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에 우짖는 새 (현기영 장편소설 | 개정판)

변방에 우짖는 새 (현기영 장편소설 | 개정판)

$22.00
Description
제주 민중의 수난과 저항의 역사를 그리다!
잊혀진 우리 현대사의 이면을 조명해온 작가 현기영의 소설 『변방에 우짖는 새』. 1981년부터 이듬해까지 월간지에 연재되어 1983년 출간된 이 작품은 구한말 제주도에서 연이어 발생한 방성칠란과 이재수란을 다루었다. 제주 민중의 수난과 저항을 치밀한 고증과 연구를 통해 문학적으로 형상화하여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1987년에는 동명의 연극으로, 1999년에는 영화 《이재수의 난》으로 각색되기도 했다. 이번 개정판은 옛 표기를 현행 맞춤법에 맞게 수정하여 펴낸 것이다.

이 작품은 당시 제주도에 유배되어 있던 구한말의 정치가 김윤식의 기록을 기본 사료로 천주교 측의 자료와 민간 취재 등을 더해, 제주도 전 도민이 봉기한 최대 민란이었던 방성칠란과 이재수란의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작가는 거납운동에서 시작된 민란이 민중에 의한 천주교인 박해로 이어지게 된 시대적 요인을 치밀하게 파헤치며 두 민란의 역사적 성격을 구명한다. 또한 역사를 구성하는 겹겹의 진실을 적객 김윤식, 문객 나인영, 이름 없는 민중들 등 다양한 역사적 주체들을 통해 입체적으로 형상화했다.
저자

현기영

저자현기영은1941년제주에서태어나서울대영어교육과를졸업했다.1975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단편「아버지」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순이삼촌』『아스팔트』『마지막테우리』,장편『변방에우짖는새』,『바람타는섬』『지상에숟가락하나』『누란』,수필집『젊은대지를위하여』『바다와술잔』이있다.신동엽문학상,만해문학상,오영수문학상,한국일보문학상등을받았다.

목차

변방에우짖는새

초판작가의말
개정판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중후한문체로제주4?3항쟁을비롯해잊혀진우리현대사의이면을조명하면서깊은울림과감동을주는작품활동을해온소설가현기영의장편소설『변방에우짖는새』가개정판으로출간되었다.1981년부터이듬해까지월간지에연재되어1983년출간된이작품은구한말제주도에서연이어발생한방성칠란(1898)과이재수란(1901)을다룬작가의첫장편소설로,뿌리깊은학정에시달려온제주민중의수난과저항을치밀한고증과연구를통해문학적으로형상화한역작이다.출간당시“명실상부하게80년대우리소설의새로운지평을우람하게열어놓았다”(소설가이호철)는평을얻으며많은독자들로부터사랑을받았으며,1987년에는동명의연극으로,1999년에는영화「이재수의난」으로각색되어화제를모으기도했다.이번개정판은옛표기를현행맞춤법에맞게고치고새로운감각에맞게장정을바꾸어작품이지닌묵직한감동을새롭게전한다.

