의 사랑’이다. 전작들이 지녔던 귀엽고 다정한 온기에, 얼음 위로 쏟아낸 독한 위스키 같은 매운맛을 더해 피로한 청춘의 민낯을 훌륭한 블랙코미디로 엮어냈다. 무조건적인 위로나 맹목적인 사랑 대신, 이별 앞에서도 감정의 잔량을 계산하고 내일의 출근을 먼저 걱정해야 하는 우리 시대의 ‘웃픈’ 로맨스. 가장 세속적인 언어로 가장 순정한 진심을 길어 올리는 시인의 문장들은 현실과 낭만 사이에서 엉망진창이 된 청춘들에게 통쾌하고도 끈적한 위로를 건넨다.
저자

고선경

2022년조선일보신춘문예를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샤워젤과소다수』『심장보다단단한토마토한알』,산문집『내꿈에가끔만놀러와』『29.9세』등이있다.

목차

제1부ㆍ내가남긴바이러스를너는아주오래퍼뜨리게될거야
고백
늦여름동거
순수하고뒤숭숭하며존경스러운
러브온더락
GOTCHA
흰우유에빠뜨린오레오쿠키를수저로건져먹을때
다음생에는걱정끼치지않을게
엔젤오브시티
아포칼립스
스푸마토
누덕누덕
남자친구가정신과약먹는여자를싫어해요
잠복

제2부ㆍ투명하고시끄러운마음을어떻게할래?
창조의아침
오키나와러브!
멸망하지않는세계에서살아남는법
노력
생수와물
두툼하고큼직하며사랑스러운구름
세사람
건대입구역4번출구앞에모로누워있었다
가까이보고멀리서만나
조립식인간의심신수련
당신은왜바다보다산을더좋아하는가
불가해한의지가모호함을지속하려한다
벽난로속미래
쁘띠세흐보
바리케이드

제3부ㆍ자기는살아서나를기억해야지
당신이모르는당신이야기
물거품과면도날
하우스키핑
MerryX
‘죽어도좋아’라는제목의시를쓰고싶다고생각한순간‘죽어도좋아’따위쓸수없다는걸깨달았다
WinterBaby
12월블루스
메종라피트의잠못이루는월요일
얼룩무늬자매
침사추이에서비치로가는길
결정적인감염
사랑과자유와평화
겨울기르기
GuiltyFavorite

제4부ㆍ또무엇을발명했더라
모터소리,투명한날개
빛의실루엣
후르츠멜란지
패션
땡땡이무늬양말벗기
예쁜단어만나열해놓고왜사랑이라고우기지?
포도향구름이흐르던나날의우울
프롬마티니
오리를닮은악기를물가에띄우면부리안쪽에서귀여운멜로디가저절로흘러나올것같았지만
답장을보내기에는너무늦은것같아
눈내리는3월에떠오른좋은생각
청배
싱싱한바닐라한송이와알레르기

해설|인아영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나내일출근해야되니까빨리”
생존과낭만이충돌하는리얼리즘의카타르시스

이번시집의강력한매력은환상에기대지않고,우리삶의비루한조건들을시의한복판으로성큼끌고들어온다는점이다.고선경의시에서사랑은더이상뜬구름잡는추상어가아니다.화자는사랑을나누는천사앞에서도천장만보며“이집보증금이삼천이야”라고읊조리며계산기를두드리고,“입술이닳아없어질때까지기도”를드리자면서도“나내일출근해야되니까빨리”끝내자고서두른다(「엔젤오브시티」).이처럼시인은부동산,출근,영수증,모바일청첩장등일상적인소재를동원해동시대인이겪는피로감을정조준한다.“우리는이케이크를먹고헤어지고요/남은마음은포장하고요”(「GuiltyFavorite」)라며이별조차테이크아웃하듯경제적으로처리하려는태도는시대상을리얼하게반영하는동시에,팍팍한현실을살아내는모든이들에게뼈아픈공감과묘한해방감을선사한다.“너를만나고싶은것은아니지만너를위해돈을벌고싶다”(「눈내리는3월에떠오른좋은생각」)라는역설적인선언역시마찬가지다.사랑의동기가‘노동의목적’으로치환된이씁쓸한구절은자본주의시대에우리가건넬수있는애틋하고숭고한고백으로읽힌다.

달콤한과즙이면의서늘한향기,그감각의범람
파괴를무릅쓰고기꺼이들이켜는매혹적인독주한잔

나아가『러브온더락』은한편의하이틴누아르를보는듯한강렬한후각적심상이뒤따른다.“향기의범람”이자시집곳곳이“후각이라는코드로이루어져있”(해설,인아영)기에시적경험의밀도가높다.멸망하고끝난뒤에도“사랑보다오래버티는냄새”(「사랑과자유와평화」)를집요하게붙잡아,지금여기의생생한감각으로되살려놓는다.달콤한과일향으로우리를유혹하던화자는,기어이“껍질이두꺼운열매를짓이기고난다음의감정”(「러브온더락」)을직시하게한다.상처입고물러터진감정들을부수고짓이겨얻어낸맑고독한진심,그것이바로시인이우리에게건네는한잔의칵테일이다.“나는더망해야한다는것을//그리고그렇게되어가고있다”(「후르츠멜란지」)라고선언하는화자의뻔뻔하고도씩씩한태도는불안한시대를견디는새로운에너지를뿜어낸다.“아찔한빛깔로열린열매의내부에서폭죽이터지듯이”(「러브온더락」)기꺼이망가지고짓이겨지며사랑의한가운데로뛰어들겠다는파괴적인선언은묘한쾌감마저안긴다.

기꺼이망가지는우리들의아름답고찌질한블루스
상처받은당신에게건네는맵고달콤한위로

『러브온더락』은사랑마저피로해진이시대를버텨내는우리모두의찌질하고도눈부신자화상이다.독자들은자조와위악으로무장한화자의고백앞에서킥킥대며웃다가도,어느새서투르게삐걱거렸던자신의지난연애와고단한일상을떠올리며가슴한편이시큰해짐을느낀다.돈과생존이라는거대한농담속에서도끝내누군가에게마음을쏟고마는우리의벅찬삶은,비루하지만찬란하기때문이다.
차갑고단단한현실위로쏟아진이토록감각적이고매력적인사랑의기록은평소시를즐겨읽지않던독자들의마음까지단숨에사로잡을것이다.“단한페이지만마셔도그녀가숙성시켜온일생에기분좋게취할수있을것”이라는싱어송라이터한로로의추천사처럼,고선경이내미는이눈부신잔을기꺼이받아들길권한다.상처입기를두려워하지않는자만이맛볼수있는맵고달콤한세계에당신도완벽하게취해버리고말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