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를 사랑하기에 내가 (황명걸 시선집 | 양장본 Hardcover)

저희를 사랑하기에 내가 (황명걸 시선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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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황명걸 시선집 『저희를 사랑하기에 내가』. 사회참여와 현실비판의 강력한 저항의 목소리로 1960~1970년대 한국 시단을 풍미했던 황명걸 시인의 시선집이 출간되었다. 시인의 오랜 벗 신경림 시인과 구중서 문학평론가가 첫 시집 《한국의 아이》, 두번째 시집 《내 마음의 솔밭》, 세번째 시집 《흰 저고리 검정 치마》에서 각 25편씩 가려 뽑은 것을 시인이 일일이 손을 보았고, 여기에 신작시 25편을 더하여 모두 100편의 시를 실었다. 지난 54년간의 시적 성취와 시 세계의 변모를 한눈에 살펴보면서 “새삼 시란 무엇이며 시를 읽는 즐거움은 어데서 오는가라는 근원적인 문제를 생각”해보게 하는 각별한 의미가 담긴 시집이다.
저자

황명걸

저자황명걸은1935년평양에서태어났다.1945년해방후월남하여서울에서성장했다.서울대문리대불문과를중퇴한뒤,1962년『자유문학』에「이봄의미아」가당선되며등단하였다.자유언론운동으로동아일보에서해직된뒤1976년첫시집『한국의아이』를출간하였으나판금되었다.이후『내마음의솔밭』『흰저고리검정치마』『황명걸시화집』을출간했다.현재양평에서거주하고있다.

목차

1부
불행한미루나무/한국의아이/새주소/서글픈콘트라스트/변기속의쿠테타/지조(志操)/서울1975년5월/아내여,다도해를/타락초(墮落抄)/불만의이겨울/삼중절(三重節)의삼중고(三重苦)/실업의계절/이럴수가없다/그날호외는/나의손/산번지의가을/붉은산/삼한사온인생/무악재에서/그날의회상/어느고아의죽음/이웃/SEVENDAYSINAWEEK/물빛조반/가을농가

2부
내마음의솔밭/삶의그림/꽃밭에물을주며/다시사월에/푸른산/매립지에서/난지도에서/진눈깨비/대장균도벗하면/서울의봄/간밤의꿈/해장국집에서/어려오는얼굴/실한낟알/세밑/고향사람/기다림/미친짓거리/저문날의만가/마술사의새/방품방조림/저녁의불청객/마이너리그/흑회색의그림/산동네

3부
아름다운노인/노인장대를보며/먹의신비/한일(閒日)/참회/바위이끼/오리가족/돌아가는날/내집뜨락의「화조구자도(花鳥狗子圖)」/비오는날에/이청운의개/난곡산동네/낙원시장께/아낙의힘/명창의목/밤손님/억새/두물머리에서/망향의편지/노방에서/점등사(點燈師)/흰저고리검정치마/내안의사라예보/비시(非詩)연습/명명백백한노래

4부
우리는/자기애(自己愛)/길/세월/낙락장송,한울님이시여/공술/봉창/당신의뜻/솔,솔/매화음(梅花飮)/매화가지와더불어/꿈/나의미학/시짓기/세월을타다/떠돌이개/허허무무(虛虛無無)/쌈을싸는사람들/두별의우화/밤바다/어느일지/허튼소리/교정하여버린활자처럼/까치수염/새날

발문|구중서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치열한저항의목소리부터삶에대한깊은통찰까지
암울한현대사속에서지켜온순정과희망의시심(詩心)
황명걸의시력54년을망라해100편을엮은순도높은시선들


1962년『자유문학』신인상에?이봄의미아(迷兒)?가당선되면서시단에등장한이후사회참여와현실비판의강력한저항의목소리로1960~1970년대한국시단을풍미했던황명걸시인의시선집『저희를사랑하기에내가』가출간되었다.시인의오랜벗신경림시인과구중서문학평론가가첫시집『한국의아이』(창작과비평사1976),두번째시집『내마음의솔밭』(창작과비평사1996),세번째시집『흰저고리검정치마』(민음사2004)에서각25편씩가려뽑은것을시인이일일이손을보았고,여기에신작시25편을더하여모두100편의시를실었다.지난54년간의시적성취와시세계의변모를한눈에살펴보면서“새삼시란무엇이며시를읽는즐거움은어데서오는가라는근원적인문제를생각”(신경림,추천사)해보게하는각별한의미가담긴시집이다.

