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정원 (하)

오래된 정원 (하)

$15.00
저자

황석영

저자:황석영
1943년만주장춘에서태어나동국대철학과를졸업했다.고교재학중단편'입석부근'으로'사상계'신인문학상을수상했다.이후한일회담반대시위에참여했다가경찰서유치장에갇히게되고그곳에서만난일용직노동자를따라전국의공사판을떠돈다.공사판과오징어잡이배,빵공장등에서일하며떠돌다가승려가되기위해입산,행자생활을하기도했다.이후해병대에입대,베트남전에참전하여이때의체험을담은단편소설'탑'이조선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면서다시문학으로돌아온다.이후그는'객지','한씨연대기','삼포가는길'등을차례로발표하면서한국리얼리즘문학의새로운지평을열었다.특히1974년부터1984년까지한국일보에연재한'장길산'은지금까지도한국민중의정신사를탁월한역사적상상력으로풀어낸대작으로평가받고있다.1989년방북후독일미국등지에서체류했으며1993년귀국하여방북사건으로5년여를복역하고1998년석방되었다.이후장편'오래된정원','손님','심청,연꽃의길','바리데기'를발표하며불꽃같은창작열을보여주고있다.'무기의그늘'로만해문학상을,'오래된정원'으로단재상과이산문학상을,'손님'으로대산문학상을수상했다.중국,일본,대만,프랑스,미국등지에서'장길산','오래된정원','객지','무기의그늘','한씨연대기','삼포가는길'등이번역출간되었다.주요작품으로'객지','가객','삼포가는길','한씨연대기','무기의그늘','장길산','오래된정원','손님','모랫말아이들','심청,연꽃의길','바리데기'등이있다.

출판사 서평

한국현대문학을대표하는작가황석영의신작장편소설이출간되었다.방북사건이후의독일체류와귀국후옥중생활속에서구상된이작품은지난1년2개월간일간지에연재되어많은독자들의사랑을받았고,출간에앞서작가의세심하고대폭적인수정정리를거쳤다.80년대이후격동했던한국사회와사회주의권의붕괴를근간으로하는세계사적변화를배경으로젊은두남녀의파란많은삶과사랑을감동적으로그려낸이작품은작가가『무기의그늘』(1988)이후12년만에내놓는역작으로서그미학적성취와튼실한사회성을통해한국소설문학의새자산으로기록될것이다.

이작품은기본서사구조에서회상과편지글,비망록과기록등에이르기까지다양한형식으로두주인공오현우와한윤희의교차적서술방식을통해박진감넘치면서도서정적으로전개된다.

70년대말군부독재에반대하는지하조직활동을한오현우는광주항쟁이후수배가되자기약없는도피생활을하게되고,그과정에서자신의은거를도와준시골학교미술교사한윤희와사랑에빠진다.그들은한적한시골갈뫼의외딴마을에서3개월여둘만의따뜻하고오붓한시간을갖지만,오현우는다시동지들을규합하여투쟁의길로나서는과정에서검거되고만다.그는지하조직의수괴로몰려무기형을선고받고18년이란오랜세월을장기수로지내며옥중의투쟁을거듭하는한편신산한여러인생사와맞물리며내면적으로성숙해간다.
만기출옥이후전해진한윤희의편지를통해서오현우는그녀가불치의병에걸려세상을떠났음을알게된다.오현우는한윤희에대한추억을찾아과거에둘이함께지냈던갈뫼의`오래된정원`을찾아가고,그곳에서한윤희가남긴기록을통해험난했던80년대이후를뜨겁게살아온그녀의삶과죽음을마주하게된다.오현우와헤어진후미술대학원에진학한한윤희는그에대한애틋한사랑을간직한채송영태라는학생운동가가주도하는반정부운동을음양으로돕다가독일로유학을떠나그림공부를계속한다.한윤희는그곳에서또다른인물이희수를만나그의환경친화적인생각에공감하고결국뜻하지않은사랑에빠지지만그는불의의교통사고로유명을달리한다.다시실의에빠진그녀는작품활동을하다가귀국한다.한편,오현우는한윤희의기록에서그녀가자신의딸아이를낳고키워왔음을알게된다.오현우는갈뫼에서의여정을정리하고새로운삶의시작을준비하면서딸과만나게될설렘을간직하며서울로올라온다.

`오래된정원`은한편으로는오현우와한윤희가달콤한사랑을나누며함께지냈던갈뫼의시골집이지만,다른한편으로는유토피아를꿈꾸는혁명가들의이상향인동시에남성위주의물량적혁명주의대신모성의따뜻한인간애가넘치는새로운가치가잉태발현하는모태이기도하다.오현우가이곳에내려와자기반평생의역정을돌아보며새출발의실마리를발견하는것은한윤희의자취를더듬는과정에서이러한새로운각성을얻기때문이다.

이소설은80년대이후한국사회의변혁을꿈꾸고투쟁해왔던이들의삶과사랑을진지하게다루면서도황석영특유의세련되고힘있는문장이뿜어내는재미를갖추고있다.특히헌신적인운동가들의정서심층에잠재된사랑의음영,계절과시각에따른자연풍광의미묘한변화를이처럼절묘하게포착한소설도찾아보기어려울것이며,작가의체험이녹아있는감옥생활이나한윤희가독일유학중에체험하는베를린장벽의붕괴에대한묘사는손에잡힐듯생생하게살아있다.진중하고도묵직한주제를깔면서도세월을뛰어넘는두남녀의애절하고순수한사랑이잘그려진이작품은거대한역사의물결을헤엄쳐가는가냘픈개인의눈을통해시대의영광과상처를조명함으로써앞으로새롭게전개될황석영문학의방향을가늠하게해준다.

이작품은누구보다치열하게이시대를헤쳐온작가황석영이다양한기법과섬세한문체로작성한지난20년간의문학적연대기이기도하다.여기에는북한방문과해외망명등을통해더욱넓어진시야와옥중생활동안예민하게다듬어진감각,그리고이모든것들을관통하는사색적깊이가녹아들어있다.「객지」「삼포가는길」「한씨연대기」『장길산』『무기의그늘』에서맛본감동이고스란히살아있는이작품을통해서,잊어서는안될한시대의진실을작가황석영의녹슬지않은솜씨와함께만나는보람은한층각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