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박물관 (반양장)

이별 박물관 (반양장)

$11.00
Description
지나온 이별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잊고만 싶던 이별의 기억을 온전히 마주할 수 있을까?
지나온 이별들을 가장 특별한 방식으로 돌아보는 이야기 『이별 박물관』(소설의 첫 만남 35)이 출간되었다. 『잃어버린 일기장』 으로 창비 ‘좋은어린이책’ 대상을 수상한 작가 전성현의 신작 소설이다. 내가 삶에서 겪었던 이별들로 만들어진 박물관이 있다면 어떨까? 『이별 박물관』은 마음을 사로잡는 상상력에서 출발해, 누구나 마음 한구석에 품고 있는 이별의 기억들을 꺼내어 들여다보도록 한다. 어린 시절 담임 선생님이 선물해 준 열쇠고리, 이모가 만들어 주던 피자, 지금은 볼 수 없는 강아지의 쿠션 등 한때는 특별할 것 없었던 일상적인 물건들이 한 사람의 삶을 통과해 온 기록으로 전시된다. 이별과 함께 남겨진 마음들을 세밀하게 복원해 내며, 그 자리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는 작품이다.
저자

전성현

저자:전성현
판타지와SF,그리고진실한사람들의이야기를씁니다.조선일보신춘문예에동화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한뒤『잃어버린일기장』으로창비‘좋은어린이책’대상을받았습니다.지은책으로동화『사이렌』『두개의달』『어느날,사라진』『일년전로드뷰』『비밀의행성노아』,청소년소설『데스타이머』등이있습니다.

그림:서글
다양한만화와일러스트를그리는작가입니다.사람들의불완전한순간을포착하는만화를좋아합니다.

목차


이별박물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내가두고온이별들이전시된곳
큐레이터와함께걷는다섯가지이별전시실

친구들과의약속이취소되어전철역을서성이던‘나’는엄마에게서‘이별박물관’이라는낯선장소로오라는문자메시지를받는다.날씨도궂고피곤이몰려와그냥쉬고싶은마음이었지만,오늘따라엄마는유독끈질기게‘나’를부른다.마지못해찾아간이별박물관에서는어디갔는지모습을보이지않는엄마대신검은양복의큐레이터가‘나’를맞이한다.
관람객개인의이별경험을파악하는시스템으로맞춤형전시를볼수있다는설명에‘나’는흥미를느낀다.박물관로비에전시된웨딩드레스,소방복,사진과다이어리등다른사람들의이별에얽힌물건들을지나,‘나’가겪었던이별들로만들어진다섯개의전시실을관람하게된다.
첫번째전시실에는초등학생시절담임선생님이선물해주었던장수풍뎅이모양열쇠고리가,두번째전시실에는어릴적이모가자주만들어주던루콜라피자가달콤짭짤한냄새와함께전시되어있었다.머릿속에서희미해졌던기억을떠올리며‘나’는이별의경험속에깃든따뜻한추억과그리움을찬찬히복기해나간다.

준비되지않은이별을마주해야만하는우리에게
이별박물관이건네는애도의시간

세번째전시실에서좋아하던친구와관계가어긋났던순간을돌아보게된‘나’는다음전시실로향하는걸음을망설인다.남은두개의전시실에서어떤이별을만나게될지걱정스러운마음이커진다.왜사람들은힘든기억을일부러다시꺼내보는걸까?이별의경험을돌아봄으로써오히려상처를치유하고삶을사랑할수있다는큐레이터의말은알쏭달쏭하기만하다.

”왜사람들이여기까지와서힘든기억을꺼내보는거죠?”
“대개는이별의경험을살펴봄으로써자신의삶을더사랑하기위해서랍니다.또한,이별로인한상처가있다면그상처를치유하기위해서고요.”
큐레이터의말이이해되지않았다.오히려잊고있던기억을끄집어내상처가덧나는게아닌가싶었다.(43-44면)

떠밀리듯들어간네번째전시실에서마주한,잃어버렸던강아지‘구름이’의쿠션은예상보다더아프게‘나’의기억을건드린다.후회와미안함,슬픔,걱정으로얼룩진그때의감정이밀려와눈물이쏟아진다.눈물을닦으며‘나’는“제가저의이별에대해굳이알아야하나요?”(51면)라고묻는다.이별을마주하기를겁내는나를향해큐레이터는“때로는절대적으로바꿀수없는것들이있거든요.”(52면)라는모호한대답을한다.‘나’는여전한의문과우려를품은채로,아무일도없을거라고애써생각하며마지막전시실로향한다.

“잊지않을거야.영원히.”
슬픔너머맞닿은사랑을기억하는법

마지막전시실에서‘나’는전혀예상하지못했던갑작스럽고낯선기억과마주한다.차마받아들일수도바꿀수도없는이별앞에서,‘나’는마침내자신이이박물관에오게된진짜이유를깨닫는다.
다양한사람들의이별이전시된이별박물관의1층로비에는언뜻‘사랑박물관’이아닌가생각될만큼,사람들이서로사랑을주고받았던문자메시지나사진등의흔적들이담겨있다.엄마가‘나’를이별박물관에초대하면서까지꼭전하고자했던것또한사랑한다는말이었다.사랑과이별이맞닿아있다는사실을,이별의아픔은결국누군가를마음다해사랑했었다는증거라는사실을,『이별박물관』을읽다보면자연스레떠올리게될것이다.전혀예상하지못한순간에아무런준비도하지못한우리에게불쑥이별이찾아올때,담담하게곁을지켜줄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