계집아이는어미를닮지말고/사내아이는아비를닮지말고/못사는나라에태어난죄만으로/보다더뼛골이부서지게일을해서/머지않아네가어른이될때에는/잘사는나라를이룩하도록하여라/(…)/너무외롭다고해서/숙부라는사람을믿지말고/외숙이라는사람을믿지말고/그누구도믿지마라/가지고노는돌멩이로/미운놈의이마빡을깔줄알고/정교한조각을쫄줄알고/하나의성을쌓아올리도록하여라/맑은눈빛의아이야/빛나는눈빛의아이야/불타는눈빛의아이야(?한국의아이?부분)

제1부에는“우리민족의삶과가난과슬픔과역사와미래가응축”(구중서)된시인의대표작?한국의아이?를비롯하여첫시집『한국의아이들』에서뽑은시들이실려있다.판금조치라는수난을겪기도한이시집에서시인은“이불팔아며칠/솥팔아몇끼/마지막숟갈팔아한끼연명하고는/지어미가지새끼를/지아비가지어미를/제가제목숨을끊어일가족집단자살”(?그날호외는?)하고마는암울한사회와민족분단현실에대한강한저항정신을드러내는한편,“신문사가주인인호텔엔/까맣게높이인부들이매달려/값싼임금에유리창을닦는”(?서글픈콘트라스트?)부조리한현실의실상을비판적으로그려낸다.그런가하면“다방에앉아금붕어마냥엽차만꼴깍꼴깍마시고/(…)/해떨어지면그렇고그런패들과어울려/막걸리잔이나기울이”(?이럴수가없다?)는도시소시민의무기력한생활을반성하며삶의의미를되새겨본다.

한포기작은풀일지라도/그것이살아있으면/비에젖지않나니/더구나잎이넓은/군자풍의파초임에랴/빗방울을데불고논다//한마리집오리일지라도/그것이살아있으면/물에젖지않나니/더구나몸가짐이우아한/왕비같은백조임에랴/물살을가르며노닌다(?지조(志操)?전문)

제2부는두번째시집『내마음의솔밭』에실린시들이다.첫시집이후20년의침묵끝에펴낸이시집에서시인은동아일보사에서집단해직된이후언론자유화운동시절의통렬한사회비판의식과북한강변에서화랑까페를운영하며자연과벗하며살아가는만년의순진무구한사색의세계를담은시편들을선보인다.시인은“사방이꽉막힌세상/숨막히는나날”(?푸른산?)에서벗어나자연과벗하며살아가면서“메말라가는내마음에/눈물을뿌리듯이”(?꽃밭에물을주며?)“하루를아름답게마감”(?저문날의만가?)하는삶을겸허히받아들인다.그리고“얼음과바람뿐인지난밤들”(?서울의봄?)과“오욕의세월”을“속으로다지고다져/영일의새날맞는날/활짝모두에게문열어/눌리는자와누르는자로갈리지않게하리라”(?매립지에서?)는다짐을가슴속에새긴다.

