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내리는 날 (김한수 소설집)

봄비 내리는 날 (김한수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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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992년 출간한 이래 25년간 사랑받아온 김한수 첫 소설집 『봄비 내리는 날』이 전면개정되어 출간되었다. 저자가 문장을 일일이 매만져 더 밀도있는 작품으로 새로이 선보인다. 도시 서민과 가난한 노동자의 생활을 여실히 그려내며 90년대 노동소설의 전범으로 격찬받아온 이 책에는 등단작 「성장」을 비롯하여 총 세편의 중편소설이 묶여 있다. 90년대 최대의 민생문제였던 토지?주택 문제를 생생하게 형상화한 표제작 「봄비 내리는 날」을 비롯, 세상으로부터 밀려난 집 없는 사람들의 슬픔과 고통을 단단한 언어로 그려내며 동시에 희망을 이야기하는 김한수의 소설은 당대의 가난한 청년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는지 핍진하게 그려내며 주목받았다. “이 세상은 누구의 것인가”라고 물으며 단단한 토대 없이 삶을 꾸려야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온, 또 살아가는 이야기는 실상 지금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어 여전히 변함없는 감동을 자아내며 독자에게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저자

김한수

저자김한수는1965년전남장성에서태어났다.1988년『창작과비평』겨울호에중편소설「성장」을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봄비내리는날』『그대기차타는등뒤에남아』『양철지붕위에사는새』,연작소설『저녁밥짓는마을』,장편소설『하늘에뜬집』,청소년소설『너지금어디가?』,에세이『한알의씨앗이들려주는작은철학』등이있다.현재고양시도시농업네트워크운영위원으로도활동하고있다.

목차

성장
봄비내리는날
그무더웠던여름날의꿈

발문|이재현
작가의말
초판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봄비는누구에게나똑같이내린다
세상모든일들은다봄비같아야한다
25년간사랑받아온김한수첫소설집전면개정판출간!

1992년출간한이래25년간사랑받아온김한수첫소설집『봄비내리는날』이전면개정되어출간되었다.저자가문장을일일이매만져더밀도있는작품으로새로이선보인다.도시서민과가난한노동자의생활을여실히그려내며90년대노동소설의전범으로격찬받아온이책에는등단작「성장」을비롯하여총세편의중편소설이묶여있다.90년대최대의민생문제였던토지?주택문제를생생하게형상화한표제작「봄비내리는날」을비롯,세상으로부터밀려난집없는사람들의슬픔과고통을단단한언어로그려내며동시에희망을이야기하는김한수의소설은당대의가난한청년이세상을어떻게살아가는지핍진하게그려내며주목받았다.“이세상은누구의것인가”라고물으며단단한토대없이삶을꾸려야하는평범한사람들이살아온,또살아가는이야기는실상지금의현실과도맞닿아있어여전히변함없는감동을자아내며독자에게묵직한울림으로다가온다.

세상으로부터밀려난집없는사람들의슬픔과희망

1988년발표한등단작「성장」은열여덟살부터문래동에서노동자생활을시작한작가의자전적이야기로도알려져있다.주인공창진일가의절대적빈곤이소상히그려진이작품은아버지없이동생과어머니를챙겨야하는창진이기계공장에서착취당하다재개발로인해쫓겨이사하는장면으로끝을맺는다.절망적인상황이지만마지막대목이엄연한감동을주는이유는창진이그안에서작은희망을봤기때문이리라.

눈은누구에게나곱고깨끗하다.가난한자에게나부유한자에게나눈은똑같이곱고깨끗하다.세상모든일들은이눈같아야한다.(…)창진은흐르는눈물을닦지않았다.모든것은언제나시작이었다.겨울이지나면봄이오고봄이지나면여름이오고여름이지나면가을이오는것처럼말이다.눈발이점점거세어지고있었다.아!함박눈이다.(「성장」142~43면)

창진은아버지의무능이결코아버지개인의책임만은아니라는사실을깨달으며처음으로“조직된힘”에대해생각한다.“강요당한억압의벽”(143면)을부수기위해서는혼자힘으로는어렵다는현실을되새기며눈으로뒤덮인천지의풍경을웃음으로바라본다.
미약하게나마품은이희망의불씨는「봄비내리는날」에서처절한분노의힘이되어돌아온다.재개발지역으로선정되었지만아파트에입주할돈백만원이없어입주권을팔고또다시변두리로밀려나야했던집없는이들의삶을구체적으로그려낸이작품은지금도우리교육현장에서널리읽히고있다.
만석과아내영란이삼백만원에판입주권이투기꾼들로인해프리미엄이붙어천만원에도거래된다는대목은당대의부조리한현실을냉정하게보여준다.다른사람의짐을트럭에싣고가짜입주를위해검사원에게거짓말을하는장면은지금세대에게는낯선풍경이겠지만“셋방살이못살겠다,주택문제해결하라!”(212면)하고외치는소설속구호는어쩐지낯설지가않다.프레스기에팔이잘린동료를위해돈을마련하려해보지만자신이할수있는일은이제구걸밖에없다며동료가자살하자절망하는만석.그가부조리한세상에대해분노하는대목은지금도묵직한울림으로다가온다.

이세상은누구의것인가.(…)이세상은누구를위해움직이고누구를위해존재하는가.우리들은누구를위해서일하는가.누구를위해서일하고무엇을바라며살아가는가.우리들이날마다꾸는꿈은무엇이며그꿈은언제우리들의여위고상처입은가슴을끌어안을것인가.아니,우리들은언제까지당하고살아야하며언제까지가진자들을위해피를빨려야하는가.그러면서도끊임없이목숨을부지하고이어나가며공장에서기계를돌리는우리는누구이고무엇인가.(「봄비내리는날」233면)

길위의삶들을한명한명본격적으로그려낸「그무더웠던여름날의꿈」은무엇보다‘사람사는이야기’의전형을잘보여주는작품이다.한지붕아래사는가난한사람들의삶과슬픔을잘그려낸이작품은공장에서착실히일한끝에반장이된덕배,늘그막에함께살게된황영감과남원댁,아이들을먹여살리기위해고생하며살아가는복길이네,무당보라네,아이가‘삼촌’이라부르는남자와함께사는현주네등힘없고가진것없는개개인의삶을통해인간이살아가는한고통과슬픔그리고기쁨과희망은언제나계속된다는진실을보여준다.

눈을맞는장면으로끝나는「성장」의계절적배경은겨울이고한치앞도보이지않을정도로거센비가내리며끝을맺는「봄비내리는날」의배경은봄이며마지막에놓인작품「그무더웠던여름날의끝」의배경은여름이다.“모든것은언제나시작”이라는「성장」속창진의말이떠오르는이배치는이책한권에도겨울이끝나봄이오고여름이오는세상의이치가담겨져있다는걸보여준다.그리고이소설집에는등장하지않는계절,마침내결실을맺고마는가을은이제이책을덮는우리앞에놓여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