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엄마를 부탁해

$15.00
Description
어머니로서 아내로서 여자로서 엄마는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우리 어머니들의 삶과 사랑을 절절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신경숙의 소설『엄마를 부탁해』. 2007년 겨울부터 2008년 여름까지 '창작과비평'에 연재되어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작품으로, 작가가 <리진> 이후에 펴내는 여덟 번째 장편소설이다. 연재 후 4장으로 구성된 원고를 정교하게 수정하고, 100여 장에 달하는 에필로그를 덧붙였다.

소설의 이야기는 시골에서 올라온 엄마가 서울의 지하철 역에서 실종되면서 시작된다. 가족들이 사라진 엄마의 흔적을 추적하며 기억을 복원해나가는 과정은 추리소설 같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전개된다. 늘 곁에서 무한한 사랑을 줄 것 같은 존재였던 엄마는 실종됨으로써 가족들에게 새롭게 다가오고 더욱 소중한 존재가 된다.

각 장은 엄마를 찾아 헤매는 자식들과 남편, 그리고 엄마의 시선으로 펼쳐진다. 딸, 아들, 남편으로 관점이 바뀌면서 이야기가 펼쳐질 때마다 가족들을 위해 평생을 헌신해온 엄마의 모습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각자가 간직한, 그러나 서로가 잘 모르거나 무심코 무시했던 엄마의 인생과 가족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가족들의 내면에 자리잡은 엄마의 모습은 '어머니는 과연 우리에게 어떤 존재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엄마에 대한 슬프고도 아름다운 에피소드들은 우리 모두의 엄마를 떠올리게 한다. 이 소설은 '어머니'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문체와 묘사로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어간다. 늘 배경으로 묻혔던 엄마의 삶을, 누군가의 아내나 어머니이기 전에 한 여자로서의 삶을 내세우고 있다.
저자

신경숙

인간내면을향한깊은시선,상징과은유가다채롭게박혀빛을발하는문체,정교하고감동적인서사를통해평단과독자의관심을지속적으로받아온한국의대표작가다.1963년1월전라북도정읍에서태어났다.초등학교6학년때야겨우전기가들어올정도의시골에서농부의딸로태어난그녀는열다섯살에서울로올라와구로공단근처에서전기회사에다니며서른일곱가구가다닥다닥붙어사는'닭장집'에서...

