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답장 - 창비만화도서관 8

뒤늦은 답장 - 창비만화도서관 8

$16.00
Description
영화처럼 찾아온 애틋한 사랑 이야기
우리가 함께했던 시절에 보내는 뒤늦은 답장
이 작품은 역설적으로 뒤늦은 답장은 없다고 말한다. 사랑했던 시간은 모두 제때다.
-오은 시인

첫 책 『올해의 미숙』이 2019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우수만화도서에 선정되고 2021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하며 한국만화의 새로운 얼굴로 떠오른 정원 작가의 두 번째 장편만화 『뒤늦은 답장』(창비만화도서관 8)이 출간되었다. 네이버웹툰 ‘한국만화 또 다른 시선’에 발표되었던 단편만화 「뉴 서울」을 확장한 작품이다. 전작에서 단단하게 홀로 서는 ‘미숙’의 내면을 섬세히 포착했던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관계와 정체성을 고민하는 ‘남우’의 마음을 찬찬히 드러낸다.
『뒤늦은 답장』은 200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가족·친구와 갈등을 겪으며 성장하는 남우의 이야기를 담았다. 재근과 사랑하며 부딪치는 남우의 감정이 세밀하게 그려졌으며, 여운을 주는 그림체가 정원 작가 특유의 문학적인 표현과 어우러져 잔잔한 울림을 남긴다. 성장 서사의 매력과 퀴어 서사의 미덕을 두루 갖춘 서정적인 이야기가 감수성 풍부한 독자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가 잊고 지냈던 시절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며 깊은 잔상을 남길 눈부신 작품이다.
저자

정원

그림그리는사람.가끔글도쓴다.단편만화「노르웨이고등어」「삼점몇키로」를그렸고,웹툰플랫폼코미코에서만화「불성실한관객」을연재했다.청소년소설『옥수수뺑소니』에그림을그렸다.『올해의미숙』은첫장편만화책이다.『뒤늦은답장』은두번째장편만화이다.

목차

프롤로그007
1부025
2부103
3부153
에필로그243
작가의말254

출판사 서평

궁금증을자아내는강렬한오프닝
마음의결을짚는문학적인서사

“이편지는네가녹음한편지에대한뒤늦은답장이자,초대장이야.”(22면)

『뒤늦은답장』은주인공남우가친구재근에게보내는편지형식의내레이션으로시작된다.남우는왜재근에게뒤늦은답장을보내게됐을까?남우의어린시절,아빠가늦은밤에갑자기집을떠나연락이두절된다.궁금증을자아내는강렬한장면으로시작한이야기는세월을훌쩍뛰어넘어2000년대후반,고등학생이된남우의시점으로이어진다.엄마와단둘이사는남우는수능준비는뒷전이고영화동아리활동에만열심이다.한편분식집을하는엄마는어느날‘왕언니’가빙판길에서넘어졌다며그녀를보러수원으로홀연히떠난다.

“엄마에게왕언니는어떤사람이었을까.얼마나남달랐으면엄마는,밤낮없이왕언니의예쁜이가되어서왕언니를찾아갔을까.예쁜이.왕언니는엄마를예쁜이,하고부른다.”(96~98면)

엄마가의지하는왕언니의존재가,둘의각별한사이가남우는마음에들지않는다.아빠가떠나게된이유가왕언니때문인것만같기때문이다.엄마는남우와가까이지내려노력하지만,남우는엄마를어려워하며멀리한다.

“나는왜최선을다해엄마를외면했을까?”(77면)

집을나간아빠와불편하게느껴지는엄마사이에서남우는고민하며방황한다.엄마가밉기도하고안타깝기도한남우의복합적인감정을만화는담담한그림체와문학적인표현으로오롯이드러낸다.서정적으로묘사되는이야기를따라가며독자들은자연스레남우의마음에깊이공감하게된다.

불현듯찾아온사랑,
위태롭게흔들리는사랑

“우리는누가누구의예쁜이였을까?”(99면)

가족에게서위안을얻을수없는남우가의지하는대상은재근이다.엄마에게왕언니가있다면,남우에겐재근이있다.남우는재근과영화동아리활동을하며애틋한관계를쌓는다.영화를찍겠다고해변으로떠나온겨울여행에서,둘은조용히눈을맞으며입맞춤을한다.남우에게영화처럼불현듯찾아온사랑은해피엔딩으로끝날것만같다.
하지만서로의차이가조금씩드러나며,둘의관계에는균열이생기기시작한다.영화동아리친구가아르바이트를하던중부당한처지에놓이자,재근은당사자를대신해크게화를낸다.남우는주눅들지않고화를낼수있는재근이낯설고신기하다.

“돌연화를낼수있는용기.그런힘은어디서나오는걸까?”(90~91면)

얼마지나지않아남우는그용기의원천을알게된다.남우를집으로초대한재근의아버지는‘불쌍한남우엄마를어여쁘게보살펴달라’는내용의식전기도를한다.재근의화목하고풍요로운가정이,그와대비되는남우의집안이,남우의마음에깊은상처를남긴다.재근이자신을연민한다고생각한남우는화를내고,서로화해하지못한채둘의관계는어색해진다.위태롭게흔들리는둘의사랑은어떤결말을맞이하게될까?

우리가함께했던시절을
완성하기위해보내는뒤늦은답장

우리는때로각별했던사이의사람과영영만나지못하는관계가되기도한다.시간이흘러그사람과의추억은점차흐릿해지고,강렬했던감정은아득하게느껴진다.우리는이렇게뜨거웠던지난시절을뒤로한채잊고살아야할까?

“네가보고싶다기보다는아마그리울거야.”(252면)

뒤를돌아보는표지그림처럼,남우는지난시절을가만히돌이키며안부를묻는편지를보낸다.우리는마음의결을제대로살피지못한채어떤시절을그저흘려보내곤한다.미완의시절을완성하기위해서라도,우리는함께했던지난날에답장을보내야한다.사랑했던시간을나지막이환기하는『뒤늦은답장』은소중한편지처럼우리에게도착해오래도록머물것이다.

이작품은역설적으로뒤늦은답장은없다고말한다.사랑했던시간은모두제때다.―오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