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류바 (박사랑 소설집)

스크류바 (박사랑 소설집)

$12.20
Description
『스크류바』에는 오랫동안 애정으로, 삶과 이야기에 대해 고민해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날카로운 시선과 단단한 질문이 담겨 있다. 삶과 이야기 사이, 바로 그 자리에서 시작하는 소설가 박사랑의 첫 걸음이 소설가로서의 길 곳곳에 신선한 자취를 남기게 될 것이 자못 기대된다.
저자

박사랑

저자박사랑은1984년서울에서태어났다.2012년단편소설「이야기속으로」와「어제의콘스탄체」로
문예중앙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

목차

#권태_이상/높이에의강요/스크류바/바람의책/이야기속으로/어제의콘스탄체/사자의침대/울음터/하우스/히어로열전/해설│황정아/작가의말/수록작품발표지면

출판사 서평

선명한색깔로빛나는박사랑의첫소설집
생생하게감각되는긴장과욕망의파편


2012년문예중앙신인문학상을받으며등단한뒤,날카로운시선으로개성넘치는작품을선보이고있는젊은작가박사랑의첫번째소설집『스크류바』가출간되었다.첫소설집에는등단작두편「이야기속으로」「어제의콘스탄체」부터2016년여름까지발표된작품이묶였다.특히「이야기속으로」는김승옥의명단편「서울,1964겨울」을모티브로서사를전개하는작품으로,‘누구나알만한우리시대의고전을차용하면서대체할수있는새로운작품’이라는찬사를받기도했다.『스크류바』에수록된각작품에서박사랑은틀에얽매이지않은다양한방식과주제를통해우리시대의현실과문학에묵직한질문을던진다.이질문들은박사랑의소설에서특히“스크류바처럼선명”한감각으로묘파되며특유의“문학적신선함”(해설,황정아)을자아낸다.

“오늘도집에는엄마가없었다”
모성의현재를집요하게묻는단편들


그뒤로걷는내내스크류바생각뿐이었다.아이생각보다스크류바생각을더하고있는내가우스웠다.극단적인상황에이르면오히려어이없는생각을하곤한다는데그런건가,싶기도했다.정말이지오늘은내인생에있어가장말도안되는하루였다.아이를잃어버리고그때문에가방까지잃어버리고오래전사라졌던엄마에게서연락이왔다.믿을수없을만큼많은땀을흘렸고이더위에몇시간을쉬지도못하고걷기만했다.나는극도의피곤속에서가까스로걸었다.여전히눈은뻑뻑하고흐릿했다.아이를찾으면눈물이날거야,막연히그런생각을했다.(「스크류바」76면)

박사랑이여러단편에걸쳐끈질기게파고드는주제는바로모성이다.작가는우리사회가그토록찬양해왔으면서,또그토록천대해온모성의현재안부를묻는다.표제작인「스크류바」는모성으로귀속되지않는엄마의이야기를그리고있다.주인공은아이를잃어버리고반나절동안불볕아래에서아이를찾으러종횡무진한다.아이를잃어버린엄마답게여기저기아이를수소문하면서도그녀는스타벅스에들어가서“이대로자고싶다는생각”(64면)이나“차갑고단”,“딸기향이가득차”(66면)오르는스크류바를한입물었으면하는생각을억누르기어렵다.이처럼‘엄마’라는정체성사이를이따금비집고나오는한인간으로서의욕망에서,모성이라는단어는절대적인가치를상실한다.
아이를찾으러돌아다니는동안주인공은첫연애,섹스,낙태,임신과육아에대해생각하고,어릴적자신을떠난모친의욕망과가출을떠올리기도한다.그속에서독자는모성이어떻게억압으로작용해왔으며,왜그녀가모성과어긋난채분열하는지에대한단서를잡을수도있을것이다.특히“모성의장치들이자신의욕망과무관하다는사실”을깨닫는순간마다등장하는스크류바의얼룩은오감전체로느껴지는감각적인장면이면서,“선명한색깔로빛나는”강력한장면이다.

“당신은소설가이지않습니까?”
‘글쓰는자’로서의고뇌


1964년겨울,서울의거리는추웠다.목덜미에서느껴지는바람에옷깃을여몄다.안은심드렁한말투로그럴줄알았습니다,했고김은약간과장하며그럴줄은꿈에도몰랐습니다,했다.김이나에게이형은알았습니까?하고물었다.나는저는잘모르겠습니다,하고얼버무렸다.그러자김과안이동시에나를쳐다봤다.당신은소설가이지않습니까?하는표정같았다.(「이야기속으로」119면)

소설집『스크류바』를관통하는또다른미덕은삶과이야기사이의오랜긴장을글쓰기에대한자의식으로표현하며,그자의식이사회적책임에대한물음을중심에품은채펼쳐진다는점이다.그중김승옥의단편「서울,1964겨울」의서사속으로들어간다는환상체험이담긴「이야기속으로」는특별히소설이무엇을할수있는가를묻는질문그자체이다.주인공인소설가는「서울,1964겨울」에서자살로생을마감한‘사내’의죽음을막기위해고군분투하지만이미정해진‘소설’의결말속에서‘소설가’이면서도‘사내’의죽음을막을방도가없다는사실앞에서좌절하고고통스러워한다.
또한박사랑은연인의갑작스러운실종을다룬「사자의침대」에서도비슷한종류의책임을묻는다.주인공‘나’는세월호사건과동시에실종된연인의행방을좇다가결국기억에서지우게되는데,내내시간적배경으로만암시되던세월호사건이소설의마지막에이르러정확한날짜로제시된다.‘나’는연인이실종된날짜를‘기억하는지’를질문받는데,이질문은작가가텍스트밖의독자들에게던지는질문이자,이야기를이야기자신의것이아닌우리모두의것으로만들기위해작가스스로에게던지는자문에다름아니다.
『스크류바』에는오랫동안애정으로,삶과이야기에대해고민해온사람만이가질수있는날카로운시선과단단한질문이담겨있다.삶과이야기사이,바로그자리에서시작하는소설가박사랑의첫걸음이소설가로서의길곳곳에신선한자취를남기게될것이자못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