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따위 없어져 버려라 - 소설의 첫 만남 28

이야기 따위 없어져 버려라 - 소설의 첫 만남 28

$10.00
Description
책 속에서 길을 잃기도, 또 다른 길을 찾기도 하는 우리
소설가 구병모가 펼쳐 보이는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
장르를 넘나드는 상상력으로 다양한 가능성의 세계를 펼쳐 온 소설가 구병모가 이번에는 ‘이야기의 세계’를 다시 쓴다.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 스물여덟 번째 권으로 출간된 『이야기 따위 없어져 버려라』는 모든 책의 이야기가 ‘콘텐츠 데이터’가 되어 디지털화된 세상을 그린다. 데이터에서 도망쳐 나온 ‘잉게’와 그를 포획하기 위해 파견된 ‘사서 Q’의 만남이 뜻밖의 결말로 향하며 이야기란 무엇인지에 대한 성찰로 이끈다. 모노톤의 황폐화된 도시와 그 안을 헤매는 채색된 인물들의 모습을 대비시킨 일러스트레이터 ZQ의 그림은 이야기를 둘러싼 서로 다른 두 세계의 마주침에 대한 다층적 상상력을 확장시킨다. 책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 이야기의 의미와 미래가 궁금한 이들에게 함께 고민해 나가길 요청하며 자신 있게 권하는 특별한 소설이다.

저자

구병모

1976년서울에서태어났다.경희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편집자로활동하였다.2009년『위저드베이커리』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제2회창비청소년문학상을수상한『위저드베이커리』는신인답지않은안정된문장력과매끄러운전개,흡인력있는줄거리가높은평가를받았다.

데뷔작『위저드베이커리』는기존청소년소설의틀을뒤흔드는,현실로부터의과감한탈주를선보이는작품이었다.청소년소설=성...

목차

이야기따위없어져버려라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이야기가사라진세계
방황하는인물들과그들을찾아나선사서들

사람들이책을읽지않은지오래된어느미래.두꺼운장정과부피를가진책은사라지고이야기들은다음에생산될콘텐츠를위하여전산화되어보관된다.하지만어느날해커의공격으로데이터가훼손되고,이야기속등장인물들이실제로도시를배회하게된다.책이모두사라진‘새로운시대의도서관’에서사서의일은그런이들을잡으러다니는것이다.사서Q에게새로운포획대상자로‘잉게’가배정되고,Q는잉게를‘수거’하러떠난다.
한편모처럼주인아주머니에게휴가를받아집으로향하던잉게는숲속에서길을잃고자신이낯선회색빛땅을헤매고있다는걸깨닫는다.그도시는자신이살던세상과는너무도다르다.잉게는며칠동안아무도만나지못하다가갑자기사람을마주치고놀라서정신을잃고마는데…….

“그건내가아니에요.”
누군가가정해준삶이아닌,
진짜나의삶을위해

Q는정신을차린잉게에게자초지종을설명한다.잉게는동화「빵을밟은소녀」의주인공이며,자신의임무는잉게를회수하여데이터상태로되돌려놓는것이라고,그동화속에서잉게는자신의죄에대한대가로지옥에떨어지게될운명이라고.하지만잉게는억울하기만하다.Q가잉게가지은죄라며들려준일들은하나같이사실과다르거나아직일어나지않은일이기때문이다.

“나는아저씨말을듣고얌전히책속으로돌아가책의일부가되어서,내가원한적도없는그런일들을저지르고,지옥에가야해요?”(본문64면)

옆에있던사서D역시잉게의사연과이야기의내용에대해의문을제기한다.길이명확히정해진이야기,“그리로만가라고아이들의등을떠미는것같은이야기”(65면)가요즘세상에도과연의미가있을까싶은것이다.잉게의말을듣고고심하던Q는사서로서해서는안되는결정을내리기로한다.Q의선택은무엇이고잉게의운명은어떻게될까?

넘쳐나는데이터속
우리는어떤이야기를믿어야할까

영화,드라마,웹툰등다양한콘텐츠를접하기쉬워진시대에‘이야기’란무엇이고,앞으로어떤모습을하게될까?“모호함없이이야기가분명하게전달되게하기.목적지까지고속도로를뚫어놓은것처럼.그리하여빠른속도로수익을내기.”(28면)이러한효용이더욱중요해지면서점차책을찾는이는줄어들고정성을들인꾸밈과외피도사라져간다.『이야기따위없어져버려라』에등장한새로운시대의도서관은이러한경향을극대화하여책이없어지고정보로치환될수있는이야기들만남은세계를그린다.
한편달라진시대적가치로인해옛이야기가전하는교훈은새로운해석앞에놓인다.소설가구병모는안데르센동화「빵을밟은소녀」의다시쓰기이기도한이작품을통해주인공잉게를주체적으로재해석할뿐아니라‘이야기에대한이야기’로서다면적인감상으로이끈다.이야기란무엇인지다채로운상상력과질문에깊이빠져볼시간이다.

이건이야기란다.네가믿지못할이야기.세상에그런일이어디있느냐고,너라면웃고넘어갈이야기.그래서애초에없었던것이되고마는이야기.(본문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