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혼 (고은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초혼 (고은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3.00
Description
원고지 130매 분량의 미발표시 ‘초혼’이 수록된 고은 시인의 신작 시집!
한국문학의 한 봉우리를 넘어 세계 시단의 중심에 우뚝 서 있는 고은 시인이 《무제 시편》이후 3년 만에 신작 시집 『초혼』을 출간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때’와 ‘곳’에 얽매이지 않는 ‘자가자무’의 분방한 시정신으로 우주와 소통하는 대자유의 세계를 펼친다. 한마디로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삶을 아우르는 우주적 상상력과 세상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예리한 통찰력, 인간 존재와 인생에 대한 심오한 예지가 돌올한 ‘불멸의 시학의 완성’이 관통하는 이 시집은 제1부에 102편의 시와 제2부에 미발표시 ‘초혼’을 수록했다.

이 시집에서 특별히 주목해야 할 작품은 제1부에 실린 ‘시 옆에서’로 이는 시로 쓴 시인의 약전이다. “내일은 와도 그만 오지 않아도 그만”인 폐허와 죽음의 시대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유배의 세월“을 살아온 시인의 예사롭지 않은 이력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이번 시집 제2부에 수록된 장편 굿시 ‘초혼’은 원고지 130매 분량에 달하는 회심의 역작이다. 이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시인은 소월의 운을 빌려 억울하게 죽어간 넋들의 ‘얽히고설킨 한’을 푸는 애끓는 절창의 "원한풀이 해원굿”이다.
어느덧 시력 58년에 이른 고은 시인은 앞서 출간했던 《무제 시편》서문 첫머리에 ‘죽을 때도, 죽어갈 때도 시를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마치 시를 쓰기 위해 이 지상에 내려온 사람인 듯 ‘무덤 속에서라도 한국어로 시를 쓰겠다.’ 고 말하는 그 뜨거운 마음으로 시인은 어제도, 오늘도 시를 쓴다. 이 시집의 해설 제목이 ‘불멸의 시인’인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저자

고은

저자고은高銀은1933년8월전북군산에서태어나18세의나이에출가하여수도생활을하던중1958년『현대시』『현대문학』등에추천되어문단활동을시작했다.첫시집『피안감성』(1960)을펴낸이래고도의예술적긴장과열정으로작품세계의변모와성숙을거듭해왔다.대표시선집『마치잔칫날처럼』(백낙청외엮음),서사시『백두산』(전7권),연작시편『만인보』(전30권),『고은시전집』(전2권),『고은전집』(전38권)을비롯해150여권의저서를간행했고,1989년이래영미ㆍ독일ㆍ프랑스ㆍ스웨덴을포함한약20여개국어로시집ㆍ시선집이번역되어세계언론과독자의뜨거운호응을불러일으켰다.만해문학상대산문학상중앙문화대상한국문학작가상단재상유심작품상대한민국예술원상등과스웨덴시카다상,캐나다그리핀공로상등을수상했으며,현재세계시단으로영역을넓혀활동하고있다.민족문학작가회의회장,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의장,버클리대한국학과방문교수,하버드옌칭연구소특별연구교수등을역임했다.

목차

제1부
최근
만년
첫대면
그시절
병신년4월5일
금성
알타이에가리
그날
두메에서

동백
2차
첫걸음
시옆에서
신발한켤레
두레주막에서
박태기꽃
뜨락에서
무위에대하여
유언에대하여
자화상에대하여
중앙아시아와동북아시아에대하여
이슬람에대하여
종에대하여
겨울햇빛에대하여
아기에대하여
행방불명에대하여
직유에대하여
온몸에대하여
꿈에대하여
조상에대하여
거기
꼴로라뚜라
일기1
일기2


반환
내동무리얼리즘에게
털실뭉치앞에서
삼거리
손님
요셉을위하여
시시한날
화무십일홍권(花無十日紅權)
이실직고
작은노래여럿
백일몽이후
내조상
단언
대승이후

그리움
아침수선화
은하이야기
카비르
내그림자
수고
소원
하루
「적벽부」를읽으면서
이번개칼
원숭이앞에서
하룻밤
나는노래하리라
활터
하늘높이오르는노래들
만월
화성(華城)미학
시작
참다울때
고향1
고향2
고향3
까자흐스딴찬가
어떤회상
어떤어명(御命)
13번버스
새해,벗에게
성묘
세부
가을이므로
선유도에서
나의행복
행복이여호젓하여라
노래하노니
‘그러나’의노래
두만강어귀에서
쓰레기
3차뒤

