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정원 (상)

오래된 정원 (상)

$15.00
저자

황석영

저자:황석영
1943년만주장춘에서태어나동국대철학과를졸업했다.고교재학중단편소설「입석부근」으로『사상계』신인문학상을수상했고,단편소설「탑」이1970년조선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면서본격적인작품활동을시작했다.
주요작품으로『객지』『가객』『삼포가는길』『한씨연대기』『무기의그늘』『장길산』『오래된정원』『손님』『모랫말아이들』『심청,연꽃의길』『바리데기』『개밥바라기별』『강남몽』『낯익은세상』『여울물소리』『해질무렵』『철도원삼대』,자전『수인』등이있다.
1989년베트남전쟁의본질을총체적으로다룬『무기의그늘』로만해문학상을,2000년사회주의의몰락이후변혁을꿈꾸며투쟁했던이들의삶을다룬『오래된정원』으로단재상과이산문학상을수상했다.2001년‘황해도신천대학살사건’을모티프로한『손님』으로대산문학상을수상했다.
프랑스,미국,독일,이탈리아,스웨덴등세계각지에서『오래된정원』『객지』『손님』『무기의그늘』『한씨연대기』『심청,연꽃의길』『바리데기』『낯익은세상』등여러작품이번역출간되었다.『손님』『심청,연꽃의길』『오래된정원』이프랑스페미나상후보에올랐으며,『오래된정원』이프랑스와스웨덴에서‘올해의책’에선정되었다.『해질무렵』으로프랑스에밀기메아시아문학상을수상했다.

출판사 서평

80년대이후격동했던한국사회와사회주의권의붕괴를근간으로하는세계사적변화를배경으로젊은두남녀의파란많은삶과사랑을감동적으로그려낸이작품은작가가『무기의그늘』(1988)이후12년만에내놓는역작으로서그미학적성취와튼실한사회성을통해한국소설문학의새자산으로기록될것이다.

이작품은기본서사구조에서회상과편지글,비망록과기록등에이르기까지다양한형식으로두주인공오현우와한윤희의교차적서술방식을통해박진감넘치면서도서정적으로전개된다.
70년대말군부독재에반대하는지하조직활동을한오현우는광주항쟁이후수배가되자기약없는도피생활을하게되고,그과정에서자신의은거를도와준시골학교미술교사한윤희와사랑에빠진다.그들은한적한시골갈뫼의외딴마을에서3개월여둘만의따뜻하고오붓한시간을갖지만,오현우는다시동지들을규합하여투쟁의길로나서는과정에서검거되고만다.그는지하조직의수괴로몰려무기형을선고받고18년이란오랜세월을장기수로지내며옥중의투쟁을거듭하는한편신산한여러인생사와맞물리며내면적으로성숙해간다.

만기출옥이후전해진한윤희의편지를통해서오현우는그녀가불치의병에걸려세상을떠났음을알게된다.오현우는한윤희에대한추억을찾아과거에둘이함께지냈던갈뫼의`오래된정원`을찾아가고,그곳에서한윤희가남긴기록을통해험난했던80년대이후를뜨겁게살아온그녀의삶과죽음을마주하게된다.

`오래된정원`은한편으로는오현우와한윤희가달콤한사랑을나누며함께지냈던갈뫼의시골집이지만,다른한편으로는유토피아를꿈꾸는혁명가들의이상향인동시에남성위주의물량적혁명주의대신모성의따뜻한인간애가넘치는새로운가치가잉태발현하는모태이기도하다.오현우가이곳에내려와자기반평생의역정을돌아보며새출발의실마리를발견하는것은한윤희의자취를더듬는과정에서이러한새로운각성을얻기때문이다.

이소설은80년대이후한국사회의변혁을꿈꾸고투쟁해왔던이들의삶과사랑을진지하게다루면서도황석영특유의세련되고힘있는문장이뿜어내는재미를갖추고있다.특히헌신적인운동가들의정서심층에잠재된사랑의음영,계절과시각에따른자연풍광의미묘한변화를이처럼절묘하게포착한소설도찾아보기어려울것이며,작가의체험이녹아있는감옥생활이나한윤희가독일유학중에체험하는베를린장벽의붕괴에대한묘사는손에잡힐듯생생하게살아있다.진중하고도묵직한주제를깔면서도세월을뛰어넘는두남녀의애절하고순수한사랑이잘그려진이작품은거대한역사의물결을헤엄쳐가는가냘픈개인의눈을통해시대의영광과상처를조명함으로써앞으로새롭게전개될황석영문학의방향을가늠하게해준다.

이작품은누구보다치열하게이시대를헤쳐온작가황석영이다양한기법과섬세한문체로작성한지난20년간의문학적연대기이기도하다.여기에는북한방문과해외망명등을통해더욱넓어진시야와옥중생활동안예민하게다듬어진감각,그리고이모든것들을관통하는사색적깊이가녹아들어있다.「객지」「삼포가는길」「한씨연대기」『장길산』『무기의그늘』에서맛본감동이고스란히살아있는이작품을통해서,잊어서는안될한시대의진실을작가황석영의녹슬지않은솜씨와함께만나는보람은한층각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