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림지구 벙커X (강영숙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부림지구 벙커X (강영숙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15.00
Description
오염된 세계, 끔찍한 벙커에서도 삶은 계속된다
한국문학의 독보적인 스타일리스트 강영숙의 신작
한국일보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불안과 피로, 권태가 상존하는 현실을 감각적으로 그리고 특유의 과감한 필치로 생의 누추를 탐구해온 소설가 강영숙의 네번째 장편소설 『부림지구 벙커X』가 출간되었다. 일찍이 가뭄, 해일, 황사, 바이러스 등의 소재를 예민하게 포착하고 여러차례 다뤄온 작가는 이번 장편소설에 이르러 지진이 휩쓸고 간 도시의 모습과 벙커 속에서도 끈질기게 삶을 이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매번 새로운 모습의 재난ㆍ재해 앞에서 속수무책인 채 집단적 공포에 휩싸여 갈등과 혐오를 증폭시키는 최근 세태 속에서, 소설의 디스토피아적 풍경은 우리에게 멀지 않은 미래를 경고하듯 생생하게 다가오고 긴장감 넘치는 서사의 끝에는 벼락처럼 찾아와 삶을 송두리째 뒤집어놓은 재난, 그 이후에 대한 질문이 강렬하고 묵직하게 남는다.
저자

강영숙

1998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단편소설「8월의식사」가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흔들리다』『날마다축제』『아령하는밤』『빨강속의검정에대하여』『회색문헌』,장편소설『리나』『라이팅클럽』『슬프고유쾌한텔레토비소녀』등이있다.한국일보문학상,백신애문학상,김유정문학상,이효석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부림지구벙커X/작가의말/참고자료

출판사 서평

부림지구의모든것을파괴해버린지진
압도적인디스토피아적풍경과벙커에서의삶

부림지구를완전히파괴해버린지진‘빅원’이후일년이지난지금,유진은벙커에서살고있다.화분에꽂힌풀처럼땅속에박혀있다가구출된뒤몇군데의대피소를전전하다가정착한곳이다.무겁고축축한기운이가득한벙커안에는유진을포함해열명남짓의사람들이외부로부터간간히보급되는생존키트와벙커밖쓸만한잔해에의지하며살고있다.『부림지구벙커X』에서가장먼저눈길을끄는것은지진으로폐허가되어버린부림지구의잿빛가득한풍경과벙커에서의삶이다.도시와재해라는주제를작품속에서꾸준히다뤄온강영숙은이번소설에서재해의면면을한층치열하고생생하게그려낸다.특히미세먼지,대형지진,원전사고등최근몇년간우리에게트라우마로남은실제재난의기억들이소설속풍경과함께뒤섞여압도적인장면들로남는다.
유진을비롯한지진‘빅원’의생존자들이벙커에모여살게된것은지진이후정부가부림지구를오염지역으로판단하고고립시킨탓이다.오염지역의이재민들이부림지구를떠나근처의N시로이주하기위해서는몸에생체인식칩을주입하고‘관리대상’이되어야하지만,그렇게할수없는사람들,그러고싶지않은사람들이계속벙커에남아있다.부림지구에사람키만한기계장치를들고흰색방역복차림을한사람들이돌아다니면서벙커사람들이하나하나사라지고흉흉한소문이돌기시작하는데,의지하던사람들을하나씩N시로떠나보낸유진이끝까지살아남을수있을지긴장감을유지하며소설은결말을향해빠르게달려간다.
한편작가는탁월한솜씨로부림지구의역사를직조하며‘평범한일상’이라는표면아래이미존재하던균열과격차를끄집어내고,사회적계급과약자의자리를한순간적나라하게드러내는사건으로서의지진을사유한다.‘빅원’이전에이미쇠락의길을걷고있던부림지구는한때제철단지로잠깐의번영을누렸지만폐쇄,재개발계획중단으로버려진성처럼남아,대도시에서실패한어중이떠중이,몸이아픈사람,갈곳없는사람들만모인지역이다.그어느지역보다도크게무너지고,누구하나중요하게여겨지지않는사람들이살던부림지구를빠르게오염지역으로고립,방치하는소설속정부의모습은허구의설정이라기보다는오히려현실적으로다가오며우리사회도처의불평등을환기한다.

부서진일상은어떻게되돌릴수있을까
살아있다는감각이후에오는것들

그럼에도삶은계속된다.벙커안에서도사람들은우정을나누고사랑을하고,우연히발견한와인을마시며파티를한다.어떻게생활을꾸려나갈지고민하고,벙커밖으로나가생존에필요한것들을구하며바쁘게하루를보낸다.부림지구와끔찍한벙커의삶을버리고N시로가는방법은있다.동시에유진과벙커사람들에게는삶의방식을,모습을선택할권리도있다.유진은어떤삶을선택하게될까.끔찍한재난이후에살아있다는감각은순간의기쁨처럼찾아오지만무너진일상을누가,어떻게재건해야하는지에대한질문은하나하나천천히,절박하고끈질기게인간을찾아온다.
작가는지진다발지역인샌프란시스코에체류했던2014년부터이번장편을붙들고다시쓰기를반복했고,이야기를쌓아올리던지난7년간재난ㆍ재해는매번다른얼굴을하고우리를찾아왔다.그누구보다오랫동안천착해온주제를앞에두고작가는“재해란무엇인가,재해가과연기회가될수있을까”(작가의말)묻는다.우리의일상이그어느때보다불안하게흔들리는지금,『부림지구벙커X』는멀지않은미래를감지하고긴요한질문을던지는작품으로강렬하게남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