설렁탕
육개장


2016년이른봄
저아래
아기에게
블라지보스또끄를떠나면서
다시블라지보스또끄에서
진술
무덤과더불어

제2부·장편굿시
초혼(招魂)
해설|조재룡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구글알파고에게없는것/그것이나에게있다//슬픔그리고마음//집에돌아와신발을벗고뉘우친다/내슬픔은얼마나슬픔인가/내마음은/얼마나몹쓸마음아닌가//등불을껐다(「최근」전문)

과거와현재와미래의삶을아우르는우주적상상력의시집
‘가버린시’와‘오지않은시’사이에서끊임없이쓰고지우기


‘한국이낳은세계적시인’이라는호칭그대로한국문학의한봉우리를넘어명실공히세계시단의중심에우뚝서있는고은시인의신작시집『초혼』이출간되었다.『무제시편』(창비2013)이후3년만에내놓는이번시집에서시인은‘때’와‘곳’에얽매이지않는‘자가자무(自歌自舞)’의분방한시정신으로우주와소통하는대자유의세계를펼친다.이시집은한마디로,과거와현재와미래의삶을아우르는우주적상상력과세상의본질을꿰뚫어보는예리한통찰력,인간존재와인생에대한심오한예지가돌올한“불멸의시학의완성”(조재룡,해설)이다.팔순을넘긴나이에도여전히끊임없는탐구와모색과고뇌가깃든뜨거운심장을간직한채역사와시대를온몸으로껴안으며어둠속에서미지의꿈과희망을노래하는시인에게또한번감탄할따름이다.제1부에102편의시와제2부에미발표시「초혼」을실었다.

인류각위그대들이끝내지켜야할것/아래와같다//내발가락부터/내손가락부터이미특수성일것//내별볼일없는얼굴로하여금/그누구의보편성아닐것//태풍뒤무지개이거나/태풍뒤무지개없거나/오늘이/내일의보편성아닐것(「유언에대하여」전문)

시인은특정한날,특정한곳을노래하지않는다.“어느날/어느곳/어느넋이와말하”(「하늘높이오르는노래들」)듯,어제와오늘과내일의‘어느날’이시쓰는날이고,안과밖의구분이없는‘어느곳’이시쓰는곳이다.또한시인은특정한화자의발화에기대지않는다.그의시에서개인은개별적인단독자가아니라우주의일부이자전부인“입자이자파동”(「내조상」)으로서역사와사회를감당하는공동체적이고특수한개인이다.시인은“온길도/갈길도다새로태어나”(「신발한켤레」)리니“미래여옛날이여여기오라”(「나의행복」)고말한다.삶과죽음,여기와저기,자아와타자의구분을넘어선곳,“다른곳을모르는곳”과“다른곳이모르는곳”(「두만강어귀에서」)에이르러시인은“비유가아니시기를/비유가싸가지없는사기로되는/서글픈밤들이아니시기를”(「손님」)바라는마음으로미지의행복을추구해나간다.

단도직입/파도처럼/시간없이살고싶어라/새소리처럼/아직태어나지않은소리처럼/공간없이살고싶어라/비유처럼/비유없이살고싶어라//죽고싶어라/죽어서/죽어서/죽고죽어서/바람으로태어나고싶어라/내일의바람이/오늘의나를모자란비유로삼으리라(「소원」전문)

역사의어두운골짜기에서시인은“무엇이었다무엇이었다무엇이아니었다”다가“이제나는도로0이다”라고고백한다.그“피투성이0의앞과0의뒤사이여기”(「자화상에대하여」)에서“미지의파도소리”로역사와세계를끌어안으며‘시대의언어’가되고자했던그의시는역사속에서“저주받”은“추락하는축복”이었다.그러나시인은“빛나는어둠속”(「‘그러나’의노래」)에서“아프면아픔으로/기쁘면기쁨으로노래”(「나는노래하리라」)하면서극복과재개의정신을벼린다.“시에는/새것말고/진부한것/함께있어야한다”(「원숭이앞에서」)고말하는시인은“가버린시”와“오지않은시”사이에서끊임없이“쓰고지우고/쓰고지”(「두레주막에서」)우기를반복하는것이다.그리고“미래가미래뿐이라면그것을거부”(「내조상」)하고“말의과잉과/욕망의과잉을때려부수고가리”(「알타이에가리」)라며시에불멸의정신을새겨넣는다.