수난과저항의역사,면면히이어져온민중의강인한혼

『변방에우짖는새』는구한말제주도전도민이봉기한최대민란이었던방성칠란과이재수란의전과정을당시제주도에유배되어있던구한말의정치가김윤식의기록을기본사료로하고천주교측의자료등과민간취재를더해생생한모습으로복원해낸다.
소설은을미사변의연좌로김윤식이제주도로귀양을떠나는장면으로시작해중앙정부와토호들의수탈에시달려온제주도의수난의역사를그려보인다.제주목사이병휘의가혹한징세가극에달하자방성칠을장두(狀頭)로한대정읍의화전민들이제주성으로몰려가조세의폐단을성토하는소장을올리는일이일어난다.이에이병휘가은밀히주모자들을잡아들일계획을세우자그사실을안화전민들이각마을에통문을돌려만명가까운민당(民黨)을모아제주성으로진군하여목사이병휘를비롯한탐관들을붙잡고징세문서와호적을불태운다.제주성을점령한민당지도부는남학당(南學黨)을중심으로진열을정비하고제주도에유배된적객(謫客)최형순과김낙영을끌어들여제주도삼읍수령을혁파하고환곡부담을반으로줄인다는방을써붙이며정감록에근거한역성혁명을기도한다.그러나이에반발한토착양반들과김윤식일행을비롯한적객들이대항군을조직하고최형순?김낙영과내통하여계략을내어방성칠을비롯한지도부를붙잡으면서민란은진압되고만다.
그러나방성칠란이수습된뒤에도사정은나아지지않는다.새로부임한제주목사이상규와왕실비용을충당하기위해봉세관(封稅官)으로온강봉헌의가혹한수탈이이어진데다,이무렵전래된천주교가교세를확장하면서프랑스신부의권력을등에업은일부교인들의횡포가심해지고,특히천주교인들이봉세관의마름으로고용되면서세금과천주교로인한폐단은이루말할수없는지경에이른다.나아가반(反)기독교격문을내건유생이천주교교인들에게폭행당해사망하는사건이발생하자이에위기를느낀유생들은대정군구채구석의후원하에상무사(商務社)라는결사를조직한다.때마침상무사의우두머리인오대현을능멸한교인을치죄한데반발해교인들이관가에보복하는사건이일어나고,이에상무사는오대현을장두로하여민란을주모하기에이른다.이들의봉기는애초에는프랑스의개입을우려해봉세관의수탈에항의하는차원에그치고자했으나,천주교측이협상을가장해민당을기습,지도부를생포하고사상자가발생하자사태는민당과천주교측의전면적인충돌로치닫게된다.
관노출신인이재수가강우백과더불어새장두로자원해나서면서민당은진열을정비해교인들이피신해점거하고있는제주성으로진격한다.성안의교인들과성을포위한민당이대치하는가운데교인들의발포로민당측의사망자가늘어나자민당측도성밖의교인들을색출해처형하기시작한다.열흘이넘는격렬한대치중에성안에서도무녀와퇴기(退妓)등이주축이된여성들이개문(開門)투쟁을벌여마침내성문이열리고,제주성에입성한이재수의주도로숨어있던교인들수백명이색출당해피비린내나는살육이벌어진다.그러나입성후유생들이지도하는강우백의동진(東陳)과민중들이주도하는이재수의서진(西陳)간의분열이불거지고,프랑스군함의무력시위와관군의개입으로이재수를비롯한장두들이체포되면서민란은종식된다.
작가현기영은거납(拒納)운동에서시작된민란이민중에의한천주교인박해로이어지게된국내외의복합적인시대적요인을사료에근거해치밀하게파헤침으로써두민란의역사적성격을구명하는데힘을쏟는다.그럼으로써『변방에우짖는새』는그중요성에비해역사적연구가전무하다시피했던두민란에대한최초의본격적연구라할만한성과로서완성되었다.

거납운동으로시작된이민란에서어째서수많은천주교인이희생당해야했는가?관에의한천주교박해가막을내린지어언간이십여년이지난세월에어째서관이아닌민에의해서그러한불상사가저질러졌는가?그것이과연천주교측이주장하듯이‘박해’인가,아니면마을촌로들이말하듯이‘의거’인가?교난(敎難)이냐,교란(敎亂)이냐?(…)전(全)도민이봉기했던이두민란은그규모로보나,그쟁점의심각성으로보나역사의정당한조명을받아야함에도전혀그렇지못한것이실상이다.(…)민란은결코평지돌출현상이아니다.화산의분출은그것의지질학적까닭이있고,종기가곪아터짐은그것의병리학적연유가있게마련이다.민란이있게한당시의정치적?사회적병리현상을찾아내고그것을국사의문맥에서파악해보려는것이이소설이지닌최대의의의일것이다.(‘작가의말’중에서)

그러나『변방에우짖는새』에는단순히역사적기록의복원에만한정되지않는커다란문학적의미가담겨있다.소설틈틈이민란에다소회의적이었던적객김윤식의목소리와비교적민중적입장에가까웠던그의문객(門客)나인영의목소리가개입하는가운데,이름없는민중들의목소리가대목마다생생하게펼쳐지고여기에이모두를조망하는작가적시선이더해짐으로써소설은역사를구성하는결코단순하지않은겹겹의진실을각각의역사적주체들을통해입체적으로형상화하는데성공하고있다.민란의발단과전개과정에서작동하는복잡하고미묘한동학(動學)을문학으로써포착하는데는그이상의길이없을것이다.이러한입체적인시각을통해『변방에우짖는새』는중앙과변방의위계를전복하고더나아가제주안의위계들마저예리하게해부함으로써“가해와피해의경계가교착하는제주의속내를핍진하게드러낸다.”(문학평론가최원식)더불어당시제주도의풍속에대한세밀한묘사와제주어의보고라고할만한풍부한어휘들이소설의서사와긴밀하게어울려자아내는매력도빼놓을수없다.무엇보다『변방에우짖는새』가보여주는수난과저항의역사속에서면면히이어지는민중의억센혼을발견하는일은현재에도여전히유효한,이빼어난문학적성취에서우리가얻을수있는큰선물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