시골에살면서/요즈음나의바람은/넓도좁도않은솔밭을/내마음밭에키우고싶음뿐//키가크지않으나/대충가지런하고/적당히굽고휘어서/오히려멋스러운/비산비야아무데서나마주치는/재래종소나무떼//등이굽어가는늙은아내의/쪼그라든불두덩을덮은/좀은엉성해진거웃처럼/빽빽지도성글지도않은솔밭을/내마음밭에가꾸고싶음뿐이로세(?내마음의솔밭?전문)

제3부에실린시들은세번째시집『흰저고리검정치마』에서가려뽑았다.고희를기념하여내놓은이시집에서시인은“드문드문검버섯피어있어/얼굴이더욱맑고/연륜과기품이엿보이는/아름다운노인/벽오동이나은백양/또는자작나무를닮은/향기나는사람”(?아름다운노인?)이되고자하는소박한마음으로노년의아름다움을노래한다.산중에살면서도“탱자나무가시울타리속/한칸모옥이면족하다”(?한일(閒日)?)라고말하는시인은“아직끝나지않았다,시간은남아있다/아,나깨끗한종생을준비할때”(?참회?)라고읊는다.“제이의고향으로삼은무너미북한강”(?망향의편지?)가에서“제모습으로”“제깜냥대로”(?바위이끼?)살아가는시인은북한강과남한강의두물이합쳐져한강이되듯이남과북이하나되어통일이되는그날을간절하게기다린다.

겸재의?족잣여울?보다야못하지만/북한강남한강두물합치며묘를이룬/한폭청록설채화,두물머리에서면/끝내서울은가본적으로남고/본향은역시평양,그리움으로살아난다//(…)//대동강가고향그리워양평에살며/아침에는북한강물안개에할머니뵙고/저녁에는남한강잔물결에삼촌들만나고/사방이시원히트인두물머리에서서/북한강남한강두물합쳐한강을이루듯/남북이하나되어고향길열리길비네(?두물머리에서?부분)

제4부신작시에서는연륜의깊이가묻어나는고매한시세계를엿볼수있다.전작시집에서보인냉철한현실비판의식보다는인생의황혼녘에다다른자로서삶에대한깊은통찰이담긴진솔한시편들이감동적이다.어느덧팔순의나이를넘긴시인은“매사에,사사건건,사안시하며,악의에차서/깎아내리고,욕지거리하며,핏대를올려야직성이풀리는별종/싸가지없는악종,구제불능의망종이었”(?허튼소리?)던젊은시절을되돌아보며회한에젖기도하면서자연의섭리에순응하고자한다.“눈부시지않고따갑지도않은/겨울아침햇살온몸으로안으며”시인은“저눈부심속으로내한몸던져/소멸해가라는뜻”(?당신의뜻?)으로받아들인다.

꽃피고새우는봄날이오면/나떠나리,이산하어드메에/쇠잔한몸추슬러외양단정히매만지고/명아주단장에의지해/희고가는머리카락날리며(?새날?전문)

시인은시력(詩歷)반세기가넘는동안단세권의시집과한권의시화집을펴냈다.엄청난과작이지만그무게감은다작의여느시인에못지않다.신경림시인의말대로“동시대의많은사람들의정서를치열한언어로용기있게형상화했다는점에서그의많은시들은우리민족시의한전범으로들어손색이없을것이다.”시인은“대동강가고향그리워”(?두물머리에서?)양평에산다고했다.“어쩌다멍멍이가인기척을알리면/아,살아있음을고마워”(?한일?)하면서통일의그날을기다리며,거짓과속임수를모르는순진무구한마음으로“시짓기에들어가면갈등과번민이이어지고/인고의생산에뼈를깎는고통이따르며/작품의완성은언제일지기약없으나/그래도늘가슴설레며”(?시짓기?)시를쓰고그림을그리며살아가는노시인의삶이뭉클하다.

누구를사랑한다는것은/함께한다는것/끝까지간다는것/목숨다하도록더불어산다는것//사내와계집의정애나/새끼와어미의은애나/나와이웃의친애나/모든인연과의사뜻한관계까지//우리가소슬한바람에쓸리고/후줄근히궂은비에젖으며/갖은경우의험한굴곡을넘어/감당키어려운습지를헤쳐나와/절룩거리면서,절뚝거리며함께간다는것//넘어지면서도무너지지않고/보이지않아도사라지지않고/어디인가로가는,어딘가로가는/아,우리는도반(道伴)인것을(?우리는?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