역사는그칠줄모르는폭력의난무에눈감았습니다/아니/역사는자주폭력의실체였습니다/나의피리소리는/끝내저주받았습니다/나의노래는끝내추락하는축복이었습니다/그러나‘그러나’는기어이불멸입니다//은인자중의마그마솟아올라/그동안의미혹(迷惑)과/그동안의안일과/그동안의시장의타성으로살아온날들을/더이상참을수없습니다/나는나의체념을파냅니다/나의누습(陋習)을팽개칩니다나의질퍽이는겸양을덮어버립니다//그렇습니다그렇습니다를멀리내쫓아버립니다//내가만난외로운진실을기억합니다/‘그러나’없이일어설수없습니다/‘그러나’/‘그러나’없이숨쉴수없습니다(「‘그러나’의노래」부분)

어느것하나빼놓을수없지만,이시집에서우리가특별히주목할작품이있다.제1부에실린「시옆에서」는시로쓴시인의약전이다.일제강점기에태어나“내일은와도그만오지않아도그만”인폐허와죽음의시대에“재수없는그믐달한조각같이살아남”(「그시절」)아“세상의타인”(「첫대면」)인듯“시의무기수라는천벌”을감내하면서“삶이시이고/시가삶이던”“유배의세월”을살아온시인의예사롭지않은이력을엿볼수있다.시인이1958년한국시인협회창립기념『현대시』창간호에신인작품으로실린뒤이어서『현대문학』11월호에“3회추천을단회추천으로때려잡고”등단한사연이흥미롭다.

가도가도/본디그곳아닌가/와도와도/본디그곳아닌가/나어쩔줄몰라/시하느님이시여/시화냥년이시여/시만고역적이시여시달가는빠른구름이시여/굳이모자씌울것도/잘라낸꼬리/불쌍하게혀찰것도아니거니와//(…)//본질은가버렸어/애당초없는것을있다있다한것은아닌지/술몇잔알딸딸해지면/시붙들지마//놔주어/놔주어/벼랑에지는궁녀들그치마뒤집어쓴뮤즈를좀보아//시죽고죽어야겠어훗날시어렴풋이살아야겠어/창천(蒼天)같이어이없는필연같이/이백의달같이/압록강중강진밤중같이(「시옆에서」부분)

역사저편으로스러져간넋들을위로하는해원굿
활화산처럼타오르는노시인의불멸의시혼


제2부의‘장편굿시’「초혼」은원고지130매분량에달하는회심의역작으로,아마도이번시집은이작품을위한것이아닌가싶다.제목에서짐작할수있듯이시인은소월의운을빌려“원통하고절통한근대백세난리중에/천부당만부당으로스러져간”영혼들을“피토하는득음공부소리공부다바쳐”삼가위무한다.“저상고시대백제망령고구려망령”부터“우금치갑오농민군을미의병영령”“왜땅관동지진난리속”에살육당한조선동포의“처처참참한몇십만신위”“제주4·3원혼십만각위”“거창참변의시퍼런넋들”“지리산한령”“광주안팎민주영령”“다죽어도아직껏펄펄한목숨”인‘세월호’의“어린신위들”까지억울하게죽어간넋들의“얽히고설킨한”을푸는“애끊는절창”의“원한풀이해원굿”이다.

나돌아가지않으리라/나하늘로/나도솔천/나용궁심청/나천제의하늘/나환인의하늘/그곳으로돌아가지않으리라//나소월의초혼신내려/이고려강토/이고려산천도처마다떠돌며/신방울울려/신북치며/신피리불며/내비록맺힌소리나마/이소리로소리제사소리공양내내올리며/이땅의반만년원혼혼령위무하며/살아가고저(「초혼」부분)

어느덧시력58년에이르는동안“쉬지않는핏줄로피로노래”(「노래하노니」)해왔던시인은“아직도노래할것을/노래하지않았다”(「2016년이른봄」)고말한다.이쯤되면우리는그칠줄모르고활화산처럼타오르는그의시적에너지의총량을도무지가늠할길이없다.시인은앞시집『무제시편』서문첫머리에서“죽을때도,죽어갈때도시를쓸수있다”고썼다.그렇게시를쓰기위해이지상에내려온사람인듯“사막에서조차시의불길을지피는시인”(도정일).“무덤속에서라도한국어로시를쓰겠다”고말하는시인.그뜨거운마음으로“시의불멸을거꾸로부르짖”(「시옆에서」)으며시인은어제도시를썼고,오늘도쓰고,내일도쓴다.이시집의해설제목이‘불멸의시인’인까닭이여기에있다.

몇번쯤은천년의성벽이무너진듯극명할것//(…)//이렇게/개마고원으로눈보라치는날에는/이렇게/아프게/아픈줄도모르게눈보라치는날에는/심사숙고라든가/삼매라든가/그런갖가지핑계로/한나절이나반나절내내주저앉은내가아주밉다//나대신/누가책을던지는가/쨍그랑/누가술잔을던지는가/나대신/누가누대의권력을빈잔으로내던지는가//늦었다/벼랑으로솟구쳐/저놈의비바람속에서야겠다/저놈의눈보라속두다리부들부들떨리는썩은분노로/기어이기어이달려가야겠다(「만년」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