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헤어지는 하루 (서유미 소설집)

모두가 헤어지는 하루 (서유미 소설집)

$13.00
Description
저마다 흔들리는 삶에 찾아온,
그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어떤 ‘하루’
2007년 창비장편소설상, 문학수첩작가상을 통해 등단하고 10년여 동안 7권의 단행본을 꾸준히 발표하며 “그 자체로 한국문학의 든든한 자산”(해설, 강경석)으로 자리매김한 소설가 서유미의 두번째 소설집 『모두가 헤어지는 하루』가 출간되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발표된 단편소설 6편을 묶었다. 경쾌한 필체로 평범한 인간 군상을 따뜻하게 보듬고, 시대의 질병을 예민하게 포착해온 작가는 변함없는 모습으로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위기와 불안의 단면을 일상의 차원에서 세밀하게 해부한다. 특히 다양한 세대의 고민으로 시선을 확장하여 마치 하나의 인생을 고스란히 담은 듯한 이번 소설집에서는, “어떤 속단도 내리지 않고, 무리한 요구도 없이 돌아봐주는 소설가”(추천사, 정세랑)가 어느 한 세대, 한 사람에게도 소홀함 없이 건네는 애정 어린 안부가 느껴진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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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서유미

저자서유미徐柳美
2007년『판타스틱개미지옥』으로문학수첩작가상을,『쿨하게한걸음』으로창비장편소설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당분간인간』,장편소설『당신의몬스터』『끝의시작』『틈』『홀딩,턴』이있다.

목차

에트르/개의나날/휴가/뒷모습의발견/이후의삶/변해가네/해설|강경석/작가의말/수록작품발표지면

출판사 서평

돌이킬수없는파국의예감

불안정한현실에말미암은소시민들의문제를특유의발랄함으로다뤄온작가는이번소설집에이르러스스로“여기실린소설과함께인생의다른구간으로넘어왔다”(작가의말)고말하며문학적시야를한결넓혀다양한세대의고민을담아낸다.20대청년부터60대의노인까지수록작6편의주인공들은“나름대로생활속질곡을타개하기위해열심이지만뜻대로풀리지않는인생”(해설)이다.그들이직면한현실은결혼과이혼그리고출산,양육과교육,실업과가계부채그리고노후문제까지세대를가로지르며오늘날우리사회의위기와불안을총체적으로드러낸다.

보증금을올리려면대출을받아야하고월세를더내려면수입이늘어나거나지출을줄여야했다.그동안잠도줄이고게으름피우는시간도줄이고말도줄이고꿈과기대와감정까지줄이며살았는데여전히뭔가를더줄여야만했다.(「에트르」30면)

10년이란세월은정면에서바라보면긴시간이지만뒤돌아보면몇개의장면만기억나는꿈과같았다.같이먹은수많은음식과수없이부른서로의이름과애칭,셀수없는다툼과화해,장소와자세,의미와용도를바꿔가며진행된뒤에마침내규격화된섹스가그안에다녹아있었다.(「뒷모습의발견」119면)

「에트르」는서른한살을앞둔연말에백화점베이커리에트르에서일하는‘나’의이야기이다.집주인이월세나보증금을올리겠다고하자이사를결심한‘나’는12월31일,베이커리에서의잔업을끝낸밤에집을보러간다.도착한동네는‘나’의동네와소스라치게닮아있고집을보러오라던여자는야근때문에집을보여줄수없다는연락을해온다.모처럼산에트르의케이크는허망하게손에서놓쳐떨어지고‘나’의삶은여전히버겁기만하다.
「뒷모습의발견」에서는휴가를내고남편과함께강원도로결혼10주년기념여행을간‘나’앞에남편의갑작스러운실종이라는사건이발생한다.남편을찾아헤메는동안비로소돌아보는부부의10년은“이해라는문을열고걸어들어간곳이오해속이었고,결국핵심이아닌언저리만맴돌았다”는것을알게되고남편의지인들이말해주는남편은내가아는사람이아닌것만같다.
마지막에실린단편「변해가네」의주인공‘나’는치매에걸린엄마를요양원에들여보내는날딸의산통이시작되었다는소식을듣고,딸이자엄마이고이제곧할머니가될자신의삶을찬찬히돌이켜본다.이렇듯일상에찾아온어느하루,“애써억누르며회피하고자했던위기의진면목들”(해설)이수면위로모습을드러내고주인공들의삶은금가듯그전으로돌아갈수없는일종의균열을맞이한다.

뭉근한슬픔에서비롯되는묘한생기

「개의나날」의주인공‘나’는“고졸에기술이나경력도없는백킬로그램의거구”로폭식과게임이삶의위안이다.우연히만난‘조’를따라성매매를알선하는‘삐끼’로살고있는‘나’는가끔기형도의싯구‘나는완전히다르게살고싶다’를읊어본다.오래전새아버지가될뻔했던남자의부고를듣고나서야‘나’는자신의짧은인생을돌아보는데,남자가남긴편지와돈을쥐고도‘나’는내일역시똑같은하루일것이라고짐작한다.하지만떠돌이개를향해서만큼은다시는여기오지말라고말한다.
『모두가헤어지는하루』의인물들의미래는희망적이지않아보이고,우리는모든것이잘되리라고쉽사리단정하지못한다.하지만소설속인물들은스스로에게해야할말을떠돌이개에게던져보고,망가졌을것이뻔한케이크상자를품에안는다.넘어지고도결국다시일어서는사람들에게보내는작가의따뜻한애정이이렇게“뭉개져버린희망을재건가능한것으로보이게만드는묘한생기”(해설)로작품편편에남는것이다.그리고다시일어서는것밖에방법이없는우리에게서유미소설속‘나’들의이야기는뭉근한슬픔에서비롯된가장솔직하고유효한지지로다가온다.이제10년여의활동을결산하고다음10년으로나아갈서유미의다음을기대하면서,우리도기꺼이그를따라갈마음이드는것도바로이때문일것이다.

한페이지밖에되지않지만책에서아주중요한부분이지나간것같았다.시간을내어찬찬히,책장을넘기며다시읽어봐야겠다고생각했다.엄마를떠올리자이상하게웃는얼굴만생각났다.그것외에다른것은희미했다.엄마가많이웃었다고하자오빠와동생은모두울먹거렸다.
나는시큰거리는팔목을천천히주물렀다.한장면만으로기억되는하루,하나의표정으로남는얼굴도나쁘지않구나싶었다.(「변해가네」180면)