목차

목차
1장
아무도모른다
2장
미안하다,형철아
3장
나,왔네
4장
또다른여인
에필로그
장미묵주
해설|정홍수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우리어머니의삶과사랑을절절하고아름답게그려낸역작
신경숙문학의오랜흐름을한곳으로모아놓은소설적결정(結晶)!
한국문학사에한획을그으며소설계의중심에자리잡은작가,2007년겨울부터2008년여름까지『창작과비평』에연재되어뜨거운호응을얻은바있는신경숙의『엄마를부탁해』가출간되었다.작년『리진』을펴낸데이어여섯번째장편이다.연재후작가는4장으로구성된연재원고를정교하게수정하고100여매에달하는에필로그를덧붙였다.
늘곁에서보살펴주고무한정한사랑을주기만하던,그래...
우리어머니의삶과사랑을절절하고아름답게그려낸역작
신경숙문학의오랜흐름을한곳으로모아놓은소설적결정(結晶)!
한국문학사에한획을그으며소설계의중심에자리잡은작가,2007년겨울부터2008년여름까지『창작과비평』에연재되어뜨거운호응을얻은바있는신경숙의『엄마를부탁해』가출간되었다.작년『리진』을펴낸데이어여섯번째장편이다.연재후작가는4장으로구성된연재원고를정교하게수정하고100여매에달하는에필로그를덧붙였다.
늘곁에서보살펴주고무한정한사랑을주기만하던,그래서당연히그렇게존재하는것으로여긴엄마가어느날실종됨으로써시작하는이소설은도입부부터흥미진진하게펼쳐진다.지하철역에서아버지의손을놓치고실종된어머니의흔적을추적하면서기억을복원하는과정은그자체로추리소설같은팽팽한긴장감을끝까지유지한다.엄마는사라짐으로써가족들에게새롭게다가오고더욱소중한존재가된다.전단지를붙이고광고를내면서엄마를찾아헤매는자식들과남편,그리고엄마의시선으로전개되는각장은강한흡인력을가지고독자를사로잡는다.딸(1장)―큰아들(2장)―아버지·남편(3장)―어머니·아내(4장)―딸(에필로그)로이어지는시점의전환은각자가간직한,그러나서로가잘모르거나무심코무시했던엄마의인생과가족들의내면을절절하게그려낸다.각장은그자체로완성도높은모놀로그를보는듯한극적인효과를지닌다.각자의내면에자리잡은어머니의상은각각남다른감동을선사하기도하지만서로가연결되고스며들어탁월한모자이크화로완성된다.
너는내가낳은첫애아니냐.니가나한티처음해보게한것이어디이뿐이간?너의모든게나한티는새세상인디.너는내게뭐든처음해보게했잖어.배가그리부른것도처음이었구젖도처음물려봤구.너를낳았을때내나이가꼭지금너였다.눈도안뜨고땀에젖은붉은네얼굴을첨봤을적에……넘들은첫애낳구선다들놀랍구기뻤다던디난슬펐던것같어.이갓난애를내가낳았나……이제어째야하나(…)고단헐때면방으로들어가서누워있는니작은손가락을펼쳐보군했어.발가락도맨져보고.그러구나면힘이나곤했어.신발을처음신길때정말신바람이났었다.니가아장아장걸어서나한티올땐어찌나웃음이터지는지금은보화를내앞에쏟아놔도그같이웃진않았을게다.학교보낼때는또어땠게?네이름표를손수건이랑함께니가슴에달아주는데왜내가의젓해지는기분이었는지.니종아리굵어지는거보는재미를어디다비교하겄니.(…)봐라,너아니믄이서울에내가언제와보겄냐.(93~94면)
큰아들의졸업증명서를직접들고기차를타고난생처음서울에올라온어머니가아들의숙소인동사무소숙직실에서잠들면서들려주는이야기다.그동사무소가첫직장이었다는것도잊은채바쁘게살다가어머니를잃어버린뒤에큰아들이떠올리는어머니에대한기억의일부인것이다.아들이기억하는어머니는이처럼눈물겹고안타깝도록자식만을바라보는존재이다.그동안앞만바라보고성공가도를달려오면서정작가장가깝고소중한어머니를등한시했다는때늦은깨달음은아들에게통한의눈물을안겨준다.딸들이기억하는어머니의상도크게다르지않다.
너를도시에데려다주고다시시골집으로돌아가는밤기차를탔던그때의엄마의나이가지금의네나이와같다는것을너는아프게깨달았다.한여자.태어난기쁨도어린시절도소녀시절도꿈도잊은채초경이시작되기도전에결혼을해다섯아이를낳고그자식들이성장하는동안점점사라진여인.자식을위해서는그무엇에놀라지도흔들리지도않은여인.일생이희생으로점철되다실종당한여인.너는엄마와너를견주어보았다.그럼에도불구하고엄마는한세계자체였다.엄마라면지금의너처럼두려움을피해이렇게달아나고있지않을것이다.(275면)
나는엄마처럼못사는데엄마라고그렇게살고싶었을까?엄마가옆에있을때왜나는이런생각을한번도하지않았을까.딸인내가이지경이었는데엄마는다른사람들앞에서얼마나고독했을까.누구에게도이해받지못한채로오로지희생만해야했다니그런부당한일이어떻게있을수있어.
언니.단하루만이라도엄마와같이있을수있는날이우리들에게올까?엄마를이해하며엄마의얘기를들으며세월의갈피어딘가에파묻혀버렸을엄마의꿈을위로하며엄마와함께보낼수있는시간이내게올까?하루가아니라단몇시간만이라도그런시간이주어진다면나는엄마에게말할테야.엄마가한모든일들을,그걸해낼수있었던엄마를,아무도기억해주지않는엄마의일생을사랑한다고.존경한다고.(262면)
‘진뫼’라는시골동네에서태어나교육도받지못하고오남매를낳고자식들만바라보며살아온,이땅어디서나볼수있는평범한그엄마에게도사실은당신만의낭만과애틋한사랑이숨겨져있다는것이밝혀지는순간은이소설의극적재미를배가시킨다.4장에서야밝혀지는어머니의숨겨진사랑이야기는충격과동시에애잔한여운을남기는것이다.
이젠당신을놔줄테요.당신은내비밀이었네.누구라도나를생각할때짐작조차못할당신이내인생에있었네.아무도당신이내인생에있었다고알지못해도당신은급물살때마다뗏목을가져와내가그물을무사히건너게해주는이였재.나는당신이있어좋았소.행복할때보다불안할때당신을찾아갈수있어서나는내인생을건너올수있었다는그말을하려고왔소.(…)……나는이제갈라요.(236~37면)
어머니는과연우리에게어떤존재일까,어머니로서아내로서한여성으로서어머니는어떻게인생을살아왔을까,라는우리가흔히생각하지만애써외면해온쉽지않은질문에대해이소설은가슴아프게응답한다.갈피마다서려있는이슬프고도아름다운어머니의에피쏘드들은읽는이로하여금독서를멈추고회한의눈물을흘리게할정도로먹먹한감동을선사한다.빠르게읽히지만중간중간독서를멈추고가슴을쓸어내리지않고는다음장면으로넘어갈수없게만드는것이다.세밀한문체와내면묘사는신경숙소설의정점이라할만큼뛰어나다.어머니라는보편적인소재뿐만아니라추억을환기하며물흐르듯이야기의흐름을이끌어가는섬세한문체와묘사는,읽는이에게소설속화자의고백이완벽하게자신의것과일치하는듯한흔치않은경험을선사한다.독자로하여금소설이아니라‘나’의이야기로착각하게끔해서작품안에서헤어나기어렵게만드는것이다.
오늘의우리들뒤에빈껍데기가되어서있는우리어머니들이이루어낸것들을어찌다헤아릴수있을까.그가슴아픈사랑과열정과희생을복원해보려고애썼을뿐이다.이로인해묻혀있는어머니들의인생이어느만큼이라도사회적인의미를갖기를바라는것은작가로서의나의소박한희망이다.(작가의말)
소설속어머니는우리모두의어머니이다.‘어머니들의인생이어느만큼이라도사회적인의미를갖기를바라는것’이‘소박한희망’이라고작가는말하지만이소설의사회적의미와파장력은엄청나게크다할수있다.산업화가빠르게진행되고최첨단기술문명을사는오늘에이르기까지어머니의삶이크게달라지지않은현실에서작가의낮고깊은목소리는우리모두에게뜨거운반성과눈물을선사하기때문이다.우리문학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