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홍시뿐이야 (김설원 장편소설)

내게는 홍시뿐이야 (김설원 장편소설)

$13.00
Description
제12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발랄한 문장 뒤에 숨겨진 애틋한 슬픔, 단숨에 읽히는 따뜻한 이야기의 등장
한국소설의 참신한 상상력을 발굴하기 위해 2007년 창비가 제정한 ‘창비장편소설상’의 제12회 수상작 김설원 장편소설 『내게는 홍시뿐이야』가 출간되었다.
김설원의 『내게는 홍시뿐이야』는 어른들의 파산선고 이후 홀로서기를 하게 된 열여덟살 ‘아란’이 혼자서도 어떻게든 삶을 꾸려나가는 과정을 통해, 파산 이후 모두가 떠난 도시와 그 안에 남은 사람들이 서로를 보듬으며 연대하는 모습을 애틋하게 그려낸다. 따스함을 잃지 않는 섬세한 시선으로 남은 자와 떠난 자들의 현실적인 비극을 보여주는 이 소설은 우리로 하여금 묘한 뭉클함을 자아내게 한다. 단숨에 읽히는 탄탄한 문장 뒤에 숨겨진 애틋한 슬픔은 불황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나가는 우리 사회에 따뜻한 비극의 힘을 증명해낼 것이다.

이 가족들은 자식들에게 파산선고를 하기 이전에 파산된 도시에 살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성장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공간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이다. 소설 속 주인공인 아란은 이 문제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인간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집을 닮아가기 마련”이라고. 나는 김설원 작가와 인터뷰를 하기 전에는 이 문장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다 인터뷰를 마치고 다시 소설을 읽자 이 문장이 가슴에 쏙 박혔다. 이 문장으로 소설을 다시 바라보자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저 질문들을 통과했는지 알 것 같았다. 주인공이 거쳐간 공간들. 낡고 비좁은 임대아파트. 치매를 앓는 할아버지가 지내던 문간방. 한 집안의 가장이 죽었던 방. 이 공간의 이동이 이 소설에서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주인공인 아란은 자기가 살고 있는 방을 닮지 않으려고 발버둥친다. (...) 작가는 왜 고향을 불러와 파산선고를 하고 싶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세계를 그리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 인터뷰’ 중에서
저자

김설원

단국대대학원문예창작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2002년매일신문신춘문예로등단했고,2009년『여성동아』장편소설공모에당선되었다.장편소설『내게는홍시뿐이야』로제12회창비장편소설상을수상했다.소설집『은빛지렁이』,장편소설『이별다섯번』『나의요리사마은숙』등이있다.

목차

내게는홍시뿐이야

작가인터뷰|윤성희
심사평
수상소감

출판사 서평

인생의떫은맛을너무일찍알아버린열여덟살의파란만장독립기

임대아파트에서엄마와단둘이살아온‘아란’은당분간떨어져지내자는엄마의통보에‘또와아저씨’네집으로들어가게된다.임대아파트계약기간이만료되어모녀가함께지낼집이사라진탓이다.엄마에게빚이있다는‘또와아저씨’는제지회사에다니다가퇴직하고“또와아귀찜,또와막창구이,또와해장국,또와김밥”등등을차렸다가다망한전력이있는가장이다.아니나다를까,아란이들어간지얼마지나지않아또와아저씨네도완전히파산하게되고아란은졸지에집과일자리를구해야하는처지가된다.버스종점이있는동네에“보증금무,월세십만원”짜리집을운좋게구하게된아란은학교를자퇴하고나이를숨긴채치킨집에서일을시작한다.아란은유난히홍시를좋아했던엄마가돌아올날을위해홍시가눈에보일때마다그것들을사모으지만엄마는급기야연락이두절된다.한편치킨집사장‘치킨홍’은지적장애가있는배다른남동생‘양보’와,외삼촌이베트남출신아내를얻어낳은자식‘첸’을혼자돌보며치킨집을운영하는40대싱글여성이다.‘치킨홍’은타지를떠돌다가고향으로다시돌아와엄마없이방치된‘양보’와‘첸’을거둔다.
‘아란’은포기하지않고엄마를기다리며끝내희망을놓지않는다.때로원망섞인목소리로엄마를질타하기도하지만“꿈을찾아고향을떠”난엄마를이해하려한다.“엄마의얼굴이고,목소리이고,웃음”인홍시를들여다보면서.

“쌀구하러나간엄마를찾아다니는이야기구나.떡팔러간엄마를기다리는우리동화랑비슷하네.예나지금이나,또국경을초월해서어째엄마들은하나같이식량을구하러나가면돌아오질않냐.아버지들은죄다어디있나몰라.”(156면)

이들의아버지는전부망하거나사라졌다.그뒤를이어생계를책임지게된엄마들또한사라지자,남은자식들은준비할새도없이홀로서기를하게된다.이들은철길이멈춘도시,이제더는기차가달리지않는파산한도시와운명을같이한다.

철길은그해겨울숨이멎었다.이소식을엄마한테들었는데그날공교롭게도이른첫눈이내렸다.눈을맞으며귀가한엄마가멍한표정으로“철길이죽었어야?기차는어디로가지?”라고말했다.자기를어딘가로안내해줄유일한철길이하루아침에사라져안절부절못하는이방인처럼.어쩌면엄마는그때부터자기만의새로운철길을찾아남몰래헤맸을지도모른다.(128~29면)

안정감있는구도와흡인력있는서술로‘아란’의파란만장한독립기를그려낸김설원작가는삶을포기하지않고버텨내는사람들의연대를특유의따뜻한감성으로보여준다.특히함께소풍을떠난곳에서‘아란’이‘치킨홍’과‘양보’의사진을찍어주는마지막장면은쉽사리지워지지않는감동을안겨준다.김설원작가가오랜시간다져온소설적깊이가,‘그럼에도불구하고’잃어버리지않은삶을향한긍정이우리소설의지평을한층넓혀주리라기대한다.
한편이책말미에는심사위원인소설가윤성희와함께한‘작가인터뷰’가실려있다.2002년매일신문신춘문예로등단한이후몇권의책을펴내기도했던작가는그간학생들에게글쓰기를가르치며소설쓰기를멈추지않은바창비장편소설상으로두번째등단을한셈이기도하다.창비로서는3년만에수상작을냈다.오랜소설쓰기의연륜에서발한탄탄한문장과,그럼에도신예의패기가느껴지는서사가소설읽기의즐거움을배가해줄것이다.

[심사평]
김설원의『내게는홍시뿐이야』는‘엄마를찾아서’라는낯익은모티프를바탕에깔면서도이를예기치않은방향으로전개시킨다.고등학생인‘나’의엄마는임대아파트에서나와야할형편이되자돈을빌려주었던지인의집에‘나’를맡기는데,이집도망하게되면서이제‘나’는온전히혼자힘으로세상에서버텨가야한다.이과정에서보이는엄마의모습은시종일관너무당당하며연락을끊어버리는데서도일말의여지를두지않는다.엄마마저부재한상황에서화자가스스로의자원을동원하여삶을도모하는가운데우리시대가난한약자들과관계맺고‘대안가족’까지형성하는곡진한과정과거기서드러나는화자특유의감성적통찰이이작품의주된매력이다.
제12회창비장편소설상심사위원강영숙강지희김형수윤성희한기욱황정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